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삶으로 변주되는ㅡ 에브리데이

에브리데이라는아주단순한단어

그저투명하고무게없이가벼운바람같다가.

영화제목이되자

몇년전시엔립오래된사원에서

바로내등뒤에다가와있던비의원본처럼변함.

에브리데이는

음식으로친다면유명한평양냉면집

애비맛도에미맛도없는육수같다.

그러나냉면을다먹고나서

이것또그리워하게될종목아니야??

단순하고밋밋하고평번해서도무지자극이없는맛속에는

느꺼운중독과그리움이스며들거든.

중독이없어서그리워할게하도없어서그지극한평범함이

사무치게그리워지는경험….

처음음악이좋아서다큐는아니겠구나.생각했다.

에브리데이에대한정보라고는아이들의변하는모습을

오년을걸려찍은영화라는게전부였으니혹시다큐?생각을했던것이다.

그러나영화는다큐처럼만들어져있었다.

과장없이자연스러운,

그러나아주많이걸어폭폭한다리같은시간이이어지는,

아이들이무려네명이나나오는데

잘웃지않는다.

몇번미소는아주가볍게짓는데금방사라져버린다.

아이들의엄마..의눈빛은어둡고침울하다.

사실카렌(셜리앤더슨)의에브리데이는

어둠고침울하고힘에겹다.

마트에서일을하고저녁이면펍에가서또일하고

네명의아이를건사하며

주말이면새벽에아이들을깨워꽤

긴거리를걸어나와버스를타고다시기차를타고

다시또낯선도시런던을걸어서철창문앞에다다르고

여러가지순서를거쳐그녀는남편을만난다.

보이지않던소리들…..몸짓들…..

숨결그릇부딪히는소리시리얼먹는소리….가방짐챙기는소리

걷는소리

실제로는내곁에서도무수하게나타니고있을소리들.

영화속에서들리는소리들은명랑하지않다.

감독은그단순한소리들을주입하여

폭폭한삶을…..

카랜의삶이아니라내삶으로만들어가고있었다.

그녀의에브리데이만회색일까.

마약밀수로감옥에있는리안에게도에브리데이는힘겹다.

가족을만날때는반갑고떨리고기대에가득차지만

금방그시간은지나간다.

그의에브리데이는

언제나자그마한공간에서혼자다.

각본을직접쓰고

사실은기본줄거리만잡아놓고차츰만들어갔다고제작일기에그는적고잇다.

그러니감독은어쩌면소통열림을

영화내용이아니라제작하는시간속에서도보여주고싶었던것일까.

실제그는시간을보여주고싶었다고했다.

그의의도대로라면

그의영화속시간,

에브리데이는

아이들이자라나는데에도있지만

아이들이자라나는이상으로카렌은지쳐간다.

그리고시간은

사람을질리게하며배신하게하며

무섭도록외롭게만든다.

에브리데이는어둡고차겁고무채색이다.

하다못해바닷가로놀러가는데

그바닷가….대개의영화에서처럼눈부시게환한햇살없다.

아니햇살은있는데감독은그리환하게판을벌리지않는다.

어두운생힘든시간들속에서는

아무리환한햇살가득차있다할지라도

환하지않아.눈부시지않다구….

외치는

내면의소리가더크다는것을

감독은그리표현했으리라.

하루휴가를나온이안은가족들에게말한다.

어디환한곳으로여행을가자고…..

아이들은장소를이야기하지만이안은

그저환한곳이면돼…..

영화는해피앤드처럼끝난다.

이안은출소하고아내는그를반가워하며사랑한다고…..

그러나그첫날밤고백으로인해..

아이들은눈말똥거리며

부모의싸움소리를듣는다.

직장도없는

얼핏유약해보이는…..이안이

아이들넷과아내의가장노릇을잘할까….

오히려카렌은남편이라는부양아를한명더거느리게되는게아닐까.,

틈만나면아내의바람을입에올리며아내를잡는….

룸펜이되지않을까…..

영화의엔딩장면속에서들어온생각이었다.

영화를보고나오는데시네큐브앞헤머링맨…..

거대한키를하고망치를아주천천히휘두르고있는

그를올려다보았다.

작품인가

삶인가.

당신도도시한가운데서서날마다망치를휘두르노라피곤하겟네.

비가한바탕쏟아져야이연무가사라질텐데

..

습한바람이가로수잎들을사정없이흔들리며지나가고다시다가왔다.

포장없는삶의실체를보여준영화

그러나단순히그삶의실체가

이안과카렌의것만이아니라

나의삶으로도변주되는….

사족:기사에보니에브리데이의영화감독마이클니먼..

이냥반께서김기덕영화의차기작음악을맡는다고하니…호오~~~.

12 Comments

  1. 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2:34 오전

    그보세요
    숙제내드리길얼마나잘했는지…^^

    호오~~역시…
    이영화음악예사롭지않았는데
    김기덕차기작음악요?
    제할일도미뤄놓고…빨간동그라미5개치려구요…허러럭~~^^
       

  2. 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2:37 오전

    네에저정말참나무님숙제좋아해요.
    딱제취향이고
    좋고….
    예술가의…도봐얄텐데….

    근데숨차요….
    참나무님따라가기…..
    참나무님도리사님못지않은에너자이저!!!!
    아니다조금나이가위시니까한수더뜨는????

    하여간앞으로도숙제계속부탁드립니데이쌤요.   

  3. 2013년 6월 26일 at 3:37 오전

    위에아이들앉아있는사진정말귀여워요~맨왼쪽아이표정!ㅋㅋㅋ

    어렸을땐영화한편보러대한극장,피카디리극장,국제극장그런데가서몇시간씩줄서고영화보는게아무렇지도않았는데..요즘은이렇게상영관이많지않은영화찾아다니면서보는게왜이렇게일처럼느껴지는지모르겠어요..마이클윈터바텀영화좋아하는데..이영화도기대작인데요..이러다가또극장에서는놓칠것같아요.   

  4. 士雄

    2013년 6월 26일 at 4:33 오전

    음악이좋습니다.^^
       

  5. 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38 오후

    밥님
    우리올만이다.그치요.

    위에아이들은
    진짜형제래요.
    진짜그아이들커가는모습을그대로담았고

    그렇다고하여시간이보일까….
    시간이보이는것처럼생각하고싶었을까…
    대개의사람들은보이지않는것에대한두려움이있거든.
    아마도마이클도그러지않았을까,

    어렸을때귀신놀이하자…하며
    울언니가
    머리로얼굴을가리고눈을매섭게뜨면
    나맨날무서워하며울었거든…..

    그순하고착한아이어디가고
    늙은아지매여기있는지몰라…..

    이영화는시네큐브에서만하등마….
    나도찾아가기힘들어요.

    마치북클모임이광홤문에서한달한번있으니
    미리나가영화보는거지요
    영화보면
    새븐스프링스15%할인도해주고…..ㅎㅎ
       

  6. 푸나무

    2013년 6월 26일 at 1:39 오후

    부지런하시고자상하신사웅님.
    감사합니다.^^*   

  7. 김성희

    2013년 6월 27일 at 1:26 오전

    나무님들끼리참잼나게지내시네요!!
    나두이참에함바꿔볼까?
    근데나무에대해문외한이라서….ㅎㅎ

    결혼전긴직장생활에,,
    다람쥐체바퀴돌듯,,,
    결혼하면날마다외식하고,연주회,전시회,영화보러다니며
    살아야지!!했었는데…참철부지였지요,,,ㅎㅎㅎ
    그건결혼초에잠시그렇더라구요,,,

    직장다니는게지겨워결혼했더니,,
    참내,이렇게늙은아지매(푸나무님표현을잠시차용)되어서도
    직장을다니고있다니,,,

    친구들이그나이에도일할수있으매감사하라지만,,,
    한몇달간프리덤!!!외치며어디든
    날아가고싶어요,,,진실로새처럼,,,바람처럼,,,
    장자의붕처럼,,,ㅋㅋㅋㅋ   

  8. 푸나무

    2013년 6월 28일 at 12:47 오전

    장자의붕이요…..
    우와엄청꿈크시다.ㅎㅎ
    북한산봉우리에까마귀가몇마리사는데
    엄청자유롭긴하더라구요.
    이봉우리저봉우리를순신간에오가고어디든거침없이가고…..

    프리덤…외칠때가좋은대아닐까요.
    아이고저것들얼른시집장가보내버리고싶어……
    하면울엄마그러시던데요.
    아야이라고애기들들고날때가조은때여야…..
    저것들이잇어야사람사는것같제
    느그둘만사라봐라…..ㅎㅎ
       

  9. 해군

    2013년 6월 28일 at 2:29 오후

    이영화아무래도못볼거같아요
    시네큐브가멀기도하고잼이없을거라서…ㅎ

    제블로그에도글마다사진이젤앞에있는데
    전체게시물보여주는블로그첫화면에서는
    사진이안보이는글은왜그럴까요?
    블로그관리자가보기싫은사진은안보이게할까요?ㅎ   

  10. 푸나무

    2013년 6월 28일 at 2:37 오후

    시네큐브잘다니시더니….급할베?ㅎㅎㅋㅋ
    잼이는없어요.
    재미는있는데..
    그리고그재미도….뭐지?하는사이에다지나가구요.
    탁월한선택하신겁니다.
    보지마셈.

    제생각에는퍼온사진은무조건안보이는데
    한장이라도저장해가지고올리면보일텐데…
    모르죠.
    블관리자분께서
    저와같은성향이시라면,
    혹시그럴지도
    음하하   

  11. 무무

    2013년 6월 28일 at 10:19 오후

    푸나무님글은읽고나면한편의수필읽은둣한?ㅎㅎ
    그래서제감성마저채워지는것같은자기만족
    자가당착에빠지는것같은기분이들어요
    얼렐레~~~~뭔말하는거지?ㅎㅎㅎㅎ
    암튼칭찬입니다좋다구요!ㅎㅎㅎ   

  12. 푸나무

    2013년 6월 29일 at 1:11 오전

    ㅎㅎ무무님댓글이재미있습니다.
    유월이가서서운해….
    칭찬좀해주세요.햇는데
    무무님선견지명….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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