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가을 상례ㅡ 구양수의 가을소리를 듣다
BY 푸나무 ON 8. 18, 2013
땅에떨어진오동나무이파리하나보았네.
일엽지추…
그일엽은오동나무라네.
오동잎은서늘한기운에민감하다고하네..
세어보지않았는데오동가지하나에이파리가열두개라네.
그래서일년을나타낸다고생각했다네.
세월을아는나무라네.
오동나무
궁전에도심었다는데봉황이깃들만한나무로여겼다네.
무성한오동꽃…무성한향기…무성한이파리
생각해보면봉황이깃들만한나무같기도하네.
입추라네.
입추무렵이라네
태사관은오동나무를예의주시한다네
오동나무이파리하나너울너울거리며떨어지네
가을이왔어요.
태사관은궁궐을향해소리치네
한사람이받아다시소리치네
가을이왔어요..
사람들이이어가네…
말의길이생겨나네
가을이왔어요…..
가을이오네
가을이걸어오네
사람들말길을즈려밟고오신다네.
과문해선지는몰라도나무이파리하나솟는다하여
봄이왔어요소리치지않네
무성하다하여눈내린다하여
여름왔어요.겨울왔어요.소리로길을만들지않네.
가을이라네가을만이라네
굳이추수라는…목적때문이라고생각하지는않네.
가을만이지닌아주특별한성찰.
올핸조금이른것같기도하네
작년에는은행나무노오랗게물들던날읽었다네..
가을이다싶으면
깊어간다싶으면
구양수의가을소리를읽는다네.
구양수는온갖모란꽃을종류별로구별묘사전례없는화훼전문서적을만든사람이라네.
얼마나섬세하면모란만으로책을적을수있을까,
가을소리에책조차읽지못하고서성이는그의마음
이해할듯하네.
구양수의추성부는
나만의가을상례가되었네.
이젠하익숙하여…..암송까지는아니더라도
(책이상한소리…소리에대한묘사동자..나무숲소리….
어허슬프도다.이는가을의소리구나!가을은형관이라…)
그렇지…
눈보다머릿속..느낌이먼저흐른다네.
추성부는
예민하고..아득하고…조촐하고…섬세한글이라네.
풍경을그린듯하나소리에대한이야기라네
가을의소리라네.
소리를이야기하다가생사로흐른다네.
푸나무를바라보다가사람의정수를헤아리네
삶의이치까지나아간다네.
구양수곁의동자는이미잠들어있네.
벌레소리찬연하네.
올핸,
읽어야지…작년처럼.
그리고재작년처럼일부러찾아서읽은게아니라네.
어젯밤읽은책에
구양수의가을소리가있었다네.
김홍도의추성부도에구양수의가을소리가전재되어있었네.
가느다란세필로전문이수록되어있고
그가느다란글씨는이상하게그림속잎떨어진나무처럼
글씨자체가쓸쓸한나무처럼보이기도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