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책 한 권ㅡ 엔딩노트

이즈음죽음을체험해보는웰다잉산업이유행이라고한다.

유서도적어보고

엔딩노트도만들어보고

관에도들어가보고

관에들어가기전

나실제괴로움다잊으시고….부모님노래도불러보고….

그런죽음을체험해보면삶이달라질까,

삶을보는시선은혹달라질수있을지모르지만

삶까지야……….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

무엇인가를직시한다는것은아주긍정적인일이라고생각한다.

하물며언젠가우리앞에나붓이나타날죽음이라야,.

이상한기억이지만나는울엄마품속에서처음죽음을접했다.

지금도엄마는내가열세살때까지품에안으면

마치어린아이처럼포옥안겼다는말씀을하신다.

큰오빠가두살도되기전뻣뻣해진것과는매우다르게..

엄마는나의사랑스러움을그리표현하신거겠지만

나는엄마의나이에주목한다.

스물두살젊은엄마와설흔두살무르익은엄마의차이

아이를사랑하는데에도원숙해지지않았겠는가.

이제생각해보니

정말울엄마는나를잘안아주셨던것같다.

누워서아주길게온몸을밀착해서….안고

내온몸을토닥이며엄마그러셨다.

아이고이것을이이삔것을내가다키우고여우고난뒤에죽어얄텐데…..l

그때엄마나이오십도채안되셨을텐데

왜그런감상적인어휘를사용하셨던것일까?

별로엄마에게친절하지못했던아버지의영향때문이었을까

엄마가그러실때마다.나는정말로눈물이났다.

여러번,,울었던기억이선명하다.

그리고그눈물을엄마에게안들키려고했던기억도난다.

죽음은이별이다.

이별은슬픔이다.

그래서죽음은슬픔이다.

간결한삼단논법아주맘에든다.

죽음은냉정하게말하면남는자의것같기도하다.

떠난자는이세상에없으니..

엔딩노트의주인공도모아키스나다…..

자신의마지막을주목해서바라보는사람이다.

혼자바라보는것도아니고늦게얻은막내딸과함께….

아주자연스럽게바라본다.

말장난일수도있지만

이즈음

<자연스럽게…….>의미덕은

미덕을넘어아름다움일수도있다고생각한다.

사람이하는행위중가장아름다운것이

자연스러움이아닐까싶은것이다.

자연스러움에는흐름이내포된다.

고임이나어거지가아닌붙잡음이나역설이아닌

자연스러운흐름

물을거슬러오르는연어아름답다.그러나그아름다움은젊음일때가능하다.

늙은연어가기진맥진하여거슬러오르려한다면….

거슬러오르려는초라함은인간의격을침해할수도있다..

물을따라흐르는게더낫다.

스나다는아주자연스럽게흘러간다.

산을오를때도물론산은아름답다.

그러나내려갈때는

오를때힘들어서보지못하던것들을더많이볼수있다..

나는인생도그와같다고생각한다.

내리막길이라고해서

가난한내리막길,,,

사람들에게무시받을만한위치의초라한내리막길,….

젊음에서벗어난내리막길,…

그러나잘만하면오를때보다훨씬더많은것을볼수있다.

상대적상태에묶여있지만않다면,

여섯달전위암말기판정을받은일본의중년남성도모아키스나다가이다큐멘터리의주인공이다.[엔딩노트]는그가자신의죽음을준비하는과정을담고있는데,감독의정체부터가슴이아프다.고레에다히로카즈감독의조감독을지냈던[엔딩노트]의감독마미스나다는주인공도모아키의딸이다.도모아키스나다는엔딩노트라는제목으로,죽기전까지자신이해야할일과가족에게보내는메시지를작성한다.

영화역시그형식을빌려,‘신부님만나기’‘손녀들과힘껏놀아주기’‘장례식예행연습과같은제목을붙여가며주인공의지난삶을돌아보고,그가여생을돌보는모습을지켜본다().

의외로이평범한아저씨는유모어가있다.

죽음앞에서조차무시로튀어나오는유모어는

죽어가는인생을새롭게조망해낸다.

그런데살다보니유모어도타고난부분이없으면안되더라.

눈물나오는데가몇군데있다.

북클럽멤버들과송년회겸해서엔딩노트를봤는데

눈물흘린지점이다들조금씩다르더라.

나는그대목에서눈물이나왔다.

미국에서크던손녀딸들이부모와함께돌연귀향한다.

일본에오니방학같아요.할아버지…..

아파서

아픈모습을보여주고싶지않는데

그래도너무나보고싶어서반가운손녀들…..

사랑을두고

떠나애만하는그

그의가슴속슬픔이사무쳐왔다.

거기다가천진한아이들이지닌

무한하고장렬한

고귀하면서도건강한넘치는생명력

사위어가는생명앞에피어난아름다운꽃들

그극진한대비가

내눈물샘을건드렸다.

고독하기도햇어.

스나다가갑자기나빠져서병원에간다

거의터미널이다.

그때.

스나다는….병원에있고싶어한다.

스나다의아내는

산만한병원보다는

집에서가족들과오붓한이별의식을치루고싶어한다

두사람

한사람은벌써죽음을바라보고있고

여전히

한사람은삶을응시하고있다.

스나다는끝까지자신의생명에희망을부여잡고있고

아내는이미체념을했다.

서늘한대목이다.

사랑하지만스스로혼자존재할수밖에없는아이러니

고독한인생이거기살짝보였다.

나는그대목에서양팔을끼고의자속으로깊게몸을뉘였다.

인문학의가장큰골격은삶에대한성찰에있다.

엔딩노트는

속깊은인문학자가쓴인생을성찰하게하는멋진책이다.

풍문여고지나아트선재가는조붓한길….

좋다.

4 Comments

  1. 벤조

    2012년 12월 18일 at 2:19 오전

    저녁밥먹으면서
    갖서른의젊은이가심장마비로갑자기죽었다는얘기를했어요.
    암은죽음을준비할수있어서좋다고하기에
    제가’죽음준비가뭐가좋아?"했습니다.결국
    9988살다가심장마비로팍죽는게제일좋다는걸로타협.
    삼단논법,죽음은슬퍼요.맞아요.

       

  2. 공군

    2012년 12월 18일 at 3:51 오전

    앗사진이한장이나더많다니….
    같은평범한사람이라면일본인들이이렇게꼼꼼하지요
    적고적고검토하고…
    우리는안죽기위해몸부림치는방향을택할지도몰라요
    우리와비슷한평범한삶의모습에눈물이더납디다
    난막내딸도없으니누가찍어주노..   

  3. 士雄

    2012년 12월 18일 at 4:16 오전

    가장어려운난제같습니다.   

  4. 인회

    2012년 12월 18일 at 9:06 오전

    가장어려운것맞습니다.
    우리가살면서모두자신이할수있습니다.

    허나죽음만은남들이마무리를해주어야하니더큰일이라생각이들어요.

    좋은글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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