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내리니 횡설수설

형은바다에
눈오는거본적있수?
그거차마못봐요,미쳐요

저리넓은바다에
빗방울하나앉을데없다니
차라리댓잎이라면떠돌기라도하지

형,백년뒤미친척하고
한번와볼까요,
백년전형은또어디있었수?

백년뒤비가오고있었다,젖은
그의눈에내리다마는나는빗줄기였다//차라리댓잎이라면/이성복

시인은다르다.

보통스케일이아니다.

나같은평민은

눈을

감히빗방울로환치해내지못한다.

거기다가바로지척의일도도무지생각이돌질않아서

겨울비오는밖을그저하염없이내다보는데

눈오는바다….를거침없이지나

그것도댓잎이되어….

백년전의사람을불러내고만나더니

또거침없이백년뒤로사라져가니.

이도저한거침없음이라니……

새벽에꿈을꿨는데

예지몽은아니더라도아이것글감이네….생각했다.

그런데오후에생각해보니아무런기억도나질않는것이다.

아무것도없는듯,

기억에대한기억만남겨준채아주깡그리어디론가사라져버렸다.

나는꿈을찾고싶었다.

어젯밤꿈은

깊은밤내머릿속어디에서생겨나서

다시내머릿속어디로사라져간것일까?

오늘은그래서종일서성거렷다.

차가운겨울비내려서

책읽기에는더없이좋은시간이었으나

나는종일엮어낼일과꿈사이에틀어박혀있었다.

물론그안에다시물내고고명얹어서

따끈한잔치국수만들어서엄마와아드님께대령했다.

부엌에서일을하는데

머릿속이아주편안했다.

갑자기글도책도생각도버려두고

음식이나열심히만들며살까……

글쓰는것은여러개의키가필요하지만

지우는것은delete키하나다.

그만큼필요없는글이많다는뜻도도리것이다,.

가만그렇다면내가꿈을잊는것도

필요한일인가….

사소한일들은버리고

살라는지헤로운지움의사인인가.

copydelete를생각도할수없었던시절….

우선

먹을갈고

물을조금씩부어가면서아주천천히…..

그신묘한의색이만들어질때

마음속에차오르는것이있었겠지.

한지를편다음

가장마음가는붓을들겠지.

그리고먹을붓에적시며….

아마가늘게떨리는손길로….

,

겨울하늘을적시는차가운빗방울들….바라볼때울리는

섬세한마음의결로.

그런떨림으로

글을썼을것이다.

아마글은

씌어지기전

이미그상태에서다아마음속으로써버린지도.

그다음

씌어진글은

마음속에이미적혀진글을

복사하는과정이라고나할까,

벼슬에뜻을두지않고학문만을하던김창흡.

그러니이런글이나왔을것이다.

落齒說.

숙종44년무술년예순여섯의해

앞이가푸욱빠집니다.

이제한가하게

그좋아하는책읽기나하며

세월을보내려했더니

이빠진소리가깨진종소리같으며

빠르고느림이마디지지못하며

맑고탁한소리가조화를잃고

칠음과팔풍을구별못하며….

그러나주자도눈이멈과동시에

착한성품을기르는데정진할수있어

더일찍눈멀지못함을한탄했는데.

말소리가새니

침묵을지켜야겠고

얼굴이일그러졌으니

조용히있어야하며

글읽는소리가낙랑하지못하니

마음으로읽어야겟다.

……

오늘빗방울찍지못하면내년봄까지못만날것같아.

모자푹뒤집어쓰고카메라들고나갔다.

다행히뒤안에는사람들자취도없다.

그렇지않겟는가

이렇게차가운겨울비오시는데….

그래서찬찬히아주찬찬히아주아주찬찬히

쥐똥나무…단풍나무매화나무구상나무그리고찔레나무에

맺혀있는

구슬같은빗방울들과면밀하게눈맞춤했다.

하나를보아도어여쁘고

무리져있어도사랑스럽고

가까이다가서면상냥하고

멀리보면더욱빛나는…..

누구도만들수없고

누구도살수없는보석들.

아파트후문쪽에자그마한가게가하나있는데

심심하면쥔이바뀌었다.

어느새커피집이되어있다.

자그마한홀에젊은아지매들이가득들어차있다.

커피한잔사들고집으로돌아왔다.

진한듯하여

물을타서마셨다.

생각이좀도는가…..

.

6 Comments

  1. 士雄

    2012년 12월 14일 at 11:49 오전

    ㅎㅎ겨울비잘맞으셨습니다.
    생각이좀돈거맞는거같습니다.^^
    눈위에비올때는미끄러질까조심하시기바랍니다.ㅎㅎ   

  2. 쥴리아스

    2012년 12월 14일 at 12:47 오후

    사진잘찍었네요…곧얼겠지요…음악짱!!!!   

  3. 사랑詩

    2012년 12월 14일 at 1:34 오후

    詩人은없다마음에창일뿐
    내가창을열면시인이요창을닫으면혼자일수
    현실은현실로이상은이상으로예술로가치로ㅎ~~   

  4. Lisa♡

    2012년 12월 16일 at 3:28 오전

    슬프다.   

  5. 산성

    2012년 12월 16일 at 12:14 오후

    앞니하나빠져내린슬픔에일신을돌아본
    김창흡이누구인가…
    찾아보니그후오래지않아세상을떠났군요.
    1653~1722의생이니…

    지금세상은…
    그래도여든은되어야어르신이란호칭이어울리는세상.
    세월이길어진것만은분명해보이지요.
    먹을갈아글을써내리던그시절까지돌아가지않더라도
    편지써서우체통까지가던그걸음,생각해보면

    이메일로마음을날려보내는일
    deletekey가두려워지는이유이기도하지요?
    뭐,피장파장으로무서운무기하나씩?에효~

    따끈한커피,그자리에서드시지않고
    집에까지들고가시다뉘…

    빗속에담아내신풍경,그윽~히바라봅니다.
    구슬같은빗방울!

       

  6. 풀잎피리

    2012년 12월 17일 at 1:25 오전

    마음이쓴글을손가락이복사하는과정이라는
    새로운시각의사유를어찌횡성수설이라하시나요.
    겨울비젖은열매에서시공을나는사유가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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