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꽃 같은….
BY 푸나무 ON 6. 24, 2013
글은기억이기도해
기억은사라지는것들을포획해내는촘촘한투망이지.
하지만결국투망일뿐이야.
아무리촘촘하다한들물을담을수는없거든..
아주작고어린,
귀엽고사랑스러운것들을담기도어렵고
담은가..담겼나담겻겠지.쳐도.
낡아진틈새로
혹은저홀로낡아져천천히새나가기도해..
그러니글이기억이란말은수많은오류를품고있어.
써놓고도내기억속에서조차사라지는것들무수히많으니.
글이기억이란말은맞는말이아니고말고.
그렇다고꼭틀린말도아닌것이
쓴다는것은결국기억의행위라는거지.
기억은남겨지는존재이니….
나에게?
아니세상어디귀퉁이에라도.
내겐사라져도누군가에게남아있을수있고
이기묘한넷,그물세상에……라도
최소한당분간은저홀로라도남아있을터이니.
골목을들여다보는일도비슷한일일것같아.
화려하고넓고큰길보다따뜻해보여.
골목길은낯선도시의바람막이야.
골목은마치아주작은분꽃같은것..
분꽃은…
아분꽃시하나…
머물고싶은데있던
그런때가있었어
아무렇지않게분꽃핀옛집내려다보고
나는또
아무렇지않게흘러가고있잖아//.분꽃핀옛집흘러가고/홍성란
분꽃을….잘보여주는시같아.
아무렇지않게분꽃피고
아무렇지않게흘러가고
분꽃은
분꽃은
그냥이라는단어가가장어울리는꽃이야.
제법요염하면서도소박해그냥소박하다니까.
한대에여러송이피워내도조용해,그냥
여러가지빛이거든….
그래도그냥한가지인듯…해
이게밤에피어나해저물녘….
달맞이라도하는양……
밤마실가는바람든여인처럼…
그래도그냥뜨락에피어나.
가만히그냥
남들피어나려고기지게켤때…..잠을자…..
그렇다고게을러보이지는않아.
자네..자구나…하지
그냥.
골목길도비슷해.
그냥…..괜찮아.
마음이부드러워진다고나할까,
그냥,말이지.
골목길을거닐면…..그냥분꽃보는것같아.
어느골목에는
일본할아버지할머니들이부채를부치고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