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혼자 다니는 이유

오늘은구름이어여쁜날이었소..

북한산성에서의상봉가는길을오르는데

나무사이로비치는하늘

그리고희디흰뭉게구름,

그밝은블루와하얀구름이빚어내는그림이

여름인가…..

아니그보다는초가을의느낌이선듯다가왔소.

골을걸을때는못느끼다가도

자그마한능선만올라서면선선한바람이불어왔고.

선선한바람에는습기가없었소.,

.

팔월은한번쯤

오르는길을멈추고

돌아가는길을생각하는달이라고

오세영시인이썼던가.

팔월만이겠소.

산에서는그어느때보다자주뒤를돌아보게되오..

힘들어쉬면서.

오르는길막막하여올라왔던길뒤돌아볼때가허다하지.

팔월삼일.

산을오르며입추가지척이라는생각을했소.

뭔가마음에작은울림같은것,

금하나연하게생기는것같았소.

사는건그런게아닐까

몸과정신에금이가는것말이오.

어릴때는온전했다가….

점점하나씩아무도모르게생겨나는금.

상처든슬픔이든,

혹은과격한탐닉이든….

꽁꽁얼었던북한산계곡물이

봄이지닌많은것들,..

햇살바람,시간땅의속삭임.버들치라고그안에서요동치지않겠소.

그것들에의해금이가고또가고….

어느순간얼음은물이되어버리오.

우리도혹그러지않을까….

가을오면금하나기억….들이나타날때금하나….

붉게물든단풍잎들마다가느다란금을지니고있다면,

좋아하는마음이라고금없을까….

산을왜혼자가는가.물었소?

오늘도산에는정말무리지어산을오르는사람들투성이였소.

산을오르는지말을하기위해산엘오는건지

웃기위해산을오는사람도있는듯하고

그렇지아마다들외로워서일게요.

그래서외롭지않기위하여

저리무리지어오며

무리속에속하며

무리와함께웃고이야기하며

나는외롭지않아!다짐하고있을게요.

다짐한다하여그렇게될까,.

왜무리지어가지않고혼자산엘가느냐고….

산엔혼자가야두리번거릴수있소.

누군가와같이있다면두리번거릴시간이없지.

걸어야하고그의이야기들어야하고

내이야기도가끔해야하기때문에두리번거릴시간이없다는거요.

두리번거리지않는다면

산을갈필요가없는게요.

나무도보고풀도보고바람도보고하늘도보고

그들과만나는것….

그들이야기를속속히듣지는못해도

적어도그들과함께하며

나를그들에게보여주는것,

사실여름숲은

나무들이가장교만할때이오.

어쩌면일년중가장자신만생각하는가장이기적인시간……

나무의가지외잎이맹위를떨치는시간,

그러니꽃에할애할틈이없는게지.

오늘보니소나무잣나무노간주나무….

잎너부데데한활엽수옆에서

가느다란침엽수들의초록도참으로초록적이었소.

곱더군.

고왔소.

산중턱숲가운데서누리장나무가가끔피어나있었소.

그향을무어라해야할까

좋거나나쁘거나를떠나있는미묘한향기.

향기강하여예전엔변소옆에심었다는이야기도있는데

어쩌면한여름숲에서유일하게피어나는꽃인지도모르오.

아니아주자그마한며느리밥풀꽃이야….

이제막피어오르기도하지만말이오.

누리장나무는굉장히시원해보이는꽃이오.

꽃두시원해보이지만

이파리도시원스레생겼소.

하여그늘도깊어.

그래서여름숲이겨우곁을주는지도…….

두리번거리지않으면누리장나무도만날수없소.

만나다하더라도아안녕….하며그냥스쳐지나가겠지.

사실이나이되니

주변의모든사람들이내손길을기다리고있소.

어느땐가는전부내곁의사람들

개기거나때부려도될사람들이었는데

이젠그빛을갚아야만하는시간인게요.

아직아이들도그렇고

마이부라더는더말할나위없고늙으신엄마

그리고나의특수한상황속에서비롯된만남속의

많은사람들,,,,

모두가한결같이나의부드러움을원하곤하오.

누군가를케어한다는것은오직하나

부드러움으로대한다는것이오.

약간의편차는있지만

사람들에겐에너지…..의양이있다고생각하오

가령부드러움이란에너지도한오킬로정도….라면

만나는사람이많으면그오킬로그램금방소진되고마오.

그래서가족들에게는뻣뻣해질수있겠지.

어디선가그부드러움을,,,,,

나는훔쳐서라도충전시켜야하오.

누리장나무가내게

그녀.혹은그가지닌부드러움을나눠준다는게요.

아주자그마한좀꿩의다리도그렇고

아주커다란….

잘생긴소나무를만나면나는그의몸을꼭만져보곤하오.

단단하지.

마치바위같애

여윈사람들과는비교할수도없어.

그럴때마음이열리오.

열린마음으로소나무가들어오고….

딱딱했던마음이부드러워지기시작하지.

바야흐로충전의시간.

궁금함이풀렸으면

시원하다는문자한번주기바라오.

내버킷리스트중하나

달빛아래서저삼각산보고싶은것,,

보름달휘영하게떠오르면

저동두렷한하늘아래맨산…

어떤모습일지…..

혹시환한보름달아래

용출봉에서나의상봉에서나

삼각산바라보게되면

그때,

내게생겨있던굵은금하나

딱붙을지도몰라.

그래서한오년더살지도….ㅎ

누리장나무

좀꿩의다리

팥배나무는꽃도이쁘고잎도이쁘고열매도또록또록

오늘내가걸은일부…앞은용출봉뒤는의상봉…

소란스런사람들…..

지구는둥글다.ㅎ

(오늘사진은전부핸펀으로찍은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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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Comments

  1. 오드리

    2013년 8월 3일 at 3:16 오후

    시원해요.ㅎㅎ   

  2. trio

    2013년 8월 3일 at 3:30 오후

    핸펀도사진잘나와요.요즘은어찌나폰을잘만들었는지..
    괜히무거운장비들고헤메느라하머니허리가더꼬부러들지경이예요.ㅋㅋ
    블방에도자주못오고댓글도못달고포스팅도마냥게으름피워요.

    보름달아래용출봉,의상봉,삼각산?…하니까또솔깃해지네요.
    무거운장비들고올라가서사진찍고싶은마음..아직도젊은가요?ㅎㅎ
       

  3. 참나무.

    2013년 8월 3일 at 9:35 오후

    부러워라부카니스트…
    제가혼자전시장이나극장을다니는이유랑비슷한부분있다우겨도될런지요

    어제저혼자아!마다가스카르댕겨왔거든요
    오늘중으로인증샷올리겠지요아마도…^^
       

  4. Lisa♡

    2013년 8월 4일 at 1:44 오전

    푸나무님.

    요즘저는사고에금이자주갑니다.
    이런금,저런금이마구생기면서
    혼란스럽기만합니다.
    정말달빛아래삼각산이라도봐야
    고운금하나더그을듯해요.   

  5. 松軒

    2013년 8월 4일 at 1:50 오전

    산행을혼자하신다는뜨는포스트에서보곤
    오잉~~하면서들어왔다가심장이멎는줄알았어요
    바로저기산절벽바로건너에서절벽을바라보는자리에서늘쉼을가지며
    나만의자리인양좋아했답니다

    버킷리스트중하나라는보름달휘엉청밝은달에
    정상에서의그오묘한즐거움을꼭한번쯤이루시길요

    저는몇해전에음력7월보름날에여성봉쪽으로해서오봉정상에서
    밤산행으로밤12시를맞이한적있어요,
    태초의신비가이런거구나했답니다…
    달이나를삼켜버리는줄알았거든요..

    꼭한번쯤야행으로떠나보시길요..
    저는그런신비의세계를글로표현을못하겠으니
    언젠가그런신비의체험을푸나무님의글로보는날이있기를바랍니다..

    근데요,내려오는길에바위마다,
    웅크리고있는귀신으로보여혼났어요,,,ㅋ

    죄송합니다,첫댓글을염체없이길게늘려서요,,,

    글이너무너무마음에들어서입니다

    산에는혼자가야해요,,,
    무리지어가서떠드는것들산에서즐길자격없어요,

       

  6. 나를 찾으며...

    2013년 8월 4일 at 2:31 오전

    전푸나무님의전.번을몰라서요?문자드리기가..ㅎㅎ

    그나저나전웬만하믄혼자서하는일이많아서요.
    푸나무님혼자산행하시는이유가가슴에많이와닿는군요.ㅎㅎ

    암튼산행혼자하시는이유가그러시군요!^^*   

  7. 士雄

    2013년 8월 4일 at 9:53 오전

    혼자가좋을때도더러더러있습니다.ㅎㅎ   

  8. mutter

    2013년 8월 4일 at 1:27 오후

    혼자가면나도두리번거리고싶은데..
    왼지산에는혼자가지지가않네요.
    엄두가나지않는거지요.
    앞사람다리보고쫓아가기바쁘고.
    들어주기바쁘고.
    나도떠들고싶은데들어줄사람도아니고..ㅋㅋ   

  9. 2013년 8월 4일 at 2:13 오후

    예전에아주예전에고등학교때
    같이놀친구가없는주말에는삼각산을혼자서
    오르곤했습니다.
    한번은세검정삼각산쪽으로해서북한산의비봉까지올랐다가
    다른때는불광동진관사쪽에서올랐다가삼각산쪽으로내려오고
    이렇게번갈아가며오르락내리락한것이아마도꼬박두해의
    여름과가을이었던것같습니다.
    그때는몰랐는데푸나무님의글을읽고나니왜그렇게좋았었는지
    이제야이해가갑니다.

    고맙습니다.
       

  10. 인회

    2013년 8월 4일 at 2:28 오후

    한동안많이드나들었던의상봉능선…
    용출봉을비롯하여…추억속에스쳐갑니다.
    그곳에서바라보는삼각산노적봉등…

    저도오늘집근처산을혼자올랐습니다.
    몇명못만나는산행길에만난노랑망태버섯군락을찾아서얼마나기뻤는지모릅니다.

    북한산은거의혼자다녔는데…
    어느날…
    나혼자만이라도북한산을좀쉬게해주고싶었던시간이있었습니다.

    산이얼마나힘들까생각했던날….
       

  11. 인회

    2013년 8월 4일 at 2:31 오후

    휴대폰사진도범상치않습니다.   

  12.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07 오후

    오드리님
    시원하셨세요.ㅎㅎ

    오드리님께서도제가혼자산에가는것을엄청궁금히여기셨던모양.ㅎ   

  13.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10 오후

    트리오님핸펀도잘나와…하시면서도
    여전히그무거운대포…
    들고

    깊은밤삼각산…솔깃하시죠.

    좀전에sbs에서조용필에관한이야기를한시간넘게하던데
    노래맛을아는사람이구나/…
    그러니그렇게평생노래하지…

    카메라맛아시면어디놓겠어요.
    어디든들구가시지..

    트리오님과할머니는네버안어울려오.   

  14.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15 오후

    참나무님그럼요.
    비슷이아니라…어쩌면거의같을지두몰라요.

    ㅎㅎ부카니스트…
    남들두시간이면오르는길
    저는세시간쯤걸리니
    아주훌륭한차분한느린…부카니스트죠..

    사실저두산이너무좋으니
    제다리가너무예쁜거예요.
    너있어이리산올수있으니….
    허벅지가조금더단단해졌을까요?ㅎ

       

  15.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17 오후

    애정녀리사님.
    애매모호한것을정해주는명료함때문에
    누구에게나
    커다란애정을받는
    물론저로부터도…ㅎ
    애정녀께서…
    왜???

    달빛아래삼각산
    생각만해도너무근사하지않아요?
    아안나푸르나에서….
    경험하셧을지도,   

  16.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23 오후

    아송헌님….
    그자리….좋죠.
    저두갈때마다그자리에서…여기저기기건너다본답니다.

    나의버킷리스트를송헌님께서는예전에….하셧꾸나.

    태초의신비
    달이나를삼켜버리는줄……

    아정말멋진표현입니다.
    느껴져요.
    흰달빛,
    달빛휘늘어진,산,숲나무….
    정말태초의어떤모습을품고잇을것같아요.
    근원에다다른시간.거기다달빛…..

    귀신…ㅎ
    즐길자격없는것들,ㅎ

    언젠가달빛젖은삼각산
    글쓸날을저두기대합니다.   

  17.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24 오후

    사웅님은더러만그러세요?
    전아직사람에치어선지…
    혼자…가많이좋아요.

    더나이들면그것도달라지겠지만,   

  18.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27 오후

    무터님저두마이부라더때문에
    산엘다니기시작햇지만
    지금은거의같이안가요.
    워낙속도가맞질않고
    나는좀천천히걷더라도길게…다니고싶은데
    그냥반은짧게!이니.
    맞는게없죠.
    그리고저의해찰때문에….
    아마거의모든사람은지리해할거에요.

    혼자…좋은데….ㅎ
    영화처럼한번시도해보세욤.ㅎ

       

  19.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33 오후

    아무님….
    그렇다면정말어린…나이엿는데

    지금도가끔산에서젊은아이들만나면
    달리보이거든요.
    뭔가아주괜찮은아이같은….

    저두주로진관사삼천사.북한산성사기막골밤골…
    우리집에서한이십오분정도가면
    산을바로오늘수있어서
    자주가는곳이에요.

    이담에혹…
    젊은무님…….
    산에서보게되거든
    하이!할께요..
    ^^*
       

  20.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37 오후

    인회님이산을얼마나좋아하고사랑하는지
    한마디로
    충분히알수있군요.

    나라도쉬게해주자….

    이즈음은

    그래삶이란게워낙쉽지않으니

    불쌍한사람들아니가…

    걱정근심에찌들려살다가
    겨우그대를보며위로를얻으니
    그대가이해하시게,,,,ㅎㅎ
    하며다닙니다.

    엄청나게사진잘찍으시는,
    아니작가이신인회님
    사진칭찬
    기분좋은데요,
    캄사합니당!!!!!!ㅎ
       

  21. 푸나무

    2013년 8월 4일 at 3:40 오후

    나찾님….도
    혼자일잘하시는구나.
    전번없어도
    나찾님께서보내준…
    시원하다…접수합니다.
    근데혹시
    내가물어봤어????
    문자보내신것은아니죠?하하   

  22. Anne

    2013년 8월 5일 at 12:53 오전

    ‘누리장나무’.
    기억해두겠습니다.   

  23. 쥴리아스

    2013년 8월 5일 at 12:23 오후

    혼자다니는산이정말좋지요..가을엔오랜만에산에가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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