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이 또한 유쾌한 일이 아니겠는가

아트놈,Happy,Acryliconcanvas,91×116.8cm,2011

임어당선생이쓴생활의발견에는

금성탄의

<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라는문장으로끝나는

유쾌한일에대한글이무려설흔네가지나적혀있다.

어젯밤북클럽모임이끝나고돌아오면서

문득그유쾌한것들생각이났다.

불행히도그내용은하나도기억이나지않고

아니수박을칼로자를때….한가지는기억났다.

단지그소소한것들에대한커다란느낌이생각났다.

그래금성탄을검색했더니

그소소한것들을누군가얌전히도적어놓았다.

요즈음내카톡에적어논

얼마나이상한일인가?이피어나는꽃잎아래서있다니

이싸의하이쿠처럼적는다면

얼마나이상한일인가이소소한것들의유쾌함은,….

금성탄처럼적어본다면

금성탄을검색했더니

어느착한사람이설흔네가지를아주얌전히도적어놓았다.

이또한유쾌한일이아닌가….ㅋㅋ

성경에도그런대목이나온다

범사에감사하라….

범사는아주소소한일을가리킨다.

갑자기땅값이올라서부자가되었다가나

평생앉은뱅이로살다가갑자기걷게되거나

눈봉사가,요즘표현이라면시각장애인….이갑자기눈을뜨게되었거나

문둥병요쯤표현대로라면한센병걸린사람이갑자기

어느샘에가서목욕하고난뒤문둥병이낳게될때

이럴때만감사하는것이아니라

아주아주자주다가오는

아주아주소소한일에대해감사를하라고,

검색한글을읽어보며

여전히나는미소를지었다.

그냥저절로미소가지어지는글이다.(아랫글에펌).

몇년전그글을임어당선생의글에서만났을때도

나는미소를지었다.

이제몇년이더흘렀는데

.

서재앞의해당화와자형(박태기나무)을뽑아버리고

열그루인가스무그루인가파초를심는다.

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겨울밤에술을마시는동안에방안이몹시추워진것을갑자기깨닫게된다.

창문을열고밖을내다보니,

함박눈이펑펑내리고땅위에는벌써서너치나눈이쌓여있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그래나도어제있었던유쾌한일을금성탄처럼적어보기로한다.

송필용,맑은향기로피어나다-청매2,Oiloncanvas,50×100cm,2012

오후에외출을한다.

날씨가춥다고해서장갑을챙겨끼었더니손이참따뜻하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버스를탄다.따뜻하다.둘렀던숄을벗었다.갑자기몸이가벼워졌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버스가비어있어자리에앉는다.

금방이라도어둠이친근한벗처럼내려앉을시간

이런시간에외출이라니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버스를탄다는것은버스에가만이앉아만있으면

버스가먼곳으로순식간에나를데려다주는것이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광화문에서내렸다.

흥국생명앞의해머링맨이산타모자를썼다.

아주높은사다리를타고올라가모자를씌웠겟지.

캄캄해지는사위속에서여전히해머링맨은노동을….

노동이라는이미지를아주유쾌하게뿜어내고있었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세븐스프링스는리모델링을새로했다.

안에들어서니온통하얬다.

분위기가청결그자체였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에약된곳으로가니

그곳에하나있는하얀지붕아래곳이었다.

아늑했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책한권씩을들고북클럽멤버들이도착했다.

한분은차에서차가막힌다며인증샷을보내왔다.

시청앞트리….어여뻤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청결하고자연을생각한다는(정말인지아닌지는모르지만하여간)

음식들은비교적입에맞고맛있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책을읽고나눈다는것은

인생을나누는일이다.

내삶을보여주고

남의삶으로도살짝들어가는,

허가해준비밀의정원을산책하는일.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생일맞은분을위해선물도준비하고케잌도준비했다.

케익커팅만하고생일맞은분가져가시라고

왜냐면거기음식점에도몇가지케잌이있었으니

그런데안먹어본케잌이었다.

손바닥만한데..삼만원이라니….다들맛보자..로돌아섰다.

리치한맛….

그리고고급스러운약간느끼한맛그러나기분좋은맛

막갈아서만든커피와함께먹는데

쓸데없는자본주의에대한생각이났어도…..

기분이아주너그러워졌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한참책에관한이야기를하고있는데

멤버중한분이그러신다.

대한민국에이렇게그룹으로모여서

평소에잘사용하지않는이런고급한단어로만되어지는이야기를할사람들

%나될까?영점영영영…..,일퍼센트?

모두즐겁게웃었다,

가끔은그렇게겸손하지않아도될때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열시에마감합니다.

점원이우리에게통보한다.

눈깜박할새세시간이훌쩍넘었다.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청의저명한문학가이던금성탄이참수형을받았다.

형이집행되기전한통의편지를가족들에게전해달라고햇다.

감시관은반정부적인글이들어있을거라고생각하여봉서를열어보니

<소금에절인야채와콩을함께씹으면진짜호두의깊은맛이난다오.

이방법을전수하니더이상나에게미련이남지않는구료>

진짜소금에절인야채와콩을같이씹으면호두의깊은맛이날까?

콩은익힌콩일까?검은콩일까?노란콩일까?

소금에절인야채라면?배추??열무?

호두를많이먹으면,그깊은맛을알수있으면인생에대한미련이없어질까?

이런궁금증이생각나도

그런궁금증을해소할수없어도

죽음앞에서가족들에게보낸편지

그가벼움

호젓함

맑음

무욕

아아,이또한유쾌한일이아니겠는가.

함보경,단장,비단에석채,55×74cm,2009

9 Comments

  1. 김술

    2012년 12월 5일 at 12:27 오전

    폭설이온다고온통난리라걱정을하다
    푸나무님방에들어와상쾌하고,감사한글들을읽으니
    이또한유쾌한일이아닐수없다.
    눈걱정이함박눈을기다리는상쾌함으로바뀐다.
    정말유쾌한일이다.   

  2. 쥴리아스

    2012년 12월 5일 at 12:40 오후

    유쾌해지셨다니유쾌한일입니다.더군다나일상에서찾으셨다니더유쾌한일인진저…유쾌한글만올리시기를바랍니다.동갑씨..^^   

  3. 산성

    2012년 12월 5일 at 12:47 오후

    같은분위기로읊어보려니
    유쾌한일너무넘쳐나그냥생략합니다.

    그러려다생각하니그래도…
    해머링맨이산타모자쓰셨다니생각만해도유쾌하고
    언제한번광화문엘나가야지생각하니그것도유쾌하고
    금성탄펌글은꽤기네아껴나중에읽어야지…슬쩍넘어가니
    이또한유쾌한일아니겠는가

    눈오는겨울밤,푸나무님속내를슬쩍들여다볼수있으니
    아아이얼마나유쾌한일인가..ㅎㅎ

       

  4. 푸나무

    2012년 12월 5일 at 12:54 오후

    오늘어느지인이안산에서우리동네를오는데
    무려네시간반을걸려왔다더군요.
    무서웠대요.
    그런들
    그래도.
    오늘내내눈오는것이너무좋아서
    아눈와요….
    사방데문자날리고
    카톡에도북클럽제위들께날리고날리고또날리고햇더니
    결국
    이나이에
    아직도소녀네…
    소리를들었으니
    참으로유쾌한일아닌가요?

    술을덜드시면더욱유쾌할텐데요…술님.
       

  5. 푸나무

    2012년 12월 5일 at 12:57 오후

    동갑씨
    이제책도하마나왔을것이고
    설마그모르는단어많은책제게읽으라고주시지는마세요.
    제가아무리책을좋아해도,네버,^^*
    더불어다시금방학이지천이니
    매우유쾌하시겠군요.
    제가유쾌한글올릴테니
    동갑씨는
    쉬운글을올리세요.^^*   

  6. 푸나무

    2012년 12월 5일 at 1:00 오후

    산성님댓글을읽으니
    참으로유쾌합니다.

    이런산뜻한댓글어디또있으면나와보라하세요.
    (ㅋㅋ참나무님께한수배웠어요)

    근데
    산성님유쾌한일은
    모두다
    생각슬쩍하고….
    살짝넘어가고
    조금뒤로미루고….

    산성님께서푸나무속내읽은신만큼만
    저두산성님속내가비쳐오니….
    하하
    이또한유쾌한일아닌가….싶습니다.   

  7. 데레사

    2012년 12월 5일 at 11:00 오후

    어제차갖고청담동쪽으로갔다가끝내차를학동역부근아는가게에
    맡겨놓고지하철로왔거든요.
    그일도생각해보니참유쾌합니다.
    세상에유쾌한일이어디한두가지겠어요.우리가모르고지나쳐서
    그렇지….

    그래서오늘부터유쾌를찾아서살려고합니다.
    탱큐입니다.   

  8. 참나무.

    2012년 12월 6일 at 12:02 오전

    ‘그라시아~~라비다!’
    아랫글까지어제읽고…답글쓰기싫은날이어서…;;

    일상의소소한행복찾기-유쾌한일이고말고요!   

  9. 아메리카노

    2012년 12월 6일 at 4:17 오전

    난여즉김성탄인줄알았어요.오래전에읽었던것같은데눈오는날따뜻한방아랫목이불속에서금서를읽는것만큼즐거운것이없다고했었던것같아요.
    김이아닌금씨라는걸새롭게안이기분,소소한즐거움,유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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