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비 우산 속 ㅡ 최헌

배풍등녹두알보다더작은꽃

손톱만한까치깨

최헌이세상을떠났다는소식을차안에서들었다.

하루같이걸었던여인이탄식처럼말한다.

여행이끝난후다른여인집에서

그녀는나처럼아주묽디묽은

그러나아주뜨거운디카페인커피를마셨다.

.

,나최헌참좋아했는데,그허스키한목소리…..그의노래정말좋지않아요??’

친절하고다감한동의를구하는데

난사실대로말했다.

지금은괜찮은데훈아오빠야노래도좋으니,

옛날에는아부지좋아하시던뽕짝노래가촌스럽게여겨졌어요.

최헌노래약간뽕짝끼가있지않았나요?‘

그녀도나에게동의를하는대신

삼십여년전으로사정없이날아가버린다.

빛보다빠른속도아닌가.

대학다닐때같은과날좋아하던남학생이있었어요.’

사실오늘나도한번타령했다.

흐르는선이유현해보이는괴산의괴강을옆에두고걷는중이었다.

괴강옆산막이옛길을걸어서였을것이다.

노오란까치깨사진을찍을때였다.

손톱보다더작은꽃의사랑스러움이라니…..

괴강댐은1957년만들어진댐이었다.

나와동갑이네….’

하다가문득

아내빛나는이십대는어디로갔나.’

했는데아마그녀들었을듯,

빛나지않는이십대는없다.

그런데마치지혼자빛나는이십대를보낸것처럼,

내가엄청가을비우산속을좋아했는데그게영화까지되었어요.“

아그래요?’

과친구들과그영화를보러갔는데나중에보니그남학생과나만남은거예요.

나는니가꾸민일이지하며계속투덜거렸고요‘.

주제가뭘까….

그녀는최헌의노래에대한이야기를하고싶었던것일까?

최헌을좋아했던자신에대한이야기를,

그도아니면자신을좋아하던남학생에대한기억을

아니그도아니라면남학생이좋아하던자신의젊음을…..

그런우수거리외에도나는최헌의영화이야기를할줄알았는데

그녀는거기에서이야기를그쳤다.

그리고다시다른주제로.

있잖아요.제가그렇게암이걸려보니그아픈후가아주다르더라구요.

남이죽었다는이야길들으면그이야기가옛날같지않고

바로내것처럼여겨지는거에요.

나라면어떡할까…..나라면….하면서말이죠

나는조금가라앉은목소리로말했다.

죽음에서배우는게많죠.아주근접해보지는않았으나

이제나이가들어선지,

죽음에서난인생의냉혹함을봐요.

무자비하죠,거침없이떠나잖아요.

한번가면끝이죠.

마지막몰아쉬기숨같은것…..

미련이라고볼수도없으니까요.

떠나는것만아니지요.

남는사람들……

가장사랑하는사람들도울고가슴아프고그리워하며…..

그러나잘살아가게되죠.

여전히하늘빛은푸르구요가을바람은여전히서늘하구요.

세상은아무것도달라지는게없어요.

어느한귀퉁이아주조금이라도찌그러들지도않아요.

죽음은그렇게냉혹하구나……여전하구나.이젠그런것들이학습되던걸요.‘

어머,너무냉정하시다.’

그녀는마치차디찬겨울날얼음물바라보듯이말했다.

인식이냉정이라면요.’

사실나는글에서나씀직한내생각을이야기했다.

모든사람들과의대화가

거의생활에서머물고

생활이야기는나보다더잘하는사람이많아듣는편인데

얼핏보면이상하게여겨질것같은…..그런언어를

왜거칠게내뱉었던것일까,

움베르토에코는모든독자들은

(*:소설,시혹은인생)에서선택을한다고했다.

왼쪽길인가오른쪽길인가를

이내선택한길에서의삶의양태혹은독서의양태를

경험적독자와전형적독자로분류하고.

에코가이야기한경험적독자는

자신의경험이나상황,혹은성향등에의해텍스트를읽는사람이고

전형적인독자는작가의의도대로따라가며웃기도울기도하는….

작가가원하는이상적유형이라는것,

대화에서도적용되는법칙이아닌가,

나는대개전형적인청취자였는데

어젯밤갑자기경험적청취자가되었던것이다.

사실에코는게임의법칙을이야기하며전형적독자의손을들어주었다.

택스트를이용하는것이

백일몽적해석보다는낫다면서,

백일몽은공적인것이아니니….

에코의말이아니더라도

그래아마가을탓이었겟다.

그래서미안하여

나는다시부드럽게그녀의이야기를끌어냈다.

근데말이지요,정말음악은힘이세요.

그것도마치첫사랑처럼

언제나처음들었던혹은강렬하게들려왔던,

아니그리고많이들었던무렵으로우리를순식간에데려가버리잖아요.

음악은타임머쉰이에요.‘

맞아요.저두정말그남학생과걸었던길까지생각나는걸요.

나는그녀의추억속으로발을드려미는대신

내기억의장도함께폈다.

하늘타리하늘수박

이제는남의집이되어버린울엄마집뜨락..

탱자나무울타리에탱자꽃피어나서진후에피어나는꽃,

하늘타리…..새벽에만몸을여는수줍음많은꽃,

높은데있어서의자가져다놓고사진을찍었다.

울엄마는

내가열심히사진찍듯

열심히날바라보고계셨다.

내하늘타리가

울엄마에게는늙은딸인나였을까,

침안개서서히물러가고있었다.

거미의그물에걸려있는

아침이슬도사라져갔다.

밤새내총총히도맺히던것들이

흔적도없이.

사라지는것들사이로

더영롱한것들피어나기도했다..

마당가채송화….

밤새내아주조금씩꽃망울맺혀서

이세상가장아름답고사랑스러운그리고조그마한입술되었다가

햇살마당가에선명해지면슬며시피어난다..

잘만하면꽃잎열리는것볼수있겠다.

눈시릴때까지바라다본다.

어머피어버렸네.

하룻만의귀향.

그날밤전혀다른형제들이

사라져간언니오빠를추모하듯

아주서서히움트고맺히고다시…..

울엄마뜨락에서역사가오고

역사소멸해간다는것을알았다.

아오늘좋았어요.

감사합니다.

저두요.

우리는헤어졌다.

헤어질때생각해보니

최헌은64세…우리나이로65세일것이고…..아직젊네….

내일비오신다고하는데

그러면가을비우산속이겟다.

물봉선

고마리

초가실햇살의정체!약간,

가을비우산속에….

10 Comments

  1. 데레사

    2012년 9월 11일 at 11:47 오후

    한꺼번에좋아하는가수두분이가버린소식을들으면서많이
    아쉬워했어요.
    최헌도조미미도다좋아했었거든요.
    아직은더살아야할나이들인데안타깝습니다.

    올려놓으신노래,감명깊게듣고갑니다.   

  2. trio

    2012년 9월 12일 at 4:04 오전

    두분다암으로생을마감했다고하더군요.
    최헌의’가을비우산속’은30년이상듣지못했는데도
    아직가사가기억나는노래인데…
    노래하나가그렇게오래기억되는것을생각하면
    가수들의영향력이대단하다는생각이드네요.
       

  3. 벤조

    2012년 9월 12일 at 4:40 오전

    가을에비가오면꼭이노래제목이생각난다니까요.
    이것보다더좋은것없지요?있으면말해보세요.ㅋ
       

  4. 공석환 생각

    2012년 9월 12일 at 11:59 오전

    예전에최헌씨노래잘따라불렀는데그분이64세나되었나요.

    젊은이미지만남아있었는데고인의명복을빕니다.   

  5. mutter

    2012년 9월 12일 at 4:09 오후

    저도경험적독자에속하네요.
    글이좋습니다.잘읽었구요.
    저도최헌의노래를좋아했어요.가을비우산속도좋아하구요.
    이블로그어디쯤엔좋은글들이있을것같은데요.
    찾아봐서읽어야겠어요   

  6. 푸나무

    2012년 9월 12일 at 11:00 오후

    아조미미도……그렇지요.
    노래는여전히남아있는데
    이여전히가그들과무슨상관이있을까…..

    근데저두이노래이번에들으니참좋아요.
    허스키는영혼의목소리
    우리나라창의정점이라고말슴하신분도있더군요.   

  7. 푸나무

    2012년 9월 12일 at 11:03 오후

    트리오님.
    정말그렇지요.
    젊을때노래들은잊어먹는것같지는않아요.
    시간이
    지나가버린시간이아직도우리속에남아잇다는것으로해석해볼까요?
    아하,재미있는추론이될것같기도한데…
    근데가사를가만히듣다보니
    아픈가슴달래며찾아헤메이는가을비우산속에이슬맺힌다
    어디에이슬맺히는걸까요?
    우산속에?
    그리고그것은빗방울인데….^^   

  8. 푸나무

    2012년 9월 12일 at 11:05 오후

    벤조님노래가요?
    아니면기억이요?
    아니면노래를기억하는현재….요?
    전가을이면아니비오면언제나그노래흥얼거려요.
    어제는비가내렸네
    키작은나뭇잎새로
    맑은이슬……
    음여기도이슬이네
    빗방울하고이슬은다른건데…..
    아닌가요?   

  9. 푸나무

    2012년 9월 12일 at 11:06 오후

    공선생님
    그렇지요제게도왠지그분65는연상이잘안되긴해요.
    그래도다른사람처럼늙었겠지요.머.
    다님들보내시면서설마우셧어요?^^*   

  10. 푸나무

    2012년 9월 12일 at 11:12 오후

    무터님어젯밤산에다녀온여파로얼른잠자리에들었는데
    깊은밤
    여기저기제글읽어주셔서…..

    혹시쥔보다
    무터님더좋아했을지도….^^
    글도변덕이자심하거든요.
    읽는사람에따라아주잘변하니까요.

    임재범실제로보셨을때
    멋있었어요?^^
    그친구젊을때보다지금이더난것같던데…..
    하여간특유의색감이있는그목소리좋아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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