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그대로 인해 매우매우
BY 푸나무 ON 1. 25, 2013
연천은처음이었어요..
연천전곡….들은왠지강원도느낌이났는데경기도더군요.
아침에일기예보대로눈이나풀거리며내렸고
그대는전화를해서그동네도눈비가내리니조금늦게출발하라는전화를했어요.
전화기저쪽의그대목소리는다정하면서도시원시원했어요.
하여느긋한신문읽기를할수있었지요.
열한시쯤되니눈이그치더군요.
네비에연천소방서를치고모짤트레퀴엠으로시디를갈아끼고……
익숙한곡을들어야네비소리를잘들을것같아서말이지요.
누군가해준크래식…..하다….라는말은
거리를의미하기도해요.내겐,
얼른곁을주지않거든요.
한공간에서같이있는데도아주열심히깊게집중하지않으면혼자가버려요.
그래서운전할때는음이흐르자마자금방젖게되는팝이나재즈보다는클래식이좋죠.
따로놀면서운전에집중해야하니까요.
송추지나…장흥쪽으로들어서면서눈발이다시날리기시작했어요.
차의속도와맞물려어느한부분…손바닥만한차창가운뎃부분으로
눈은나를향하여달려오듯….
정말그랬어요.달려오다가창에맞아튀겨나가는…..
길에쌓이지는않았지만세상은온통눈이었어요.
하얀것들..나풀거리는것들…..
무수한가랑눈사이로낯선곳을향하는기분….
그댄내첫사랑…중학교때수학선생님처럼여겨졌고
나는갑자기그어린소녀가되는기분이었어요..
.
눈발이사위를가득채우는것처럼
사람의마음속까지점령한다는것을,….
늙은아지매마음을삽시간에바꿀수있다는것을
차안에서마치슬라이드구경하듯바라보았어요.
사실이즈음겨울은여명속의짙은어둠처럼정처없는모습이죠.
가야하는데가야할곳을모르는사람의발길같아보이기도해요.
생기없어져가는아지매나
겨울빛옅어져가며눈빛아득해지는겨울이나
그동류들에게
눈은놀라운생기를불어넣는거예요.
지구라는동네별로안가본데가없는어느여행가가그러더군요.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것은극지의오로라라구요.
그는모짤트를들으며
송추와장흥사이의구불거리는길을,
그것도눈내리는속에서달려봤을까요?
그대집가기못미쳐….보호수….남면느티나무가있더군요.
그냥나무도좋아하는데명패단나무야,….
사정없이방향을꺾었죠.
표시판을따라갔더니수백년거기서있던,
아주어린순거기에솟아나서
그곳그자리지키길수백년….
사람으로서는감히할수없는무량대수불가사의한일아닌가말이죠.
당연히정착하지못하는,
팔랑거리는나비같은,사람종은,
지닐수없는위엄과품격이남면느티나무에는있었죠.
수피의옴팍한곳에거친옹이에살짝살짝흰눈을담고서있는모습이라니.
사진을찍긴하지만
엄청난세월이그조그마한기계속에들어올리가있나요.
그저허망한몸짓이죠.
사진찍는일도,
그렇게그대집엘갔어요.
한눈에알겠던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