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에 대한 이야기를 당신에게 하고 싶다.

그녀에대한이야기를당신에게하고싶다.

그녀는이미오래전이세상사람이아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내게그녀는어떤생명보다더강한생명력을가지고

이즈음살아있으므로

나는그녀에대해말하고싶다.

그녀를

혹장황하게

혹이은미가너를위해노래에마음을심듯

글에내마음을꼭꼭심어이야기한다하여

세상일뭬달라질것있을까?

혹시은미노래를들을때의나처럼

당신비스듬하게기댄몸을소파에서벌떡세울수라도있으면….

그리한다하여무슨의미가있을까만,

그렇다.

이제그것을안다.

여기쯤이르니

의미를찾는것이언제나지혜로운일이아닐수도있다는것을

생각없이흐를때도있어야한다는것을,

내머릿속언제나스스로고상한곳이라여겼던그곳에

진부하게만여겼던유행가를부르는가수의마음을심어도된다는것,

내안의문을하나부순것일까,

그리하여보여지는것…..하나생기더라.

시간이란……

이세상존재중가장의미심장하면서도표리부동한존재가,

남성이며여성인

고요하나태풍의핵이며

우아한듯하나거칠기그지없어…..

하여쓸쓸한사람은더욱쓸쓸하게만드는시간

아마도창조주께서는가장불합리한인간을대상으로

아주잘보이는대칭점에가장합리적인시간을창조하셨는지도모른다.

창조주당신이너무멀어보이지않거들랑

내대리인시간이라도보면서당신을응시하라는….

웅변하지않으면서웅변하고있는그거대한침묵!

시간을의식한다면

시간을바라본다면

어찌시간앞에신앞에옷깃을여미지않을수있을것인가.

해가저물어가는이즈음

나는당신에게그녀에대해이야기하고싶다

그녀의그림이아니라그냥그녀…..

이미오래전이세상사람이아닌그녀.

여전히오늘밤은포근하다해도겨울이라추울것이며

그리하여걸어가는이들은하나같이옷깃을여밀것이다.

누군가는날마다스쳐지나가던어느교회당불빛앞에서

낯선목소리가속삭이는소리를들을지도모른다.

새로운세상의속삭임이가장잘들려오는시간이기도하니.

시간은자신의몸을결결이

결뿐일까?

결사이에스며든

수많은미소분자……를통해

셀수도없이변화시킬수있다.

겨울햇살아래서빛나는한강물을바라보면

드물게그물속에

시간이혹임재하여

시간의모습이눈밝은이들에게가끔보이는시간이라고

나는생각하곤한다.

눈부신햇살은은근하게물결을사랑한다.

물결은햇살에대한리액션을가장아름답게성취해내는존재이다.

맑고투명할수록더욱그러하다.

은빛금빛의환희……..

햇살을환희로새롭게리크리에이션할때

거기시간이살짝내려앉는다.

물의결은아무렇지도않게해낸다.

아무도할수없는일을아무렇지도않게해내는일.

사실세상의모든일은그렇게되어가는지도모른다.

알고모르고는전혀중요하지않다.

내가오매불망그녀를생각한다해도

그녀는나를알기는커녕이미그녀는다른세상사람이며

…..

그렇다고하여도

그녀를생각하는나의마음은진지하고깊으며

무엇보다흥미롭다.

흥미로운그녀

조지아오키프에대해

나는당신에게말하고싶다.

그녀의그림보다는그녀의삶에대해.

오히려자유롭고

오히려더욱매혹적인.

가끔이미죽어버린사람들에대해이렇게깊고묘한감정을느낄때면

삶이하찮아지기도한다.

다행이다.

참으로다행아닌가.

굳이하버드에서수십년동안죽음에대한강의를하지못해도

혹은그강의를듣지못했다하더라도

나는적어도내나름의엔딩노트

한페이지정도는꾸밀수가있는것이다.

초라하다고?

초라하면어떤가?

죽음은다시든뒤에…..

다가오기에초라할수밖에없는것이다.

사람은꽃과비슷하여

아파도시들고

늙어도시든다.

설마당신내이런깊은고백을들으며

어느날갑자기다가온건강한사람의우연한죽음을연상하는것은아니겠지.

언제나타인의이야기를들으며

그렇지않다는논증거리를찾는것은상당히천박한일이다.

논증이나논리는사랑하지않는사람들에게필요한것이다.

사랑이풍성한사람은어떤경우에도적어도천박하지는않다.

나는그래서당신이천박하지않기위해서라도

내말에부드럽게고개를끄덕여주길바란다.

나도가능한한그럴것이다.

모든타인의말에,소리에,몸짓에,

나는우선고개를끄덕일것이다.

조지아오키프는

약간의곱슬머리의자위에팔을살짝기대고검지손가락을입술위에놓고있다.

무엇인가를깊게생각하는듯바라보는듯

보이지않는눈빛이라할지라도깊다.

사진작가인스티글리츠가

연출한모습이라면또어떤가?

1933년사진이니채오십이안된나이임에도불구하고얼굴과목에는주름이깊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위엄있고품위있는모습이다.

그제만난여인은자신의삶을가능한한디그니티하게영위하고싶다고했다.

그래서노력한다고….

아름다워보였다.

나는당신에게그녀,

참으로디그니티한조지아오키프에대한이야기를할것이다.

언제냐고?

그녀에대한이야기책700페이지중에

200여페이지를아직다못읽었다.

나는그나머지그녀의마지막인생을

아주기분좋은날

아주분위기좋은커피하우스에서

그집에매우어울리는커피맛을느꼈을때같은

그런기분이다가올때

흥미로운그녀의마지막을읽을것이다.

아겨가며읽을것이다.

그리고마지막책장을덮은후

당신에게

그녀의이야기를할것이다.

4 Comments

  1. 김성희

    2012년 12월 17일 at 5:10 오전

    조선일보에혜성(?)같이등장하셨던데요,,,ㅎㅎㅎ
    반가운마음으로읽었어요!!
    그래도블러그에올리신글이훨어~씬잘쓰시는것같아요,,
    머잖아작가데뷔를기대하며,,,
    평소에푸나무님글의열심히읽는독자중의한사람입니다.
    님의글은의미를되짚으며아주천천히읽어가야하는
    내공이있는글들입니다,
    글쓰시는재능이부러워요,,,그건타고나야되는건데말이지요,,
    등단(?)을축하드리며….   

  2. 푸나무

    2012년 12월 17일 at 7:48 오전

    절친중에김성희가있어요.
    오늘지인들과
    가벼운송년점심모임,
    털레기먹고커피꽃피다라는집에서
    아주부드러운커피마시고
    꽃누루미보고….
    집에돌아왔는데
    성희…해서그아이남해사는데전화를했지뭡니까,너야?아니라고
    하긴글쓰시는투가
    제내공보다높은듯하여아니리…하긴했지만
    조선일보글은
    앞뒤가뭉턱짤린그래서민둥산이같은균형없는글이었어요.
    성희는
    또노간주나무같은우리아짐이름이기도하죠….ㅋㅋ
    푸나무위영도알아채시고…..
    반갑다는거에요.
    글읽는데,
    눈밝으신분같아서더반갑구요   

  3. 홍낭자

    2012년 12월 17일 at 8:01 오전

    그녀에게당신의이야기를하고싶다..
    의미있는삶의이야기가함축되어어필되어있다는마음과생각입니다.
    무한한번영을축원합니다.   

  4. 士雄

    2012년 12월 17일 at 8:38 오전

    한겨울커피향가득한커피솦에서듣는음악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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