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둥실 떠올라 휘영청 밝은 달과 눈맞았다
BY 푸나무 ON 10. 1, 2012
추석음식이라고는약식을조금한것이전부다.
아갈비를조금재고…멸치볶음이야맨날하는밑반찬이니.
안할까했는데그정도는해야할것같아서아침에일찍마음먹고했다.
제법많은찹쌀을씻어서불리고
흑설탕과간장을넣어서간을맞춰쌀을불리면색깔이더짙다.
옛날짙은색깔을내려고카라멜이라는식품첨가물을넣기도했다는데
흑설탕과간장만으로도충분하다.
엄마가까주신햇밤과대추잣을넣어압력솥에밥을한다.
매우간단한데우리큰올캐와작은올캐는약식을유별난음식이라도되듯머리아파한다.
밤까는노력만뺀다면밥하고별로다르지않는음식이다.
일하다가더운듯해서창문을열었는데
세상에그선선한바람이라니…..
완연한가을이다.
조금멀리있긴하지만오동나무한그루보인다.
오동일엽梧桐一葉일엽지추一葉知秋는입추무렵연상되는단어인데
사실은가을내내오동나무보면서떠오르는문장이기도하다.
가을이가장먼저다가오는나무.
중국고대궁궐에는오동나무를꼭심었다고해.
입추무렵태사관이오동나무바라보고있다가
한잎너울거리며떨어져내리면
"가을와부렀어요.가을이왔당께요!!!!!"
궁궐속을외치며다녔다고하니.
듣는사람모두아가을!!!!!하며창밖을내다보지않았겠는가,
거기하늘보지않았겠는가.
비록무더위아직가득차있다하더라도
소슬한한기느끼지않았겠는가.
그래서그이들은오동나무를시간을아는나무라는생각을했던것일까?
오동나무는잘자라난다고한다.
목질도빨리자라나는것에비해단단하고
그래서딸을낳으면오동나무를심어그나무로가구를만들어시집을보냈다고하니
사실그옜날뜨락의오동나무라면
딸에대한사랑과함께자랄수록딸과의이별을느끼게하는나무가아니런가,
봄이완숙할무렵오동나무잎은솟아난다.
짧은시간몸을늘이기위해서는
넓은이파리로영양분을섭취해야하고
그래서커질만큼잎사귀는넓어진다.
그러다가가을온듯하면미련없이져내린다.
설마미련없을라고……
커다란이파리가공중을가르며휘익소리내며져내리는모습을
그리생각하는것은
우리네인생도초연하고싶다는염원의추론이겠지.
간을어떻게????
라고묻는다면알맞게….적당히…..라고할수밖에없다.
인터넷레시피찾아서양은가늠하셔…나는대충하거든,
약식을먹으며어떻게하느냐고묻는사람들있는데
그런사람들에게아무리설명해주어도약식안하더라.
약식은마무리하는그릇이중요하다.
나는묵담는그릇에담아서모양을만드는데
묵담는그릇이플라스틱이라한숨시켜서한다.
약식을담고적당히힘을주어편편하게누르고그위에
켜켜히썬대추를장미꽃처럼썰어고명으로박으면제법이쁘다.
주걱에참기름을발라눌러주고….
그릇은반납하셔…..하며
두올캐들에게한판씩해줬다.
아주좋아하는선물이다.
가을로가는길목에는친정아부지기일도함께있다.
며칠전아부지추모예배는작은오빠댁에서드리고같이나가서저녁식사를했다.
추석날은주일이라다들각자교회에서예배를드려야함으로
월요일에모일까,토요일에미리모일까…설왕설래하다가
토요일은식당을할테니미리모여서추석사흘뒤인엄마생일겸해서
밖에서먹자는결론을내렸다.
큰올캐얼굴이환해졌다.
아마도올해를시작으로우리큰올캐명절음식에서벗어날것이다.
미리모이든후에모여같이밥한끼사먹고…..
사실그한끼먹기위해서하는고생이이만저만이아니다.
나도시부모님살아계실제다했던노릇이긴하지만…….
시댁도우리집도이남이녀다,
시뉘둘은외국가서살고시동생은캠핑족이다.
시부모님계실때까지는장남노릇하노라
명절에열심히장보고전지지고나물볶고했는데
이젠안해도된다.
예약해둔샐러드식당에서밥만먹고헤어지기엔서운했던지
큰올캐는함평에서시켜온기정떡한박스와팥시루떡을해서나줘주었다.
이래저래다시냉장고는떡으로가득차게된다.
추석날은예배를드리고
오후에는명동예술극장에서하는연극을보러갔다.
아들래미관람숙제라고해서우리같이보자!
할일있다는남편빼고딸래미랑셋이나갔다.
오랜만에나간명동은여전히사람들에의해슬슬밀려가는거리였다.
중국말일본말….
그리고눈에띄는복장들의호객행위
둥글고통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