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우산 속 ㅡ 최헌
BY 푸나무 ON 9. 11, 2012
배풍등녹두알보다더작은꽃
손톱만한까치깨
최헌이세상을떠났다는소식을차안에서들었다.
하루같이걸었던여인이탄식처럼말한다.
여행이끝난후다른여인집에서
그녀는나처럼아주묽디묽은
그러나아주뜨거운디카페인커피를마셨다.
.
‘아,나최헌참좋아했는데,그허스키한목소리…..그의노래정말좋지않아요??’
친절하고다감한동의를구하는데
난사실대로말했다.
‘지금은괜찮은데훈아오빠야노래도좋으니,
옛날에는아부지좋아하시던뽕짝노래가촌스럽게여겨졌어요.
최헌노래약간뽕짝끼가있지않았나요?‘
그녀도나에게동의를하는대신
삼십여년전으로사정없이날아가버린다.
빛보다빠른속도아닌가.
‘대학다닐때같은과날좋아하던남학생이있었어요.’
사실오늘나도한번타령했다.
흐르는선이유현해보이는괴산의괴강을옆에두고걷는중이었다.
괴강옆산막이옛길을걸어서였을것이다.
노오란까치깨사진을찍을때였다.
손톱보다더작은꽃의사랑스러움이라니…..
괴강댐은1957년만들어진댐이었다.
‘나와동갑이네….’
하다가문득
‘아내빛나는이십대는어디로갔나.’
했는데아마그녀들었을듯,
빛나지않는이십대는없다.
그런데마치지혼자빛나는이십대를보낸것처럼,
‘내가엄청가을비우산속을좋아했는데그게영화까지되었어요.“
‘아그래요?’
‘과친구들과그영화를보러갔는데나중에보니그남학생과나만남은거예요.
나는니가꾸민일이지하며계속투덜거렸고요‘.
주제가뭘까….
그녀는최헌의노래에대한이야기를하고싶었던것일까?
최헌을좋아했던자신에대한이야기를,
그도아니면자신을좋아하던남학생에대한기억을
아니그도아니라면남학생이좋아하던자신의젊음을…..
그런우수거리외에도나는최헌의영화이야기를할줄알았는데
그녀는거기에서이야기를그쳤다.
그리고다시다른주제로.
‘있잖아요.제가그렇게암이걸려보니그아픈후가아주다르더라구요.
남이죽었다는이야길들으면그이야기가옛날같지않고
바로내것처럼여겨지는거에요.
나라면…어떡할까…..나라면….하면서말이죠‘
나는조금가라앉은목소리로말했다.
‘죽음에서배우는게많죠.아주근접해보지는않았으나
이제나이가들어선지,
죽음에서난인생의냉혹함을봐요.
무자비하죠,거침없이떠나잖아요.
한번가면끝이죠.
마지막몰아쉬기숨같은것…..을
미련이라고볼수도없으니까요.
떠나는것만아니지요.
남는사람들……
가장사랑하는사람들도울고가슴아프고그리워하며…..
그러나잘살아가게되죠.
여전히하늘빛은푸르구요가을바람은여전히서늘하구요.
세상은아무것도달라지는게없어요.
어느한귀퉁이아주조금이라도찌그러들지도않아요.
죽음은그렇게냉혹하구나……여전하구나.이젠그런것들이학습되던걸요.‘
‘어머,너무냉정하시다.’
그녀는마치차디찬겨울날얼음물바라보듯이말했다.
‘인식이냉정이라면요.’
사실나는글에서나씀직한내생각을이야기했다.
모든사람들과의대화가
거의생활에서머물고
생활이야기는나보다더잘하는사람이많아듣는편인데
얼핏보면이상하게여겨질것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