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이르러서야 깨닫게 되는 아이러니 ㅡ 아워 타운

아들아이가살짝팔을잡았다.

세상에졸았던것이다.

그리고한번더.

살짝졸았다.

드디어연극판에서도졸수있게되는……오호,업그레이드된내인생.

아들놈귀에대고하민망하여한마디소근거렸다.

야아,엄마피곤한가봐…..

아니피곤해서가아니다.늙어서다.집중력이저하된탓이다.

그리고앞으로나는아마보나마나늙음대신피곤함을숱하게사용할것이다.

늙음은지루함을참지못한다.

늙음은지루함을견뎌내는대신아니견뎌내지못하여도망을간다.

슬쩍꿈나라로

늙은이는환상을볼것이요……

젊었을때이말….공감대전무했다.

어찌늙은이가환상을볼것인가,

환상은젊은이의몫이다.

그런데이제늙어가니보인다.

환상이그리움이며꿈이며소망이며믿음이라는것을……

그래서이제까지보지못했던눈에띄지않았던세상들도보이고

가야할곳이도무지보이지않던

젊음의시절이그래서어두웠다면

이제갈곳이조금보이니……

늙음은어느부분환하기도하다.

무대감독으로분한서이숙이머라머라아주열심히연기를하고있었다.,

오이디푸스에서도왕비역을할때아주잘하더라.

잘익은열무김치처럼사근거리게….

목소리가명료하다.그래서전달도잘된다.

내래이션을하는데그러니까무대감독역이라고하는데

내가보기엔그녀는지문이었다.

이것은연극이에요.나는설명하는사람이구요.

여기는누구네집이구요.저기는누구네집이에요.저기기차가지나가구요….

그녀의손짓한번에집이되고기찻길이되는….

연극판은요술판이기도하다.

아니사기판이기도하지

사기를치는데

그사기에깊게동참하지못하면

그대는

아웃이다.

19001년어느동네다.

잡다한수다와아침이면아이들을깨우고우유장사가지나가고….

엄마는꼭꼭씹어먹으라는말을약방에감초처럼한다.

저기조금위에서밤하늘을바라보는아이들…….

아주작은동네의너무나평범한일상이지루하게펼쳐진다.

늦은밤교회에모여수다와함께버무리는찬양연습….

아한대목눈에잡히긴했다.

그녀들헤어지기전깊은밤에별을보고하늘을보다약간홀린다.

그래어디론가떠나려다결국다시집으로향하는,…

아주시시하지만나는그런대목에서삶이라는실체를대하게된다.

내젊은아들딸은그저스쳐지나갈대목에서

늙은엄마는바라보는것이다.

생을!

동네아이둘이자라나서사랑하게되고결혼을하게되고

동네사람들은실제로노래연습을해서

그들의결혼식에축가를부른다.

인터미션을보통십분하는데우리는십오분하겠다는나레이션…..

오분차이를생각하며졸음을몰아내기위해

아주달디단화이트캬라멜모카를한잔마셨다.

그리고삼부가시작되었다.

당신은죽음을자주생각하시는가……

누군가내게묻는다면나는확실하게그렇다라고대답할수있다.

당신은왜죽음을생각하는가?

라고묻는다면죽음은삶속에서삶이상의주제라는것을알기때문이라고대답하겠다.

당신은죽음이두려운가……

라고묻는다면나는친근하게여기려고애를쓴다고대답하겠다.

나는죽음에대해흥미가많은사람이다.

지금이야겨우,

매우,

일천한상황,

사고,에머물러있긴하지만

그래도죽음이후에벌어지는상황

별리떠남혹은남은자의슬픔변함없는세상의냉혹함등

이세상에속한일

즉죽음을생각하면

죽음에대한사고력이깊어지면

내안에서싸움이적어지고평강이드리워진다는것이다.

가장첨예하게미치는대목은

삶에의

<한발자국초월>에대한의지라고나할까,

(참자신없게도말한다.겨우한발자국그것도초월도아니고겨우초월에대한의지라니….^^*)

소소한것들에대해매우대범해짐과아울러

정말소소한것들에대한거대한감동….

이이율배반적인상황이내안에서아주자연스레조율된다는것이다.

가령소소한것들중에돈이들어간다.

돈이야먹고살면되지.”

생각한다는것이다.

아이구그러셔?당신화려한곳좋아하잖아,멋진옷좋아하지?

분위기좋은곳에서마시는커피….엄청밝히잖아.“

나랑친근한이가조롱하듯이렇게퍼붓는다면긍정하고말고.

그러나이말도하겠다.

당신생각을긍정하니내생각도긍정해줘…..

많이대범해지면

이즈음내게가장중요한아이들의미래까지도대범해지게된다.

저정도면아주훌륭해….착하고성실하고그러니잘되겠지.

일희일비를조금덜하게된다는것이다.

소소한것들에대한감동은……

사실선선하게바람부는이시간….

이세월이가을.감동의도가니아닌가,

어제춘천엘다녀왔는데

우리동네서춘천까지가는일반버스가있더라.

서울에와서같이차를타고가자고했지만

나는혼자타는버스…..가좋았다.

청평지나가평쪽으로가는데가로수화로심어진은행나무가얼마나이쁘던지,

사실은행나무성별이구별되어있다.

밑으로볼품없이추욱축져지면숯나무여무지게오므리는나무는암나무

(이구별법은울엄마가일러주신거라학적이지않을수있으니따지지마시길)

청평은행나무는오랜만에한복어여쁘게입으려고

미장원에가서솜씨좋은미용사가돈많이받고해준올린머리처럼우아하더라는것이다.

거기다가뒤로는노랗게익어가는벼

시들어가는콩잎들….

들판에여기저기피어나잇는보랏빛쑥부쟁이들….

이무수한,

많아서지극히소소해보이는

이정경들이

나는눈물날만큼아름다이여겨지더라는것이다.

이런감동!

죽음에대한훙미가

내게주는선물이다.

연극의소품이자풍기는이미지가풍부했던의자가…..3막내내같은의자였을까…..

같은의자였는데조명과상황에따라그렇게달리보였던것일까?

푸르스름한푸름,

그림자의빛깔인어두운회색

길쭉길쭉둥쪽으로선몇개솟아나있는의자들….

한방향을보고앉아있는사람들….

강물뒤의도시같은죽음뒤의세상이그렇게펼쳐졌다.

아기를낳다가

그토록아름답던젊은산모가죽고

죽음의세상으로온다.

되돌아가고싶은

지나온세상…..

가장기쁘고아름다웟던시간속으로가보려하니시어머니였던여인이권한다.

그냥가장폅범한시간속으로가렴.그게나을거야.

그래서젊은산모는열두살생일날속으로되돌아간다.

생경스럽게펼쳐지는그평범한하루…..

일어나라꼭꼭씹어먹으렴우유장사..추위,퇴근한남편…..

한번도고맙게여기지않았던,

오히려지루하기그지없었던,

아무일일어나지않아짜증스럽던

졸리기까지했던……

생활의아름다움이라니…..

결국죽음에이르러서야깨닫게되는아이러니한…….

삶의아름다움을작가는이야기하고싶엇던것이다.

연극<아워타운>..

1938년초연된이후,전세계에서단하루도거르지않고공연된다고할정도로꾸준히무대에오르는현대고전연극의대표적작품이다.1차대전직전미국동북부뉴햄프셔주의시골마을을배경으로그곳사람들의일상을통해긍정적인삶의가치를그린다.작가손톤와일더는관객들에게직접말을걸거나극에대한정보를제공하는기법을주로사용했는데,이작품에서도관객과직접소통하면서전지적관점에서해설을해주는무대감독역할이극중에등장한다.미국에서는무대감독역할을폴뉴먼,헬런헌트등명배우들이맡아화제가되기도했다.()

추석날오후

아들래미딸래미와함께연극공연을보앗다..

지하철을내려사람들끼리부딪히며찾아간명동예술극장앞은

명동이아닌듯,명동스럽지(?)않는공간으로방치된듯,

그앞만유일하게비어있었다.

미묘하게서늘해보였다.

모든정신적인곳에는특유의한적한공간이있어야한다는것,

마음적요함이살아숨쉴수있는곳,.

그게아무리소란스러운다운타운이라할지라도,

엮기좋아하는성품대로그렇게어기설기엮어가며들어간

극장에서나는한줄기서늘한가을바람같은순간을경험햇다.

4 Comments

  1. 士雄

    2012년 10월 2일 at 6:37 오전

    나이조금먹는다는게그렇지요.
    보지못하던거보게되고
    듣지못하던거듣게되고..
    땅보다는하늘과가까워지거든요.ㅎㅎㅎ   

  2. 말그미

    2012년 10월 2일 at 6:38 오전

    푸나무님,
    수시로조는거,저도업그레드(?)됐는데…어쩌까요?
    물론재미있는영화나연극을보다가도졸자신이있습니다.에고~~

    저는죽음이아직무서우니너무단순한가요?
    은행나무암수구별법,
    처음듣는소리라흥미있습니다.
    무엇이나한가지씩배워갑니다.
    늘유용한블로그!!~~~

       

  3. 참나무.

    2012년 10월 2일 at 12:57 오후

    옛날생각나네요
    첨엔새로나온연극인줄알았는데…

    …제목이좋아우리동네를’우리읍네’라부르는버릇이있는데…
    세월거슬러같은장소인명동극장에서쳐녀시절본연극이라

    은행나무암수구별법’채송화어머님’방법도좋지만
    더확실한것알려드릴까요
    나무에흉터있으면암나무
    이유는가을철은행열릴때사람들께뚜디리맞아서…ㅎㅎㅎ   

  4. sunhwasu

    2012년 10월 3일 at 12:53 오후

    삶의소소한것이참아름답게느껴지네요.영화’체리향기’가떠오르네요.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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