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같은….

글은기억이기도해

기억은사라지는것들을포획해내는촘촘한투망이지.

하지만결국투망일뿐이야.

아무리촘촘하다한들물을담을수는없거든..

아주작고어린,

귀엽고사랑스러운것들을담기도어렵고

담은가..담겼나담겻겠지.쳐도.

낡아진틈새로

혹은저홀로낡아져천천히새나가기도해..

그러니글이기억이란말은수많은오류를품고있어.

써놓고도내기억속에서조차사라지는것들무수히많으니.

글이기억이란말은맞는말이아니고말고.

그렇다고꼭틀린말도아닌것이

쓴다는것은결국기억의행위라는거지.

기억은남겨지는존재이니….

나에게?

아니세상어디귀퉁이에라도.

내겐사라져도누군가에게남아있을수있고

이기묘한넷,그물세상에……라도

최소한당분간은저홀로라도남아있을터이니.

골목을들여다보는일도비슷한일일것같아.

화려하고넓고큰길보다따뜻해보여.

골목길은낯선도시의바람막이야.

골목은마치아주작은분꽃같은것..

분꽃은

아분꽃시하나

머물고싶은데있던

그런때가있었어

아무렇지않게분꽃핀옛집내려다보고

나는또

아무렇지않게흘러가고있잖아//.분꽃핀옛집흘러가고/홍성란

분꽃을….잘보여주는시같아.

아무렇지않게분꽃피고

아무렇지않게흘러가고

분꽃은

분꽃은

그냥이라는단어가가장어울리는꽃이야.

제법요염하면서도소박해그냥소박하다니까.

한대에여러송이피워내도조용해,그냥

여러가지빛이거든….

그래도그냥한가지인듯

이게밤에피어나해저물녘….

달맞이라도하는양……

밤마실가는바람든여인처럼

그래도그냥뜨락에피어나.

가만히그냥

남들피어나려고기지게켤때…..잠을자…..

그렇다고게을러보이지는않아.

자네..자구나하지

그냥.

골목길도비슷해.

그냥…..괜찮아.

마음이부드러워진다고나할까,

그냥,말이지.

골목길을거닐면…..그냥분꽃보는것같아.

어느골목에는

일본할아버지할머니들이부채를부치고골목

그늘에앉아계시더군.

골목은사실아침도점심도저녁도다아그늘이야.

여름나기에아주좋은곳이지.

그냥좋은곳이야.

그래선지우리동네할아부지할무니들같았어.

친절하시더군.

그냥막친절해….

우릴보자새로운곳을안내해주겟다고말도안통하는데….

다리도저시더구만

그리고만들고있는집…..집을새로운칼라….피빛같은….

새로운집….

나오시마

테시마

일본한귀퉁이의아주작은섬…..

그동네의오래된골목길.

오래된할아버지….

낯섬을찾아떠나서

낯섬을피해골목길기웃거리는…..

마치분꽃같잖아.

저녁에피어나

아침에잠드는분꽃같애.

분곷이제피어날거야

그냥….

무슨중언부언인가면.

글이쓸쓸한행위라는뜻이지.

생각해보면모든것들이다허망하다는말도되고

허망함을허망으로메꾸자는의도.

이래저래명랑하게살아가는것처럼보이지만

난니힐리스트야.

종말론자이기도하고…….

그마지막에그래도그분저기계셔

그나마찬바람막아주셔서사네

견디네

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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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 산성

    2013년 6월 24일 at 11:58 오후

    낯선,
    그리고익숙한이골목길이얼마나좋은지
    아무렇지도않게슬슬걷다멈추다…
    그늘에서서
    내려앉은햇볕좀바라보다그러다…

    햇볕묻으라고널어둔이불처럼요처럼
    오~래된골목길에
    오~래된날잠시부려두고
    그러다그러다가…분꽃.

       

  2. 푸나무

    2013년 6월 25일 at 12:39 오전

    맞아요정말
    골목길처럼오래된우리네요.
    사람도비슷하고집도엇비슷하고
    정치하는이상한사람들이주는무지함을빼면,
    전아주좋았어요일본,.
    물론가려서본영화지만
    제가본일본영화들…..
    처럼섬세한….기운이느껴졌구요.   

  3. 말그미

    2013년 6월 25일 at 4:55 오전

    분꽃같은골목,
    언제나그늘인골목.
    보는듯합니다.평화도깃들어있어보여요.

    그곳할아부지할매들은어찌그리친절하셨을까요?
    격세지감을느껴요.
    조센징어쩌고…하던때.

    몇년전일본큐슈지방엔가갔을때
    여자들이자꾸말을붙이던생각이납니다.
    우리한국말로요.
    묘한생각을했습니다,그때.

    일본여행,재미있으셨지요?
       

  4. 좋은날

    2013년 6월 25일 at 5:13 오전

    초가마을유년의골목이저리단정
    깨끗했습니다.

    마음편한풍경사진입니다.

       

  5. trio

    2013년 6월 25일 at 5:46 오후

    일본의어느골목길…느낌이너무좋네요.
    나이들으니까뭐든지오래된것이좋으니…

       

  6. 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2:12 오전

    네에전일본처음갔는데
    넘좋앗어요.
    일단낡은집인데도
    청결해서요.
    침대시트가….아주맘에들었어요.   

  7. 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2:13 오전

    좋은날님
    땅에빗자루자욱선명하던….
    마당들도좋앗지요.
    지금은없지만요.   

  8. 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2:18 오전

    김성희님
    길다란댓글왜지우신거예요.
    나랑같은꽈하기싫으셔셔요?
    니힐리스트과요.ㅎㅎ

    니힐리스트에도급이있어요.
    그게마치늪같은거라
    깊이들어가지는않으려구해요/.
    하지만

    욕심이나탐욕부리지않게되는
    아주소중한양념엑기스이기도하죠.
    니힐리즘이요.
    종말론두그렇구요.

    나도김성희님께서푸나무부르신것처럼
    김성희님…성희님…..ㅎ

       

  9. 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2:33 오전

    트리오님께쓴댓글이사라졋다요.
    아무리찾아도없네
    귀신도넷세상에사는건가요?하하
    트리오님
    저두정말늙어가선지…
    그쵸시들고나이들고
    오래된것들좋아요.

    사진은일취월장!!!!하시던데요,
       

  10. 참나무.

    2013년 6월 27일 at 1:49 오후

    라임라이트…이터너리…
    영화ost베스트3위에드는곡!

    분꽃…김기철선생(보원요주인장)수필도권해드립니다   

  11. 푸나무

    2013년 6월 28일 at 12:41 오전

    분꽃찾아봤더니도서관에있더군요.
    이다음에빌려서읽어야지…
    이젠책숙제까지….
    하하감사합니다.
    참나무님내주신숙제처럼
    제가옜날에숙제를즐겨했다면
    지금무지훌륭한사람되었을텐데요.ㅎ
       

  12. 푸나무

    2013년 6월 28일 at 12:42 오전

    라임라이트…..
    가끔들으면언제나좋아요.
    애잔한우수와…
    저넓은공간속으로펼쳐나가는……생각들.   

  13. Lisa♡

    2013년 6월 28일 at 1:54 오후

    1,2,3사진죽입니다.

    정말달라보여요.
    같은사진이라도.
    진짜분꽃같습니다.   

  14. 푸나무

    2013년 6월 28일 at 2:39 오후

    만날날이정해지니..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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