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미드나잇

영화가시작되고

제시가비행장에서아들과이별을한후

차로돌아온다.

차안에는잠들어있는쌍둥이딸과셀린느가전화를하고있다.

차안에서그들이대화를시작할때딱그생각이들어왔다.

이것은영화라기보다는소설의지문을읽는형국이네.

주인공제시와셀린느는끊임없는대화를하고있었는데

그것은대화라기보다는소설의지문이었다..

명료하고지적이고분석적이었다.

그리고무엇보다대화라고하기에는길어도너무길었다.

그래서푸르스트의지문처럼보이기도했다.

나는마치그들이대화를하다가혹영화가끝날지도모른다는불길한느낌도들었다.

스쳐지나갈내용일지몰라도쌍둥이딸이보고싶어하던유적지를

제시는그냥스쳐지나가려고한다.

잠이들었다는이유로,….

숨겨진말:귀찮어!

셀린느는망설이고..

숨겨진말:귀찮지만해야하지않을까!

똑같이사랑하는부모이지만

엄마와아빠의차이를

이대도록선명하게드러낼수있을까.

그렇지이영화는숨겨진언어를잘해독할수록

햇살잘받은빨간사과가될것이란것을기억해야한다.

작가가글을쓰고감독이영화를만들어낼때영리한그들은

사람의제반문제가풀수없는미스테리인것을기억한다.

그들이만든영화가참다운영화로서의삶을지니려면

적재적소에잘숨겨야한다는것을그들은알고있다.

무엇을

삶의의미를.

영화는시장의좌판이아니다.

그보다는몇곱절순전하고진취적인숨바꼭질이다.

훌륭한관객은숨겨있는보석을잘찾아내서자기것으로할수있어야한다.

아이들이들고있던먹다남은사과를제시가먹는다.

공기에색깔이변해서거무스레한사과는이빨자욱이선명하고그나마조금남아있다..

잠이깬딸이사과를찾는다.

언니가먹었나봐….

엄마는대답하고…..

딸의사과를먹어버린아버지는가만히있다.

이지극히단순한이야기속에서

나는서성거렸다.

그들은아이들을벗어나걷기시작한다.

끊임없는이야기……톡톡튀는대화…..정겹고..공감하고…..

그들은서로에게흐르는사랑의감정을아주진하게느낀다.

들어선호텔

작가를알아본….직원이사인을요청한다.

셀린느의사인도요청한다.

전작가도아닌데요…..제시는그냥하라고한다.

거미줄하나살짝드리운다.

호텔방에들어서니

격리된그들만의공간…..

사랑하는아이들이없으니얼마나자유로운지….

그래서그들이대화는이젠지성을넘어서아주현학적이고자유로워진다.

번역하는사람도젊은인지

멘붕은상시로쓰고

이즈음유행하는인터넷조어도거침없이사용한다.

괜찮다어울린다.그런것따지고들면나도보수꼴통되는거야.

여자가슴이나타나고

포르노는아니고그렇다고천박하지도않았지만

하여간가슴이등장해서한참……주인공노릇을한다.

그때울리는전화.

현실속의부름

전화로시작되는전처에대한이야기로그들의감정은

겉잡을수없이…..변화되기시작한다

.

언제공감했었던가

언제미소지었던가

언제사랑했지?

몇마디말속에회의가움트고의심의갑옷을입은골리앗은

그들사이에거침없이자리잡는다.

수년아니상당기간동안가꿔왔던신뢰라는텃밭을허무는데얼마걸리지않는다.

마치그때의

<말>은신형트랙터다.

순식간에부숴버리고탈탈털어내고새로운골을쳐

새로운밭을만들어낸다.

주제와는전혀상관이없지만

작가인제시의글에대한이야기들….이아주흥미로웠다.

가령새책에는이런사람들..

모든상황속에서기시감을느끼는사람….

또다른주인공은한가지상황속에서언제든끝을보는사람.

그리고갑자기등장한젊은커플….이그의글속의주인공으로

등장할지도……

만찬의시간….

아주나이든좌장

전문가부부,제시와셀린느그리고젊은부부

소설에대한이야기가다루어진다.

사람에대한이야기처럼읽혀지는,

젊은사람들이각론을펼친다면

좌장은살아온경험과지성이배인언어로새로운가치를창조해낸다.

그식탁의분위기는…..

지성적이었고화기애애했고

저식탁에서같이이야기하고파!

만약내가저자리에있다면….나는무슨이야기를할까,.

일상적인대화말고

뭔가머릿속을펼쳐보이는대화는

삶을정리정돈시키는힘이있는게아닌가,.

우리집식탁도생각해보았다.

.

사십대의신세대다.

이제육십대를향하여신나게달려가는나같은사람이보기에는

거기어디사랑이….있겠나.

가족이라는이름하에감정보다훨씬우선한

도리나정이나책임의무.

도리도사랑이고정도사랑이고책임도사랑이고의무도사랑이지

사랑에빠져있는젊은것들이하는사랑.

그사랑이얄팍한습자지라면

그젊은것들이비웃음을띄운채지켜볼

도리,,책임,의무,

이런매우딱딱한단어속에배인사랑은

수백년이지나도변함없이단단할

한지같은게아니겠는가

실소랄까,

자주웃게된다.

여기저기아주흥미롭고재미있는대화들이등장한다.

그러면서도지극히섬세한영화다.

이멋진팀의황혼에대한이야기도읽고싶다.

******

18년간이어온비포시리즈,세번째이야기

1995년영화비포선라이즈’.유럽횡단열차에서우연히만난제시(에단호크)와셀린느(줄리델피)

비엔나에서꿈같은하루를보낸후6개월뒤플랫폼에서만나기로약속한다.

그로부터9년뒤2004년영화비포선셋’,베스트셀러작가가된제시는파리의

오래된서점에서운명처럼셀린느와재회한다.

그리고또다시9년이흐르고이제2013.7살짜리쌍둥이딸을둔두사람은

18년전그때를회상하며대화를나눈다.

제시와셀린느,그들의끝나지않은사랑이야기가

세번째이야기미포미드나잇으로돌아왔다

감독과배우가함께만들어가는이야기

비포시리즈는1,2,3편의감독과주연배우가모두같다.리처드링클레이터감독,

에단호크와줄리델피주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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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1. 벤조

    2013년 6월 3일 at 6:46 오후

    음…보고싶은데…영화감상문이더좋을듯해서…
    다음제목은뭐가될까요?
    그게좀슬퍼.
       

  2. mutter

    2013년 6월 3일 at 8:28 오후

    이런식으로영화도늙어가는건가요?
    작가가나이들어감에따라글도영화도영화감독도같이나이들어가는…
    현실적이네요.

    70대의부부는어떤모습일가요?
    여태까지살았으니그냥살아간다는느낌?
    아니면단점까지보듬어안을수있는삶?
    혼자의외로움이무서워끌어안고있는반쪽?
    전쟁도사랑도다지나고무덤덤한사랑?
    전쟁같은사랑도무덤덤한사랑도다사랑은사랑이겠죠.   

  3. 참나무.

    2013년 6월 3일 at 9:51 오후

    푸나무님도신경숙처럼문학으로돈을벌었으면좋겠어요

    실비라프레스…오븐&토스트…
    그부분에서저는저감독(인지각본쓴작가인지)천재아냐했거든요
    요즘나랑직결된대목이어서-황혼시리즈를넘본..ㅎㅎ
    푸나무님이이부분에좀더많은얘길할애할줄알았고

    쌍둥이키우느라자신의일에빠지지못한셀린느
    이대목은어느워킹맘이물고늘어질것같았고…

    여튼여러가지문제는섬세하게건드린현실적인영화였어요저에겐

    개인적으로깨지지않으려고노력하는제시의인내력과
    맨첫장면셔츠한쪽은바지안에나머지는밖으로나온저사소한연출에도한표…^^
       

  4. 綠園

    2013년 6월 4일 at 7:59 오전

    BeforeSunrise리뷰는다른블러그에서읽었던기억이있습니다.
    BeforeSunset은리뷰마저도읽은적이없는것같은데
    BeforeMidnight영화를보면연결이될려나모르겠네요?
    푸나무님의멋진리뷰로교육이잘되기는했지만요.^^
    우리가사는지역에서는6월8일부터상연시작이라고합니다.

       

  5. 푸나무

    2013년 6월 4일 at 2:50 오후

    벤조님
    셀린느가제시에게물어요.
    팔십살….된시점에서온편지를읽어줄때

    화해의손짓치고는너무멋지지요.
    미래에서온편지를들고나서는
    작가다운멋진상상력,

    자신의엉덩이가어쩌냐는….
    제시는아주멋지다구대답하구요.

    거짓말속에서안심하며
    혹은위로하며살아가는게인생아닌가싶더군요.

    몇십년만에만난친구들끼리
    어머얘너학교다닐때와똑같다얘……

    맞고틀리고
    그까짓것구분해서뭐에쓰죠?ㅎ   

  6. 푸나무

    2013년 6월 4일 at 2:55 오후

    무터님저두생각해봤어요.
    앞으로구년후
    이배우들
    오십넘어서….

    그리고구년이면내가몇인가….
    칠십을향하여맹렬한질주를,,,,,ㅋㅋ
    인생의가장긍정적인면들중의하나.
    공평함….
    우리모두여전히똑같이늙어가겠지요.

    아마칠십대라하며뭐달라질가…
    설령다른사람만난다한들
    그사람이그사람아니겠는가….
    체념인지
    위론지.
    뭔가해대며열심히살아가겠지요.

    다행히그때도봄꽃피어오를것이고
    여름숲무성할것이고
    가을단풍서러울것이고
    흰눈가슴저밀것이고……   

  7. 푸나무

    2013년 6월 4일 at 3:02 오후

    참나무님…..
    오븐토스트….하하,맞아요.
    그들두사람.아주그대목재미있엇어요.
    옷은
    옷자락은참나무님이더밝으신듯
    말씀듣고서야아그렇네했어요.

    사실영화보면서
    좀적고싶다…..생각했어요.
    어록이랄까….

    느낌만남고실체는사라져요.
    아주나중의우리도그럴것처럼…..
    사실은가슴이야기살짝넘어갔지만
    그대목….
    하자연스럽기도하고
    밀물되었다가썰물되던대목이우습기도해.
    깊게들이밀어보려다가

    천착인가싶어….ㅎㅎ
    하여간생각거리많은영화였죠.
       

  8. 푸나무

    2013년 6월 4일 at 3:09 오후

    녹원님….
    아주올만이시다요.
    이름자가보이니엄청반가워요.
    정들었나봐요….ㅎ.
    전작전혀안보셔도
    전혀독립적인영화랍니다.

    깊어가는가을에보시면어떨까………
    전이상하게
    언제나
    남의동네계절이궁금해요.
    지금이렇게여름인데
    아니가을이면아니겨울로향해가면…도대체어떻다는거야.
    아스펜자작나무노오란단풍도아주낯설구요.
    디게촌스럽죠.^^*

    웃는이모티콘을쓰다보니
    전에녹원님께서하신말씀기억나요.ㅎㅎ.
       

  9. 해군

    2013년 6월 12일 at 12:14 오전

    저는이영화가참짜증나던데요

    상큼하고튀는,그러면서도때로는깊이도있는
    대화이기는하지만대사가너무많아서
    말꼬리잡기하는티비드라마같기도하고…

    호텔방장면에서가슴노출은왜그렇게심한지도..
    슬쩍지나가는정도로족하지않았을까???

    잘된영화의속편만들기가어렵다는게정설이지만
    비포3편은다시보고싶지않은영화입니다
    저한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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