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ㅡ 여보 영희 아부지 저 바위좀 봐요

이상한일이다.

그제오랜만에산엘다녀왔는데

어제몸이아무렇지도않아속으로생각했다.

겨우내웅크렸던몸제법영리하다.

작년몸을기억하고있잖아….,

대견해서

평소보다더허리곧추세우며반듯하게여기저기자랑도좀했는데

오늘아침일어나려니

등짝도.다리짝도….근육통이가득하다.

그럼그렇지…..

지난겨울딱두번산을갔다.

그것도아주가볍게….

그것도다른사람들과연합하여.

그러니어제산오름은아니산으로감아니아니

나무숲산(앞으로등산을나타낼나만의단어)

겨울을보낸나만의봄맞이라고해도무방하겠다.동안거해제….

언제나하는이야기지만남들두시간이면오를거리세시간걸려

그리고남들한시간반가랑내릴길

해찰부리며세시간조금못걸려.

그러니남들부지런하게오르내리면세시간반가량걸릴길

나는여섯시간을걸었다.

하루품을판장구한시간

난무엇을했을까,

아니한것은확실하다걸음,

그러니이렇게물어야겠네.

무슨생각을한거지?

느리작느리작사부작사부작살곰살곰…..

이것은남들이나를바라보는시선이고

나는아주열심히핵핵거리며아주힘들게너무힘들면카메라만지작거리다가….

나이가가르치는것중의하나가

싫은이야기하려면약간더듬거나완곡우회하게되던데

푸나무사진은잘못찍은사진!!

단도직입

,정론이라,정면으로그럴수있겠고

하지만푸나무사진보며누구나다할만한생각

혹여그렇지않다고칭찬비슷한글을쓰시는분은

아랫사람열심히하라는어깨두드림같은것

탈탈털어서직필정론하시는것보니

신참기자처럼포부는넓고아직세상때전혀묻지않은

순수하고바른젊으니아닌가생각도든다.

푸나무사진이래야

기억을돕는도우미,

못쓰는글에잇댄짜깁기….라고

꼭글로안써도다들아시리라싶어

적지않았는데사실매번적을수도없긴하다.

아니아니

갑론(?)에대한을박,절대아니다.

(근데지적에대한이야기를펼치니아무리아닌것처럼해도,

실제아니기도한데변명이거나아니면나무람에대한

반동으로읽히는구나.그래서침묵은금!이겠다)

단지카메라이야기

하려니급민망해서시작햇는데…

하지만어디인생사민망할일이한두가진가

그러려니해야지.

배낭챙기며카메라만지작거리다가결국넣은이유는혹시라도

작은꽃,

아가들분홍손톱같은어여쁜이파리하나라도만날까해서였다.

보리사앞의아주커다란목튜립….

멀리서보니무슨흰꽃처럼보여

어머저게….하며다가섯더니

지난해꽃자리였다.

세상에꽃은금방져도…

꽃피어낸자리는저렇게해를넘기고도오롯하구나.

갑자기그순간왜어떻게

왜눈에보이지않는사랑,기억….으로

그이여겼을까,

북한산성계곡은계곡물소리빼고는아직겨울이었다.

아사람들….이오히려활짝핀듯,

여보영희아부지저바위좀봐요….

남편앞서고아내뒷서던할머니부부……

뒤의아내가남편을부른다.바위좀보라고….

시끄럽고요란한등반클럽에서만나는사람들이야기보다

얼마나그윽한가

여보영희아부지….저바위좀봐요.

난산에가면사람들얼굴안본다.

오히려발부리….를고개숙이면발이잘보이거든,

하여간얼굴모르는그분들..그날내게핀꽃이었다.

태반이수다쟁이중년아지매와아저씨들사이에서

젊은것들만나면꽃처럼보인다.

외국아이들셋….스쳐지나갔다.

처음엔뒤서서조금은같이그러다가앞서고나중엔안보이더니

쉼터의자에그아이들앉아있었다.

낯설고물설은먼나라에와서산을오르며땀을흘리는젊음.

나는그들뒤에있는바위에앉아서가져간커피한모금마시며

그들의등짝을찍었다.

땀밴옷….싱그러워보였다.

나두참늙어있으면서

늙음도아주나쁘지않아.낭정거리면서도

젊음에대한편애는지극하다.

늙은이땀은더럽고젊은이땀은싱그러워보이니….

가욋길이야기긴한데

며칠전어느집….정말깔끔하신분들의댁을방문했었다.

옛날식표현으로치자면

<그집측간에서밥먹어도된다>는문장이어울리는분들인데

꽤나넓은아파트인데도이상하게쾌쾌한냄새가났다.

차가워서환기를자주안한탓일수도있겠고

혹늙은이냄새아닌가….

해서집에돌아와잊어버리기전에규서에게말했다.

이다음에엄마아빠만사는집에너올때

다른것은다버려두더라도냄새체크는해라,

엄만그냥늙은이하고싶지냄새나는늙은이하기는싫다.“

아부지정말로청결하시던울아부지생각도났다.

그렇게아프신와중에도침대주위에서냄새난다며

우리에게향수뿌리라고말씀하시던…..울아부지….

아들..사위까지만

그리고친한엄마에게도화장실모습안보이시고돌아가신아부지.

아부지안녕?잘계시죠?

그래도아부지막내딸혼수상태긴하셨지만

이세상마지막기저귀는갈아드렸어요.

기억하시죠?

(어깃장같은생색도괜찮네어리광이되니…)

아직어려보이는여자아이둘이산을오르고있었다.

벌서희디흰팔을내놓은반팔.

앞서가더니서있다.

헤맬길은아닌데여긴가저긴가….망서리는모양.

거기밧줄있는데로가면돼.

,감사합니다…..

위문지나숨고르기하는데전화가와서한참받았는데

그아이들다시내려온다.

…?했더니

신발이미끄러워서….그리고무서워서못오르겟다고

무섭다면/…무섬증가려줄게하겠는데.그냥운동화라….

그래위험하긴하겠다..하며스쳐오르기시작했다..

오랜만이라선지

아침을안먹어선지

오후가되어선지….다리랑팔이후들거리는곳이있긴했다.

백운대에오르니보이는것이많아진다.

저멀리

틀림없이아주아주거대한산들이

아주아주작고흐릿하게그림자라도되듯….산그리메

참으로아득하다.

흐르는선을보면.

그한없는유장함을보면.

소멸처럼보이되오히려그어느것보다완성된존재

한결같은천품.

그러나어느것도고집하지않고아스라하게그저흐르고있는,…..

어느시인은나무신의창조만이가능하다고했지만

산그리메….

사람의슬픔처럼흐른다.

자주가곤하던사모바위는정말녹두알갱이만하고.

비봉은여전히아기똥같은모습으로

글쎄벌새똥이라고나해야할까….

인수봉은희고탐스럽다.

바위한덩어리…..에한점이되어오르고있는사람들

영락없이개미다.

개미처럼보인다고하여

개미로치부해서는안되는것….이세상엔너무많다.

그러나대다수사람들은보는것이전부라는듯….

개미라고여긴다.

산위에오르면개미생각을많이해야겠다.

너개미나개미너인간나인간.너사람나사람.

그리고

작게여길수있는것,,

하잘것없이여길수있어야한다는것,

한가지일을크게도작게도여길수있어야하는것.

큰사람작은사람을같이여길수있어야하는것,

그리고

우리

우릴바라보는그분….눈도생각해야지..

크고작은바위가득한만경대는

바로지척에살짝기울어있다.

매력적인남성마초기운가득한……

난페미니스트는아닌가봐..

만경대저남성참멋있어.

아주혹하여한참앉아서넋잃고바라보다가묻는다.

그대가바라보면이곳이기울어있는가.

산만오르랴.

나이도오르는것아닌가,

나이생각을할때서야기도하고픈마음이생겼다.

늦어선지

다른길로가버렸는지내려오는길에는정말아무도없었다.

올라갈때보지못한생강나무한그루….

있어

그아이생각났다.다섯살아이노란색을놀란색으로발음하던지혜.

정말놀라운색아닌가

이른봄의노란색은….

생강나무산수유그에브노멀한노란빛은…….

색자신

스스로도놀라는

놀란색!

11 Comments

  1. 士雄

    2013년 3월 29일 at 11:31 오전

    높은산에서하계를보면개미와개미집같아보이지요.ㅎㅎ
    높은산에올랐다가다시개미가되어개미집으로들어갑니다.ㅎㅎ
    생강나무꽃이네요.^^   

  2. 해군

    2013년 3월 29일 at 1:39 오후

    백운대,그높은곳에오르셨군요
    멀리비봉능선,비봉과사모바위를내려다보시고…

    개나리,산수유,생강나무…모두노란꽃^^   

  3. trio

    2013년 3월 30일 at 12:07 오전

    나무도없는저런높은산…다리가떨려서못올라갈것같아요.저는…   

  4. 순이

    2013년 3월 30일 at 12:16 오전

    유독대단한눈을가진분이아니면
    대다수의독자가나와같을듯

    좋은사진
    좋은글

    난나와꽃을바라보는수준이같은분을좋아하는데
    개나리산수유생강나무가
    모두노란꽃이라는해군님이너무마음에들고위로가됨^^

    나도트리오님처럼다리가떨려서저런곳엔못올라감!^^

       

  5. 말그미

    2013년 3월 30일 at 4:40 오후

    푸나무님사진은늘내눈엔작품처럼보여요.
    나는휴대폰으로대강찍습니다.
    그래그런지사진이늘마음에들지않습니다.

    그리고섬세하고예리합니다.
    그노인부부의지나가는말이
    귀에쏘옥들어,생각하게하는글을담는걸보면…
       

  6. 푸나무

    2013년 3월 31일 at 2:52 오후

    사웅님…
    개미도되고벌도되고…..
    네생강나무꽃맞습니다.
       

  7. 푸나무

    2013년 3월 31일 at 2:53 오후

    해군님께는
    조족지혈이겟지요.^^*
    이즈음에는어느산으로행차중이신가요?
    노란꽃…맞죠.놀랑꽃.ㅎㅎ
       

  8. 푸나무

    2013년 3월 31일 at 2:54 오후

    트리오님처럼…
    음악여행다니신분께는
    저산이아마맞지않을것같아요.
    저두몇군데후들거렸어요.ㅎ   

  9. 푸나무

    2013년 3월 31일 at 2:56 오후

    괜히언니조차
    민망하게만들어
    저야괜찮지만죄송했어요.ㅎ
    이대감
    한대감과그래서잘맞으시잖아요.
    노란꽃빨간꽃곷…하하   

  10. 푸나무

    2013년 3월 31일 at 2:56 오후

    말그미님칭찬은고래도춤추게한다….
    ㅋㅋ
    고맙습니다.
    그래도말그미님된장담그는솜씨에비하려구요.
    전혀다른종류기도합니다만….ㅎ   

  11. 술래

    2013년 4월 3일 at 3:03 오후

    푸나무님사진솜씨는감탄을하게하는게보통일거라고
    생각했는데가끔더욕심을낼수있는전문가도계시긴할테니까…

    백운대에서미끄러져낭떨어지로떨어진후
    못갔으니까…
    젊음이그리워질라하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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