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은사ㅡ공간과 건물의 선들이 저리 아름다이 엮이는지
BY 푸나무 ON 3. 14, 2013
내집대문의그림
treebytree의작가정승희는
나이답지않게나무를좋아했다.
슬픔처럼
나무도나이들어서야보이게되는
속깊은대상이아닌가싶은데…,
그녀는얇은트레이싱지에수많은나무들을그려서
그들을겹쳐놓은작품을전시했었다.
저는레이어드를좋아해요.
그녀의작품들은
현대미술의어떤자연스런품성을안고있었다.
오래전화가들이
자신의작품을전지전능적인시각에서완벽하게창조하려고했던것에비해
이즈음의작가들은그런구속에서벗어나
스스로놓아버리는
혹은
자유로움.
세가지의전혀다른나무가하나로합쳐질때
물론작가의선택이매우중요하기도하지만
보다더엄밀히바라보면
그행간에는작가의의도보다작품스스로가만들어내는
또다른세계가있다는것,
귀엷은사람이라선지나는
아주사소한것들에혹하고
그것들을기억하며그런기억에나를맞추기를즐거워하는데
그녀가
저는레이어드를좋아해요.
그말뒤에나도레이어드를좋아하게되었던것이다.
지리산자락끄트머리에있는천은사에들어섰을때
청매…
커다란나무에알알이맺힌청매한그루가있었다.
나무가한참때인지
유별나게꽃망울이많이맺혀있었다.
매화가가득피어나있었으면좀덜혹했을까.
세상에그많은꽃망울속에신기하게도딱한송이
정말딱한송이만피어나있었다.
마치나에게
나청매야안녕,하는듯…..
(이대목누가뭐래도좋다.난정말그리여겼으니…)
접사를하기에는조금멀었지만
그리고장소가여의치않아찍기도어려웠지만
정말사진찍는마음의탐매…..를했다.^^*
예수쟁이라…
절에들어서면건물의뜨락이나
나무…아니면뒷길에눈을준다.
매화를찍고
옆으로난길을걸었다.
세상에,
다층으로보이는
건물의선이그렇게아름다울수가없었다.
도시의절들처럼번쩍번쩍윤나게해서
오히려윤기를죽이는것이아니라
옛자취…
세월,
시간의흔적을
고즈넉하게남겨서.
정말윤이나는모습이었다.
어떻게그렇게알맞은자리에
어슷하게
섞인듯섞이지않는듯
그리하여
공간과건물의선들이저리아름다이엮이는지
……
보이는만큼
사진은택도없다.
오멋지고멋진레이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