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완성되는 슬픔
BY 푸나무 ON 4. 6, 2013
비오는날이다.
봄비다.
봄이면
마치봄의전령이라도되듯기억나는
수주의비….
그만의비내리는모습
나직하고그윽하게내리는비다.
하여아침은상당히경쾌한鬱이다.
자연이주는
특히비나눈이주는울은거의가다맑고경쾌하다.
내면의어둠이합하지만않는다면
자연이주는그것들은
보이지않는곳을소쇄시키는아주깨끗한물이다.
어제늦은밤에문상을다녀왔는데
소천하신분영정이참으로젊고아름다웠다.
올해햇육십이라고들었는데사진은사십대초반쯤…
나중에확인해보니사십오세,
여자가장아름다울때가삼십대후반에서사십대초반이라.
아주화려한색깔의자켓은쌩뚱맞을정도로선명했고
하지만미소는자연스럽다.
자신이충분히아름답다는것을알고있다는듯한미소.
영정이꼭늙고희끄므레해야할이유야없겠지만
그생경함이
생과사에대한기이한관계를
유별스럽게나타내는듯하여한참무연히바라보았다.
이청준은장례식에서일어난일을적으며축제라명명한다.
인간사모든일들이그렇듯이
하늘에서뚝떨어진일은없다.
수많은실날들이얼키고설켜도무지가닥을잡을수없는것이삶이다.
장례라는,
죽음에대한의식을치루는일
삶이라는휘장이휙걷어내버린껍질아래속살.
사람들의생각은예민하고날카로우며
구운조기껍질벗겨내버린것처럼여리고보드랍다.
거기어디숨겨져있던
날카로운칼날이살며시고개를들고.
하여사방데서고함을지르게되어있다.
그래서哭이필요한지도
곡은슬픔은부르고
슬픔은
죽음과는전혀상관없는자신만의포한을촉발해내니
고함을감추기위해서
곡은필요한것이다.
그래서영리한선비님들께서곡비를
불러오셧던것이다.
크게더크게..
포르테..포르테시모포르테시시모…….
그래야속살을감출수있었던것이다.
어머니의죽음앞에서
소설속화자는이런이야길햇다;
기억에의존하니적확하지않을수도있다.
우리의할머니와엄마들의키가작아지고몸피가작아지는것은
그들이지닌지혜랄지삶의방법을뒷사람에게나누어준탓이라는……
그래서우리는몸이커질수있었고….
커진몸으로살아갈수있는데….
거기슬픔은없고
혹슬픈자…는온통가시다.
장례식에갈때마다느낀거지만
이제어디에도슬픔은별로없다.
혹여슬픔,
무리지어여기저기움직인다하더라도
남은자식이나남편떠나버린그녀를몹시사랑했다하더라도
그리하여
움직이는슬픔에잠시갇혀있다할지라도
손님에게대접해야할음식,음료수,혹은커피부탁,
다리저림…
타인의옷차림…
묵념하는태도..
시들은국화….
피어나는향의냄새등
지극히사소하고일상적인것들이
아주쉽게슬픔의막을찢어내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