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絶交다
BY 푸나무 ON 9. 26, 2012
가벼워지자고나는나한테잘이야기해.
가령음악회가서난데없이아프리카아이들생각날때
나는내가곤혹스럽기그지없어.
곤혹스럽다못해웃기기까지한다니까,
얼마나뚱딴지같은일이야.
뚱딴지는돼지감자를이르는말인데꽃은작은루트베키아….비슷하지.
루드베키아가뚱딴지비슷한건가,
루드베키아는남의나라꽃이고뚱딴지는우리나라꽃이니.
알고보면뚱딴지도개망초와비슷해북아메리카원산이니.
개망초를보고누가외국종자라고하겠어.
우리나라산야에가장넓은자리를차지하고있는지주나으리이신데말이지.
뚱딴지도개망초처럼아주흔한모습으로생겼거든,
아메리카라는단어와는아주별의된매우부조화스런,
하여간촌스럽긴해도선명한노란빛이도무지감자같지않는데
감자가,먹지못하는돼지감자가열리니참난데없다…해서뚱딴지라는이름을붙였다고해.
그러니내가음악회에서
먹지못해물도없이고생하는아프리카아이들을생각하는것은
꽃과열매가전혀다른돼지감자같은일이라는게지.
음악회는꽃이고열매….는아프리칸가?
취미생활이기도하는줄긋기를그럴듯하게해봐도
이것참뚱딴지보다더한언밸런스아닌가말이지.
국민학교때…..학교에아주머리큰아이가있었어.
보통아이들과는아주다른,눈에띌정도로머리가큰아이였어.
머리가커선지눈도커다랬고…..
어깨와키가아주작아보였어.
지금생각하면특별한질환이었을거야.
자주결석도했거든
근데난그아이를보며언제나그런생각을했어.
머리가크니공부도아주잘할거라는,
모르지잘했는지못했는지….
그아이는언젠가사라져버리듯학교를나오지않았어.
돌이켜보건데
그때의나는사물을있는그대로바라보는시간이아니었을까?
어떤틀을정해놓고그틀에맞추어서보는것이아니라,
잇는그대로사실그대로
그러니그머리큰아이도하나도이상하게여기지않고
그냥그대로바라보았던거야.
음악회가시작되고오케스트라단원들이들어오기시작해서자리잡고
악장이들어와서튜닝을하고…
지휘자가엄청난박수소리속에서등장하고
그가누구이던그는지휘대앞에서서서아주아주잠깐고요하지.
뮤즈의강림을기대하는시간ㅡ나는어넺나그시간을그렇게생각하는데
그때아프리카아이들생각이난다는거지.
저수많은오케스타라단원들…..
그중의일인이되기위하여
투자한금액은얼마며시간은또얼마며스트레스의양은얼마며(물론희열의양도만만치는않겠지만)
그부모들의노고는또얼마며….
단순히돈이야기라해도상관없고
돈이야기가아닌존재에대한이야기라해도상관없어.
그냥그들이살아온혹은지닌저음악을연주하기위해애써온것들이보이면서
그거대함이느껴지는거지.
음악이얼마나소중한건가,.
저들의삶이그대로들어있는음악은
음악이아닌존재라는
생각이듬과동시에벼락치듯,
그거대함과상치된헐벗은아이들이보인다는거지.
이이상한기현상이지닌무력감에무위라는도통한단어를살짝놓아보면
노자아니장자할아부지가무덤에서벌떡일어나삿대질하실까?
그러면나는이렇게이야기해볼까?
아니저그게아니구요….(개콘버젼)
그냥저는요암것도안하면서아니못하면서그냥무얼해도편치않아요.
일종의편두통같은삶의제증상이라고나할까…그아득한무력함에무위를……..
하긴無爲….썩그리어울리지않네.
그보다는혹시반인반마의켄타우르스가다가오는시간일까?
신화라는것이언제나사람을벗어나지않으니까,
단순한접근방법이긴한데내가켄타우르스처럼나눠지는시간………
켄타우르스!사라져줘.
좀가볍게가자구.
삶의답이있는가?
고백컨대나는인생의답을몇개는확실하게알고있어.
가장확실한죽음.
그리고더확실한구원.
그러나그두가지의선명한답이내삶모두에게적용되는것은아니야.
아니지아마한치어김없이적용되고있는데바라보는시선이엷어서
못알아보는지도모르겠네.
그래선지명료할때보다안개자욱히낀흐린날이많은것이사실이야.
지난주에북한산문수봉을가는데
가다보니도무지가보지않는길처럼여겨지는거야.
공간지각력전무한내가길을세세히기억하는것은아니니
길은나있는데사람들이잘다니지않는길이라는느낌이더강했다고나할까.
스쳐지나가는사람도하나없는,
겁이안났다면거짓말일테고…..
사람이잘다니지않는길이니그런생각이들데.
멧돼지나타나면…..어떡할까?
나무위에올라가거나바위뒤에나우산을펴고뒤에숨으라고적혀있던데……
심술궂어보이는입과눈이생각나니걸음이빨라질수밖에.
갑자기하얀털이날아오는거야….
아니이게뭐지….
누군가..아니무엇인가가.잡고잡혀먹는현장이있었어.
하얀털이수북하니놓여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