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윤리학

귀가얇긴하다.

신문영화평에여러번속았음에도불구하고여전히새로운평이실리면읽고

흔들리면결국움직이게된다.

행주대교를넘어가는버스안에서보니

겨울에는보이지않던,

강물위로어른거리는부드러운기운….

감지해낼수있었으니

무엇보다살갗을스치는바람결에날카로움이빠졌으니…..

나는오늘

봄이왔다!고내가내게선언했다.

어느때는괜히혼자단호해지고싶다.

단호한척하고싶다.

아프리카누도그렇다고한다.

괜히한가하게놀다가갑자기전속력으로

마치무슨엄청난일이라도생긴것처럼

달리기시작한다고한다

전염병은번지고….

모두다정신없이달리다가다시멈춰서서한가롭게풀을듣는….

설마괜히그러겠는가….

무료한삶속에서스멀거리며번져오는권태…..뒤의슬픔때문이겠지.

그래서그슬픔을견뎌내노라무작정달리기시작할것이고

몸이지닌생래적인긍정적작용이그슬픔을진정시킬무렵

달리기를멈추고다시일상으로들어서는,……

나는누를그렇게여긴다.

그러니나의쓰잘데기없는단호함도

누의달리기와흡사할것이다.

분노의윤리학은……

스토리도제법쫀쫀했고카메라앵글도특이했다.

고공에서저공으로…..

제법여러번등장하는아주작은도청선은미묘한공간적상상력을제공했다.

가다가멈춰서고뒤돌아서다다시앞서가는시간을쥐락펴락하는편집도

세련되었다.

스릴러처럼보이나

이미범인을영화시작몇분만에알려주니스릴러도아니다

그렇다고추리물도아니고

굳이구분을하자면불랙코미디…..

몇번시니컬한웃음이나오기도하니.

사람에대한이야기라는기자의평도그다지틀린것은아니다.

영화는사람을보게해야한다고생각한다.

사람을응시하게하고

사람을분석성찰하게하고

사람을수용이해하게하고

그리하여사람을사랑하게하는…..것이영화라고생각한다.

그러나멋진제목의

분노의윤리학

실제사채업자의독특해보이는분노에대한사변이한참이어지는데

그럴듯했다

불행히도사람을사랑하게하기보다는

사람에대한환멸에빠져들게했다.

고전음악에익숙한귓가로

카오스처럼다가오는현대음악.

가냘픈목소리의사랑스러운여대생이살해당한다.

그녀주위의네남자.

순진한스토커경찰관

품위있는교수님

사랑에목매단순정파연인

다변에상냥한사채꾼……

그리고교수님의부인인우아한여인……

그러나이들의뒷면은,,,,,

이타라는,

사람을사람답게하는,

유일무이한색채가조금도첨가되지않는

극한이기의사람들이날것인채로나온다.

이기가핵폭탄보다더사람을질리게할수있다는깨달음,

자신만을생각하는것이

얼마나잔혹하며잔인하며비열한일이라는것을

초등학교국어책처럼선명하게보여준다.

사채업자조진웅의연기는

봄볕따사한시냇가에심어진만개한봄의

버들강아지처럼물올라있다.

누가제일악인이지?
자신만은순결하다고주장하는네사람앞에또다른여인이나타난다.

살인보다불륜이더참을수없는,자존심을다친것이무엇보다불쾌하고화가난여자는묻는다.

“잘못한사람은아무도없네요?”서로를심판하겠다고나선이들이만들어낸

분노의연쇄고리속에서사건은점점예상하지못한방향으로흘러간다.(펌)

그래서좋은가?

아니나는이런영화

귀신영화보다더무섭다.

만약실제내삶속에서저런사람을만난다면……

김포공항롯데몰cgv에서영화를보았는데

영화보고나서바로지하이층에있는영풍문고로내려갔다.

그리고베스트셀러난에있는

정이현의연애소설

성석제의연애소설

이병률의바람이분다당신이좋다……를들고

cnn카페로들어섰다.

실제는구입한책만들고와서읽으라고팻말은되어있으나

서점한가운데있는카페라공공연한묵인이이루어진다.

그리고알랭드보통의이름이들어가있는

책을다읽고나서도앞뒤를한번씩더살펴봐도

이소소한연애소설에

왜알랭드보통의이름이걸려있는가를모르겠더라.

하여간한권다읽었다.

성석제의단한번의연애도내쳐읽어보려고했는데

정이현보다는약간버거워….

여기저기들춰보기만했다.

사진이반쯤들어가있는

이병률의산문집,

바람이분다당신이좋다.

를다보았다.

좋은글은

북한산오르는것비슷해.

북한산오르며아무도없는빈산의적막속에혼자서있는기분과

많이다르지않아.

십일월과십이월사이를좋아합니다.

그건당신을좋아한다는이야기입니다.

무슨철학이나깊이있는가치론까지는다다르지않더라도

상큼하잖아.

젊은아이핑크색미니원피스입은것처럼싱싱하잖아

부드러운감상성으로

무서운사채업자를잊게하는힘이있잖아..

김포롯데몰은화장실이아주좋다.

변기카바….스위치누르면수욱나오는새비닐은

기분은좋지만

아이고

이비닐도대체얼마나많을까….생각하면머리가아픈데

화장지몇겹잘라서

작은통스위치누르면분사된액체를묻혀살짝닦으니….

비닐보다

산뜻했다.

그러니

두시간본영화를

세시간독서로중화시키고나서야

김포롯데몰을나설수있었다.

12 Comments

  1. 벤조

    2013년 2월 25일 at 5:30 오후

    요즘은영화제목에도무슨학,개론이붙는데,
    어려워서영화보겠나!
    이거,
    ‘화내면안되지!’란뜻인가요?
    그냥쉽게말할것이지…
       

  2. 소리울

    2013년 2월 26일 at 3:02 오전

    두시간영화에세식간독서라….
    부러운하루시간
    우물쭈물하다가이렇게될줄아는걸
    우물쭈물하다가늦은시간이다가게생겼습니다.

    제목이주는뉘앙스때문에어려운제목을붙이겠지요?
    화내면안되지그러면영화보러더많이갈것같지않으니까요   

  3. 참나무.

    2013년 2월 26일 at 9:30 오전

    전안볼래요-푸나무님리뷰로충분합니다

    혹시이번주EBS일요시네마’선택’보셨나요
    전유감스럽게끝부분만보고얼마나안타까웠는지
    푸나무님이보셨다면정말멋진리뷰한편쓰셨을텐데…
       

  4. 해군

    2013년 2월 26일 at 2:39 오후

    저도푸나무님리뷰만으로족합니다ㅎ   

  5. 로빈

    2013년 2월 27일 at 7:09 오전

    저도이영화참재미있게보았습니다.
    짜임새도괜찮았고베우들의연기도좋았죠.
    개인적으로흥행이되었으면하는영화인데현실은그렇지못하더군요.   

  6. 푸나무

    2013년 2월 27일 at 8:55 오전

    요즈음감독들은정말재기발랄이여요.
    이영화만든명랑감독이각본까지썼다고하더군요.
    학자나개론자가붙으면
    좀그럴싸해보이지않나요?
    심심하거나전혀학적이지않는영화에
    학을슬쩍얹어
    밸런스를맞추는것같기두하구요.
       

  7. 푸나무

    2013년 2월 27일 at 8:59 오전

    오늘중남미문화원에들렷는데
    그곳관장님께서
    이곳관리하는할멈입니다.
    하시더군요.
    할멈이라는단어가어찌나멋있게들리던지
    급할멈이되고싶었습니다.
    여든이시라는데….
    그래서더열심히살아야지…
    두주먹불끈쥐기도햇는데
    집에돌아오니다시헤롱거립니다.ㅋㅋ
    소리울님열심히사시는모습이그곳관장님같지않으실까
    문득연결이되던걸요.
       

  8. 푸나무

    2013년 2월 27일 at 9:01 오전

    참나무님
    아마도안보시는것도괜찮으실듯해요.
    참나무님스타일은아니실듯하와….
    선택은….못보았는데요.
    찾아서보라는숙제신가요?ㅎㅎ
    숙제야언제나감사하구요.   

  9. 푸나무

    2013년 2월 27일 at 9:03 오전

    해군님소화아지매스타일이라했더니
    이런모습은
    운부인스탈인가요?하하……

    시네큐브책한권들고가셔서
    혼자표끊고
    혼자영화보시는분
    스타일아닌것은확실합니다.ㅋ~
       

  10. 푸나무

    2013년 2월 27일 at 9:05 오전

    로빈님저두재미있엇어요.
    흥미롭기두했구요.
    배우들
    연기정말잘하더군요.

    이영화흥행될것같던데…
    안되나요?   

  11. 雲丁

    2013년 2월 27일 at 1:43 오후

    저는요즘올리뷰에서제공해준연극에푹빠져지냈어요.
    세번이나보게되네요.

    이영화를볼까고민중인데,
    일단은연극감상을마치고서평작성후
    잠시휴지기를가진후라야영화쪽으로접근하게되겠네요.

       

  12. 푸나무

    2013년 3월 1일 at 12:14 오전

    한편도아니구세편이나요?
    연극보시다가이영화보시면…..

    만들기는잘만들었는데
    삭막해져요.
    일부러찾아보시지는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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