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가는 아내를 그리는 화가 ㅡ 모네

언젠가

죽어가는아내를보살피는중년남자에대한소설을읽었다..

살아서움직이며점점커지는종양으로인해아내의신경은

좋았던음식들의냄새를참을수없어한다..

죽음이라는극단적인절벽위에서중년의남자는

아내의아픔을이해하지못하며그저아내의아픔으로인한자신의고통을바라본다.

그러면서생각한다..

맛있다고향기롭다고생각하는모든음식들에는저렇게도아내가못견뎌하는구린내가

마치종양처럼숨어있다가아내의종양이발현하자그종양에의해감지되는게아닐까?

그남자의또다른축,하나는

젊은여자에대한사랑이다..

신입사원으로들어와서결혼하고애기낳고

결국은남편을따라서사표를내고외국으로떠나는….

표현하지않으므로

가슴속에서

나무는날마다자라날수있었을거고

가슴속저리는슬픔은나무가자라나기에풍성한습기가되었다.

그러기에아무도모르는그혼자만의사랑은깊은숲처럼

혹은아침햇살처럼그햇살아래사라져가는어둠처럼신비로울수있지않을까?

그러나

단한번도표현해내지않고그저바라만보는사랑.

이세상아무도모르는비밀한사랑을작가는촘촘하고그윽하고간절하게그려낸다.

그의삶은어느쪽으로기울었을까?

예전같으면당연히그의숨겨진사랑에게무게를실어주었겟지만

지금은아니다.

삶은사랑이지닌무게로무거워지는것이아니라

어깨에메고가야하는짐의무게로구별된다.

사랑은퇴색해가지만

삶은지속된다.

모네가그린개양귀비꽃이다..
그의아내인까미유와아들쟝.
길뒤쪽의여인과아이도
까미유와쟝이다.

세월을나타내고싶었을까?
앞의여인과아이보다는
조금은더어두운빛이
인생의반면을보여주는….

화가와모델로만나

사랑하다가결혼했던그들

흰구름두둥실떠가고나무들은진초록그림자로눈부시다.

수많은풀들사이로선명한양귀비꽃피어난다.

더없이아름다운바람부는언덕에서면

그림이라는생활을통하여그들은더사랑할수있었을까?

더는아니더라도이어갈수있었을까,

설흔한살애기엄마가
내게말했다.
이십대에는이해못할인생의반면이이제는보이기시작했다고.
그래내가대답했다.

반면만있으면야그래두인생이쉽지.
인생은다면이야.
나이가들어갈수록다면의다면이되어가.
그러니누구를함부로폄하할수있겠니?
그친구고개를끄덕이긴했지만
경험해보지못한모든것들이
관념에불과하다는것을알기에도
아직어린나이라….

까미유의자리쯤
한번서본다.
부드런운훈풍과
자라나기시작하는무성한풀내음,
그리고저아름다운색채를존재케하는
초하의눈부신빛들의향연,

화가는아내와아들을그리며그림만을생각했을것이고

아내는

무슨생각을했을까?

모네의집정원이다.
꽃나라다..
모네의여인,두번째아내…처음에는화상의아내였다가나중에모네의아내가된여자

까미유의연적이되어상처를입혔으나

까미유가죽음에이르는시간그를잘돌보아주엇다고한다.

까미유가죽은뒤모네는주로정물화만을그리고

인물화를자주안그렸다고하는데

그런사실을일고난후바라본그림이라선지

까미유를그림그림속의여인들이

세련된태가있는가하면

이여인은

그렇게화려한지베르니의꽃밭속에있으면서도동화되지못한,.
꽃을사랑하는것도,
꽃의향기를맞는것도아닌
슬쩍하라는대로꽃을만지고있는
무덤덤한포즈……


일상의권태일까,
언제나
감당못할고통가운데서예를들어질병이랄지,배신이랄지,실패랄지….
이런늪가운데들어서서야
사소한일상들이빛나게된다는
인생의
아이러니……를연상케하는,

시시각각변하는빛에의해달라지는사물들의모습을그리며

잡을수없는빛을좇는

자신을보며….

그는아마도허망을이기기위하여

저렇게아름다운정원을가꿨는지도모른다.

영면하는까미유.
누군가는그녀의표정을

미소라고이야기하는데
내가보기엔
체념과안식같다.
창문으로밝은햇살은여전히비쳐오는데
까미유는생명의끈을막놓으려한다.
가만히드려다보면
영혼이떠난육신이읽혀지기도한다.
속살거리는빛가운데,
저기창문빛들어오는어디쯤서
영혼,
자신이살았던육신의집을
긍휼한시선으로바라보고
있는듯….,하기도하다.

영혼을담고있기위해서존재했던
흙으로만든집,
이제홀홀이본향으로향하니
영혼이거했던곳은
가라앉으며생명이없는물화되어가는딱그지점…..

까미유

모델로만나그와살면서도모델을햇고

죽음앞에서조차그의모델이된여자

죽어가는아내를그리고있는화가

설핏보면냉혹하게도보이나

그는아마도그만의방법으로

어떤슬픔보다더지극한슬픔의모습으로안녕을고하고있었을것이다.

사랑하는아내

나의모델

평생고생만하다가지금세상을떠나려고한다.

가슴이무너지지지않겟는가,

그녀을붙잡고싶지않겠는가?

통곡하고싶지않겠는가?

절체절명의순간앞에서

그가무엇을할수있을까?

그림외에….

울면서

회한에깊이빠져서

별리라는…

이제다시보지못한다는

인생최대의이별을두려워하며

그림을그리는,

고독하고외로운남자의모습이

영면하는까미유….

뒤에

보인다.

뱀꼬리하나

특히그림에대한식견이있으신분들께서는

카테고리의제목에유념해주시길….^^*

슈베르트,겨울여행<Winterreise빈터라이제>D911중…

"넘쳐흐르는눈물(Wasserflut)"

8 Comments

  1. 데레사

    2012년 12월 2일 at 11:42 오후

    오늘공부하나했습니다.
    모네에대한많은것을요.
    저그림들은어디선가한번씩은본것같기는한데자세한설명이
    있어서재미있게인상깊게봤습니다.탱큐입니다.

    날씨가잔뜩흐리네요.
    우산갖고외출해야겠습니다.   

  2. 산성

    2012년 12월 3일 at 12:25 오전

    왜음악이아니흐르나…했더니아래쪽에.
    첫부분의소설,가르쳐주세요.함읽어보게…
    행간넘나드는재주많이부려댓글도조심.
    댓글카테고리역시’맘대로’임유념해주시길^^

    흐린하늘,눈(雪)도없는날
    슬며시모네의정원쯤으로나…

       

  3. 士雄

    2012년 12월 3일 at 3:06 오전

    "맘대로reading"이군요!
       

  4. 푸나무

    2012년 12월 3일 at 7:43 오전

    데레사님오늘우산가지고외출잘하신거죠?
    전오늘내내집에서…
    빗소리듣고비보고합니다.   

  5. 푸나무

    2012년 12월 3일 at 7:44 오전

    산성님
    그럼요본글이맘대론데
    댓글은더맘대로이셔도되지요.

    눈이왔으면제법많이내렸을텐데요.
    그치요?   

  6. 푸나무

    2012년 12월 3일 at 7:44 오전

    네,
    카테고리제목잘붙엿죠?사웅님.
       

  7. 배규태

    2012년 12월 3일 at 9:16 오전

    야외모델은가난한시절의까미유고
    정원의모델은두번째부인호슈테이군요
    호슈테도여잔데질투심이왜없었겠어요
    건성포즈이해하세요
    더구나까미유와한집에살았는데
    모네의그림은여자들이좋아하지요
    좋아하세요   

  8. 푸나무

    2012년 12월 4일 at 1:48 오전

    오이름이호슈테인가요?
    글세한참같이살았다하더군요.
    우리나라엣날세도높은선비님들….
    앗그러면모네가
    처첩을거느린….ㅋㅋ

    녜좋아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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