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오름의 밤

혹당신도그러하실까….

비행기탈때말예요.

이번에도제주도를가면서

비행기천천히걷다점차세차게구르기시작하고

그리고어느순간살짝땅을박차고날아오르는데….

딱그때

죽음이다정한벗처럼나타났어요.

이대로사라진다하면어떨까…..

제주도붉은오름휴양림에서바라보는깊은밤겨울달빛

맑고청아하더군요.

휘영한보름달아니더라도,

몸피한쪽없는반달이라선지더욱…..

맑았어요.

숲속가운데집몇채에서조금씩비치는빛외에는

오직달빛과별빛만있는밤이었어요.

잊으셨는지모르지만

밤은달빛과별빛만있을때가밤이죠.

그러니우리에게는도무지밤이없어요.

제주도붉은오름의휴양림은

밤이있었어요.

두친구가하도진지한이야기를하는데전혀다른주제의전화를하기민망하여

전화좀할게..밖으로나왔는데,

거기밤이있더군요.

정말오랜만에만나는밤이었어요.

밤은숲을어둡게더어둡게한없이어둡게채색하고

밤은산에게어두우면서도장엄한위용을부여하고

밤은하늘에게감추어져있던검푸른신비로움을열라….열리게하고

밤은나무들에게네정체를드러내도좋아….

허락하는듯,

밤이면나무도오래산나무일수록무서워져요.

기가세지는시간이라니까요.

무엇보다밤은

달빛에게.별빛에게…..자유를허락하는듯

여리디여린빛치고는

분방하기이를데없는모습으로세상을넘나들고있었어요.

얼마전부터드문드문왼쪽옆구리조금아래쪽이아파요.

몸이아프다는것은

존재인식해달라는

몸의사보타지라는것이제철학(?)인데,

왼쪽옆구리아래쪽,

사실바라보기에도매우어정쩡한곳이죠..

샤워할때도바디로션바를때도

그저무심하게스쳐지나가기만하던곳,

한번도유심한눈빛으로

진지하게바라보거나배려하지않았던낯선지체.

너왜아프니?화났니?내가널너무홀대한다고생각하니?

이제까지있는듯마는듯그렇게너그러웠잖아.

원래그렇잖아요.

용한사람한번화나면오래가는거…….

용한사람용심나면무섭거든요.

달빛…..

옆에서전화를하고나서생각하니

옆구리살보다야

자주보고자주속삭였지만

문득달에게도미안한생각이들더군요.

단한번이라도진지하게

달님거기있어주어참고맙수는커녕

그냥그달빛보면서내맘추스르고

그달빛에내맘비쳐보고

그부드러운달빛에그저위로받기급급했으니…..

거기다가

그달가져와서

내맘대로내글에사용한것은얼마며….

결국난삽하고탐욕스런마음으로

한결같은고아한저달희롱한게아닌가…….

달만희롱했나산과나무숲하늘시간인생조차,….

얼마나맘대로조롱했나싶은게….

문득제왼쪽옆구리아래쪽에게미안하듯

밤에게달에게별에게

숲나무…..

무지미안해졌어요.

그래아마이번여행으로

우리의사이는

수십자깊어졌을게다.

깊음은신산스런삶을이기는

특효약이기도하지

누구나다쓸쓸하긴마찬가지고…..

빈집으로들어설때마다쓸쓸했는데

이젠너희들때문에외로워하지않겠다는

이번여행을같이간

친구에게문자를보내고

그래도

여전히미안하죠

내삶의모든부분부분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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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Comments

  1. 2012년 11월 24일 at 2:59 오후

    단순한근육통이아니라면,더미루지마시고꼭병원가보세요.
    말씀대로용한사람화나면무섭습니다…   

  2. 느티나무

    2012년 11월 24일 at 4:41 오후

    제주도에이렇게멋드러진곳이있다니…
    가을빛으로물들어있는’붉은오름’
    이지명이실제이름인것같은데,이이름조차제게는처음입니다.

    도시는불빛이많아
    참으로어둠이깃든밤을만나기쉽지는않겠지요.
    밤,
    달빛,
    친구들과의시간….^^

       

  3. 데레사

    2012년 11월 25일 at 9:49 오전

    옆구리뜨끔거리는것그냥두지말고꼭병원에가보세요.
    내가몇년전그랬는데무심코지나다가나중에보니그게
    대상포진의전조증상이더라구요.
    태어나서제일많이아팠던게그때걸린대상포진이었어요.
    꼭병원에한번가보세요.   

  4. 배규태

    2012년 11월 25일 at 1:25 오후

    제주도에서멋진여행을하고계시는군요
    옆구리가아프시다는데대상포진도그렇지만척추협착도그렇습니다
    차차로다리로통증이뻗어가지요
    아마도별거아닐겁니다
    천사에게고통이닥칠리가없거든요
    내친구의사는변비라고하던데
    변비약을넣고힘을좀써보시지요
    그런데하루방사진은올리지마세요
    하루방실류엣은야한사진입니다ㅋㅋㅋㅋ   

  5. 참나무.

    2012년 11월 25일 at 9:32 오후

    별과달과…많은얘기나누셨겠지요
    까지한마리랑도…걔담으려고억새를조금만담으셨나요

    제주도…언제나가고싶은나의남쪽…
    ‘그대는아는가저남쪽나라를’저절로나오는…   

  6. 푸나무

    2012년 11월 25일 at 10:28 오후

    밥님아프셨다더니
    아픔에눈이파박뜨이신갑다.
    돌아우서너무반가워요.
    언제우리버스데이트합시다.
    카메라타도좋고…..   

  7. 푸나무

    2012년 11월 25일 at 10:32 오후

    느티나무님…
    제주도가있어행복하다고하는분들엄청많아요.
    갈때마다
    가는곳마다좋아요.
    오름은
    기생화산…큰화산옆의작은화산.
    그냥아주
    작은산으로보시면되요.
    셋이
    다른방들다비워놓고
    셋이한방에서곡붙어서잣어요
    글쎄코를골더라구요,.
    이젠아줌마들..아니할머니급에들어서서
    저두골았겠지요뭐…
    .
       

  8. 푸나무

    2012년 11월 25일 at 10:33 오후

    데레사님며칠그러더니지금은괜찮아졋어요.
    정말대상포진은엄청아프다고하더군요.
    걱정해주신것
    감사드려요.
    오늘도무지무지좋은날되시구요.   

  9. 푸나무

    2012년 11월 25일 at 10:37 오후

    ㅋㅋ천사라하시니
    그런기이한농담을….

    아마도그런단어를배선생님이직접쓰실리는없고
    그런단어를사용한사람,
    혹시약간정박아…..아닐까요?
    아니면단무지든지요.

    새벽에비가오더군요.
    오늘첫눈오는날이될런지…..
    근데눈이바래지면….
    얼마나더하얘질까요?
    순백이순백되어지다.^^*   

  10. 푸나무

    2012년 11월 25일 at 10:41 오후

    참나무님덕에글하나올렸어요.^^*

    오늘은어딜가실까?.
    무슨글을쓰실까?….

    숙제도좀주시지…요.
    저참나무님이내주신숙제하고싶은데….^*.   

  11. mutter

    2012년 12월 13일 at 6:34 오전

    글이참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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