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謙齋)의그림이다.
몇년전간송에서만난그림.
인터넷상으로보면큰듯하나실제로는작았다.
(인터넷디게공평하다.
작은것도크게보이게하고큰것은작게보이게하는,….)
마루가넓지않은걸보면뒷마루같기도하다.
아니면아주자그마한사랑채쯤일까.
나무결이살아있다.
윤나는마루.,
하마어린계집종팔뚝이엄청굵어졌을것이다.
닦고윤내느라……
다행이다
지금처럼가느다란것이미의척도라면….
심한일도슬펏을것이되그일로인해굵은팔….
미워지기까지했다면…..
그래도옛시절에는건강함이미였으니
팔이좀굵어진들어떠하랴…..
방이나사람이나책보다살짝보이는향나무의모습이강하고크다.
나무둥치의휘는모습은강하고굳세다.
가지는잎들사이에서자신이주인이란듯선명하고
나무이파리도무성하고강렬하다.
사람이나집책보다
자연을사랑하는마음이부지불식간에나타난것일까,
나무한그루의위용이
사람보다책보다더승할수있다는것을보여주는것일까,
선비의기개…..
라고읽는사람도있더라만,
나는차라리나무의성상에서배우겠다.
하여간,
사방관을쓴선비
오른손에는쥘부채를펴든채반쯤기대어앉아화분을아니꽃을응시하고있다.
얼굴이오종종한느낌이들고눈매가날카로우며체구는그댜지크지않다.
깐깐해보이는인상의선비.
단정하게꼽혀있는서가의책들이
이선비의성정을나타내주고있는듯하다.
좀조악한표현으로해보자치면
디게꼬장꼬장하게생긴선비가꽃을보고있네?이다.
더군다나그화분도그냥토기가아니다.
색깔과무늬가제법멋스럽다.
자그마한분은조금굵은듯하지만난종류일것같고
큰화분은해당화아니면모란정도일것같다.
아키가조금적은듯하니모란보다는작약일까.
저화분밑에깔판을보면아마도방안에둔화분일것이다.
짙고붉은빛
여린분홍빛,
겨우내방에두었다가따스해진햇살아래내놓았을터.
초록기운이도는선비의마루밑신발도
차암그곳그자리에서뛰어난입지를확보하고있다.
그곳에신발이없다면
자연스러움이반감되고어딘가기울어진느낌이들것같다.
더군다나마루밑으로들어가있는것은
단정하게정리되어있는책들과도일맥상통해보인다.
신발조차사람눈에걸리적거리게놓아두는것이싫은작가는
자신을잘뒤돌아보는사람일것이다.
선비와꽃.
얼핏안어울리는조합같지만의외로
조선시대에선비중에는화벽이있는사람이많다.
특히매화벽.
조선시대승지였던박사해라는냥반
안채에서자는데눈보라가몰아치니매화가얼까봐걱정이되었다.
그는덮고있던하나뿐인이불로매화가얼지않게동여맸다.
벌벌떨면서아내에게이렇게말했다.
“이젠안춥겠지?”
틀림없이매화벽이없었을그의안해는속으로이렇게말했겠지..
"미친넘"^^*
박제가도꽃에미친사람의꽃책백화부
서언에이렇게적었다..
"먼가병스러운,그리고편벽된증상인벽(癖)이없는자하고는말하지말그라.
재미없서야."(전라도번역)
하여간이癖이18세기의중요한코드였다고하는데
가만생각해보면
이벽이있어사람의극한정서를부드럽게아우르는역할을해준게아닐까,
말하자면
이선비가어떤책의사상에경도되었다면
그경도에의한압박일지헤아림일지치우침을
지금저렇게무념무상의자세로꽃을바라보는
花벽이
그치우침을약화시켜주는것…..
독서여가
독서를하다남은겨를….
에꽃을바라보는선비.
하물며사상의경도도아닌
그저정치에서이겨가지고권세를누려야겠다는
하이에나같은욕심만가득한
체면전무한
아니후안무치한
정치판나으리들.
나으리들로불리우는아저씨아줌마들.
독서여가는못할망정
정치여가의시간이라도조금내어
하다못해
꽃한송이라도응시해보면어떨까?
저선비처럼
가만이
조용히
홀로……..
가을이니
흰이슬내리는백로니…..
산성
2012년 9월 13일 at 10:31 오전
아마도몇년전
같은시기에간송뜰을거닐었을것같습니다.
전저그림이좀불편했었거든요.
반듯반듯한직선이…
동개동개쌓여져있는책들이…^^
그래도뭐…보이지않는곳을살펴읽으시는
푸나무님의시선을빌려늦게사
아하~합니다.
아는것만큼보인다!
푸나무님댁에오면느끼게되는절망감.
그래서몰래몰래깨금발로다녀갑니다.흠~
어디선가들려오는목소리
그러지마소
재미없서야~~
푸나무
2012년 9월 15일 at 6:27 오전
몰래몰래깨금발로
다녀가시는분은
막사발님뿐인줄알았더니산성님께서도……
하긴막사발님은빗자루로부지런히쓸기도하신다던데요.하하,
태생이부진런하신가봐요.
산성님은태생이너무조용하신것같고….
혹시그곳에서그림보다가
스쳐서어머죄송해요…..
우리했을지도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