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천은사ㅡ공간과 건물의 선들이 저리 아름다이 엮이는지

내집대문의그림

treebytree의작가정승희는

나이답지않게나무를좋아했다.

슬픔처럼

나무도나이들어서야보이게되는

속깊은대상이아닌가싶은데…,

그녀는얇은트레이싱지에수많은나무들을그려서

그들을겹쳐놓은작품을전시했었다.

저는레이어드를좋아해요.

그녀의작품들은

현대미술의어떤자연스런품성을안고있었다.

오래전화가들이

자신의작품을전지전능적인시각에서완벽하게창조하려고했던것에비해

이즈음의작가들은그런구속에서벗어나

스스로놓아버리는

혹은

자유로움.

세가지의전혀다른나무가하나로합쳐질때

물론작가의선택이매우중요하기도하지만

보다더엄밀히바라보면

그행간에는작가의의도보다작품스스로가만들어내는

또다른세계가있다는것,

귀엷은사람이라선지나는

아주사소한것들에혹하고

그것들을기억하며그런기억에나를맞추기를즐거워하는데

그녀가

저는레이어드를좋아해요.

그말뒤에나도레이어드를좋아하게되었던것이다.

지리산자락끄트머리에있는천은사에들어섰을때

청매

커다란나무에알알이맺힌청매한그루가있었다.

나무가한참때인지

유별나게꽃망울이많이맺혀있었다.

매화가가득피어나있었으면좀덜혹했을까.

세상에그많은꽃망울속에신기하게도딱한송이

정말딱한송이만피어나있었다.

마치나에게

나청매야안녕,하는듯…..

(이대목누가뭐래도좋다.난정말그리여겼으니…)

접사를하기에는조금멀었지만

그리고장소가여의치않아찍기도어려웠지만

정말사진찍는마음의탐매…..를했다.^^*

예수쟁이라

절에들어서면건물의뜨락이나

나무아니면뒷길에눈을준다.

매화를찍고

옆으로난길을걸었다.

세상에,

다층으로보이는

건물의선이그렇게아름다울수가없었다.

도시의절들처럼번쩍번쩍윤나게해서

오히려윤기를죽이는것이아니라

옛자취

세월,

시간의흔적을

고즈넉하게남겨서.

정말윤이나는모습이었다.

어떻게그렇게알맞은자리에

어슷하게

섞인듯섞이지않는듯

그리하여

공간과건물의선들이저리아름다이엮이는지

……

보이는만큼

사진은택도없다.

오멋지고멋진레이어드…..

이른봄저녁무렵/정희성

이른봄저녁무렵
새로나온이시영시집을읽으며
그행간에자리잡은
적요에잠겨눈을지그시감다가
문득놀라창문열고내다보니
언제지었을까
아직새잎돋지않은가문비나무우듬지에
얼기설기얽어놓은까치둥우리
새는보이지않고
나뭇가지사이로드러나는하늘빛고요
옳거니!
세상의소란이나를눈감게하고
저고요가나를눈뜨게하느니

9 Comments

  1. 벤자민

    2013년 3월 14일 at 5:03 오전

    사진이다좋읍니다
    난끝에서세번째사진이제일좋아요
    왠지호주틱한면이있어요^^
    우리집에서조금나가면저런분위기가잇지요

    지리산에천은사라는절도잇었군요
    난모르는게너무많아

    건데뭐예수쟁이는
    절에가면은겉돌아야합니까
    저도따지고보면은
    예수쟁이지만은
    우리한국예수쟁이가고쳐야할시급한문제점
    나것아니면안되는소심함과배타심!!
    그럴라면절에는왜갑니까
    전절에가면은
    당당히대웅전에들어가큰절하고
    시주통에비자금도넣어드리고옵니다
    요즘사순시기를보내는
    우리예수쟁이들이이정도의마음은가져야지요으~~음ㅎㅎ
    호주에도절많다고요~~
    집에서하는절이많아서탈이지^^

    매화로담근술이그리운
    오늘입니다
    사진좋고글좋고~~~~   

  2. 참나무.

    2013년 3월 14일 at 5:15 오전

    이번봄아주지대로즐기시는군요
    블로그하는덕분에저도제주도지리산곳곳의봄소식과
    반개만개매화들앉아서즐깁니다

    제청매는환기미술관에있는데…
    언제필까전화라도해볼일입니다
    근처저만의’신을만나는계단’도함올라보고   

  3. 士雄

    2013년 3월 14일 at 6:32 오전

    "섞인듯섞이지않은듯"사진이좋습니다.
    청매화,,김환기,,라는봄의이름이청신합니다.^^
    피아노음이참좋습니다.   

  4. 좋은날

    2013년 3월 14일 at 7:42 오전

    저도종교에얽매어서내종교아니면이단취급하는
    종교인을예수님부처님이름으로고발장접수하고픈사람입니다.

    종교를축재의수단과대물림또한아주경멸합니다요.ㅎㅎ

    사진이참좋습니다.
    천은사.
    이봄에청매를볼수있으려나몰것네요.

    아참,아파트화단에몇그루가있습니다?^^
    그아래서봄밤을기다려야쓰것습니다.

       

  5. Lisa♡

    2013년 3월 14일 at 1:42 오후

    천은사가본지꽤됐어요…

    사진은언제나촉촉하니넘좋아요.

       

  6. trio

    2013년 3월 14일 at 10:15 오후

    꽃망울들이너무고혹적입니다.
    생명의신비…
    산사에서하루밤쯤묵고싶네요.   

  7. 데레사

    2013년 3월 14일 at 11:07 오후

    천은사다녀온지가십년도넘은것같아요.

    이제서서히그쪽으로내려가면산수유도매화도다볼수
    있을텐데…하면서그리워해봅니다.   

  8. 산성

    2013년 3월 15일 at 1:21 오전

    아름다운사진들에한참마음주다가
    예수쟁이,그다음에이어지는글이…
    뭐꼭그래야하는지요?
    안그러면야단맞습니까?

    전그냥대웅전의부처님들이너무화려하여
    좀덜화려하게해드리면어떨까,그런생각은해봤습니다.

    정말로봄나들이많이가시네요.

    새잎돋지않은가문비나무우듬지
    하늘빛고요
    세상의소란…그러다
    다시하늘빛고요로…!

       

  9. 와암(臥岩)

    2013년 3월 17일 at 12:46 오후

    필자의눈이너무뛰어났다고말씀드리고싶습니다.

    지리산자락의천은사,
    이절집은단층을올리지않은절로유명한곳이었는데,
    사진을보니새로지은대웅전인지는몰라도단청을올렸었군요.
    그리고멋없는절이라는느낌때문에지나치면서도좀처럼들리지않는절집인데요.
    하긴무딘눈을가졌으니어쩔수없긴하지만서도요.^^*

    필자께서는레이어드에관심이깊기에이런멋진글을쓰실수있었으리라여깁니다.

    청매,
    유독봉오리를연딱한송이,
    "나청매야안녕,하는듯……",
    너무멋진표현입니다.

    절사진중첫장은레이어드가멋지게드러났습니다.
    레이어드덕에지리산자락을배경으로한뛰어난작품이된듯합니다.(시건방진소리라고야단맞을줄알면서도요.)

    음악도너무잘어우러졌습니다.
    추천은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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