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그대로 인해 매우매우

연천은처음이었어요..

연천전곡….들은왠지강원도느낌이났는데경기도더군요.

아침에일기예보대로눈이나풀거리며내렸고

그대는전화를해서그동네도눈비가내리니조금늦게출발하라는전화를했어요.

전화기저쪽의그대목소리는다정하면서도시원시원했어요.

하여느긋한신문읽기를할수있었지요.

열한시쯤되니눈이그치더군요.

네비에연천소방서를치고모짤트레퀴엠으로시디를갈아끼고……

익숙한곡을들어야네비소리를잘들을것같아서말이지요.

누군가해준크래식…..하다….라는말은

거리를의미하기도해요.내겐,

얼른곁을주지않거든요.

한공간에서같이있는데도아주열심히깊게집중하지않으면혼자가버려요.

그래서운전할때는음이흐르자마자금방젖게되는팝이나재즈보다는클래식이좋죠.

따로놀면서운전에집중해야하니까요.

송추지나장흥쪽으로들어서면서눈발이다시날리기시작했어요.

차의속도와맞물려어느한부분손바닥만한차창가운뎃부분으로

눈은나를향하여달려오듯….

정말그랬어요.달려오다가창에맞아튀겨나가는…..

길에쌓이지는않았지만세상은온통눈이었어요.

하얀것들..나풀거리는것들…..

무수한가랑눈사이로낯선곳을향하는기분….

그댄내첫사랑중학교때수학선생님처럼여겨졌고

나는갑자기그어린소녀가되는기분이었어요..

.

눈발이사위를가득채우는것처럼

사람의마음속까지점령한다는것을,….

늙은아지매마음을삽시간에바꿀수있다는것을

차안에서마치슬라이드구경하듯바라보았어요.

사실이즈음겨울은여명속의짙은어둠처럼정처없는모습이죠.

가야하는데가야할곳을모르는사람의발길같아보이기도해요.

생기없어져가는아지매나

겨울빛옅어져가며눈빛아득해지는겨울이나

그동류들에게

눈은놀라운생기를불어넣는거예요.

지구라는동네별로안가본데가없는어느여행가가그러더군요.

이세상에서가장아름다운것은극지의오로라라구요.

그는모짤트를들으며

송추와장흥사이의구불거리는길을,

그것도눈내리는속에서달려봤을까요?

그대집가기못미쳐….보호수….남면느티나무가있더군요.

그냥나무도좋아하는데명패단나무야,….

사정없이방향을꺾었죠.

표시판을따라갔더니수백년거기서있던,

아주어린순거기에솟아나서

그곳그자리지키길수백년….

사람으로서는감히할수없는무량대수불가사의한일아닌가말이죠.

당연히정착하지못하는,

팔랑거리는나비같은,사람종은,

지닐수없는위엄과품격이남면느티나무에는있었죠.

수피의옴팍한곳에거친옹이에살짝살짝흰눈을담고서있는모습이라니.

사진을찍긴하지만

엄청난세월이그조그마한기계속에들어올리가있나요.

그저허망한몸짓이죠.

사진찍는일도,

그렇게그대집엘갔어요.

한눈에알겠던걸요.

아저집이구나보통다른집과는아주달랐으니,.

집앞에나와서양손을번쩍흔들고있는그대의흰앞치마…..

사람이사람을매혹시키는것은

사람이지니고있는다양함일거에요.

화장기없는맨얼굴과흰앞치마는

결국그대의고품격…..을나타내주었는데….

그게아주미미한시작이었지요.

대문부터….그대는대문이예뻐야한다고말하더군요.

다똑같은아파트에살더라도대문을달리할수있고그래야한다구요.

손수쇠를두들기고다듬어서오직세상에단하나의대문을만든여인

그대집의모든창과대문은이세상에오직단하나뿐인것들이었어요.

그리고그대집안의모든것들역시

오직단하나!인것들이었죠.

어떻게그렇게자그마한탁자도자기를구을생각을할수있을까요?

그렇게어여쁜빛깔로구워서여러개를함께놓다가

하나씩움직이기도하는탁자말에요.

너무많은것들을보노라해보지않았지만

음전한모습으로차를즐겼다면

아마그대는틀림없이차한잔놓여진탁자하나를

살짝내앞으로밀어줬을것같아요.

화장실문도참내겐놀라웠지요.

불을탁켜자문의창살처럼….

나타나는그은은한나리꽃이라니,

이제는구하기도함든구들장돌로전부바닥을깔았다는데

빨래판같은구들장두개를욕조앞에놓아두고

그곁에는알맞은크기의조약돌….조약돌이라기보다는조금더큰가요?

매끈한돌몇개,

그리고구운,,황토색의낙엽한잎….

그낙엽이파리는떨어진지아주오래되었다는듯이

낡은모습으로살짝구겨져있더군요.

마치온화장실을숲

그것도늦가을숲으로만들던낙엽한잎….

내내들고내가바라보았던것.,,

아마그대는몰랐을어에요.

구운토기병위에기다랗게드리워진찔레나무열매한가지….

아마도늦가울에꽂아두었을찔레나무가지에서

솟아나던연두순…..

화장실안이

그렇게경이로울수있다는것은절대흔한경험이아니지요.

집을꾸며주던잡밖의작품들,

이층작업장의수많은책들과작품들

하나하나작품이던그릇들.

그리고

그그릇들에담겨져내앞에놓여진음식들

백년된식초가맛나게하던샐러드….로부터

시작된코스요리….

이세상어디에도없는그대집만의정성스러운요리는

최고의성찬이었어요.

거실과부엌사이에있던천정에붙여진철로만든꾸밈들

그대집안의모든것들이스토리를담고나를바라보는데

나처럼하나로열을보기를좋아하는소심한사람에게는

그대집의수많은……사랑스럽기그지없던예술들은

나중엔감탄조차그치게했어요.

숨이가빠서요.

언어가없잖아요.

식상한언어를다시사용하기에는작품에걸맞지않았고….

그대

오월에전시회를한다하니

그동안새로운언어가있으려나모르겠지만하여간갈고닦아

그대작품을읽어보려고해요.

책꽃이의오래된문학사상..현대문학….을보는순간,

내가버린책들이생각나서마음이짠했는데….

오에겐자부로를생각하며^^*

이내마음을고쳐먹었어요.

살아가는모습이다른걸요.

아이들내곁을다떠나고나면

난정말단출하게사는것이꿈이거든요.

책은…..도서관의것들을내것으로삼고

책도도서관에서빌려주는다섯권이상곁에안두려고해요.

살림은날마다밥해먹을최소한의것들….

그리고

빈벽에두개도말고눈과마음씻어줄그림하나

그래서먼지쌓일곳이없는단순한집이나의로망이니

그대의섬세한예술성과는이미결과길이다른터….

그래서더욱고와보였는지도모르겠어요.

처음얼굴대하고부터헤어질때까지

나를끝없이감탄하게하고놀라게하던그대…..

어젠

그대로인해매우매우충일한하루였어요.

5 Comments

  1. 벤자민

    2013년 1월 25일 at 2:28 오전

    아~~~연천전곡

    그기서얫날에난포도쏘았는데…
    사령관옆에서미군장군과도쏼라쏼라^^

    그계곡의보신탕
    그렇지만난개는먹지않지요
    향어는먹지만..

    푸나무님은낭만이잇읍니다
    또이렇게불러주시는분도계시고
    난그냥바다가육지라면ㅎㅎ   

  2. 士雄

    2013년 1월 25일 at 5:06 오전

    ㅎㅎ좋은벗,,지인을두셨네요.
    서울중심에콤파스를꼿고원을그리면전곡연천은수도권입니다.
    인천이나수원보다가까운곳이지요.
    어떻게잘아느냐구요.
    군생활을그곳에서했거든요..ㅎㅎ   

  3. 참나무.

    2013년 1월 25일 at 8:28 오전

    루시아님만나셨구나
    맑은미소…웃음섞인전화목소리들을때면
    무조건무장해제되어버리는분이지요
    5월엔같이갑세다아~~

    (파반느올리셔서제블로근줄알았시다..ㅎㅎ)
       

  4. 雲丁

    2013년 1월 26일 at 12:09 오후

    그렇군요.
    비단루시아님,
    블로그이웃끼리사람사는향기와멋을즐기며사시는것
    정말좋아보입니다.
    매임없이그렇게후울쩍오갈수있는시간적여유가부럽고요.
       

  5. 말그미

    2013년 1월 28일 at 12:19 오후

    연천…강원도같기도하고경기도같기도하고…

    ‘아이들이다떠나고나면
    단촐하게살고싶다’는마음이젊어그렇다는거,
    아직그생각못해보셨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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