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드러운 극약이다 나는 이 극약을 먹으며 논다
BY 푸나무 ON 9. 10, 2012
매미소리울울창창이네
며칠있으면…아니오늘이끝날일지도몰라.
가만히서서
매미들의소리를듣네.
굳이寒蟬이란단어를들먹이지않더래도
매미소리에는가을느낌이완연하지.
언제나정점이란곳이
하향의시작이라는것을알아야해.
매미뿐일까,
어디여름뿐일까
어디어디인생뿐일까,
매미소리를들을때마다기억해야해
곤충으로서는아주길다랗다고할수있는
蟬生의대부분을
굼벵이로땅속에서살아가야한다는것,
아,작년까지도매미가매미로살기위해서
육칠년을땅속에서살다가어느매미는십칠년을땅속에서살다가
겨우매미가되어겨우육칠일살다가죽는구나….
매암매암거리는소리를들으며겨우겨우슬프기도했는데.
그런데
곰곰생각해보니
땅속의애벌레상태가매미에게는오히려더행복한게아닐까,
땅속에서도여전히죽음과삶이오락가락하겠지만,
매미가되어어느나무에발톱을야무지게걸고
날개를벗고피돌기를하게한후
성충이되어
암매미는그저가만히소리도지르지못한채벙어리로살고
숯매미는그런암매미를얻기위하여혹은자식을얻기위하여
목이터져라외치는것만이삶이겠냐…..는거지.
도시매미는시골매미보다약13db정도소리가크타구햇어..
시끄러운도시에서아내를얻기위한피나는몸짓인게지.
그저추론으로만들어진이야긴지
사실인지는잘모르겠지만
매미에게는기생충이없다는군.
물론그러기전에는치명적인기생충이있어서
매미만되면모두다그기생충에죽었었고.
그래서매미가만들어낸자구책이땅속에서
굼벵이로긴세월을지내는거였다고,
땅속에서사는동안기생충은죽고
그뒤매미는부화한다는거지
훌륭하고능숙한목청이네.
거침없고에너지가넘치는소리야.
키사스키사스하다가도때르르르….똔똔똔돈…..
아침내내매미를생각하네금방사라질것임으로.
유한한모든것들에게서연연히흐르는맥을추려보며가려보며
내시간속에대입시켜보는것
내가삶을바라보는한축이기도해.
살아가는하나의방법이기도하고,
독자는숲에서선택을한다고했어에코는
왼쪽길인가오른쪽길인가를…
그런데나는그시작점을모르겠어.선택하는지점을….
어디서부터숲이시작됐고선택했는지를….
정말사람은무엇인가를선택할수있는것일까,
어젯밤
하루여행뒤바쁜사람들가고
그만헤어지지…가자…..하면서만들어진자리….
묽게탄디카페인커피한잔…
눈에보이는나무들에게무연한눈길을주는데…..
나뭇잎들나를바라보네.
특히마로니에그굵은잎들,
바로밑에외등이있어아주미묘한색으로변한채
나를바라보고있었네.
옆에아무도없었다면수런거리는말소리가없었다면
아마도그가하는말이들려왔을지도모르겠네.
정말이네.
서러워말자나는늘경계만헤맨다넘어가지는않는다
너를드나들지는않는다
넘어가면내집으로다시는돌아올수없음을나는안다
너또한그러하리우리는위험하다
이미오래전부터나는이별을익혀왔다
간절해지면겨우경계까지가기는간다
경계만헤맨다해질때까지거기서놀다가돌아온다
그래,나는경계를가지고논다그것이나를지켜주고있다
경계는이어진곳이아니라,넘어가는다리가아니라
나를지켜주고있는극단이다
극단이다이별이허락하는극단의내집이다
극단의약이다극약이다
부드러운극약이다나는이극약을먹으며논다
맛있는슬픔,오래되다보니그렇게되었다
그래서내가있고네가있다//이별1/정진규-
사진은전부괴산산막이옛길에서….괴강
Share the post "부드러운 극약이다 나는 이 극약을 먹으며 논다"
벤조
2012년 9월 11일 at 1:55 오전
우리집매미는죽어도맴맴
나더러도맴맴
저더러도맴맴
푸나무
2012년 9월 11일 at 2:52 오전
정말요?
무슨다른매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