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식었어요

이즈음허브차를가끔마셔요.

깊은밤헛헛하면,

커피마시기에너무밤이깊은것같으면,

원산지가독일로되어있는

로즈패탈,

레몬버베너,

페퍼민트…..

로즈패탈은짙은빛,아마도흑장미였을의장미이파리이고

레몬버베너는녹차의뒷맛과약간흡사한허브티

그리고페퍼민트는민트향이나는허브죠

복잡한것을싫어하는사람이라일인용다기에

그냥뜨거운물을부어약간식힌다음

차잎을넣고우려낸뒤아주천천히마시는거죠.

깊은밤이라선지

밤은사람을약간변하게하는기운이….강해서

차를마시는건지.

혹은차를음미분석하기위해마시는건지,

차맛을느끼는나를보기위해마시는건지,

내가차를마시긴한데차를느끼려고하니

차가내위에서나를내려다보는것같기도하고….

허브라하여

맛차이가간발은아니에요.

특히장미이파리는허브라기보다는….

장미향혹시향을첨가했을까요?

마른사람과는달리

말라있는이파리에남은향치고는강해서말이죠.

레몬버베너는허브중에서는제법차쪽으로가까이다가서있고.

페퍼민트는껌(?^^)느낌이약간듭니다.

첫맛이…..맛에도우선순위가있는거죠.

마치첫사랑처럼….

굳이맛을따진다면래몬버베너가조금나은것같은데

아마도익숙함탓이겠지요.

끌리기는로즈페퍼고….밤이라정신을생각하면페퍼민트가나을듯두하구요.

민들레영토를가면민토차가있어요.

이슬차라고도하는데

산수국을차로만들었어요.

첫맛과뒷맛이그렇게다른차가또있을까요?

연노랑차…..

한모금마시면그저순한맛이에요.

삼키면….

넘어가는목에서아주단맛이나오는거에요.

선한사람의위악이라고나표현할수있을까요.

신기하죠.

그래서새로워요.

호오를떠나….

새삼스러운차에요.

며칠전인사동에서대추차를마셨어요.

꽁을좀섞으면

작은함지박만한그릇에대추차가담겨져나오더군요.

대추를으깼나봐요.

달콤하면서도텁텁하더군요.

그냥오래뭉근하게끓여어여쁜홍안의물이면더좋았을텐데

그래도같이차를마시는사람에게관심이가서

대추차야….

도맷금이었지요.

어렸을적엔

당연히대추의향기를몰랐어요.

며칠전우연히들른재래시장에서

경산대추라고쓰인대추를한됫박샀어요..

이됫박말이에요.어떤집에는밑이올라가있어요.그래서속기도하죠.

쥔아줌마가말하더군요.

굵다란대추몇알이안들어갈까요.

됫박을조금올린다면,

자신의정직함을들어내기위해서타인의비정직함을들어내야만하는것,

정없다싶으면서도

됫박이란단어는정겹더군요.

대추향기는햇살의향기예요..

사실대추는나무에서땄을때별향기가없어요.

그러나대추를말릴때,

그눈부신햇살은

대추의몸에햇살이라는향기를바르기시작하죠..

탱탱한젊음에는향기를둘만한자리가없어

우선대추에게서젊음습기를벗어내게하구요.

햇살은대추의습기를앗아가며시들게하며주름지게하죠.

대추는점점작아지면서겸손해지면서그윽해지구요.

햇살의향기를담을만한몸이되어갑니다.

시들어가는사람몸도……

그렇겠지요.

그럴거예요.

깊은밤이에요.

모든것을다아들어내는

아니들어내는것만으로도부족해서

자신의빛깔로채색해버리는

태양빛과는전혀다른

달빛.

어두운푸른빛은시리죠.

달빛아래.

잎져내리고가지만남은나무들은

그제야아무에게도보이지않았던설움을달빛아래풀어내는가봐요.

나무의설움….

전염되거든요.

같이달빛아래서있으면말이지요.

무수한사람들의발에밟히고또밟혔던길들도

한낮의묵묵한침묵과는전혀다른모습이에요.

빼어나게아름다운여인이자신의아름다움을익히아는듯한몸짓

달빛아래서는다그리되나봐요.

교교한몸짓말이죠..

달빛은

세상의것들에게새로운옷을입혀준다기보다는

침묵속의존재들…..

수많은그것들,에게서

어두운몸짓을벗겨내는힘이있는게아닌가……

그래서삶의몸짓을들어내는게아닐까?

한번밖으로나가보세요.

서늘해요.

가디건하나걸치세요.

오래안있어도돼요,

그저잠깐하늘을바라보는거예요.

공기가맑아요.

달아요.

깊은밤

초겨울공기는어느때보다도청랑하죠.

바람탓도있겠지만….

새것,

낯설음.도있을거예요.

숨깊게한번들이쉬고

내쉬고…..

가을가고겨울이오네요..

혹시감기들지모르니그냥얼른들어오세요…..

차두식잖아요.

사진은제사진아니에요.남의집에서살짝가져왔어요.

그녀도남의집에서가져왔다고하더군요.

6 Comments

  1. 마이란

    2012년 11월 19일 at 1:40 오전

    꽤여러해전에
    한국에서좋은분이산국차를보내주셨더랬어요.
    그냥보기만해도그작고노란빛이얼마나예쁘고좋은지유리병에넣어보관하면서
    아껴아껴겨우내내우려먹었더랬어요.
    맛도참좋았어요.
    전잎차보다꽃차가좋거든요.(보내주신분도그렇다하시대요.)
    다우려먹고나서비슷한거라도찾을까하고중국가게를찾아갔었는데
    결국은못샀어요.
    보기에도비교할수없을만큼꽃송이가크고때깔도칙칙해서..
    아직도그때마셨던국화차,자주그리워해요.^^

       

  2. 푸나무

    2012년 11월 19일 at 1:51 오전

    꽃차는
    눈으로마시는차기도하지요.
    국화차는
    특별히유리잔이어울리는것같더라구요.

    뭐든지나가서
    기억속에자리잡는것,
    요즘드는생각인데
    괜찮은것같아요.
    게속이어져오는것보다뭔가좀더아련하지않아요?

    선인세이야기읽으면서
    마이란님성품이보여서
    빙긋웃었어요..   

  3. douky

    2012년 11월 19일 at 2:07 오전

    저도차좋아하는사람이라…

    푸나무님의차이야기읽으며제취향과느낌도비교해가며…
    이슬차에대한절묘한비유에웃고,
    대추차의취향은나랑다르시구나또웃고~

    최근에마신꽃차중에매화차가있는데
    꽃차에따뜻한물부으면꽃이피어나듯한느낌이아주곱고요…
    향도그런대로괜찮았어요.
    인사동의어느찻집에선여름에시원한차에띄운얼음속에
    국화차에쓰이는말린국화한송이씩넣어얼음이다녹으면
    국화가차위로동동떠오르게했더라고요…

    아..얘기길어지겠다….
    다줄이고….이만….   

  4. 푸나무

    2012년 11월 19일 at 2:20 오전

    매화차라하시니
    암매생각이나네요.
    세상에서
    가장작은나무…..

    제주도한라산에가면백록담주변에아주자은바위에붙어서
    매화꽃???을피워내는
    나무가있대요,
    물론저는보지못햇어요.
    근데
    한라산내려올때
    그암매를보고오신분들을만났지요.

    가장작은나무라니…..
    그것도꽃을피워낸다니…
    그런꽃으로
    꽃차를만들면…..어떨까요?
       

  5. 배규태

    2012년 11월 19일 at 4:54 오후

    저는차종류를싫어합니다
    영국산립톤빼놓구요
    특히국산차라는것은엄청싫어합니다
    명칭도한시짓듯이중들선문답하듯이붙인고상한이름들….
    나의입맛이천해서그런지솔직히그고상한이름에영못미치는차들…..
    차를한모금입에물고눈을감고황홀한경지에빠진것같이폼잡는사람들에게
    위선까지느낍니다
    다도라는것도세상에뭐도를닦을것이없어서차마시는도를…..
    일본놈들이자기들이뭐내세울것이없으니차마시는도를엄청난도마냥과장한것같습니다
    차를좋아하시는분들은그분들대로경지가있겠지요
    언젠가들국화를말려서차라고어느아줌마가보내왔는데
    첫한잔마시고그냥다버렸어요
    그러나커피나마시는천박한서민의불멘소리로들어주세요
    하여튼차를매우좋아하신다니
    나같은서민은그저존경할뿐입니다
    차를좋아하는분들은마치나하고는다른세상에사는신선같기만하니까요   

  6. 푸나무

    2012년 11월 20일 at 1:44 오전

    전에그런글을읽은적이잇어요.
    이향….
    난의향기를귀로듣는것,
    향기를귀로듣다니…
    그향기가얼마나그윽하면…..하기도

    혹시
    너무나향기가아름다우니
    그리워하다가
    꽃피는소리를듣게되고
    꽃이피어나는소리까지…향기로운걸까….

    삼국지유비엄마도차를좋아하셨지요?

    참고로울엄마는차를모르세요.^^*
    달작지근한커피는좋아하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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