장마려구요.
태풍비이니장마는아니지요.
그래도비님오락가락하시니건들장마생각이나는걸요.
건들장마/박용래
건들장마해거름갈잎버들붕어꾸러미들고원두막
처마밑잠시섰는아이함초롬젖어말아올린베잠방이
알종아리총총걸음건들장마상치상치꽃대궁백발의
꽃대궁아욱아욱꽃대궁백발의꽃대궁고향사람들바자울세우고외넝쿨거두고.
처마밑잠시섰는아이에건들장마의내용이다아포함되어있지요.
갈잎버들붕어꾸러미….건들장마가건들거리며만지고지나간것들
상치상치꽃대궁,아욱아욱꽃대궁,그리고외넝쿨,
여름내내우리네식량이되었던그그림같은존재들이
여름의끝에서시들어가는모습이안쓰러운듯
그러나대범한척,건들거리며빗방울–장마인척,그러나장마도아니면서
여름의끝물들을
안다며위로해준다는거지요.건들장마가,.
어정칠월과건들팔월은
아주잠깐농사군의허리펴는시간을이르지요.
모는벌써심었고모심은후풀도다베었고추수를하기전이니
삐애기눈물같은휴식을해도되는시간,
(삐애기는정말눈꼼만큼작은을일컬을때사용되어지는전라도말이에요.
병아리새끼를부르는말이라는데병아리도새낀데그새끼에무슨새끼가????
하시겠지만논병아리있고논병아리에게는새끼가있어요..
그러나정말삐애기가그논병아리새긴지는저두몰라요.)
하여간그삐애기눈물같은휴식시간에
농부들은허리를펴고하늘을바라다보거나,
건들장마내리는모습을
마루위에목베게베고누워서바라다보아도되는시간인게지요.
농부에게만이삐애기눈물만큼의시간이필요하려구요.
어정칠월과건들팔월은
바쁘게살아가는현대인에게도반드시필요한시간이아닐까싶어요.
그렇잖아요.
농사를아주열심히짓다가잠깐하늘을바라다보면서
아,시간이많이갔네,
일은열심히한다고했는데이젠당신의몫입니다.
팔을쉬게하며맡겨버리는시간.
마음조차내려놓는시간.
당신도그러세요.
아주열심히일하다가아주열심히고민하다가아주열심히절망하다가
하늘을바라보는거죠.
그리고느릿하게스마트폰을꺼내문자를보내는거예요.
카톡도괜찮구요..
저기가을이무담시오고있소.
무담시그대가궁금해졌소
그대에게가을은이미당도했는지,
하마도착아직안했는지
소식주면내가을에명령하겠소.
그대가을을맞이하러나가라고
아니
차라리내가나가도록하겠소.
당신의가을에게나를실겠소.
내가을은저만치혼자두겠소.
/////
근데이해찰을어찌하면좋답니까,
오늘아침비오시는데아람누리에서하는마티네공연…..
호텔브런치는아니지만크로와상에커피까지주는아침음악회다녀와서
리뷰쓰려고시작했는데비에걸려
건들장마로그리고가을까지가버렸으니말이지요.
그러나머어때요.
제가무슨이자리에서정통수필쓰는것도아니고…….
정통이뭔가요.
수필은난이요학이요,청초하고몸맵시날렵한여인이라구요.
그럼요아름답죠.
난도학도몸맵시날렵한여인도,
그러나참새도얼마나귀여운데요.
콩만한부리와자그마한얼굴에통통한몸매….
그렇지요,참새에게만살짝날아가도날렵한여인만이아니라
통통함이지닌사랑스러움이가득하잖아요.
딲다구리는또어떻구요.
생김새도어여쁘고사랑스럽게생겼지만
세상에,
나무를콕콕부리로쫄때안보셧죠?
그냥부리로톡톡쪼는게아니에요.
머리를온통가득뒤로주욱뽑았다가
말하자면그탄력에의한함까지다해나무를쪼아요.
세상에나그모습보면서정말눈물겨웠어요.
세상에그렇게작은너도
그렇게온힘을다해사는구나.
그런감동깊은딱따구리의아름다움은미스유니버스정도가아니라
미스우주에요.미세슨가?아니면미스터?^^*.
난두그래요.
아마금아는동양란그것도선곱고가냘프며간결하기조차
한난을연상했겠지요.
그러나이른봄들에서피어난우라나라자생란자란도얼마나어여쁜데요.
선명하고화려한분홍에….
동양란이지닌간결한선이없어보이는몸매,
적당한촌스러움,
적당한두루뭉술.
무엇보다적당한자연스러움……
물론이렇게말은하면서도
저두촌스러운사람이라세련된것좋아해요.
세련되려고애쓰구요.세련되지못해서그렇지,
그러나그렇다고해서
세련되지못함이
아름다움에미치지못한다.
아름다움보다더승한
자연스러움에미치지못하는것은아니란것을안다는거죠.
오히려세련되지못함이자연에가깝다는것을너무나잘알고있으니가요.
그렇죠.
어쩌면우리가글을쓰고읽는다는것은
미에대한의식확장을하는일인지도모르죠.
미만이아니라
세상에존재하는모든것들을
겹으로바라볼수있는시야를갖는것,
그래요.
글은마치내겐산책과같은건데요.
그것도전혀한번도가보지않는길을가는신기하고재미로운산책이죠.
그길에무엇이있는지아무도몰라요.
그래서새로운푸나무와조우하거나
새로운꽃과만나게되면
해찰하지않을수없다는거죠.
향기는,생김새는,이름은……
꽃이내게주는느낌가지살피려면하루해가설핏해지곤하죠.
새로운길을마난면어디로갈까망설이다가죽치게되고
그러다가되돌아서기도해요,시감이너무많이흘러가서말이죠.
오늘이글도그래야되겠는걸요.
돌아가고
다시음악회리뷰는다시시작해야할까봐요.
그러고보니오늘건들장마비슷한날씬데
글도얼핏건들건들건들장마같네요.
아니다음력으로치면지금어정칠월이니어정거리는글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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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ce
2012년 8월 30일 at 3:29 오후
재미있는표현이군요…건들장마…
글도건들건들…하다는…
태풍피해없었으면합니다…
士雄
2012년 8월 30일 at 4:31 오후
세상이복잡하고시끄럽고혼란스럽고등등,,그렇지요.
그래서단순하게살려고노력하는데잘안됩니다.
글도몇줄만써서그안에하고싶은말을
다했으면좋겠다는생각을하는데그것도잘안됩니다.
장마가지나가는모양입니다.
피해입은분들에게위로의말씀을전하고
서로서로도와가며살아가야하겠습니다.
데레사
2012년 8월 30일 at 11:31 오후
우리고향에서는어정칠월둥둥팔월이라고했어요.
어정거리고둥둥거리다보면두달이다지나간다는의미인듯해요.
오늘은날씨가아주좋네요.
언제태풍이있었드냐는듯말입니다.
푸나무
2012년 8월 31일 at 3:34 오후
그레이스님
미끈유월도있답니다.
미끄러지듯유월달이지나가서요.
ㅎ~
푸나무
2012년 8월 31일 at 3:36 오후
둥둥거리다…가무슨뜻일까?
어정거리다와
느낌으로는조금다른듯한데말이지요.
푸나무
2012년 8월 31일 at 3:37 오후
사웅님
모든것들에게는그림자처럼이면이있게마련이지요.
녹조가사라진대신
과일낙과….
일년내지은농사…..ㅠㅠ
벤조
2012년 9월 1일 at 1:36 오전
이런멋들어진말을쓰는백성은누군고?
Lisa♡
2012년 9월 1일 at 5:42 오전
그니까…
푸나무님아니면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