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것들은 다 아름답다 ㅡ 경주 양동 마을에서
BY 푸나무 ON 4. 23, 2013
(상략)
오래된것들은다아름답다
저기낡은벽돌과갈라진시멘트는
어디선가날아온풀씨와이끼의집이되고
빛바래고삭아진저플라스틱마저
은은한색감으로깊어지고있다
해와달의손길로닦아지고
비바람과눈보라가쓸어내려준
순해지고겸손해지고깊어진것들은
자기안의숨은얼굴을드러내는
치열한묵언정진중
자기시대의풍상을온몸에새겨가며
옳은길을오래오래걸어나가는사람
숱한시련과고군분투를통해
걷다가쓰러져새로운꿈이되는사람
오래된것들은다아름답다//오래된것들은다아름답다//박노해
옳은길도오래되면갈라진시멘트가되어
거기빛나던모든것들흐릿해진다.
오래오래걸어가는사람
시인은걷다가꿈이되는사람이라고했지만
그죽을것같은희망을피력하는것은
사람은시멘트보다더빨리변하기때문이다.
변하기전새로운꿈이되라
염원가득한아름다운시다
아름답기만할까
절절한시다.
절절하기만할까
걸어가는것을멈추게하는시다.
주위를둘러보며나즈막하게목소리를낮추게하는시
경주양동마을에서내내이시가생각났다.
오래된것이아름답지않다면인생은슬픔의강일거라는것,
몇년전경주에갔을때온도시를연하여흐르던
연핑크의뭉게구름을잊을수없었다.
조금아련한마음으로생각해본다면
그곳은사람사는곳이아니었다.
공중부양되어있는느낌,
그래서금방이라도서서히떠올라어디론가천천히흘러갈것같은느낌…
언젠간기필코혼자서느긋하게걸어봐야지하는바램도.
KTX는차비가좀비싸다.
경주왕복이구만원가량
무궁화호나버스는그반이나되는데시간이무려배나더걸린다.
우리동네행신역에서신경주까지두시간반
버스나무궁화호는다섯시간은잡아야한다.
거기다서울역이나고속터미널가지나가는시간까지합하면
하루여행할수가없다.
그러니아무리느긋함을위한여행일지라도
그느긋함을위해서제일빠른KTX를타야한다.
(어디나들여다보면이상한것들많아.ㅎ)
신경주역에내려서안내센터를들러지도를얻고보니
양동마을간다는버스가한시간에하난데지금막떠낫단다.
아이고,하다가아니웬아이고…어차피여행인걸…
버스를타고시외버스터미널가지가서다시버스를타는데
그곳에서도양동마을들어가는버스는아주드물게있고
좀걸어들어가야하는버스는자주있다고한다.
걷는거야…뭐.
그런데사실마음이란게….
마음을유심히들여다보는사람은알겠지만
참조석지변정도가아니라분초지변이다.
날씨가좀추워선지….별로즐겁질않았다.
얘,그래도원하던곳에왔잖니,
네가즐겨하는혼자에,가고싶어하던경준데….
마음을다독이는마음은마음의언니정신인가?
버스를탈때보니일본여인둘이서양동?하며?탄다.
나이는내또래쯤….
이웃나라긴하지만…둘이서만여행을온듯…
양동마을에서내린사람은그녀들과나뿐이었다.
운전기사가저기보이죠?하며가르쳐준곳을바라보니
기와집….귀퉁이가살짝보인다.
걷는데…그길….푸르렀다.
민들레는지천으로피어나있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