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상여도 없이

글은마음을포쇄하는일일거예요.

포쇄는봄에도하지만가을에도했다는데,아주청명하고바람좋은날길일을택해하는거죠.

벼슬이제법높은사람이

흑단옷을입고책고에절을한뒤책방문을열었다니,

먼지를털고햇살알현시킨다음책갈피마다닥종이를한장씩넣고…..

다시기름종이로싼다음천궁과청포를넣었다는군요.

나도그랬으면해요.

내관에관에넣으면타버릴테니…..그렇다면유골함에….

창포나천궁을넣는거요.

영혼이야살아온과정이문제이지

천궁창포함께한다고하여무슨없던격있어지겠는가마는

남아있는아이들이나사람들에게

혹우아한기억으로연상되지않을까,

‘울엄마그걸원하셨어.당신의관에창포와천궁을넣어달라는것,

엄마는그래서해년마다창포를말리시곤했어

천궁은궁궁이라고도하는데….

울엄마는식물을엄청좋아하셨는데식물로된수의를입고싶으셨던것일까?’

스토리시대니규서담휘에게엄마의마지막스토리

하나남겨주는것도괜찮아보이지않으신지,

혹별거아니지만그런의식적인행위로인해

내죽음이조금이라도존엄해질것같은….

우아해질것같은,

생각이설핏든다는거죠.

보자

그러면언제죽어야하나

가을에

그렇다면언제창포와궁궁이를말리기시작해야하나….

그댄웃으시네.

그렇죠.

우아하기,

격있기,

쉽지않네요.

그대아시다시피

,

그대는정말엄청아름다운말이에요.

특히브람스에게는,

그래서클라라에게썼다는군요.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말로당신을부르고싶은데,

그대밖에없어서부르노라고,

사랑하는그대여…..,,,

나이들어가는것슬픈일중의하나가보이지않던것들이보이는거에요

나는가끔쓰잘데기없는상황속에서로맨틱해지고싶어요.

싶다는것은,바램이죠.

그렇지않다는것을빙증하는일이구요.

아니면계절탓일지도모르겠어요.

우리동네에는아를식물원이있어요.

조금저쪽지축쪽으로나가면,친구들과점심을먹고그곳에서커피를한잔했어요.

차를마시기전식물원을한바퀴돌았는데

정말브람스의그대같은단풍든나무들이가득해서

친구들은아좋다좋구나를연발하더군요.

근데난왜좋다소리가슬프다로들려오는건지,

혹브람스도클라라를볼때마다사랑하면서

너무도사랑하기에슬프지않았을까요?

친구가그러더군요.

자기는집을지으면뜨락에가득단풍나무를심겠노라고

나같으면남천을심겠노라고하려다가그만두었어요.

한친구는손때묻은가구들을버리지못해서문제라고하더군요.

나는책을버리기가가장어려웠는데그것도한번버리니두번은더쉬워지더라고했어요.

늙으면적어도단촐하기라도해야

혹단아의근사치라도될수잇지않을까싶기도해요.

하여간그대목어디즈음에서그대가생각났어요.

얼마나사랑하면사소한호칭에서마저가장아름다운단어를찾게되는걸까.

그런사랑하지도받지도못했는데….

브람스와클라라생각도나면서말이지요.

그런결이보이는것,

그것도이제야말이지,,,,

아실지모르지만

그대는언제나통속속에존재해요.

저놈의꽃들또피었네

먼저핀꽃들지기시작하네

나는피는꽃안보려고

해뜨기전에집나가고,

해지기전엔안돌아오는데.

나는죽는꽃보기싫어

개도금붕어도안키우는데,

나는활짝핀저꽃들싫어

저꽃들지는꼴정말못보겠네

날마다부고도없이떠나는꽃들,//날마다상여도없이/이성복

시인이지닌어깃장이아주잘들어나있어요..

시인은아는거죠.

모든사라지는것들에게부여된참혹한아름다움을.

그것들에혹해가는마음을,

그런데그들….

부고도없이상여도없이떠나가는것들이꽃만이냐구요,

글은정말마음을포쇄하는일일까요?

>

11 Comments

  1. 나무와 달

    2012년 10월 31일 at 8:03 오후

    아~~사진이환상적입니다…+_+

    글과함께읽고보고있노라니푸나무님의음성마저들려오는것같았습니다…ㅎㅎ
    가져갑니다…^^*   

  2. 士雄

    2012년 10월 31일 at 10:23 오후

    사진에해변가사람들모습이보기좋습니다.^^   

  3. 가연(嘉演)

    2012년 11월 1일 at 1:18 오전

    가져가서오래읽어봐도되지요?*^^*   

  4. 인회

    2012년 11월 1일 at 2:06 오전

    사진과글모두모두좋습니다.

    맞아요.그맘..
    좋다고할때슬프게들리는말들…
    좋아지는것들이많이달라지더라구요
    음식취향도….   

  5. 말그미

    2012년 11월 1일 at 12:00 오후

    어린시절친정아버지께선큰집백부가돌아가시고쌓아놓은책들을
    가끔범풍을시키셨는데그때좀이먹는걸막으려고그러셨던거같아요.

    위글을읽고어릴때생각이났습니다.
    글은마음을포쇄하는일,
    적절한푸나무님만의표현에함께느낍니다.

    어릴때경상도북북지방우리고향에선’궁기’라고
    불렀던데천궁인거같은데향이당귀비슷한걸말씀하는거지요?
    의식적행위겠지만고매한취미같아요.

    아~~
    사진이작품입니다,푸나무님.
    끝에음악은무엇인지듣고싶은데배꼽표시라들을수없어안타까워요.
       

  6. 푸나무

    2012년 11월 2일 at 1:19 오전

    바닷가에서면…
    하긴산에서두요
    사람들이적어보이죠.
    겸손해지는대목입니다.   

  7. 푸나무

    2012년 11월 2일 at 1:20 오전

    가연님첨이신것같아요.
    그럼요
    얼마든지요.
    안녕!   

  8. 푸나무

    2012년 11월 2일 at 1:20 오전

    인회님은
    음식성향국제적…..이실것같은데요.
    하두여러군데를다니셔서….   

  9. 푸나무

    2012년 11월 2일 at 1:22 오전

    말그미님
    음악이여전히배꼽인가요?
    저한테는잘들리는데….
    므람스의알토랩소디에요.
    오늘글에도함께하는,

       

  10. 푸나무

    2012년 11월 2일 at 1:22 오전

    달님우리목소리들었던가요?^^*
    만추잘보내고계신거죠?   

  11. 낙화유수

    2012년 11월 2일 at 3:43 오후

    의미가남는글이였습니다,
    그리고사진역시,
    아마도서해쪽어는곳인것같은데,
    잘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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