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속에서 오월 가더라
BY 푸나무 ON 5. 29, 2013
이즈음약간울하다.
시간이너무빨리간다는생각때문이다.
봄이언제오려나….했는데오월이벌써지려한다.
대부분시간에대한생각이내하루첫생각이라해도되겠다.
아니분명또다른생각도있긴한데일단나는그렇게생각하려한다.
사실무엇인가를정확히적는다는것은매우어려운일이다.
그것은마치자신의속내를살펴보는일과도비슷하다.
또한생각을정리하는일과도비슷하다.
그렇지않은가머릿속생각을한번들여다보라
얼마나수많은갈래들이천방지축날뛰는지,
도무지종잡을길없는망아지와도같다.
망아지라니
망아지는말의새끼인데언제내가망아지를본적이있는가.
나는단한번도망아지를본적이없다.
그러고보면인생사태반이그런것아닌가
모르면서아는것같고알면서도모르는척살아가는것,
아주자세히귀를기울이면비오는소리가설풋들리기도한다.
오월이저물어갈무렵내리는빗소리에는푸르른수국이깃들어있다.
수국은사실유월의꽃이다.
원추리…와함께피는유월혹은칠월의꽃이다.
그런데나는이른아침….
내가이야기했던가하루중가장울한시간을꼽는다면
아주이른새벽이라는것,
새벽이주는그푸르른미명은사물의본질을가장극명하게드러내는시간이란것,
화정에서원당가는지하철그리고다시지하로내려섰다가삼송에서지축가는
지상의길아주이른아침다섯시조금넘은시각…
지하철을탔을때온세상에가득찬그푸르른여명은
눈에띄는모든사물들….집이랄지산이랄지나무랄지조그마한개천이랄지…
그모든것들을가장투명하게내비치는시간,
아마도어둠이사물속으로깊이깊이스며들었다가
밝은빛에의해다시그존재를감추려는시간……
즉어둠이사물속에서새어나오는시간
그사라지려는어둠에묻혀존재의근간이사라질까남을까를
갈등하는…..
그래서가장본질에다가서있는시간일수도있지않겠는가.,
그래서이른새벽푸르른시간은가장울한시간일수있다.
희디흰나무꽃시간을거쳐
시간은천천히아주느리게푸르른수국빛속으로자맥질해간다.
작년유월해가저물무렵제주도에서수국가득한정원으로들어섰다.
카멜리아힐이던가…..무슨동백꽃단지였는데
아니다기억이섞였는지도모르겠다.
하여간그곳에정말크고풍성한수국들이
그것도붉은색은없고거의가다약간흰빛에서푸르른빛
그리고짙푸른수국들이가득피어나있었다.
저물녘.
햇살사라지고어둠다가올무렵이라선지푸르른빛은장엄하고스산했다.
저렇게커다란꽃에
저렇게풍성한모습에
열매가없다니
열매대신열매맺을힘까지다해서피어오르니
저다지도풍성한것인가.
혹그저산화하고마는슬픔이빚어내는아름다움.
후지와라신야의수국…..도함께떠오른다.
흰우산을쓴여인이수국앞에서있던사진.
그사진의흐릿함과이야기역시흐릿했는데
오늘아침생각해보니
그수국이그여인이그흰우산이혹은그이야기들이
흐릿하지않고아주선명한색채와선명한결론을지닌이야기였다면
이렇게이른아침어쩌면생각나지않았을거라는…..
결국나는흐릿한내인생에대한어떤빙증을요구하고있는지도모른다.
그리고나는나를위하여그수많은결들속에서
흐릿함…..이란친구를찾아내는것이다.
불두화는이미만개했고백당나무도피어올랐다.
그리고이제산수국과나무수국차례다.
다음주에….천리포수목원에간다면나무수국만개해있을것이다.
그리희망해본다.
그젠가그그젠가우연히들었던강연…..에서
공자의사위공야장에대한이야기
‘사위삼을만한사람이다.비록옥살이를했으나그의죄는아니었다.
며그에게딸을시집보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