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후보가 읽어야 할 책 ㅡ 나무 위의 남작
BY 푸나무 ON 9. 22, 2012
나무위의남작
저자
이탈로칼비노(ItaloCalvino)
출판사
민음사(2004년08월1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그는매우여리면서도정직한사람이다.
자신이토해낸말에대한약속을평생에걸쳐신실하게지는,
얼핏그,
고집센사람처럼보이기도하지만,
그의이면은자신의말한마디를어기지못하는여린사람이라는뜻도된다.
그는달팽이요리가먹기싫어서나무위에올라갔고
나무위에서내려가지않겠노라고선언한다.
그리고정말자신의말대로나무위에서살았다.
한마디말을지키노라,
지키니까.
더군다나평생을지키다니…….
이즈음의시각으로봐서는매우희귀한種처럼보이기도한다.
말바꾸기좋아하는,조석변이정도가아니라실시간변이,
얼마나자주화려하게바꿀수있는가가!!!!(레이디가가생각이나네?)
능력처럼보이는이시대에
겨우열두살에뱉은말한마디를일생을지고지켜나가는이멋진사람,
<나무위의남작>을
나처럼영향력전무한사람도물론읽어야하지만
태풍매미같은위력을지닌정치인들이읽었으면좋겠다.
특히이즈음대통령후보군들
정직함의근원을지켜도살수있다는것을배워야지.
부수적으로
정치인들이얻고싶은무수한소문도나무위라서아주손쉽게얻을수있고
무엇보다그들이원하는조명발좋은시선얻기에는최고다.
거기다정말얻기어려운무리들의존경도…나무위라선지….쉽게얻을수있다.
물론그근간은<말에대한책임지기>에서비롯된다.,
그리고자신이뱉은말을책임지기위해서
당연히십자가는뒤따른다.
나무위를올라가기도어려운데그나무위에서잔다고생각해보라…..
추일사가지推一事可知
이단어는나처럼시야좁은사람이매우좋아하는문장인데
한일을보며열일을안다는,
사실은열일을모르니
그무한한경험의부족을겨우한일로추론하는것이기도하지만,
그한가지
약속을지킴으로
그는어렵지만대신많은것을얻으며누리며살아간다.
무엇보다그는자신에대해거리낌이없었을것이다.
자신이한말에대한책임을지는것은
그누구보다자신에대해자긍심을주었을테니.
말은단순한것이아니다.
더군다나그말을약속으로여겨지킨다는것……평생의십자가일수도있다.
나무를만져보신적있으신가?
아니그냥등산하면서지팡이대신붙잡거나
땅위에펼쳐있다하여아무렇게나짓밟는나무뿌리말고…..
너어때?하며살펴보는만짐.
괜찮아?사려깊게물으며만져보는,
그리고연인만지듯살짝안아보는,그런만짐.
산을오르면서가끔나무를만지는데….
사실나무들에게미안한이야기긴하지만
나무에게도잘생긴나무있고못생긴나무도있다.
멋진나무있는가하면흉한나무도있다.
마음이너그러워…아니자신을지탱할생기를잃어…
이끼나버섯에게자신을내어주는나무를더아름다이여겨야할텐데…
그런나무는만지기싫다.눅눅해서.난습기를싫어해.
아무리나무를좋아한다해도취향은있는법이니나무여이해하시라.
아주오래된소나무…..
수피의무늬가굵직굵직하고윤기나는소나무
품에안으면
순종적인연인처럼가만히안기긴하는데
세상에그단단함이라니…..
시멘트아스팔트철근스텐비행기만드는종자………
하긴그런무생물군과이우아한생명체를어이비교할수있으랴,
유연함을느끼게하면서도당당하고
고요하기그지없으면서도어쩌면그리단호한지.
나무가암것도모른다고?
단지말이없을뿐이지.
그는
그런숱한나무들에게길을내고걸어다닌다.
나무위의세상은어떤가?
허공에놓여져있는구불구불한길,
나무마디나껍질,꽃자루를흔드는약한바람,
울창하거나성근잎들……
나뭇잎의초록색을다양하게변화시키는햇빛,….
나무가나이테를나타내기위하여세포조직을응축시키는소리
둥지안의새들이제일부드러운날개죽지에머리를쑤셔넣은소리와
나비유충이깨어나는소리를들었다.
거기에비하면
땅위의세상은그저평평했으며균형이맞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