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리는 시간에….

살눈오다마려나했더니

가랑눈이서너시간줄기차게내렸습니다.

이상하죠,

하늘에서무엇인가내리는시간에는언제나

하염없이가라앉는마음이요.

가만생각해보면

은총도조용하고아늑한거지요란한것은아닐것같기도합니다.

수삼과대추를사서

같이끓였는데

수삼파는여인네가

생강한쪽을넣으면좋다고

하도권하여

귀가약간엷은저.

생강을한쪽같이넣었더니

여지없이생강맛이납니다.

대추맛,

수삼맛,

생강맛,

이세맛이섞여있으면서도다들잘났다고

또록또록살아있는게

궁합(?)이잘맞아서인것같기도하고

잘맞지않아서인듯도싶습니다.

그러나뭉근하게끓인것이

뭉근하게녹아있지않은,

톡쏘는생강맛이가장타싶군요.

수대생차를마시며

그림이있는중국문학책을뒤적거립니다.

눈은

전설속에서내려와

꿈의벗이되는것같아요.

중국전설속의후예란이는

활의명수였다는데

그는활을쏘아아홉개의태양을떨어뜨려

태양한개만남았다는군요.

전엔글만읽고

그림은자세히보지않았는데

오늘은

글보다는그림이더눈에들어오는군요.

현대화가가그린그림인데

후예가활로떨어뜨린태양속에

전부새의형상이있어요.

떨어져내리는태양은

태양이아닌새라는이야기죠.

전설속에배어나는

꿈이야기….는상상입니다.

감히태양을쏘아대는자.

감히태양를새한마리로형상하는자.

그전설과

그그림을이윽히바라보며

꿈은상상이주는무한대의권력이아닌가.

세상의권력은언제나상처와시기와

다툼이라는격낮은세계이나

상상이주는

무한대의권력은

신선하고근사합니다.

이럴때는창힐처럼…..

눈이네개였으면좋겠네요.

위로두개

하늘에떠있는별들의운행을관찰하듯

눈오시는곳

그깊은곳바라볼수있었으면좋겠고

아래두눈

거북무늬와새발자국살피듯

눈내리는초가집과

그초가집을안고있는

눈내리는들녘을바라보면얼마나좋을까…..

고요/오규원

라일락나무밑에는라일락나무의고요가있다
바람이나무밑에서그림자를흔들어도고요는고요하다
비비추밑에는비비추의고요가쌓여있고
때죽나무밑에는개미들이줄을지어
때죽나무의고요를밟으며가고있다
창앞의장미한송이는위의고요에서아래의
고요로지고있다

6 Comments

  1. 騎士

    2012년 12월 21일 at 9:01 오전

    눈발속에서손흔들며날리는추억의조각들
    마른풀잎을밟으며개울을건너다가
    사랑한묶음을개울물위에풀어놓았지요….
    눈발이떠내려가는사랑을한없이두드리고있군요….   

  2. 쥴리아스

    2012년 12월 21일 at 10:42 오전

    얄궂다…오늘아침에차미끄러져앞차들이박을뻔하고,눈때문에회의일찍끝내고,계획된팀파티다취소하고들어와앉아맘놓는데,

    이눈은고요를외치고낭만을불러내고음악은또뭔고…

    그래도좋긴좋네요…잔잔하니…ㅎㅎㅎ   

  3. trio

    2012년 12월 22일 at 6:30 오전

    와,사진도글도예술입니다.
    약속한미국의공원묘지에대한포스팅을이제야올렸습니다.
    건강하시고…행복하시기를…

       

  4. 푸나무

    2012년 12월 22일 at 10:27 오전

    화가이신기사님께서는
    시적분위기
    시인까지넘보시나봐요.
    눈발이사랑을두드린다.멋집니다.   

  5. 푸나무

    2012년 12월 22일 at 10:28 오전

    줄님…
    동아(동갑아저씨)께서는
    언제나

    동아(동갑아지매)와안맞으시죠?ㅎㅎ
    오늘은팀파리…하셨나요??   

  6. 푸나무

    2012년 12월 22일 at 10:30 오전

    트리오님
    오느포스팅정말쵝오!!!!!
    여요.
    양손엄지가득치켜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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