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봉 콘서트
BY 푸나무 ON 10. 13, 2012
작년겨울에기차여행을하루한적이있다.
겨울되면눈이무서워서먼데는커녕가까운곳도안움직이는터라
기차안에서밖을바라보는풍경여행….그것도한번도못가본동네
우리나라에서제일높은곳에위치해있다는추전역을경유하는여행이었다.
친하게지내는사람몇이어울려줌마렐라…..라고
이상한단어와그림이그려져있는열차를탔는데
딱그그림만큼한여행이었다.
적당히소란스럽고적당히생각없는,
그런데다행히그날눈이내렸다.
아주얇고작은눈….
눈이공간을가득채운다는것…….그단순한사실을
가슴먹먹하게깨닫기도했었는데
멀리산그리메는수묵화속의짙고연한선이되어가장아름다운겨울線을내보이고
눈내리는추전역에서기차는멈추어서고우리는약간의시간을허락받아그동네길을산책했다.
국수도사먹고….두부도?
며칠전우연히찾을글이있어블로그를뒤적이다
겨울기차여행글과사진을보는데
시시한여행이아니었다.
아니시시한여행이었을지도모르는데
그래서별맛이없었는데
그하루가몇달흐르는사이….겨울가고봄여름지나는사이
푹익었다.알맞게삭았다.숙성의그윽한향기조차풍겼다.
삶속에다가오는수많은결을관통해흐르는테마.
모든지나간것들은그리움이라는,
그리움지나슬픔까지다다르는
추석뒷날이던가
아는분의초청으로북클럽멤버들이춘천나들이를갔다.
강원대학백령홀에서하는심수봉콘서트를보러……
가을이고마음맞는사람들과의나들이도괜찮고
같이모여차를타고가자는것을나는우리동네버스를타겠다고했다.
하냥있는일도아닌데혼자버스타고가는그좋은시간을놓칠수가있으랴
그버스가두시간넘어세시간가까이를가며
마석청평가평강촌등…..엄청난역을다경유해갔다.
나는시골아지매라….눈동그랗게뜨고처음보는창밖구경을아주열심히했다.
눈부신가을,
드문드문구절초쓱부쟁이바람결에휘날리고
은행나무가로수는기로에서었었다.
초록과노랑의
들판은샛노랗게벼가익어서한해중가장풍요로운모습을보여주고있는데
한참먼저도착한멤버들이버스터미널에서기다려합석을해서
여기저기춘천을기웃거렸다,
이른저녁을막국수와닭갈비먹자!!!!했는데
추석연휴로선택의여지가없어서
강원대학앞자그마한식당에서국밥먹음,
검은옷입은젊은이들과함께먹는데
아무래도감이달라서물어보니콘서트연주하러온오케스트라단원이었다.
오잉?오케스트라????
가장좋은자리비비아이프자리에서그녀를기다렸다.
어울리지않는(?)약간현란한조명아래서오케스트라단원들이자리를잡고
오잉?이젠제법익숙해진곱슬머리지휘자가등장을한다.
아니그러면모스틀리악단?
그리고흰색옷을입은심수봉이등장해서노래를부르기시작한다.
알맞은몸태와조용한몸짓
그리고봄바람에휘늘어지는수양버들보다더잘휘늘어지는목소리
이쁘다….
곁에앉은북클럽좌장아저씨가한숨처럼토해낸다.
‘아이고이나이들어봐은교….다가와도싫어.난아줌마가좋아말통하는…..’
하더니무대위아줌마한테한방에간다.
내가봐도괜찮다.
얼굴이요란하지않고조용해보인다.
두번째옷을갈아입고나와서….그랬다.
‘이옷엄청비싼한복이에요.쪽물들인…..이옷보신것만해도괜찮으실거예요.‘
엄청無知한멘트아닌가….하면서도.
세련되지않는소박함으로여기기로했다.
시스루룩같은한복속에서어깨와팔선이고와보였다.
노래야…..
이즈음나가수나불후의명곡같은데서하도진을짜대는열창과기묘한기교를봐온탓이라
그녀의무대
더군다나그녀의노래는배가아닌목에서나오는소리라
얼핏그밍밍함은여름날밖에두었던생수같았으되
그게또매력이기도했다.
노래를들으며편안하게쉬는,
노잴중간에가끔정치적인멘트를하기도했는데
그녀삶의여정과함께,
<아예,정리정돈해서강하게해보시지,심수봉콘서트의강점으로삼아>
생각이들어오긴하더라만….그녀는살짝변죽만건드리다가노래로가버리곤했다.
우리를초정한지인이그랬다
표가많이팔리지않아서기획사에서는콘서트를캔슬하려고했는데
한사람만와도자신은진행하겠다고해서
강행된거라고….
그녀가말한한사람!은콘서트마지막에가서야이해되었다.
콘서트후반에가서그녀는자신이굉장히소리에예민하다고하면서
<나사>가모았다는<우주의소리>를들려주었다.
아마도그녀는그우주의소리가
(그런표현은없었지만내추측으로는)
자신에게영감을주는소리라고여기는듯했었다.
나는언밸러스하게들렸고미래시대영화속음악처럼도들렸고
그러면서도우주…그래봤자
내청춘의시절수박밭에가서바라본깊은밤별이쏟아질것같은밤하늘이었지만…..
몰랐는데그녀는아주강도높은크리스챤이었다.
아가서를주축으로한노래도직접쓰고불렀고…..
그녀가만난하나님의질문을우리에게들려주었다.
두가지를묻더라고….
하나는네사명을다하고왔느냐….
그리고또하나는네주위사람들을사랑하고왔느냐……고물으시더란다.
그래서자신은그두가지를다하려고애를쓰며산다고…..
그녀가말한한사람!이이해되는대목이었다.
그녀가만난그분께서하신질문
주위사람사랑하기…..는나를돌아보는질문이기도했고
그래서저리편안해보이고이뻐보이나.
특히앵콜송으로어메이징그레이스를부르는그녀는고와보였다.
늦은밤지하철을타고집에왔다.
내가탔던지하철칸에는나가지딱세사람있었다.
무슨이야기냐면
작년겨울기차여행처럼
심수봉콘서트를보았던날을
2012년초가을…어느날을무지막지하게그리워할시간이또디가올것이다!
라는것,
그러니
오늘이날을더욱유심히살아갈것!
mutter
2012년 10월 13일 at 3:27 오전
네사명을다했느냐고물으신다면
모른다!
고대답할것같습니다.
네이웃을사랑했는냐고물으시면
많이노력했노라
그러나하나님이흡족하실지는모르겠습니다라고.
벤조
2012년 10월 13일 at 3:47 오전
좀기다리면알라바마까지오겠군요.
심수봉이부르는어메이징그레이스라…
士雄
2012년 10월 13일 at 6:57 오후
나이가좀들면철이들고
철이든다는것은본향本鄕을
바라볼수있는눈을가지게된다는거..ㅎㅎ
가수심수봉이그런거같습니다.
살아온세월도그리녹녹하지않았으니요.
춘천가는길이예전에는더좋았는데..ㅎ
푸나무
2012년 10월 14일 at 2:23 오후
무터님은
아마도제스타일이실듯…….
전체적으로비슷하고^^*
이번대답도엄청비슷한걸요..
푸나무
2012년 10월 14일 at 2:27 오후
집안에예배당까지만들어놓았다더군요.
알라바마…..도갈수있겟지요.
중간에무슨심령술사랑결혼도했다고하던데…..
우리나라도그런게있나…했어요.
푸나무
2012년 10월 14일 at 2:27 오후
본향으로돌아감…..
아그러네요.
우리인생자체가그런귀환의길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