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 피어 천하가 봄이로다

한지로표지를만든도록과전기의매화서옥도

예술작품을보는순간

<전율>이인다는것은아주드물지는않겠지만

드문일일수있다는게내생각이에요.

전율은전쟁같은것을보며무서워떤다는이야기니…..

하마작품을보고…..

그럼에도불구하고사람들은소스라치듯놀라거나반가울때

혹은그립거나사랑하는대상과의조우시이단어를사용하기도하지요.

사람이흥이없어선지

다른사람의전율은내겐

어떤따뜻함어떤부드러움,어떤경이로움…..이점차충만해오는상태

로화하는것….

내겐전율같아요.

특별히매화라그랬는지도모르겠어요.

구구세한도같은일력을기억하며사는것도아니고,

참아무리생각해도이런서정드물죠.

여든한송이의꽃이그려진고목을벽에붙여놓고날마다한송이씩색을칠하다니요.

어제꽃송이그리고오늘나무다르겠지요.

색의농담,꽃그늘….변해가는나무….

깊은산숲까지가지않더라도

거기방안그자리에서나무한그루로충일된숲

더이상어떻게충만한숲을느끼겠어요.

그리고

마지막한송이를칠하는날

창문을열면거기에봄이와있다니….

봄을기대하는마음이이렇게그윽할수가요.

기대하는마음때문이라도

설령거기희디흰눈가득쌓인정경창문밖에서펼쳐진다한들

이미눈과는상관없는봄이거기있겟지요.

봄만일까요.

매화한송이씩색을담아가는겨울은또어떤가요?

한강을끼고남으로내려가는길

물의결이달라져있어요.

찬연하기도하지…….

햇살이부드럽게물에와닿고물은결에따라영롱한빛을내는데

겨울빛겨울물만나는것과는다르다니까요.

하긴이것도탐매探梅아니겠어요.

비록잔설을헤치고

깊으면서도따뜻한산속으로매화를찾아떠나는

맹호연의선비길은아닐지라도

매화를찾아떠나는길은틀림없으니까요.

梅花,피어천하가봄이로다

포스코미술관전시회제목인데괜찮네요.

그약간의과장이구구세한도의일력과아주어울려요.

퇴계이황의매화시첩이있더군요.

매화시91수를스스로묶은거죠.

매화를매형이라은근하게불렀던그이….

설사를한뒤매형을치우라며….

사람보다매화를더부끄러워한그이,

마지막별세하는날에도분매에물을주라고….

전율은아니고

저절로미소가지어지던걸요..

차강조속의묵매도….두장이펼쳐져있는데

꽃이피어있지않는유일한매목이좋았어요.

강세황의자그마한그림난매도

힘뿐이아니라절제된우아함이저절로느껴지는

난옆의죽

매옆의죽이…..

도록을사와서이글을쓰는지금도보는데볼수록좋군요.

그의자화상을생각하며보니

아주어울려요.

단원김홍도의괴석의매화는

처음눈을환하게이윽고마음까지환하게해주더군요.

돌틈사이에서이르게솟아난어린풀.

옅으면서맑은풀빛은잎마다흐린농담을지닌채솟아나잇고

그위로옆으로가볍게치솟은매화.

성긴꽃잎들.,,,,

아매화를그리는방법으로성긴꽃….이들어기도하더군요.

촘촘한꽃은개나리나벚꽃에어울리지매화의격으로는

그렇죠.

조희룡의묵매도도있었어요.

조희룡은제가좋아하는전기를아주멋지게상찬한사람이죠.

전기를알고부터막대끌고산구경다시가지않는다.전기의열손가락끝에서

산봉우리가무더기로나와구름안개를한없이피워주니….“

그의매화초옥도는깊고울울했는데

오늘본매화는

꽃이나줄기나가지나나무보다는

그의담대한필이장엄하게존재하는…..듯하더군요.

일곱살이나어린,

전기를그만큼멋지게칭찬하려면

그럼요작은스케일로는안되지요.

적어도이만큼그릴수있으니

그런안목으로그런깊음으로다른사람을칭찬할수있는거죠.

묵은일필휘지여야맞는것같아요.

정성은이미시간의량으로측정되어있고

그림에는순간의힘..순간의정열순간의장엄…..

즉번개나뇌성같은순간의것을모으는게아닌가,

그의그림앞에서든생각이지요.

전기의매화서옥도에는

역매오경석이좌정하구있어요.

그런전기가좋아한벗오경석의묵매도도있었어요.

전기가흠모하여

그의그림속에넣을만한벗이구나…..

그의묵매는우아하고유현해보이더군요.

꽃두아름답지만

매목의선이…..그파격적이면서도놀라울만한균형미가놀라워서

마음속에무엇인가가차오르기시작하더군요.

허련의매화서욱도묵매도매화도….

나중에그림하나소유한다면매화를소유하고싶다생각이들어왔어요.

빼어나고담담하고소박하고아름답고기이하고…..

서너번돌았을거예요.

자그마한미술관을,

처음에는잘보이지않던매화들조차점점보이기시작하는데…..

기실

매화그림은거의가다마음속의매화를그리는것일거에요.

실제로존재하는매화앞에서

사실적인매화를그리는게아니라

마음속에담겨진매화를그리는것요.

생각하는매화

그리워하는매화

보고싶은매화

마치마음속정인처럼

마음속에서살아가는매화요.

그러니매화를볼때그마음을읽어야되지않을까….

눈에보이는것만바라보는빈눈으로매화를보려하니

마음속매화가보이겠냐구요.

전율은아니지만차츰눈이진정되고마음이열리기시작한건지..

모든매화들이사랑스러워지기시작했어요.

겨우도록하나사들고돌아올수밖에없었어요.

마치

내마음그공간에두고온듯….

한참멍했어요.

마음을빼앗기는대상을만나면

그에게마음을준만큼

허청거릴수도있다는것,….

아세요?

단원의괴석매화도

강세황의난매도

허련의매화서옥도

다빛이향기롭던월전장우성의야매도

도록에서찍은역매오경석의묵매도

6 Comments

  1. 士雄

    2013년 2월 14일 at 7:29 오전

    그렇지요.그렇습니다.
    마음속의매화라는표현에동의합니다.ㅎㅎ   

  2. 말그미

    2013년 2월 14일 at 11:57 오전

    저는제목을보고뛰어들었다가
    그만저에게실망을하고말았습니다,푸나무님.
    일차원적인매화가아니었던것을요…
    그래서예술인것을…

    저는장우성의’야매도’도좋습니다.
    달빛아래서의매화는생각만으로도멋집니다.
       

  3. 凸凸峯

    2013년 2월 14일 at 8:48 오후

    이곳에도매화가활짝피었습니다.
    봄,봄,봄,
    정인같은매화가나른하게기지개를폅니다.   

  4. 데레사

    2013년 2월 14일 at 10:25 오후

    곧그림속이아닌곳에서도매화가피어나겠지요.
    설중매라고했으니눈은남아있어도매화는곧피어날것
    같습니다.

    그림속의매화,이아침마음을따뜻하게해줍니다.   

  5. 八月花

    2013년 2월 15일 at 1:35 오후

    소주에매화를보러가야할텐데…
    제일이랍니다.   

  6. 雲丁

    2013년 2월 15일 at 1:36 오후

    청매,백매의고아한향기에한껏취하고싶은마음이어요.
    좋은글과매화그림잘감상하였어요.
    편안한저녁이시고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