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여, 나는 지금부터 너하고 絶交다

가벼워지자고나는나한테잘이야기해.

가령음악회가서난데없이아프리카아이들생각날때

나는내가곤혹스럽기그지없어.

곤혹스럽다못해웃기기까지한다니까,

얼마나뚱딴지같은일이야.

뚱딴지는돼지감자를이르는말인데꽃은작은루트베키아….비슷하지.

루드베키아가뚱딴지비슷한건가,

루드베키아는남의나라꽃이고뚱딴지는우리나라꽃이니.

알고보면뚱딴지도개망초와비슷해북아메리카원산이니.

개망초를보고누가외국종자라고하겠어.

우리나라산야에가장넓은자리를차지하고있는지주나으리이신데말이지.

뚱딴지도개망초처럼아주흔한모습으로생겼거든,

아메리카라는단어와는아주별의된매우부조화스런,

하여간촌스럽긴해도선명한노란빛이도무지감자같지않는데

감자가,먹지못하는돼지감자가열리니참난데없다해서뚱딴지라는이름을붙였다고해.

그러니내가음악회에서

먹지못해물도없이고생하는아프리카아이들을생각하는것은

꽃과열매가전혀다른돼지감자같은일이라는게지.

음악회는꽃이고열매….는아프리칸가?

취미생활이기도하는줄긋기를그럴듯하게해봐도

이것참뚱딴지보다더한언밸런스아닌가말이지.

국민학교때…..학교에아주머리큰아이가있었어.

보통아이들과는아주다른,눈에띌정도로머리가큰아이였어.

머리가커선지눈도커다랬고…..

어깨와키가아주작아보였어.

지금생각하면특별한질환이었을거야.

자주결석도했거든

근데난그아이를보며언제나그런생각을했어.

머리가크니공부도아주잘할거라는,

모르지잘했는지못했는지….

그아이는언젠가사라져버리듯학교를나오지않았어.

돌이켜보건데

그때의나는사물을있는그대로바라보는시간이아니었을까?

어떤틀을정해놓고그틀에맞추어서보는것이아니라,

잇는그대로사실그대로

그러니그머리큰아이도하나도이상하게여기지않고

그냥그대로바라보았던거야.

음악회가시작되고오케스트라단원들이들어오기시작해서자리잡고

악장이들어와서튜닝을하고

지휘자가엄청난박수소리속에서등장하고

그가누구이던그는지휘대앞에서서서아주아주잠깐고요하지.

뮤즈의강림을기대하는시간나는어넺나그시간을그렇게생각하는데

그때아프리카아이들생각이난다는거지.

저수많은오케스타라단원들…..

그중의일인이되기위하여

투자한금액은얼마며시간은또얼마며스트레스의양은얼마며(물론희열의양도만만치는않겠지만)

그부모들의노고는또얼마며….

단순히돈이야기라해도상관없고

돈이야기가아닌존재에대한이야기라해도상관없어.

그냥그들이살아온혹은지닌저음악을연주하기위해애써온것들이보이면서

그거대함이느껴지는거지.

음악이얼마나소중한건가,.

저들의삶이그대로들어있는음악은

음악이아닌존재라는

생각이듬과동시에벼락치듯,

그거대함과상치된헐벗은아이들이보인다는거지.

이이상한기현상이지닌무력감에무위라는도통한단어를살짝놓아보면

노자아니장자할아부지가무덤에서벌떡일어나삿대질하실까?

그러면나는이렇게이야기해볼까?

아니저그게아니구요….(개콘버젼)

그냥저는요암것도안하면서아니못하면서그냥무얼해도편치않아요.

일종의편두통같은삶의제증상이라고나할까그아득한무력함에무위를……..

하긴無爲….썩그리어울리지않네.

그보다는혹시반인반마의켄타우르스가다가오는시간일까?

신화라는것이언제나사람을벗어나지않으니까,

단순한접근방법이긴한데내가켄타우르스처럼나눠지는시간………

켄타우르스!사라져줘.

좀가볍게가자구.

삶의답이있는가?

고백컨대나는인생의답을몇개는확실하게알고있어.

가장확실한죽음.

그리고더확실한구원.

그러나그두가지의선명한답이내삶모두에게적용되는것은아니야.

아니지아마한치어김없이적용되고있는데바라보는시선이엷어서

못알아보는지도모르겠네.

그래선지명료할때보다안개자욱히낀흐린날이많은것이사실이야.

지난주에북한산문수봉을가는데

가다보니도무지가보지않는길처럼여겨지는거야.

공간지각력전무한내가길을세세히기억하는것은아니니

길은나있는데사람들이잘다니지않는길이라는느낌이더강했다고나할까.

스쳐지나가는사람도하나없는,

겁이안났다면거짓말일테고…..

사람이잘다니지않는길이니그런생각이들데.

멧돼지나타나면…..어떡할까?

나무위에올라가거나바위뒤에나우산을펴고뒤에숨으라고적혀있던데……

심술궂어보이는입과눈이생각나니걸음이빨라질수밖에.

갑자기하얀털이날아오는거야….

아니이게뭐지….

누군가..아니무엇인가가.잡고잡혀먹는현장이있었어.

하얀털이수북하니놓여있고.

겁이났지만길은계속되고봉우리가가까운건지하늘이훤했어.

난데없는나월봉이야…..

문수봉옆에있는,

비가제법내렸고계곡이범람했고

예전부터나있던,지금은다니지못하게막아놓은길에

나도모르게들어선거지.

나월봉에오르니

옆으로보이는삼각산이그어느때보다멋진위용을내보이고있었고

그곳에서부터이제까지가보지않는능선길로문수봉을가는데

산속에는없던구절초와쑥부쟁이가여기저기피어나있고.

그것들바람에흔들거리데.

산속에없던바람능선에오르면꼭다가와.

그바람인지도모르겠어.

나를산으로홀려내는것이,

산봉우리나능선에오르면체증이가시는것사실이야.

거침없는시야가마치속답답할때가스활명수먹은것처럼시원해지니,

거기다가바람불어와봐.

나를흔들거리게하는것은고사하고나뭇잎들면면히흔들리는것보면

선계가따로없어.

마치한우등급에+붙는것처럼

(무슨이런비유를하는지모르겠네)

바위사이에핀쑥부쟁이보랏빛흔들거리면

선계위의도솔천인가……

길을헤매서그다지도아름답다면

가끔길을헤메도좋으리

가보지않던길에서피어나는꽃을볼수있다면

일부러라도길을잃고헤메리

사랑하면보인다,다보인다.
가을들어쑥부쟁이꽃과처음인사했을때
드문드문보이던보랏빛꽃들이
가을내내반가운눈길맞추다보니
은현리들길산길에도쑥부쟁이가지천이다.
이름몰랐을때보이지않던쑥부쟁이꽃이
발길옮길때마다눈속으로찾아와인사를한다
이름알면보이고이름부르다보면사랑하느니
사랑하는눈길감추지않고바라보면,모든꽃송이
꽃잎낱낱이셀수있을것처럼뜨겁게선명해진다
어디에꼭꼭숨어피어도너를찾아가지못하랴

사랑하면보인다,숨어있어도보인다.//쑥부쟁이사랑정일근

추석선물로받은시인데

꽃다발같은시지.

아니쑥부쟁이라서가아니라

시라는선물이한아름꽃다발이라는거지.

꽃이작아선지

특히야생화는

보여서보는꽃이아니고

알아야보이는꽃.

그러니시인은보이는것보다아는게먼저라는이야기를하고있는거야.

물론사람도그렇다는것이지.

사랑은더말할필요없고

사랑한다하면서도눈뜬봉사…….의외로세상엔가득하거든.

그래도

결국보고싶다는이야기니까….

보는것이……

글쎄그렇긴하네.

오늘어떤분이강의중에그러시데.

초저녁부터자리를지키고해가솟은뒤에도자리를지키는금성비너스…..를보고

가장많이서비스하는별이라고

북두칠성별을당신은가장좋아하는데

그별들이참하나같이볼품없게생겼다는거야.(그런가?)

그러나그별들이모여…..

국자를이루고국자는어린아이들에게꿈이되고…..

못생긴별에대한이야기,

팔십넘은할아부지라선지참은근했어.

혹시가벼워지자는

내이야기도당신에게그럴까?

은근할까?

쑥부쟁이와구절초를

구별하지못하는너하고

이들길여태걸어왔다니

나여,나는지금부터너하고絶交//안도현//무식한놈

17 Comments

  1. 벤자민

    2012년 9월 26일 at 11:00 오후

    아이구~~혹시나하고절교하시겟다는건아니겟지요
    한국나가면비자금쪼금풀테니까
    아직은절교하지맙시다요ㅎㅎㅎ   

  2. 푸나무

    2012년 9월 26일 at 11:52 오후

    비자금안푸셔도절교안할텐데
    비자금까지푸신다니
    아무리벤님이구절초와쑥부쟁이르구별못하는
    시인의표현대로라면무식한..이시라할지라도
    절교안하겠습니다.
    그러면팬31번으로접수되나요?ㅎㅎ~   

  3. 봉천댁

    2012년 9월 27일 at 12:46 오전

    음..

    제게조금만더삶의여유가있다면..

    아니면푸나무님이조금만더쉽고짧게풀어주신다면..

    난푸나무님글속에빠져..

    성장..득도..해탈..

    그렇게될수도있겠다는..

    글어렵게쓰신다는말로들리신다면..

    그야말로..

    아니아니그게아니구요..

    제가내공이깊지못한탓이라는..ㅠㅠ

       

  4. 봉천댁

    2012년 9월 27일 at 12:47 오전

    아이참..

    난왤케표현이후지지..

    정말로푸나무님의글에..그의미에..찬탄하고있다는걸..

    제대로표현하고싶은데..

    에이..모지리..

       

  5. 푸나무

    2012년 9월 27일 at 12:56 오전

    아이고나가려고외출복다갈아입고컴끄려고하다봉천댁님
    모지리소리에빵터졋습니다.
    엣날우리어렷을때모질이모지리..소리
    친구들과잘햇거든요.
    심하면너왕모지리냐?

    가끔글올려놓고너무길다.
    아이구재미는정말없어….
    산뜻하지도않고….
    약간그럴때마다
    봉천댁님제글밑에댓글다셔요.
    그러니까고맙다는말씀…..읽어주셔서……
    읽기좋아하시는것보면
    글도잘쓰실것같은데
    왜문은그렇게꽁꽁닫아놓고계시는지…..
    안녕,이따만나요.
       

  6. 마이란

    2012년 9월 27일 at 2:47 오전

    한칠년전에
    어느시상식끝나고세미나하는자리에서소설가구효서선생님을만났어요.
    그때당신소설집에사인을해서주셨는데이름옆에’그리운쑥부쟁이’라고쓰시고
    언제그리셨는지쑥부쟁이한송이그리셨더라고요.
    참인상적이었어요.

    매번’무식한넘’이라이참에맘먹고찾아봤어요.
    검색창에<쑥부쟁이와구절초의구별법>이렇게써넣고서.^^
    이제확실히알겠네요.잊어버리지만않으면요.ㅎㅎ

    ..암것두안하면서,아니못하면서무얼해도편치않아요…
    라고쓰신부분에한참엎어져있었어요.
    푸나무님글과사진속을헤매다보니
    문득,가을.

    안도현시인의시를다시읽으며큭큭…
    이만만한일로나랑’절교’했으면나는벌써’절단’났을껴…^^

    마지막사진의산그림자…참좋아요.

       

  7. 士雄

    2012년 9월 27일 at 4:57 오전

    뭐야생화이름몇개더아는것이대수인가요.
    음악회가서아프리카불쌍한아이들생각하고
    횟집가서영양실조걸린북한아이들이생각나지요.
    그런게걸려마음아플때가더러있습니다.
       

  8. 凸凸峯

    2012년 9월 27일 at 8:53 오전

    四海同胞兄弟姉妹님
    Rapmusic"깜"입니다.
    PSY가부르면………
       

  9. 벤조

    2012년 9월 27일 at 9:54 오전

    사랑하면보인다,다보인다!
    이래서시인이위대하다.
    딱한줄이면되잖아!쑥부쟁이고뭐고간에…
       

  10. 말그미

    2012년 9월 27일 at 11:50 오전

    푸나무님,
    저도구절초와쑥부쟁이를구별을못하게되었습니다,시골출신인데…
    어릴때산야에허드러진꽃이너무도익숙한꽃인데
    이름도모르고눈으로만익은셈이었습니다.

    저위의보라색꽃을들국화로알았다가구절초임을나중에알았다고
    확신을했는데,어디서쑥부쟁이를소개한책에보니구절초로알았던
    저꽃이었습니다.
    도대체뭐야요?
    절교선언을랑하지마시고요…ㅎㅎㅎ
       

  11. 푸나무

    2012년 9월 27일 at 1:11 오후

    오호,그냥빈이그런멋진짓을????
    그의작품몌별이있지요.
    소매를놓지못하는헤어짐인가
    소매만스치듯하는헤어짐인가,
    그는후자를염두에두고글을썻다해요.

    음한국에없으니
    마이란님회화나무가오늘보니노랗게물들어갑디다.
    오,
    가을이드디어큰몸짓으로움직이기시작햇어요.
    무서버~~~~~~
    금방사라질까봐…….
       

  12. 푸나무

    2012년 9월 27일 at 1:14 오후

    시인사웅님.
    설마시인이신사웅님께서
    야생화이름몇개더아는것……에대해<겨우>를쓰시다니요.
    물론겨우도될수있자만
    그겨우가
    장마철댐에난작은금하나일수도있겠지요.
    아농담이신데너무진담으로받았나요?ㅎㅎ
       

  13. 푸나무

    2012년 9월 27일 at 1:16 오후

    철님말씀에
    그런가….
    하며
    한번더읽었습니다.

    四海同胞兄弟姉妹님…이호칭괜찮은데요.^^*   

  14. 푸나무

    2012년 9월 27일 at 1:21 오후

    벤조님…..
    맞아요딱한줄이면될것을,

    전에
    홍상수감독북촌방향리뷰를썻더니
    어느분이러시던걸요.

    나는도통심심해서죽는줄알았어
    일상이영화가되고문학이된다면
    내인생은노벨문학상다섯번은받고도남았을걸

    아하,무릎을치진않았지만
    치고싶던걸요.   

  15. 푸나무

    2012년 9월 27일 at 1:30 오후

    말그미님.
    예전엔들에서핀가을국화는전부들국화라고불렀지요.
    들국화라는가수도있고
    지금은들국화는없어요.어디에도…..
    그런데정말들국화없나요?
    들에핀국화가다들국환걸요.^^*

    쑥부쟁이와들국화구별법중가장쉬운것은
    색깔일거에요.
    구절초는흰색연분홍색
    꽃송이가구절초보다는크고…..아니이것은아닐수도있어요.
    송이는큰데갯수는작은,
    보라색꽃송이많으면쑥부쟁이

    그리고마이란님이멋진말씀하셧네
    절교정도가아니라절단…..이라고
    저두그래요.
    같이계나묻을까요?
    나에게까인사람끼리…..^^
       

  16. shlee

    2012년 9월 27일 at 2:50 오후

    구절초와쑥부쟁이를
    구별해야하나요?
    그냥꽃이면되지..
    절교라니..
    인도현시인의이야기겠죠?
    ^^
    무지
    무지
    무식한절교당한그놈과친구할사람~
    ^^
       

  17. 푸나무

    2012년 9월 28일 at 12:49 오전

    쉬리님도
    그러면같이계묻죠.
    절교당한그친구와친구할사람은결국절교시킨사람이겟죠?
    저두그냥곷…노란꽃분홍꽃….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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