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나무로 보는 세상 ㅡ 자작나무를 보다

나는생각한다.

나무처럼사랑스런시를
결코볼수없으리라고/나무들/죠이스킬머

나무를좋아해선가

시를좋아해선가

나무를사랑스러운시로읽어내는담박함이좋다.

담박하게변해가지는못하는데담박하고는싶다.

죠이스킬머는평생설흔두편의시를남기고설흔두살에죽었는데

시하나쓰지못하면서나는참길게도살고있다.

그때문에겨우자주슬픈것인가.

구채구에갔을때

티벳마을에갔었다.

마을앞으로꽤높다란산이있었는데

어느순간바람이사알짝불면서노오란자작나무이파리가우수수날리는것이다.

땅으로내려오는것이아니라옆으로날리면서숲으로숲으로만져내려갔다.

나뭇잎지는데다가오는격통도있더라.

그뒤자작나무는내게……

통증과함께기억되는나무다.

갤러리환은이름답지않게내부가상당히무미건조해보였다.

그림을품기보다는

그림너뭐니?팔짱을끼고서서오히려그림에게묻는듯,,

다행이네나무라….그런생각을했던가.

왜자작나무를그린거죠?

나와같이남도가고향인전남대교수최석화가에게물었더니

.자작나무가….흐리멍텅….뭔가소나무처럼강한선도없고……허여멀금…..

그냥위로…..매가리없이자라나잖아요그런데…..

점점그걸알게된다.

확신에찬명료한이야기는그만큼완벽하지만여유가없다는것.

가득참보다는비임이점점좋다는것,

나는그의선명치못한설명이마음에들었다.

그의자작나무는우선간결해보였다.

고은의자작나무처럼

타락을모르는자작나무….같기도했다.

간결해서외로워보이기도하는나무를

그는숨김없이앞으로내세웠다.

눈어두운내가보기엔상당히정밀한그림인데

그래서처음엔나무의자세함과배경의단순함,색채의과감함.

그대비에서존재에대한강렬한이야기를하고싶었던것일까,.햇는데

그는자작나무를70%정도그렸다고했다.

그러고보니자작나무의특색인벗겨지는엷은목피도거의없다.

나무의중간.밑둥…..생략된가지뿌리등….

하여그는나무의가장섬세한현존을이야기하고싶었던것일까,

회화의가장기본적인색을선택해서캔버스에칠할때

주황,흰눈보다더차보이는연보랏빛눈산

눈덮힌어둠.바다혹은호수처럼보이는깊은청록

검은밤보다더깊어보이는블루.

그는그색들에서

빛처럼산란되는수많은생의이면을그려냈고

그리고마지막에

그를,

자작나무를……존재하게했을까.

나무의배경이된색채는의외로화려하고다양하다.

강렬한색들은오히려나무의순후하고무연해보이는성품을

도드라지게했는데

그도시인처럼

한겨울눈오는숲의자작나무가말하는

그것도온세상에게말하는

강렬한경건성을본것일까,

눈에덮힌자작나무한그루…..그뒤로아스라한형태의네그루

처음엔하나도없었는데…..

무심코한그루그렸다가다시한그루해서네그루가되었다는

화가만이알수있는재미로보여미소가나왓다.

그는

자신보다다른사람이야기하기를좋아햇다.

그림이궁금한사람앞에서

그는난데없이친구이야기를꺼냈다.

글자한자를하루내내바라보는사람이라니

나도아니고너도아닌

난지넌지아니면혹그둘다아닌지

글아닌글자를써놓고종일바라보는사람.

그런친구가잇다는것을자수레이야기하는사람.

대개그런성향의사람은숨바꼭질을하다가

어느아늑한곳을만나면꼭꼭숨어버려

결국그곳에서잠이들고아무도없을해저물무렵…..

엄마의부름속에서깨어나는….숨음,

작가들이현재보다는

기억으로자신을빚으려는것과궤를같이한다.

하긴기억처럼단호한존재가어디있으랴.

나같은사람도현재는슬프고미래는아득하니

기억은….

기억의여신므네모네스는그래서모든예술의근원이기도하다.

전쟁에대한승리를기억하기위하여

제우스는므네모네스와아흐레밤을잔다

신화의통찰력은놀라워서…..전쟁이단순한전쟁에그치는것이아니라

치열한자기와의싸움….을예표하니

전쟁과기억이결합하여탄생되는아홉명의뮤즈…..가잘보여준다.

재미있게도회화조각건축을위한뮤즈는없다.

회화는음악시역사와같은시간예술이아닌

손을사용하는육체적예술이라고여겼기때문이다.

가능한일이다.

하룻밤에뮤즈한명을창조해내는전능한신이

사람이육체로만들어가는,쌓아가는,

그소박한노동의위대함을전지전능한신이이해하기에는

참으로요원한일아니겠는가.

그림도사람처럼정든다.

그와이야기를나누며

마치아주향기로운커피

목울대에서일부러잠깐멈추듯,.

그의그림을내게서멈추게하듯눈에담았는데

점점좋아지더라.

그림도사람과다를바없어

정든사람에게..만

말한다.

여담인데

팸플릿사진을선택할때도조교에게그랬다고한다.

잘보이지않는어두운걸로해…….

나는저절로김훈사진이떠올랐다.

책갈피뒤에간단한저자의약력과함께실어놓은사진.

카메라를아주정면으로바라보아그면을들치는순간.

니만나보냐,나도니본다!하며날바라보던강한눈빛,

세상의온통방만한사유를걷어들여실을잣는사람이

소설가라고여기는나의잣대가잘못된것일까.

그저하염없이사람들을보여주는것이작가라면지치고피곤할텐데

그런세찬눈빛은

아주젊을때나혹은생존경쟁의전면에서있는에널리스트….들이나지닌

눈빛..아닌가생각했던,

그러고보니

최석그는

자신은숨고

자작나무라는눈을통해

세상을바라보고있는게아닌가.

사족:근데이전시회지난주에이미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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