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대한 유장한 서사시ㅡ 네번의 식사
BY 푸나무 ON 6. 14, 2013
네번의식사
저자
메이어샬레브(MeirShalev)
출판사
시공사(단행본)(2013년04월22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비율빈은우기가시작되었다고했다.
가이드표현으로는아주가까이다가와있다고,
실제로첫날밤갑자기하늘이번쩍번쩍하더니비가내리기시작했다.
창문으로리조트가로등하나가보였다.
비는그가로등아래둥그런반달모습으로내렸다.
아주가느다란몸짓이었다.
나는빗소리를듣기위해창을열었는데
가로등아래온화한모습과는다르게제법소리가세찼다.
모기생각을하긴했지만이정도세찬빗방울이라면
어딘가로다숨었으리….
편안하게문을열고책을읽기시작했다.
한페이지도채못읽더니먼나라로떠난분…
코고는소리를보아하니내일아침까지는절대뒤돌아보지않을낌새다.
그제야온전히혼자다.
빗소리를다정한벗삼아……네번의식사중두번째식사를하게된다.
아니이건…마치….<백년동안의고독>같잖아.
레베카는<백고>의레메디오스같고……
라틴아메리카의그어둡고웅숭한맛은아닐지라도
습한나라와건조한나라의차이일지도모르겠지만,
그럼에도불구하고사람….그리고사랑에대한서사가
내겐처음부터<백고>를연상시켰는데
나중에보니출판사서평난에도비슷한문장이쓰여있다.
《네번의식사》역시대중성과작품성모두를충족시켜주는메이어샬레브의특징이잘드러난소설인데,영역본출간후“가브리엘가르시아마르케스가토니모리슨의《솔로몬의노래》를다시쓴것같다”는극찬을받았다(펌).
모든사람이보자말자사랑의열병에휩싸이게하는아름다운여자레베카…..
그녀의남편은그런아내보다…..
유디트라는….아이잃고남의집에서일을해주는
여자가동네에들어서자마자그녀를보자말자….그순간사랑에빠져버린다.
그녀의미모에대한이야기는전혀없다.
그저자신에대한이야기를침묵으로일관하는.
사랑에는전혀관심이없는이여인,
그러나평생세남자는깊은상처를지닌이여자를끝까지그리고겁나게사랑한다.
이런대목은사실매우통속적이다.
한눈에사랑에빠지고
평생을사랑하고
그리고그것도모자라한남자도아닌세남자와한여자어린이까지도그녀를사랑한다.
사랑의방법도성격처럼다르고…..
세남자는서로를질시하면서도합종연회,
인정할때는인정하는
어찌보면기이한우정까지도엿보이는관계를지속해나간다.
그런여자어디있을까.
또한그런무지한사랑,
계산할수없는운명이란엉킨실타래속의사랑.
그리고또자연처럼한결같음……의사랑이어디있겠는가.
없는이야기를있는것처럼하는것을나는통속이라여긴다.
그러나
통속없는아름다움이어디있으며
통속없는진실이어디있으며
통속없는사랑이어디존재하겠는가.
무엇보다이작가는이통속속에서만존재하는게아니라
통속의바깥까지도아주자유롭게넘나든다.
시점의특별화라고나할까.
세상의창조에대한이야기인에덴동산의이야기는
뱀을싫어하는이유일수도있다는,
사랑의시작을사랑하는사람과의만남에두지않고
그이전의수많은갈랫길…..운명이나숙명이라고불러도되는
작은산들강들바다들….
그리고사람들이지어내는생과사…오고감……등
그들의인과에대한시점을아주저멀리서부터시작해낸다.
어쩌면태어났기에….
사랑은시작되었다.
어쩌면부모가사랑했기에그들도사랑할수밖에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