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 쑥, 이란 신문기사를 읽고
BY 푸나무 ON 4. 30, 2013
느긋하게신문두개를아주찬찬히보았다.
뭐가그리바쁜지이즈음
색션지같은것은아예들추지도않고
사회면정치면도냅두고
뒤에사설과박스기사오피니언란만읽고마는데.
오늘은천천히느긋하게…..
그러다가어느아이티기자의기사에눈이멈췄다.
종이책420권이8GBUSB에쏙
200KG무게덜어내니기분이쑥
그는종이책420권을재단기로분해해스캔한뒤
컴퓨터에서광학인식프로그램을돌려인식가능한문자로바꿔
8GBUSB에담고도여분이남았다는,
서가와바닥을채우고도넘쳐났던
엄청난물리적인양이사라져버렸다는것,
종이책은사라지고남은것은디지털bit뿐.
애매모호한종이향기,
책장을넘기는손맛,정도야
사장되어도그만인맛과향,
침대에서스탠드를켜지않아도
무거운책을들지않아도
복사하기붙여넣기를할수있고
너무나쉽게검색할수있고.
오히려책들의내용이라는본질에더다가섰다는
그의결론.
그러니까그의본질…..이란말에동의할수는있다.
책의본질은내용이니까.
그리고그는특별히IT에관한기사를쓰는기자이니까
책을파쇄해서비트로만드는실험적인일에
아마그는쾌감을느꼈을지도모르겠다.
그런그의의도를나무랄생각은전혀없다.
나도가만히책상앞에앉아도서관클릭해들어가
전자책보는것즐겨한다.
좋고편안하고매우긍정적인일이다.
그러나그러나말이지
만약에정말모든존재하는것들에게
본질만남는다면…..
세상은어떻게될까,
책을만들면서겉표지…종이색깔삽화….제본,…
물리적인양을이동혹은보존판매하기위해
소용되는수많은사람들의일터…..도
이왕세상이그리되어가고있으니터치한들무슨소용이랴,
사실꽃이란존재의본질은
열매와존속의기능이다.
그러나그것은꽃의입장에서다.
꽃이사람들에게로다가올때
그곳에서는꽃의본질과는전혀상관없는
수많은스토리들이탄생된다.
슬픔에겨웠던사람은꽃을보며살며시미소를지을것이고
신산한고통가운데서거하던사람들은
연약한꽃이빚어내는향기에서위무함을얻을것이다.
환자복을입고병원뜨락에서산책을하던오래된환자에게
피어나는봄날의라일락……
이겨우꽃한송이에그치겠는가,
싱싱하던시절의봄날이다가올것이고
열리고열리지않는그작은수많은꽃송이들을바라보며
지금은열리지않더라도
열릴미래가느껍게다가올것아니겠는가,
연인에게선물하는꽃은이미꽃이아니다.
꽃만그러할까,
적어도실재하는모든존재들은본질로만존재할수없다.
오히려본질보다는
관계속에서존재한다.
그리고그관계는
본질보다는그본질을싸고있는
<겉><포장><체면><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