콰르텟 ㅡ 노년의 판타지
BY 푸나무 ON 4. 2, 2013
아마도내인생가장늦은시간에본영화가아니었을까,
영화시작이늦은아홉시오십분이었으니…
일부러그런것은아니고딱그시간에만했다.
다행히가까이사는지인이좋다고해서아홉시이십분에집을나섰다.
어디가나…외출할때마다유심히보는엄마는꿈나라들어간지오래시고…
하마봤다면아니이밤에영화를???놀래셨을것이다.
나와아이들에게만문화차이있는것아니다.
울엄마와나사이에도상당히넓은강흐른다.
등산도여행도
그리고마누라잘내보내는사위도
아부지만보고살아오신엄마에게는미스터리일것이다.
찻길도한가하고
주차장도한가하고
영화관도아주한가하다.
어느소설에선가….아이들을밤에학교로불러모아공부를가르친다면
엄청나게실력이향상될거라는…..
집이얼마나아늑하고행복한가를알게할것이라는대목을읽은적있다.
아마도그작가는밤의생태를두려워하는것같았다.
고요하긴했다.
어둠은낮의소란스러움을잡아먹고시침떼는
체격큰음험한도둑처럼보이기도했다.
그러나소란함을잡아먹는도둑이라면…
그가아무리음험하다고해도그를싫어하지않겠다.
어딘가,
아무데서도상영안하는
’콰르텟’을늦은밤
한번이라도보여주니
딱네명이서봤다.
어느젊은커플과우리둘.
하긴젊은이가무슨늙은이들만가득나오는영화를보랴
그렇다면늙은이들은…
.아마도이깊은밤자고있거나
이런영화꿈도꾸지않을것이다.
그렇다면누가이런영화를봐야하는가.
얼치기나같은준할매들…..
젊음은다아보내고다가오는늙음을기웃거리고있는
늙을것을알면서
늙음에대한호기심이왕성한이들,
비첨하우스는은퇴한음악가들이모여사는곳이다.
주름진늙은이들도충분히밝고경쾌할수있다는듯….
베르디의축배의노래가아주건강하고싱싱하게
여기저기서옹달샘처럼솟아나온다.
아름다운주변환경도그들이살고있는집도정갈하고아름답다.
늙음에대한누추함은어디에도없다.
밝고세련되며순수했다.
줄기찬재담들도지니고있었다.
더군다나그들은전부한가지공통주제…음악을지니고있다.
풍성한노년을즐길수있는자질을갖춘셈이다.
그래서수십개를색색으로불어묶은풍선뭉치처럼보이기도했다.
나와같이영화를본지인은치매센터를경영하는원장이고
나역시그곳을자주방문하는터라
그런로맨틱한늙음!
없다는것을너무나잘알고있으나
그러나그럼에도불구하고
젊은아이들로맨틱한러브스토리보는것처럼
혹시나의늙음은저렇게…기대를하며보게했다.
늙은이는환상을볼것이요..우리성생님말씀하셨지만
환상까지는아니더라도가벼운꿈정도야….
콰르텟은오페라가극점을항하여차고오를때
소프라노태녀베이스알토….주인공넷이함께부르는노래를말한다.
네사람의주인공들은…한때전성기를구가했던,..
자그마한무대위에서최선을다해공연하며영화는끝난다.
커튼콜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