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관한 아주 독특한 변주 ㅡ 아무르

여든여섯살의오키프는어느금요일아침

일거리가없냐고묻는스물여섯살의해밀턴을만난다.

무려육십살차이가나는이들의…..관계는

오키프가아흔여덟에죽기까지계속된다.

호사가들의수많은설왕설래는

친척도남편도아닌비서역할을하던젊은이가

받은수많은유산상속을기점으로

역추적을하며여러가지상상을하지만

오키프의성정…..을봐서해밀턴은단순히젊은남자의매력만으로

오키프곁에머물지는않았다.

어느부분수많은사실의나열에의해난삽하게보이기조차하는

700페이지의오키프에관한글은잘만연결시킨다면

오히려오키프에관한일목요연한시선을허락하기도한다.

가령오키프는누가뭐래도평생스티글리츠를사랑했다.

사랑의양으로쳐도스티글리츠요질로쳐도스티글리츠다.

왜오키프는스티글리츠를그토록사랑했을까,

그것은스티글리츠에게만!있는천부적예술성때문이다.

스티글리츠라는사람의가장큰주제가바로이예술성이다.

오키프는이주제때문에스티글리츠를사랑하고사랑했으며사랑했다.

그가지닌예술성은오키프의예술성을점화하는도화선이었다.

해밀턴은오키프를다른어떤일하는사람보다자연스럽게

어느때는버릇없이보일정도로친근하게굴었지만

오키프가스티글리츠를사랑하듯이…..

해밀턴은오키프를사랑했던것이다.

오키프는스티글리츠가오키프를사랑하듯이해밀턴을사랑했고,

오키프는행복이란개념이

순간적이기때문에좋아하지않는대신

관심을행복이상의개념으로보았다.

총명한여자들의아름다움이란이런투명한인식에있다.

사랑에관한종류방법.

그연결이사람마다다르다는것을

생각하곤한다.

제목은기억나지않지만

아주오래된부부의아주애틋한사랑다큐를본적이있다.

잠시만보지않아도못살고

만지지않아도….안되는

그땐그들이아주특별한인종(?)처럼보였다.

그렇게젊은(?)사랑이늙어서도그렇게오래지속되는것일까?

그러나지금생각해보니

그들은자신들에게맞는사랑을했던것이다.

우연일수도있겠고가장잘어울리는..

그들이늙어서도하는사랑의방법이

수많은사람이하는일반적이고도매우젊은….사랑의방법이기때문에

감독의눈에띄었을것이다.

그러나젊기에가능한

그래서어느부분

통속적(통속은나이들어갈수록매력적인상태를의미하기도한다)인사랑을

나이들어가면서누구나다할수는없다.

사람이변하는것처럼

사랑도변하고

혹은늙고

관계도변하고늙어가는것이다.

물론어느부분이전에없던단단함이

예컨대책임일지의무일지긍휼일지연민일지

단단한옹이가사랑의변형된모습으로생겨날수도있다.

프랑스영화아무르는

변하지않는사랑에관한

그러나변해가는사랑에관한

아주독특한변주이다.

나이들어서도여전히사랑하며편안하게살아가는노부부에게

닥치는병마는이제까지그들이만들어오던삶의근간을흔들리게한다.

그러니까이영화아무르는

제목처럼사랑에관한이야기처럼보여지지만

사실은사랑보다는

삶이사람에미치는영향

그것도순전히과정에대한보고서일지도모른다.

그들이아름다움을느꼈던음악도점차그들의삶에서사라지고

대화하며공감하게했던사유책들도삶에서사라진다.

남는것은지리한일상….

살기위해서살아내야만하는…..시간들만존재한다.

점점더심해지는아내의증상.

아내는먹지않으려하고

남편은음식을먹이려다가거부하는아내의뺨을때린다.

찰싹거리는뺨때리는소리는

그들이처한상황을그무엇보다소상하게일깨워준다.

너무나놀라는두사람.

아내도남편도감히꿈도꾸지않았던폭력앞에서

폭력을행한이도당한이도절망한다.

폭력은사랑이다.

변해가는사랑….인것이다.

그래도다시그는의연해지고

아내에게이제까지하지않았던어린시절의이야기를해주기시작한다.

흥분해있던아내는남편의작은목소리에차츰조용해지고…..

소소하기그지없는기억속의어릴적이야기들이

그들사이에펼쳐질때

그소소함이

소소한과거속의이야기가마음에와닿았다.

그리움이지닌치유력을….무심코기대했을까,

젊음의시절….아내도그도그시절로돌아가

쓸쓸한늙음을아픔을잠시라도놓을수있었던것일까,

비록한쪽만의대화라할지라도

그대화속의공존….을새삼바라보았던것일까,

시들어가는생명앞에비둘기한마리가나타난다.

남편은비둘기를아주힘들게잡아서

그움직이는생명체를품에안고얼굴에댄다.

삶에대한어쩔수없는생래적인연민이보이는대목.

영화의말미는결국죽음이고

죽음은가장쓸쓸한인생의대목일텐데

이놀라운감독은

그쓸쓸함을아주경쾌하고가볍게피해나간다.

영화..가예술이라면

예술이지닌미덕….

직시하지않아도되는자유

피해가도비겁대신오히려우아해보이는아름다움…..으로환치해냈다..

감독은

내내너무리얼하여칙칙하던

노후의고독과

질병과

절망과

죽음을

쾌활한외출로마감했다.

관심은행복이상의개념이라고말하던오키프는

아무도자신에게관심을두지않았던때가

오히려자신에게최고의시간이었다고한다.

사랑이….

사랑은…..

무엇이며

도대체어디에있는것일까?

어쩌면평생찾아헤매는보물찾기같은것일까?

사랑은.

7 Comments

  1. 데레사

    2012년 12월 25일 at 11:52 오후

    재미있는영화군요.
    그러나조금은마음을가다듬고봐야할것같습니다.
    나이들어가니자꾸만죽음이라는단어가가까이닥아오는것같아서요.

    연말잘마무리하시고새해는더큰희망으로맞이하시길
    바랍니다.   

  2. shlee

    2012년 12월 26일 at 3:22 오전

    사랑은여기에
    바로내곁에~
    오늘아침우연히남편이입은패딩조끼를봤는데
    뒤쪽에아무르
    라는상표가
    깜짝놀랐어요.
    언제부터입었는지도모르는낡은조끼에
    생뚱맞게붙어있던아무르~
    ^^
       

  3. 벤조

    2012년 12월 26일 at 8:31 오전

    아내의장례를치른후첫번외출로영화가끝나나요?

       

  4. 푸나무

    2012년 12월 26일 at 3:08 오후

    데레사님께서도
    내년엔더욱건강행복하시길빕니다.

    영화는네에…한번보셔도괜찮을듯합니다.   

  5. 푸나무

    2012년 12월 26일 at 3:10 오후

    쉬리님
    정말내사랑
    내곁에네요.

    쌩둥맞은게아니라
    원래그러신거…아닐까.
    두분사이의아무르…..^^*
    우연히바라본필연이곁에있는….
       

  6. 푸나무

    2012년 12월 26일 at 3:12 오후

    벤조님
    아내를죽이고자신도
    죽어요.
    아무도못들어오게집을막아놓고
    죽은아내는꽃으로꾸며놓고
    굶어서….
    기잔해서…..

    그죽음을
    아내와함께하는일상의외출로표현햇다는이야기에요.

       

  7. 해군

    2013년 1월 13일 at 11:25 오전

    마치꿈처럼아내와외출하는마지막장면이너무아름다워서
    오히려더슬프게했던…

    노배우들의연기가가슴에와닿는건철이좀들기때문이겠죠?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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