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금숙전ㅡ 스미다 번지다 ㅡ 낙수(落穗)

은떨어지다의뜻도있지만쓸쓸함도내포하고있다.

은저뭄과뒤안,못다한애달픔을아우라로지니고있으니

쓸쓸함은

이라는몸에지니고있을법한어울리는변주이기도하다.

그러니

낙수는꼭뒷이야기만을일컫는것이아니라

주제가되지못한쓸쓸한이야기라는뜻도있지않을까,

금요일을갤러리방문으로정한것은

그날이요일이라는예보를보았기때문이다.

가는봄에게굿바이하는마지막봄비일지도모르겠고

갤러리도한산할것이고

마지막봄비일까요?’

그러게요,그럴것같은데요’.

작가선생과더불어느긋하게이야기할수있으리.

더불어비오는날외출을하기위하여

장화를한켤레장만했기때문이기도하다.

이즈음아이들은여름이면멋으로장화를신더라만

그런멋은아니고

장화는비오는날나만의로망이다.

그러고보니어렸을때도무척비를좋아했던듯

고무신에물이들어와발가락이하얗게불때까지돌아다니던기억이많다.

그리고그러던어느해여름엄마가사주신장화.노란색

장화때문에기다리던비.

그게수십년전의이야기가아니었다.

새벽녘줄기차게내리던아침이되자스멀거리며약해졌고

외출할무렵이되자말짱하게개었다.

장화에게두어번눈길을주고외출을했다.

지축에서구파발까지펼쳐지는지상구간.

북한산이건듯손에잡힐듯보여어김없이가슴설렌다.

산은오르고나서야보인다.

물론북한산을오르기전에도거기산은있었지만

산을자주오르면서산을좋아하게되니

그냥산이아니라는이야기다.나의나만의것(?)이라는느낌…..

더군다나완연한신록이었다,

가까운데나무들…..먼뎃산의아련한연두들….

겨울보다성큼가까이다가와있는느낌.

인사동에서지인과만나점심을먹었다.

오래된목백일홍이야기를하셨다.

정원에있던꽤나오래된백일홍나무가….

아목백일홍나무다른이름이뭐지?‘

배롱나무요.중국에서는자미화라고한대요

(더할수없이아름다운나무라는뜻으로

괄호에넣는이유는이말은안했기때문이다)

약해졌는데죽을것같아서….

그리고고목을집에두면좋지않을수도있다는이야기가있어서.‘

화원하는사람에게파가라고했다는이야기

대신남천을심었더니남천예쁘지…’

그럼요.사계절이다예쁜나무가남천이죠.’

오히려정원이넓어보이더라는것,

근데그나무안죽었는지몰라….’

저기아프리카어느나라에서는나무를베어내려면온동네사람이

그나무에게며칠동안엄청난욕을해댄대요.그러면그나무살짝만해도

쓰러진다네요.‘

식사후에서야보았는데

잘보이지않는곳에마치숨어있듯이모란이있었다.

아마도내일이면활짝피어날듯,

잠간멈추어바라보다가결국은이미저만큼걸어가고있는지인을불렀다.

모란이있어요.’

,그렇구나.모란.’

올해처음본모란이예요.’

피어나면조금더밝아질듯,

그러나지금은아주어두운붉음

장미처럼이야기해보자면흑모란이라고해야하나

핸드백에디카가있을거라고생각했는데착오였다.

대신카메라가없으니눈길이더유심해진다.

자그마한한옥을그대로갤러리로만든….

입구의나무문정취가어여쁘다.

그리고이제는익숙한그림….

익숙해서더욱다정하고마치그의속삭임이들려올듯한그림들,

그녀의그림에서풍기는따스하고평온한기운은

할머니의풍요로운부엌에연원을두고있다고짐작하게하는말이다.

보는이를배려하고마음의여유를주는공간이여백이라면

그것은기본적으로다른이의취향이나식성을배려하는마음과도연결될것이다.

그런데윤금숙의그림에서보이는스밈과번짐은통상적인수묵화에서와는많이다르다.

과도하게번지는것을자제하면서스민다고나할까.

화가로서의품성이번지는것을무책임하게방치할수는없었던모양이다.

그리하여짙고옅음(濃淡)의현격한대비도나타나지않는다.

강렬하게자극적인색상으로시선을끌지도않는다.

눈이내리거나신록의자작나무숲을연상하게하는

나무의숨결연작에서그점이잘드러난다.

화폭의여백에나무의숨결같은것이스미고번지기를기대하고있는것이다.

아무래도그녀의스밈과번짐은사물들을부드럽게껴안는방식이면서

보는이와따스하게소통하는방식인것같다.(최두석)

아무리봐도참발군의글이다.

그림을,그림을그린작가를정말스미듯번지듯잘나타내주는글,

그러니그외의글은전부낙수로만들어버리는나쁜(?)글이기도하다.

오프닝할때묻고싶었던그림에대한이야기를들었다.

제목은가을.

환한….햇살아래의푸나무들

그리고마치땅처럼보이는짙은밤색의….

수양버들의휘어짐과기와집동네

그두가지색바랜듯한느낌을지니게하기위하여

수도없이채색을한다는이야기

.아마도그녀는

자신의기억을이야기하면서풀과나무의그들이지어가는

보이지않는그러나너무나확실한역사를시간을,

그리고싶은게아니었을까,

악타이온은친구들과사냥을나갔다.

짧은시간에제법많은사냥을했다.

악타이온은욕심부리지않고친구들에게사냥을그만하자고했다.

내일도새벽의여신은떠오를테니까,

소나무와잎이뾰족한삼나무가덮인골짜기였다.

그리고이곳에는디아나여신이목욕을하는,

아주먼호수로물을흘려보내는맑은샘이있었다.

악타이온은숲길을산책하다가길을잃었다.

그러다가그는우연히그동굴로들어섰고디아나여신의벗은몸을보게된다.

디아나여신은물을뿌리며

자이제디아나의알몸을보았다고이야기해보거라

악타이온은그순간사슴이된다.

그리고자신의사냥개들에의해물어뜯겨죽는다.

어쩌면로마신화중가장…..이유없는죽음

그러면서도잔인한죽음의대목에대해

신들가운데서도의견이분분했다고슬며시오비디우스는적고있다..

티치아노의그림

악타이온의죽음에서활을쏘는디아나의

가슴한쪽이아주선명하게들어나있다.

이렇게보이는데어떻게안볼수있느냐는

디아나여신에대한악타이온의항변처럼내겐읽혀지던,…..

순하고부드럽고따스한윤금숙의그림에서

악타이온과티치아노가생각난것은

그녀의자연에대한시선때문이었을까,

나무의숨결….아무리빽삑한나무의숲이라도

내리꽂히는햇살,

저아래까지번지고야스미고야마는햇살,

여기이햇살…..대개사람들은그냥두는데전그렸어요.’

햇살을그려낸….

그녀와갤러리앞커피집으로갔다.

커피의첫맛은부드러웠고

뒷맛은짧지만맑았다.

그림처럼투명한그녀에대한이야기는정말즐거웠다.

나두비교적남편에게솔직한편인데

그녀는너무나솔직해서

결국은자신을사랑하게만들고야마는,

그녀가지어가는남편과의이야기가그림못지않게재미났다.

사람이좋아곁에사람이많은그녀를찾아줄지어사람들왔다.

오프닝때잠간뵈었던

곽재환선생도낙수처럼(?^^)만났다.

아내그림은윤금숙선생과는아주다르죠.’

친절하게도선생은자신의그림시베리안랩소디

아이폰으로보여주었는데

…….강렬하고특이해서..오메……

해저물녘블루와

해가떠올무렵의블루에대한이야기를하다가

한옥마을골목길이야기를하다가

난데없이보성우산리우리집앞골목길이야기가나왔다.

시베리아와우산리골목길..

참으로난데없는조합아닌가.ㅎㅎ

돌아오는지하철안에서

도르의시간여행을읽었다.

시작은매가리없이시작하여….

아이고글은써야겟는데이젠바닥이났어.

그래서여기저기얼기설기엮은것아닌가,

생각이들어왔는데

다행히뒤로갈수록조금씩차져갔다.

지축과구파발구간에서다시또북한산을보았는데

아침신록과도다른느낌…..

여전한설렘.

문득윤금숙의그림……

.‘가을속의어둠속에잠겨있는동네…..

생각이나며

북한산…..저아래땅속이궁금해졌다.

혹시저땅아래깊은곳어디에도

기억의마을이있을지도모른다는

그러니까

그림은언제나보지못한세계를알게한다는…….

이야기도되런가.

Praha의앨범…InMyDreamyInfancy외6곡
01.InMyDreamyInfancyㅡPraha
02.WaitforLong
03.SadRemembrance
04.AtTheLonesomeLake
05.PastLove
06.MoonlightDance
07.UnderSwingCandle-Light

4 Comments

  1. 순이

    2013년 5월 10일 at 11:08 오후

    다시다녀오셨네요.
    나도따라갈걸.

    정말그림이사람에게스미듯번지듯다가오네요.
    첫번째사진은거실에하나걸어두고봐도좋을것같습니다.
       

  2. 참나무.

    2013년 5월 10일 at 11:45 오후

    그리고디아나는달의여신이기도하지요눈썹달을머리에이고있는…^^

    그려집니다솔직하게얘기나누셨을장면이…그찻집주인언제나베푸는거좋아하는
    루시아님전시회끝나면좀섭섭하겠네-저혼자생각…^^

    아그래요비오시는날과’…번지는그림들잘어울렸을거같아요
    그리고기죽게하는최두식시인께넘주눅들지마셔요
    푸나무님리뷰도얼마나좋아할분들많을텐데요

    (…월요일과금요일은온전히저혼자아기보는날이라응하지못했고요오늘이면갈수있었는데…토일은또푸나무님이아니된다그러셨고-비글싫어서그냥여그다…)

    오늘은정신이좀나서…^^
       

  3. trio

    2013년 5월 11일 at 6:10 오전

    그림이참애잔하네요.
    작가의모습이보이는것같아요.
       

  4. 騎士

    2013년 5월 30일 at 3:59 오전

    스민다,번진다이말은테두리가없다와통하는말같습니다
    즉가두어두는울타리가없다는뜻이아닐까합니다
    그러나더이상남에게피해를주지않는범위까지만번지거나스며든다는뜻도되지요
    테두리를치고사는인간이답답하듯이
    또테두리가없다고마냥방종하고남에게피해를주는인간이꼴불견이듯이
    아…차…암내가바로테두리없이방종한인간일수도있네요
    하여간에안개속의이미지같은그림입니다
    그러나저는좀더치열하고좀더공들이고좀더괴로워한그림을좋아합니다
    붓질한번에승부를거는천재들의그림은좋아하지않습니다
    산뜻하지만가볍습니다
    시도서사시가진짜시지말장난한싯귀는시가아니지요
    우리에게는서사시가없습니다
    그림도마찬가지입니다
    감성적인말초신경을즐겁게하는싯귀와그림들뿐입니다
    영혼을울리는웅대한서사시와그림이없습니다
    좋은그림구경하셨습니다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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