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금숙 전시회 ㅡ 스미다 번지다

윤금숙

스미다번지다

2013년5월3일(금)-5월13일(월)

윤금숙|달항아리OdeOntheChosunUrn-MoonPot/
Athingofbeautyisajoyforever.
|2013

윤금숙|달항아리OdeOntheChosunUrn-MoonPot/
Athingofbeautyisajoyforever.
|2013

윤금숙|달항아리OdeOntheChosunUrn-MoonPot/
Athingofbeautyisajoyforever.
|2013

윤금숙|그릇Tableware|2013

윤금숙|그릇Tableware|2013

윤금숙|나무의숨결BreathingOfTrees|2012 윤금숙|꽃Flower|2013 윤금숙|나무의숨결BreathingOfTrees|2012

윤금숙|나무의숨결BreathingOfTrees|2012

윤금숙|소녀AMaiden|2009

스미고번지는여백

최두석(시인)

한신대학교교수

십년전에시의샘터에서라는책이나온적이있다.

당대의명편시편들에그림과짤막한에세이를부친책인데

그림은윤금숙씨가맡고시를골라에세이를부치는일은내가맡았다.

그때화가윤금숙의그림을처음보게되었는데일차적인느낌은시에잘어울리는그림이구나였다.

삽화로서의용도를의식하지않고평소에그려오던그림인데도

함께실린시에부담을주지않고잘어울린다는느낌을받은것이다.

그이유가시처럼윤금숙의그림도여백을잘활용하기때문이지않을까하는피상적상념도스쳐지나갔다.

이번전시회에부치는글청탁을받고윤금숙의작업실에들러

그림들을보면서예전의피상적상념에대해좀더숙고하게되었다.

여백의처리에대한화가의더욱깊어진관심을읽을수있었기때문이다.

아무래도윤금숙은표현할것이너무많아

화폭을가득채우고도모자라는자기과잉의예술가와는전혀다른길을밟아왔고가고있다.

근래에한지에먹을섞어그리는동양화적화풍에깊이경도된것도

좀더자연스럽게여백을두고여운을남기려는화가의자세에서나오는것으로보인다.

윤금숙이즐겨그리는소재로그릇과항아리가있다.

비어있는것이그릇이나항아리의본디모습이라할때

그것은여백의추구와다르지않다.

그런데과연무엇이담길그릇이며항아리일까.

물어보니사랑하는가족들과수많은손님들을먹일음식을준비하던

할머니의풍요로운부엌을염두에두고그린거란다.

그녀의그림에서풍기는따스하고평온한기운은

할머니의풍요로운부엌에연원을두고있다고짐작하게하는말이다.

보는이를배려하고마음의여유를주는공간이여백이라면

그것은기본적으로다른이의취향이나식성을배려하는마음과도연결될것이다.

그릇이무엇인가

담길가능성을품고비어있듯이

윤금숙의그림속의여백또한그러하다.

비어있지만그냥비워두지않고묘하게있는(眞空妙有)상태를추구한다고나할까.

윤금숙의그릇그림은크게두부류로나눌수있는데

하나는천캔버스에아크릭물감으로그린것이고

다른하나는한지에먹을섞은동양화물감으로그린것이다.

전자가예전의그림이라면후자는최근의그림인데

그것이화가나름의여백에대한새로운탐구와깊이관련되는듯하다.

여백에스미고번지는효과와그로인한담백한느낌의여운은후자에서더욱잘살릴수있기때문이다.

그런데윤금숙의그림에서보이는스밈과번짐은통상적인수묵화에서와는많이다르다.

과도하게번지는것을자제하면서스민다고나할까.

화가로서의품성이번지는것을무책임하게방치할수는없었던모양이다.

그리하여짙고옅음(濃淡)의현격한대비도나타나지않는다.

강렬하게자극적인색상으로시선을끌지도않는다.

눈이내리거나신록의자작나무숲을연상하게하는나무의숨결연작에서그점이잘드러난다.

화폭의여백에나무의숨결같은것이스미고번지기를기대하고있는것이다.

아무래도그녀의스밈과번짐은사물들을부드럽게껴안는방식이면서

보는이와따스하게소통하는방식인것같다.

사물에대한부드럽고따스한시선은꽃과새를소재로삼은그림에서더욱잘드러난다.

평화롭게꽃의향내를맡고있는듯한새의영상은그림을보고난뒤

한참이지나도꿈결처럼시야에서어른거린다.

환한감자꽃아래의집에서는웃음소리와함께정겨운이야기꽃이피어나고있을것만같다.

꽃과새의형상을드러내는곡선은부드러운게일품이고

색상또한시선을자극하지않고따스하고깊게스며든다.

화가가얼마나사물들을부드럽게껴안으며세상사람들과선의로곡진하게소통하려하는가가드러난다.

윤금숙의화가로서의근원적자세는

예술가적자의식을앞세우거나치열성을내세우지않고겸허하다.

그러한마음으로형상을빚고색상을스미게하였기에

여백과여운이남고앞에서언급한것처럼시와잘어울린다는느낌을주었을것이다.

그런면에서세필로섬세하게그린한복치마저고리의소녀상이주목된다.

과거로회귀해서찾은인물이라기보다화가의내면에살고있는소녀를그린것으로보이기때문이다.

굳이자화상이라부를필요는없지만

세상을청순하게선한의지로응시하는소녀의눈빛에서화가윤금숙의시선을감지해도좋으리라.

끊임없이새로움을추구하는것은예술가의운명일것이다.

하지만지상에계속새로운것은없고금방낡아버린다는것이현대성을추구하는예술가의비극일것이다.

그비극을제대로자각하지못한채현대성에만골몰하다가는기괴한괴물로전락하고말것이다.

그런면에서보는이와곡진하게소통하려는화가의본원적자리를되돌아볼필요가있으니

윤금숙의그림은그에대한답변처럼보인다.

마치오래된미래를찾아나선이처럼스미고번지는미학으로

정겹게그릇과나무와꽃과새와소녀의형상을빚고그형상으로보는이의마음에여운을남긴다.

+갤러리한옥(GalleryHANOK)

주소:서울시종로구가회동30-10번지

Gahoe-dong,Jongro-ku,Seoul,RepublicofKorea

전화:02-3673-3426

[출처]윤금숙작가-스미다번지다|작성자한옥

4 Comments

  1. 푸나무

    2013년 5월 4일 at 7:06 오전

    어제다녀온전시회…..

    조선블로그게으른구름ㅡㅡ비단님전시회

    도록이라기보다는아주상냥한책…..으로보이는
    <스미다번지다>

    그림도어여쁘고글도어여쁜…
    하긴갤러리도어여쁘고
    전시풍경도어여쁘고
    그림이야…보이시죠?

    담박의정수
    여백의극점
    그래서
    休~~~~하게하는전시회

       

  2. 푸나무

    2013년 5월 4일 at 7:09 오전

    리뷰를쓰려고했으나
    제취미생활이기도한,ㅎ

    최두석선생께서
    제가보는방향으로미리,
    글을
    그것도너무나잘!!!!!
    쓰셔서
    ,
    저는작가선생한번더만나보고
    봐서낙수나….ㅎㅎ
       

  3. Lisa♡

    2013년 5월 4일 at 1:12 오후

    그야말로스미고번지는그림입니다.

    잘봤습니다.   

  4. 와암(臥岩)

    2013년 5월 7일 at 7:41 오전

    ‘윤금숙전시회-스미다번지다’,

    5월에전시회연다는얘기만들었다가이방에서우연히’비단’님의전시회를접하게되었군요.
    이것도하나의’인연’일까요?
    아님’우연’일까요?

    "’시의샘터에서’
    부제:’시와그림과에세이가있는’,
    최두석교수의글과윤금숙화가님의그림이한데어우러진책,
    표지그림(씨앗)이아직도생생하답니다.

    또있죠.
    ‘사랑의손가락’,
    고이청준작가의동화집에윤금숙교수님의그림이함께했지요.

    뿐만아니라훌륭한작품들이많지요.

    암튼멋진’비단’님의작품,
    볼수있어서너무행복했습니다.

    추천은물론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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