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유산ㅡ내가 사라지는 순간

숫눈길이란단어를사용했더니

지인께서물으셔요.

처음본단어라고..

사람이밟지않는눈이쌓여있는길을말함이라고했더니

슬그머니만든단어냐고물으시는거예요.

아이구감히어찌

산그리메는아마도제가아주좋아하는단어들중의하나일거예요.

그림자에서파생한단어그리메

그림은….그리움에서파생된단어일까요?

그림자라는명사가주는느낌도

사실본질을향한해바라기단어이긴해요.

설령

그리다가흉내내다그리다에서파생되었다하더라도

그것역시그리움이라는기본정서가맺혀있는단어이구요.

그림자라는명료한끝맺음이있는명사를

메라는…..그리메….라는

진행형느낌이있는단어로슬며시바꾸어가는것은

어느한사람의그리움이아니라

여럿이아주긴세월….모으고모은

시간의티끌로모아진그리움의밀도가아주강력해진오진단어라는게

소생생각입지요.

산그리메는

산의능선..

산의줄기들을

먼곳에서바라볼때…..나타나는산의그림자

산을그리워하는산을그리워하게하는그리움의.

산그리메에요.

산을좋아하는이유가사람마다다르겠지요.

저는<산에서혼자>를좋아해요.

사람이산만해선지주위가산만해선지

도무지혼자될틈과여력이별로없어요.

그러니아무리눈을밝히뜨려해도

보이는것은언제나눈에보이는것뿐!이지요.

매우구태의연한표현일지모르지만

ㅋㅋ

아이들그것도옛날고리타분한동화책에서나

보암직한이야기일지모르지만

나는마음의눈이있다고..

그것도현실적으로,실재한다고생각해요.

그것은영혼과매우밀접한관계에있지요.

영혼을믿지않는사람은

마음의눈같은것생각하지도않을거예요.

일단마음속에있으니

그눈을샤워시키기가쉽지않은데

내경우엔<혼자>있을때가샤워중!

더군다나그곳이산이라면

샤워물줄기는세고맑고….하다는거죠.

어제덕유산향적봉에내생전처음….올랐어요.

물론곤도라를타고말이지요.

새벽여섯시도안되는시각에지하철을타고

충무로에내려김휴림….여행편지버스에올라타야하죠.

부지런해야해요.

하루집을비우니음식도더장만해야하고

식구들눈치도봐야하고

아내여행에무조건한지지를보내는남편은괜찮은데

또으디를가냐????하는눈초리의엄마ㅎㅎ

시어머니가아니라서그나마다행이긴하죠.

아니엄마,담휘아빠가괜찮다는데그리구내나이가몇이유?

이젠자유로워도될나이랑께엄마.

다행히제일까다로운담휘가

학교에서하는봉사로베트남으로두주넘게떠나서……

김휴림버스..45인승

맨뒷자리를부탁한

내옆자리한자리빼고는아주만석이더구요.

남자는아내와함께온하라부지들

두세명외엔전부여자예요.

우리나라멋진나라죠….여인천국.^^*

내내안개가끼었어요.

산에도안개가….안갠가….했더니

구름인가….구름이다….구름이었어요.

기대했던눈꽃이없어서….마음이명랑하지못했는데….

아이구웬걸요.

겨우내산에자주못간응어리진마음을

한장면………

산그리메펼쳐진장면으로

마치그산그리메가거대한용광로이고

내응어리진산에대한그리움은작은눈뭉치라도되듯이

순식간에형체도없이사라지던걸요.

켜켜히놓여진산그리메가한도없이펼쳐지더군요.

워낙동서남북을모르는방향치라

옆에사람들오고가며중얼거리는소리를주워들으니

강하고세보이는저기산그리메는

가야산줄기로이어지고

향적봉에서아득하게보이는푸른산은세상에지리산이래요.

녹색이가미된그런푸름이아니라

정말쪽빛같은푸름

아주깊은바다같은푸름이었어요,..

그런하늘이운해를사이에두고저기멀리아득히펼쳐지는데

그럼요사람마다얼굴다르듯살아가는방법다르듯

생을맞이하며겪어가며결국맞이하게되는죽음을준비하는과정두다르겠지요.

그러니내경우인데

삶이죽음을준비하는여정이라면

(결론은그렇잖아요)

말을잃게하는풍광앞에서니

해일처럼다가오는산그리메들이

산그리메가내게전해주는

그만의오롯한전이가

죽음이나세상끝에대한두려움을

상쇄시켜주는듯….

상쇄시켜줄거라는

딱그만큼,

지금충일한만큼내안에

생의마지막에서고요할수있을거라는

가만히서서그아득한곳을바라보는데

풍경이

산의푸른빛이

푸른산에낀희디흰운해를바라보는데

세상의끝.

삶의끝….

지금다가오더라도나외롭지않으리.

단순히아름다움이주는경이로움이나환희와는다른,,,

적막한충일감….이라고나할까요.

하얀눈이쌓여있는산위에수많은헐벗은나무들….

이하늘로향해있어요.

언제는하늘아니었을까만….

나뭇잎이라는옷을벗고,

하이얀눈위에서있으니

하늘을향해!!!!

뭉클하게다가오더라는거지요.

하늘은무한대지요.

무한대는신의영역이에요.

겨울산

겨울나무.

신만이만들수있는나무

하물며우리존재는더말해무엇할까요.

나무가하늘을향해빈몸으로두팔벌려

하늘을찬미하듯,

난마치

그런그들과함께

예배하는것같았어요.

삿된나

내가아주잠간사라지는순간이었지요.

17 Comments

  1. 벤조

    2013년 1월 16일 at 3:17 오전

    죽어도좋아!페드라~아~~~
       

  2. 벤조

    2013년 1월 16일 at 3:19 오전

    죽어도좋아!산그리메~에~~~
       

  3. 凸凸峯

    2013년 1월 16일 at 3:59 오전

    숫눈길도그렇고
    산그리메도그렇고
    참맛깔스러운우리말….
    좋은우리말
    보호하고보존하고
    활용해야하는데…
       

  4. 해군

    2013년 1월 16일 at 6:28 오전

    지난해11월,덕유산향적봉에올라가서
    (물론곤도라나케이블카안타고걸어서ㅎ)
    멀리지리산천왕봉을봤는데사진에서는알수가없네요

    ‘김휴림의여행편지’에끼어볼까했더니
    ‘남자는사절’이라는정책때문에
    여성동지에게묻어서가아니면안되더군요
    이래저래남자들은설자리가줄어들어요
    그게다잘난남자들탓이긴하지만…ㅉ   

  5. 騎士

    2013년 1월 16일 at 9:53 오전

    겨울나무는황홀한초록의욕망이떨어져누운것이지요
    근심없이자란나무는나무의무게가뿌리로내리고
    여기저기서실핏줄을터트리며온몸으로겨울칼바람을맞지요
    겨울칼바람의채찍이나이테를한금한금그어가지요
    나이테가자라나는소리에눈이속식임으로응답하지요
    사진이너무프로급이어서젠장헐~~사진기가좋은거여솜씨가좋은거여….   

  6. 벤자민

    2013년 1월 16일 at 10:18 오전

    난이름만듣어본덕유산이군요
    얫날뭐저기서무슨정치단체들
    단합대회한다도들떠들어산적이잇었는데…

    위햐여!!해삼시롱ㅎㅎ

    김휴림뻐스!!
    요즘은할아버지는태워주는가보죠
    할아바지나이기준이몇살?
    그나마도결혼증명서때가지고가야하나요ㅎㅎ   

  7. 푸나무

    2013년 1월 16일 at 11:19 오전

    벤조님…
    페드라….산그리메……
    둘을연관시키노라…..한참헤맸습니다.
    헤매라고하신거죠.
    아니면
    죽음에????^^*
    어쨌든….강한에너지느낍니다.!!!   

  8. 푸나무

    2013년 1월 16일 at 11:21 오전

    아어덕하죠?
    이제철님을뵈면….
    삼룡이가갑자기떠오르니….

    그러니소생잘못이아니라
    이것은순전히
    글잘쓰시는사모님때문이옵니다.
    삼룡…
    아니철철님.ㅎㅎ   

  9. 푸나무

    2013년 1월 16일 at 11:22 오전

    기사님은…..
    로기처럼
    시인처럼
    마치샐리처럼글쓰시다가
    세상에
    젠장헐….
    이것너무친한단어아닌가요?
    뭐친하긴하지만요…ㅎㅎ
       

  10. 푸나무

    2013년 1월 16일 at 11:26 오전

    해군님.
    곤도라와케이블카는엄청달라요.
    뭐가다른지저는잘모르지요만,
    김휴림가시려면
    서울쥐언니언니를회원등록하셔서
    사이좋게가셔야할거에요.
    부부만되거든요.ㅋㅋ

    부부여야만이
    차안에서대화를안하니…^^*그런가봐요.
    점점강해지던데요
    어젠아예,
    옆사람과속삭이게도못해요.
    저처럼혼자인사람은더할나위없이편한여행이긴하지만요.
       

  11. 푸나무

    2013년 1월 16일 at 11:31 오전

    벤님처럼
    비자금풀어가며
    여성동지들에게
    둘러쌓이기를좋아하시는분들은
    김휴림여행사이트에선
    아주요주의인물일거에요.ㅋㅋ
    하라버지들몇분이서할머니곁에따라오셨는데
    예측대로대화전무하니…
    김휴림의도대로아주조용한여행이되었지요.
    하라버지….나이는저두잘몰라요.ㅎㅎ

       

  12. 벤자민

    2013년 1월 16일 at 12:19 오후

    참~~~이제자금다써버렸다니까요ㅎㅎ

    그라고비자금풀어모은게아니고
    모이다보니푼것아닙니꺼?ㅋㅋ   

  13. 凸凸峯

    2013년 1월 16일 at 1:03 오후

    삼룡도
    철철도
    좋지만

    오빠가
    더좋아

    푸나무
    씨   

  14. 데레사

    2013년 1월 16일 at 1:35 오후

    우리나라좋은나라,여인천국맞아요.
    스포츠센터만해도남자들은이른새벽이나저녁시간을빼고는
    다여자들뿐이죠,목욕탕도그렇고어쩌다여행버스를타도
    그렇고….암튼여자들살기좋은나라에요.ㅎㅎ

    눈쌓인덕유산,정말아름답습니다.
    이제는올라가지는못하겠고그냥눈으로만즐깁니다.   

  15. 雲丁

    2013년 1월 16일 at 3:02 오후

    덕유산겨울풍경이무척아름답네요.
    수묵화였다가,산수화였다가,,선경이여요.
    훌쩍떠나지않으셨다면이런풍경은어떻게감상할수있겠어요.
    덕분에저도요.^^
    감사해요.아주많이요.^^   

  16. 풀잎피리

    2013년 1월 17일 at 12:00 오전

    봐도봐도질리지않는겨울산의묘미를봅니다.
    산그리메,그렇지요,
    아련한그리움능선구비구비에묻어있습니다.   

  17. 나를 찾으며...

    2013년 1월 17일 at 1:39 오후

    어젠덕유산풍경에푸우우우우우우~~~~~ㄱ빠져스리
    여서한참을홍야홍야홍야거리다돌아갔어요.ㅎㅎㅎ
    직굼보니아직도홍야거릴꼬같다는생각에자꾸젖느만뇨~!^*

    굽이굽이넘실대는저산능선이능선이의그리움이
    이노래의절절함과우째이리잘어울리나여?아흑!!!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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