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섬그늘에 굴 따러가면

1)사우나

너만나려고사우나했어.정말이야.

이나이들어

너만나려고싸우나..하니마구마구신선한느낌,

100%아니면어때,

그친구가기존의관습에

내생각10%만했다손치더라도설령전혀생각하지않다가

불식간에엮었다한들그러면또어떤가.

지금너를향한내마음이그렇다는이야기니

괜찮지.양과질뭐그리중요하나.,

아주작은진심이라도있으면다행인게지.

하여간그말을듣는순간

두사람이생각났다.

언니와명희

젊음은치기와함께벗하는시기이니

가령,

무라카미하루끼도등에서새로운무엇인가를만들어내질않던가

특별히섬세한것,

아무나가아닌누군가와만낫을때

그녀의손가락이누르는등의스위치….

치기는그런것이다.

무엇인가로조금더다르게자신을표현하고싶어하는것,

나는나에게어울리는

그리고실제성향자체에도자리잡고있는

엷은비위를청결과함께내대신내걸었다.

세상에어디청결한곳,,이있겠는가.

그저약간의격리와약간의편차일뿐.

그땐그런생각하지도못했다.

일단나아닌것들은다더러웠고

남의손이닿은것이면무조건싫어했고

커피숍에서커피마실때

손잡이쪽에입술을대는

기이한포즈로커피를마셧으니참으로가관이었겠다.

그방정맞은곳에누가입을대고커피를마시겠는가,

혹은누군가댄다한들그리흔하지는않을터공백기간에잘씻겼겠지.

그리하여그도그녀도유별날터이니다른사람보다는청결할것이고

(하여간이런쓰잘데기없는생각을무시로했으니,)

집에잇는여름날이면거짓말안하고땀한번나면그대로샤워했다.

우리집에자주오시곤하던이모부내별명을붙여주셨다.

오리.

하여간언니

내가혹시자기집에서잠을자는날이면어김없이하는말,.

야니온다길래이이불새로빨았다.,

그리고명희나랑친했던후배

그아이자췻방에자주가곤했다.

갈때마다.

언니이이불빨았어,그러니께름해하지말고잘자….

세상에나를위해이불을빨아주던

그아이결혼하고멀어지기시작했다

사는곳이멀어지니점점….

그래도명희야,…..

평생잊지않아.

나를위해이불빨래해주던너.

2)단팥빵다섯개

팥은아마도곡식중에서

콩과함께호오의편차가상당히심한종일것이다.

그러나팥삶는향만큼은호오를떠나서존재한다.

달콤하지도구수하지도않지만미각에와닿는그향기는

곡식의맛의향이지닌가장세련된형태가아닐까,

그래도난단팥빵보다는크림빵을더좋아한다.

이집단팥빵아주맛있어.그래서다섯개샀어.나만두개먹으려고

넷이모였는데단팥빵다섯개이야기다.

다들두개씩사지않고자신을위해하나만더사는

그짓거리가묘하게귀엽다.

다들두개씩사지.

슬쩍말해보니

에이너무많아,난워낙좋아하니까….

단팥빵이게시간이갈수록맛이떨어져..

그러니까아침에갓만든거니바로먹어줘야해

그러니햇빵이겠다.

나중에먹을때

이제맛이하마한오십퍼센트는떨어졌을걸.

그래도빵속에든팥은단팥이었다.

떨어진것은아마도팥의향기이겠지.

문득

시간이흐를수록빵맛떨어진다는데에눈길머문다.

사실거의모든맛은그렇다.

하다못해옥수수도나무에서바로꺽어찐것과

며칠굴리다가찐것은천양지차다.

그러니까

갈수록은

살수록….이겠다…..

그렇다면….

설마사람이단팥빵이려고옥수수려고?

3)추억

내가사십대초반만해도동안이었어.

아그때차장들이버스타면대학생차비받았다니까.

회사에서정말정신없이일하던때였는데

선전용포스터사진을찍는데

여자는왔는데남자가펑크를냈다고갑자기

날더러모델을하라데….내복모델,

바빠죽겠는데한시간이면된다고하더니

그제나지금이나광고찍는사람들뻥은여전해하루내걸려서찍었지.

예쁜모델아가씨와이리서고저리서고바라보고웃고

어깨동무하고다정히서고….광고가여기저기걸리고

그한참뒤

그모델이갑자기찾아왔어.

웬일이냐고

지나던길에들렸다고….

아그러냐고,

자기며칠후에미국간다고….

아그러냐고….

지금같으면어땠을까

어서와오우반갑네…..점심했어?

점심후

기분도그렇잖은데우리분위기있는데가서칵테일한잔할까?

술한잔후

그냥가게?좀더있자…….이런기분처음이야……

그리고%$^&*&^%

근데왜그땐그렇게데면데면보냈을까.

카밀리와인드를볼때

한여성이그랬다.

다시되돌아간다면

나두남자들과잘거야!!!!!

지금이라면어떨까?

다를까,

아니난여전히그들두사람다

리와인드….전의모습대로살거라고생각한다.

아쉽지만그래서추억이생겨나는것이다.

적나라함은추억이아니다.

머뭇거림느림완곡함머무름수줍음….

이런것들사이에서만

아련한그리움이되고기억이되며

추억으로승화해가는것이다.

4)빈집

빈집에서된장이익어가고있었다.

텃밭을가꾸게한댓가로집도봐주고된장도담가주는이웃이있다는것,

뜰에자두나무랑배롱나무가있었는데

어느분께서백일홍을목백일홍이라고해서좋아보였다.

나처럼사소한것에예민한사람은하여간큰일을못하고말고,

,

세상에미국산자리공도뜰한가운데를차지하고있었다.

지나가던길이라조금쉬었다..

화장실에서

다들볼일도보고….

맨나중에내가들어가려하니..

잠깐만….하시더니

쥔장께서한참있다땀을뻘뻘흘리며나오신다.

빈집이라비데를빼놓아서연결하려구…..

엄청나게더운여름날이었는데

어디선가갑자기시원한바람이불어오는느낌.

친절=더운여름날시원한바람

5)깍두기

아침에무를두개큰것사다가깍두기를담았다.

김치중가장쉬운것이아마깍두기아닐까.

미국서온조카아이가무김치를아주좋아한다.

지난번에담근총각무김치를얼마나잘먹던지

밥은안익숙하니조금먹으면서총각김치를하두많이먹어서

짜서어째…..걱정스러웠다.

그래서오늘은약간슴슴하게간을해서평소보다조금단맛이돌게담았다.

아마오늘저녁지나면내일쯤아주맛있게익으리라.

근데왜이맛있는깍두기가

어느쪽에도끼지못하는신세를일컫는단어로

전락?했을까,

착착엉기는배추김치에비하여

혼자도톨도톨돌아다니는모습때문에?

굵은무하나에서잘려나오는비극에의지하여?

아무리일엽지추를잘하는사람이라할지라도

머리가돌지않는구나.

조폭깍두기야..

생김새탓이니….

어느모임에갔더니어느분께서깍두기라고하셔서….

제가깍두기….했는데

사실우리모두깍두기아닌가….

하며깍두기를살펴보니

고만고만한게….귀엽다.

6)

왜격이중요한가….

나무에게로가면

격은말하자면존재하기위한가장기본적인자세이다.

격없이사이없이빼곡하다면서로도태될수밖에없으니

나무열매도마찬가지다.

과수원집쥔장이

꽃지면서맺히는열매따버리는것,

큰열매가자라나기위한거리두기즉

품위있게자라나기위한격을위함이다..

당연히사람에게도적용가능한대목이다.

불가근불가원

그렇다고꼭격이되지는않으나

적어도격의형태는지닐수있다.

격은왜,

그냥편하게살지.

가끔스스로묻는데

결국은슬프지않기위해서가아닌가.

7)매미

매미가며칠전부터울기시작했다.

햇살아주쨍쨍하잖아.

매미소리는더쨍쨍해

마치둘이겨루기하는것같아.이얍!!

근데그겨루기하는미묘한지점이

내겐여름날가는소리로들려.

그래선지오늘아주햇살데일것처럼뜨거운데

파라솔쓰고마트엘가는데

나두아주겨루기가하고싶더라고,

여름과얍!얍!

여름이갑자기좋아지고.

무성하고싱싱하고

치열하게맹위를떨치고있는여름!

여름이닷!

사실은매미에게두寒蟬이있다니까.

18 Comments

  1. 쥴리아스

    2013년 7월 26일 at 10:16 오전

    재미난글이네요..
    사자는원숭이짓을하지않습니다…그게바로격이아닐까요?
    깍두기맛있는데요??   

  2. 좋은날

    2013년 7월 26일 at 12:29 오후

    사진과글에한참을머물다댓글을답니다.

    제안해도좀아프면약대신단팥빵을먹고기운을차리곤하지요.
    글의행간마다에묻어나는따스함.

    좋은저녁이게합니다.

       

  3. 푸나무

    2013년 7월 26일 at 1:45 오후

    쥴님방에서
    지구보았어요.

    점하나….

    검지만으로도가려지는지구기도하죠.ㅎ
    눈감아도보이지않는,
    예쁘던데요그반짝임…..

    사자원숭이짓,
    ….
    관계에서비롯되는격이보이더라구요..
       

  4. 푸나무

    2013년 7월 26일 at 1:46 오후

    하냥
    좋은날이시니
    좋은저녁이시겟지요.
    그러다보면좋은여름이고
    좋은가을이고
    좋은해…..
    달….

    감사합니다.   

  5. 조르바

    2013년 7월 26일 at 2:39 오후

    우째맴이꿀쩍하신가요?
    옛생각이정답게피어오르고
    적당히외롭고?ㅋㅋ
    산소폭발~
       

  6. 참나무.

    2013년 7월 26일 at 10:08 오후

    …남의커피잔,저는손잡이정반대부분인데…
    손잡이옆부분과어느편이더쉬울까연구함해봐야…^^

    그외비슷하게닮은점몇개더있지만.

       

  7. Lisa♡

    2013년 7월 26일 at 11:41 오후

    아이깜짝이야.

    단팥빵5개누구준게어제인데
    꼭5개였어요.이번부산행에서
    단팥빵좀사왔거든요.

    격…그건그냥생기는게아니라
    누군가가지치기를해주듯자신에게도
    칠것은좀치고,해야지만그래도
    태어날때부터의품성이좌우한다고봅니다.
    매미는우리동네도울기시작했답니다.
    밤에서늘함에좋아산책하는데풀숲에서
    생뚱맞게울기시작하더군요.놀랬어요.
    풀에서도숨어우나싶어서지요.   

  8. 騎士

    2013년 7월 27일 at 6:58 오전

    어디좋은데갔다오신모양이네요
    사진이참좋습니다
    역시사진앵글보는눈이꽤는고급입니다.
    한여름밤의꿈이라는섹스피어의작품도있지만..
    아름다운꿈꾸시면서
    더위를잊으세요..
    격….
    큰사과를위하여도태돼야하는곁가지사과의운명…??
    곁가지사과는사과꼭지를단단이붙들어매고
    누가따도가지에서떼어지지않도록
    굳게굳게매달려야할것같군요..
    슬프게솎여저백설공주계모의사과가되어
    서낭댕이할아버지목판에올려질…
    아슬픈곁가지작은사과여
    7월인데
    웬4월의키스는?????   

  9. 지안(智安)

    2013년 7월 27일 at 7:36 오전

    저도단팥방참좋아하는데요..ㅎㅎ(먹거리이영돈피디버전)
    요즘맛있는단팥방사기도쉽진않죠.

    약간의결벽증은여자라면어느만큼씩은..
    뇌회로고장만아니라면요.
    바깥날씨우중충한지금푸나무님감성어린글에
    한껏취했다갑니다~~   

  10. 푸나무

    2013년 7월 29일 at 12:46 오전

    조르바님
    산소폭발이요?하하,

    정말올장마기네요…..좋은날되시길,   

  11. 푸나무

    2013년 7월 29일 at 12:48 오전

    참나무님맞아요.저두그반대쪽인가..손잡이쪽인가…
    많이생각했는데
    손잡이쪽이조금복잡해서확률이적겟다…생각했어요.ㅎㅎ
    웃기죠.
    지금은
    커피없어서…ㅎㅎ
    혹보면서도….그래머그렇지…그럴수도…하며넘어가구요.
    사람된거죠.
       

  12. 푸나무

    2013년 7월 29일 at 12:56 오전

    리사님
    어제오후에잠간산책하는데
    비오다말다한사이라선지엄청바람이시원했어요.
    아좋다..

    장마아름답네
    여름…아니면어디서이런시원한바람을……….
    사는것까지좋아지더군요.
    만날날이다가오네…ㅎㅎ   

  13. 푸나무

    2013년 7월 29일 at 1:01 오전

    기사님
    녜에정말좋았어요/.
    가다멈추고….가다쉬고…가다사진찍고…..
    땍내스타일의짧은여행이었지요.
    아름다운풍광이
    사람들사이로들어오면
    사람조차풍광이되곤하죠.

    떠나는것만도좋은데
    같이간분들이마음이맞더군요.
    배려하고
    친절하고
    친하고…..
    이러다정들겠구나……생각들만큼.,ㅎㅎ

    근데기사님께서도
    남은사과아닌신가요.
    지금우리모두함께살아가는사람은
    다아남은사과죠.
    떨어뜨린사과가아니라………
       

  14. 푸나무

    2013년 7월 29일 at 1:04 오전

    맞아요.
    그래서아마그분께서도
    그집단팥빵을좋아하신가봐요.
    그래도우습죠/.
    네명에다섯개…자기만두개….ㅎㅎ

    지안언니께서도한결벽??
    ㅎㅎ
    젊을땐그렇죠.
    하여간심할때는아이들과점심을같이못먹엇어요.
    이상한상상이그치질않아서,,,,,ㅎ   

  15. Anne

    2013년 7월 29일 at 2:28 오전

    짧은책한권을읽은듯합니다.
    잔잔하고재밌는얘기.
    좋은사진.
    좋은음악.
       

  16. 푸나무

    2013년 7월 29일 at 3:09 오전

    감사….
    앤님이그러시니
    이따산에다녀와서
    깊은밤

    토날산에서들은
    첫사랑이야기하나더써야지……

    부산도엄청더우시죠.
       

  17. 소리울

    2013년 7월 29일 at 5:36 오전

    일곱꼭지의글을모두다맛있게만드는재주.
    대가들도책에쓰인글다맛있지는않은데대단하우,정말
    그중에서제일맛있는건격인데
    그격을위해산다고는하나격이없어맨날슬픈디안슾프기위함이라니.   

  18. 산성

    2013년 7월 29일 at 1:32 오후

    대관령고개(?)넘는데자귀나무가환~했어요.
    비전혀오지않았는데
    오며가며그고갯길에서만비가내리더군요.
    자귀나무꽃이안개비속에
    엷은분홍불빛같아보였어요.
    아마도자동차불빛의반사였겠지만
    어둡지도않았었는데…꿈일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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