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있는 풍경과 당신의 불확실한 그림자

여전히우리들에게밥은아주아주소중한일이죠.

맨날다이어트운운하면서

송년회합시다….라는이야기는밥먹읍시다!로귀결되곤해요.

밥먹으면서

나의가장가까운측근,음식에대해지녀야할우리의태도

불가원불가근에대해끊임없이고찰(?)하면서말이지요.

먹고마시면서할일은아니잖아요?

그런데해요.

이렇게사람들과만나는일들은

외출범위에들지않는지,

도무지겨울내내집에만틀어박혀있는것같은생각이들질뭡니까,

그래서어젠분연히떨치고일어났습니다.

버스를타고지하철을타고인사동에서내려일번출구로나갔고

추위에지레질려너무많이입어선지

아니면땅이좋아선지

사진관(?^^)을오른쪽에끼고돌어서니햇살이봄날처럼따스했어요.

갤러리현대를들어갔더니더웠어요.겉옷을벗어팔에걸치고

나무가있는풍경속으로들어갔지요.

이대원의농원

박수근의꽃피는시절

장욱진의까치와아낙네

배병우의소나무와벚나무들

김종학의개나리와달

오치균의감….…..그리고집하나.

작품이적어서좋고

사람이없어서너무좋아서요.

아주천천히

나무를보았어요.

나무를만났어요.

나무를느꼈어요.

나무는참각각이던걸요.

물론나무만아니었어요.

숲도있고집도있고달도있고….

대가들의그림을감히뭐라하겠어요.

그저만나주신것만해도감읍하지요.

사실은사람에게도그래야해요.

내가만나는모든사람들을소중하게여겨야해요.

그림도그림을그린사람의인격이성품이가치관이철학이가득들어있으니

멋진작품이잖아요.

그래서탄복하게되잖아요.

그러니사람은더욱탄복해야하는거아닌가….

싶은생각이들어오더라는거지요.

오치균의그림은올록볼록해요.

나이프로하는건가싶어서자세히보았는데붓이었어요.

감이랑….집한채랑

진달래가그려져있는봄산…..이있었는데

블가원블가근해야하는음식이라도되듯…..

거리에따라묘하던걸요.

그진달래숲은꽤커다란그림이었어요.

가까이보니어둡고칙칙해서….

진달래는피어있는데햇살이들이차지않는곳인가….

더가까이서니진달래가사라져버리더라구요.

그냥약간연분홍색물감이뭉쳐있는듯…..

뒤돌아서서다른그림에빠져잇다가

우연히눈을돌리니

거기전혀다른숲이펼쳐져있는거예요.

진달래는선연하리만치분홍빛이고…..

아직채순이돋지못한나무들은

그래도생명의빛을오종종띄고있었어요.

그제서야여기저기서있는자리를바꿔가며다시보기시작했어요.

그렇게보고있는데

그옆이사무실..아니면창고였던지

벽같은문을열고젊은남자가나오더니멈츳했어요.

그림을보고있는데방해를하면서지나갈것인가말것인가생각했겠지요.

돌아가면번잡한데

살짝보아하니아줌만데아줌마들은대게무디니까….

그냥지나가도되지않을까?

생각했을거에요.

젊고아름다운여자라면

매너있게보이고싶은남자가되고파서

아마뒤로돌아가면서

상냥한목례랄지가벼운예의를표했을수도있었겠지요.

그러나그는멈츳!하다가

아주재빠르게오치균의그림앞을

내시야를거쳐지나갔어요.

뭐나야괜찮지요.

이나이들어

아주상냥한젊은여인들이나받는대접을원한다면

그게오히려이상한일아니겠어요?

그보다는그가처음했던멈츳!이제게는오히려좋아보이더라구요.

기본이되어있는상태를의미하는일이잖아요.

사람에게있는망서림은…..

좋아보이는일들중의하나에요.

단칼에맵고끊듯이….카리스마????이런것보다는

조금씩수줍고망설이며손을만지작거리는

이런순간들이잘보여요.

좋아보이기도하구요.

마치

아직공기는차가운데양지바른쪽햇살비치는봄날같잖아요.

내가아는어느분은

아주먼데서부터이야길시작하는거에요.

가령오늘본어떤사건에대해서이야기를하려면

한십여년전에있었던꿈이야기부터시작하는거죠.

이야길듣다보면걱정이에요.

과연제길로들어설까…..

다행히길을잃지않으면

그제야저는후~한숨을내쉬며안심하게되는거죠.

대개봄날따스한곳에서면

~하는한숨쉬어지질않나요?

네에,

저요지금푸르스트적해찰하고있는거예요.

그는침대위에한번올라가려해도적어도소줏병..ㅋㅋ

낱말로감아수십차레돌려감아야하는정도의길이를

헤매고나서야겨우침대위로올라가는데

나는그림이야길하고있잖아요.

그것도나무의….숲의산의…..

하물며대가들의…..

물론어제아주대단한일을하기도했어요.

세상에책을찢었어요.

네에일부러요.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너무무겁고너무두껍잖아요.

버스에서는책을못봐도전철안에서는책읽어야해요.

그래서조심해서찢어냇어요.

그랬으면좋겠어요.

너무두껍고무거운책은챕터벌로가볍게들고다니며읽을수있게

처음부터제본하는것요.

그리고특별히프르스트책은너무길어서두번읽기어려우니

여백을좀많이두는거에요.옆에다메모하면서읽게나중에다시

보게될때메모만보면..

기억이파박나게요….플리즈….~

아마대강이런생각을했을거예요.

그청년이내앞을오치균의그림앞을스쳐지나갈때….

근데말이죠.

화가성생님이그림을그릴때거기까지생각하고그린걸까요?

얼마만큼서면

진달래와나뭇가지들이선명해질거라는.

색상이달라질거라는

그런것을예측하면서

농담을표현하고….

아휴우예측을한다면.

머리가아주좋거나타고난감각이있거나….

감나무가지도감도….그랬어요.

거칠고성기게보이게끔하려면

얼마나섬세해야하는가를

생각하게했죠.

수줍은사람의오버된너털웃음처럼말이죠.

옆사람까지민망하게하는…^^*

혼자그렇게그림삼매경…..이아니라

잡다한생각속에빠져있는데

여성분들세분과납자분한분이오시더니

엄청떠드는거예요.

다른사람소음이그림까지잡아먹더군요.

하긴산두잡아먹어요.

산에서사람들떠들면

산두안보이게되거든요.

그래서아이고이제그만나가자..

하며뒤돌아서나오는데

이것리모델링할때말이야.여기를잘못햇어….이게튀어나와서

그것칼라가맞질않잖아.다른것내다걸어….

그러고보니이층입구에걸어놓은그림이벌써떼내지고……

주인이었을까요?

나는흠뻑빠져서본그림을

색깔운운해가며퇴장시키기도하는……..

근데지금제가멀하나모르겠어요.

사실은갤러리현대보다는

금호미술관에서하는

저수상해서매력적인제목

당신의불확실한그림자……에가서본이야기를하고싶었는데

워낙제가걸음이좀느려요.

그래서같이사는분과어딜가면

입구에서헤어져….

다시입구에서만나

같이돌아오거든요.

더군다나요즈음푸르스트를읽고있으니

스완백작도아니면서

귀족적인분위기를내는여인도아니면서

걸음만무한정느려지는걸요.

10 Comments

  1. 쥴리아스

    2012년 12월 28일 at 1:52 오후

    사실’당신의불확실한그림자…’에관한이야기쓰시면되요…ㅋㅋ
    모든게너무느려다시완고한삶의질곡이느껴지는건왜인지…
    너무빨리지내와서느린건전혀적응이안되는이상황은뭔지..

    하튼즐거운연말연시보내시면서귀족적여인을한번꿈꾸세요….   

  2. 말그미

    2012년 12월 28일 at 2:20 오후

    푸나무님의글을읽고있으면장문의서사시같은걸느껴요.
    틀림없이산문인데전체가詩같은느낌요.

    근데저도그런경험이있어웃음이났어요.
    이야기곁가지가너무길어옳게줄거리를찾아올까
    조마조마한마음요…ㅎㅎㅎ

    푸나무님!
    때로곁가지가좀길어도용케도찾아오십니다,푸나무님은…
       

  3. 凸凸峯

    2012년 12월 28일 at 2:34 오후

    푸나무님은길을걸으실때
    맨홀을조심하셔야겠습니다.
    Openmanhole을말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산마테오라는
    마을이있어요.매홀에빠진
    소년의이야기가있었는데…..

    A9-year-oldboyhasnotbeenfound
    sincefallingintoanopenmanhole
    inafloodedstreetinSanMateo….

    너무생각이깊고상념이많아도
    사람(Man)구멍(Hole)에
    빠질수있어요.   

  4. 騎士

    2012년 12월 28일 at 4:45 오후

    박수근,장욱진등의그런류의그림은저는싫어합니다
    나무는세잔느나무여야합니다
    박수근장욱진의그림을보면
    잡지책에그려진삽화같습니다
    제개인적인생각입니다
    짜장면좋아하는사람있고짬뽕좋아하는사람있듯이말입니다
    힘들여서보시고왔는데
    삐딱선을타서죄송합니다   

  5. 푸나무

    2012년 12월 29일 at 12:36 오전

    쥴님,
    동아시니…
    썼습니다.
    방학이라…느리신거죠?
    느림에너무빠지지마세요.
    개학하면문제니…   

  6. 푸나무

    2012년 12월 29일 at 12:37 오전

    말그미님
    맞아요.
    제가쓸데없이해찰을좀많이하죠.
    근데
    전그게재미잇어요.
    산길걸으면서도
    이것저것바라보는해찰…엄청하거든요.
    블로그글질의매력이죠.   

  7. 푸나무

    2012년 12월 29일 at 12:40 오전

    철님.
    맨홀까지는아니더라도
    산길걸으며…
    정말이렇게옆이나위만보다가
    넘어지면어떡하지…
    정신을차려길보고걷다가
    다시원상복귀…

    너무생각이깊고상념이많아도
    사람(Man)구멍(Hole)에
    빠질수있어요

    흠흠,
    놀라운갈파력!
    고개를끄덕이게하시네요.
    고맙습니다   

  8. 푸나무

    2012년 12월 29일 at 12:48 오전

    힘은아니구요.
    즐겁게보고와서
    삐딱선타셔도전혀괜찮아요.
    저처럼문외한이아니시니
    강한톤으로
    이야기하실수있죠.ㅋㅋ
    전그래도아낙네까치단순화된나무…좋던걸요.
    그러고보니전아주이쁜그림…만화같은그림도엄청좋아하는것같아요.
    요위에도글하나썻는데
    또삐탁선즐겁게타시죠…머^^*
       

  9. 2012년 12월 29일 at 6:02 오전

    십수년전부터인가..삼성에서화가한명의작품으로달력을(vip용고급으로)만들기시작하더니,요즘은삼성뿐아니라,여기저기에서그런고급달력을만들죠.올해2012우리은행에서나온vip용달력이장욱진화백그림으로만들어진달력이었는데.걸지도않고잘모셔뒀습니다.화집보듯이구경하다가,제일마음에드는그림한두장만액자로맹길어서걸으려고요.뭐사실은진짜그림을걸고싶지만,집은고사하고나를내다팔아도오리지날은살능력이없으므로..달력이나좋아하는밥.ㅎㅎㅎㅎ장욱진화백좋아한다는말씀입니다ㅎㅎ   

  10. 카렌

    2012년 12월 29일 at 11:20 오전

    술술읽히는글이매력적입니다.이음악은누구것입니까역시좋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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