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여인이 그린 한국의 들꽃과 전설
BY 푸나무 ON 5. 24, 2013
책을만나는일…아무리생각해도사람비슷하다.
책두사람처럼첫인상으로함부로판단치말것이며
자신을고집하지말일이며
호오도…삼갈일이다.
도서관에가면
읽지도보지도못할수많은책을대하면
그책들이내는특유의냄새를맡으면
나는그렇다.
진중한사람들이옷깃여미는느낌,
시간을허비하거나방탕하지않으려애쓰는,
욕심에취해있지않는사람들이아주조심스레산책하는모습,
그래서나도왠지조금마음을다잡게된다.
거침없던발걸음소리에살짝조심을실는다.
들고있던핸폰을떨어뜨려고요를깨긴했지만,ㅎ
도무지헤아릴길없는수많은지력앞에서의절망감은
오히려생기를준다.
사소한일에일희일비할일이아니야,
마치나는풀이되고책은물조리가되는듯,
빌리고싶은책….
삶이조금지루하고피곤할때면소설처럼좋은게없다.
담방약이다.
쉽고즐겁고꽃처럼즉시다가온다.
빌리고싶은책을손에들고.
버릇처럼400번호대식물책장으로간다.
생각보다는식물학책그다지많지않다.
그래서읽은책이상당히많다.
한국의들꽃과전설이란양장본책이보였다.
난양장본책을싫어한다.
왠지그내용도두껍고딱딱할것같아,
그리고꽃을좋아하지만꽃의전설….꽃말….이런것은별로관심없다.
피어나는꽃이아주세련된오케스트라라면
꽃말전설이런것은낡아서직직거리는엘피판같은것….
그렇지요즈음그런낡은엘피판이뜨더라만,
근데제목앞에푸른눈의여인이그린..이란글이붙어있었다.
꽃을그린세밀화에는관심있다.
예뻤다.
그림이나보고가자…
그렇게이여인….
<푸른눈의여인이그린한국의들꽃과전설>은
나에게다가왔다.
1931년만들어진책이다.
우리나라최초의야생화도감이라고추측하는,
그것도벽안의여인이선교사의아내로순천에와서그평생을살며
우리나라야생화를아주예쁘게그린책이다.
종이한장에대개세네가지의그림을그렸는데
내가처음매혹당한것은
그녀가그린그림도어여뻤지만
꽃그림곁에있는그녀의글씨에눈과마음이머물렀다.
아주가느다랗고작고섬세한글자다.
한글도있고한문도있다.
가령동빅나무耐冬花부방등伕芳籐차나무茶이런식이다.
개나리를신이화라부르고
다정큼나무를해동화라불렀다
할미꽃은할머니꽃
제비꽃은오랑캐곷,안즌뱅이꽃….해서상당히많은종류가그려있다.
엣날에들판에둥지를튼종달새가하늘높이떠올라노래를부르고잇었다.
작은제비꽃하나가하늘에서지저귀고있는종달새에게마음을뺐겨그를바라보려고
복을빼고올려보다가뒤로넘어지는바람에절름발이난쟁이가되어버렸다.
그후사람들이그꽃을작은절름발이꽃이라고부르게되었다.
각시붓꽃을산란초라고했는데그에대한이야기.
유월에산란초물에머리를감으면머리가길게자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