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는가 돌아오는가

새벽에무엇인가..서늘한기운때문에잠이깼다.

세시십분

사실은비가온다는예보가있어

늦은밤잠속에들면서도비를생각했다.

소란스러운듯하여밖을내다보니비가내리고있었다.

창문을살짝열었더니우수수내리는빗방울들,

작달비다.

세차고굵은비

처서..

처서에비가내리면쌀독이준다는이야기가있는데….

그러고보니며칠전담양창평….

너른들판에서벼가패기시작한것을보았다.

모에서벼로확연히전환되는시간.

그러니까처서즈음벼는

아이로친다면이제막엄마뱃속에서영굴어지기시작하는생명체라고할수있겠다.

여기저기구분되지않는,

벼도채낱알이되기전

구분되지않는아주연할때일것이다.

아프겠다.이비.

사랑에대해서말할때우리들이하는이야기 저자 레이먼드카버(RaymondCarver) 출판사 집사재(2009년03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어젠내내작가들이좋아하는,작가….레이먼드카버의글을읽었다.

무라카미하루끼도카버의책을번역해서..

그의말대로라면번역하며많이배운책이라고하는데

일본에서도꽤많이팔린작가다.

이번북클럽에서읽어야할책이대성당인데..

불행히도도서관에도판매처에도없다.

중고가있는데무슨오만원/….??

몇년전부탁이니제발조용히해줘를사서읽었는데

책꽂이에서아무리찾아도없다.

하여도서관에서

사랑에대해서말할때우리가하는이야기를빌렸는데

세상에참난데없이그안에대성당이있었다.

이즈음대성당은김연수가번역했다는데

그날쌘글빨로어떻게번역했을까….

나는이십여년이되어가는이책으로그냥읽기로했다.

레이먼드카버의글을읽을때면

어디선가무엇인가가스멀거린다

뭐야..뭐지….보이지도않는개미한마리

혹은그보다더징그러운그러나아주작은벌레가스멀거리며

몸어딘가를기어다니는것같은,.

사실적이며몸환적이고다시너무사실적이어서..징그러운….

그의스토리는어디로튈지모른다.

아니기발하다는이야기가아니라

너무나자연스럽게생의불특정함을

아주자연스럽게이야기한다는거다.

그의글은마치담배연기같다.

선명하게보이다가사라지는듯다시냄새로각인되는……

그러니까그만의특유한후각으로

사람을보는것!

그것도아주잘보는것!

그래서한숨쉬게하다가미소짓게하다가….책을덮으며성찰하게한다.

사사롭지만도움이되는일

은어린아들이뺑소니차에치여서

의사는아괜찮습니다.금방일어날거예요내내했는데

그의사는엄청깔끔하게멋지게세련되게옷을입은사람이다.

그런데갑자기아이가밭은숨을내쉬며눈을한두번뜨더니

아깨어나겠네아들

가장희망적인그순간에…..

아이는숨을그쳐버린다.

의사의이야기로우리는내내안도한다.

그러나어딘가불안하긴하다.

아이가죽는다.

차라리독자는그때안심한다.

이런제기럴

의사의옷이뭬중요하다는말인가그러나카버는치밀하게묘사한다.

그렇지그는그의사의그세련된의복이얼핏성실처럼보이나

그게꽝이란이야기를은연중하고있다.

단정하고세련될수록….더욱그러하다는것….

아들의생일날아들은죽는데맞추어논케익집에서자꾸전화를한다.

왜케익시켜놓고안가져가냐고

그들부부는분노하여빵집으로달려간다.

거기빵굽는사람도차암삶이어렵다.

어려운그들이모여빵을먹는다.

자꾸먹는다.

그렇게인생은되어져간다

비탄과비통그리고참을수없는슬픔과비애속에서도

맛있는빵으로위로를얻으며힘을얻으며….

어젠최북의그림을여기저기검색해봤다.

그의대표작공산무인도….빈산에사람없네를이윽히바라본다.

책에있는그림이아주볼만하다.선명하고

하여간공산무인수류화개라는거칠어보이는글씨는모르겠지만

그림은매우안정적이고조화롭다.

여백이있는그림….

계류가있고커다란나무두어그루그아래정자….

공산무인도라는제에걸맞게사람도없지만….

길도산도생략되어있다.

손으로그렸다는이야기도있다는데…..

손이주는느낌은….어딘가…..

어떻게이런그림을그린사람이자신의눈을찔렀을까..

아무리그림을뵈도그런무서운성향은느껴지지않는다.

그것도호생관이란자신이지은호.

즉붓으로먹고사는사람이란뜻를지닌사람이….

피는얼마나흘렀을까얼마나아팠을까…..

아니면그만큼충동적이었을까,.

하긴명산에서죽어야한다며금강산에서물에빠졌다니….

北을나눠칠칠로…칠칠치못한사람….

그러니재미도있는사람인데

그보다는나는그의그림….풍설야귀인도…..가좋았다.

오히려최북에대해서많은설명을해주는그림처럼여겨졌다.

문득노파심에서이야기인데

나는그림전공을한사람도아니고

전문식견이있는사람은더더욱아니다.

그러니내가그림을읽는것은아주나만의매우매우직관적인감상이다.

그러려니스쳐읽으시라는이야기….

이그림이맘에든것은물론그림자체이기도하다.

선은굵으면서도간결하다.

바람이얼마나세차든지나무등보이며휘어진것봐라…..

세상이오통바람이구나.

거대한산과커다란나무….그리고저나물르뒤엎고있는바람…….

그아래사람…..작기도하지.

바를몰라헤메네.

어린아이까지

그이야기아시나모르겟다.

꿈속에서아이를만나면하루가종일피곤하다는것,

그림속의주인공은결국사람이다.

자연이아무리크고강해도.

저연약해보이는아주작은사람에게눈길이가는것….

그런데말이다

풍설귀인도….

세찬눈바람앞의저나그네

돌아오는가….돌아가는가…말이다.

어디선가돌아온다쳐도…..

아직도저집은아니란거다.

개가짓는것을보니…

그리고몸이향하는방향이…

여전히다리가있고산이있고….가야할길이멀다는것,

결국이제다시

돌아가는가……..도이제야떠나는것이니망막하기이를데없다.

돌아오고

돌아가고

돌아오거나

돌아가거나..

그둘은많이다른데

결국은같다는것.

어쩌면저리그지점을절묘하게그려낸다는말인가.

저그림처럼….세상은그에게망막했을까…..

최북은눈오는날홀로죽었다고한다.

그것도길가에서…..

////////////

처서雨이야기하다

레이머드카버이야기하다

최북은뭐냐고?

그냥쓰고싶은대로

어제오늘생각했던것들명주실만들었음.

기사님말씀처럼…ㅎ

이리저리조금더엮고붙이면

조금더그럴듯해지겠지만,

잘차려입은의사생각이나서…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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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1. 소리울

    2013년 8월 23일 at 1:38 오전

    처서라네요.서늘한가을기운이느껴지는글.
    돌아오고,돌아가고.
    그러노라면세월도가고우리도어느날엔사라지고말겠지요?   

  2. 벤조

    2013년 8월 23일 at 2:29 오전

    지난번추성부에도동자가있더니이번에도동자.
    동자하나옆에두고싶네…너무…
       

  3. J cash

    2013년 8월 23일 at 3:28 오전

    글씨뿐아니라그림의붓질도거친듯한최북은
    그의그림처럼거칠게살았을듯…..고흐처럼…

    푸….께서는그림만보고도,그린사람의심리상태나
    처한상황을쪽집게처럼잡아내잖아..요?
    푸..도사ㅡㅎㅎ
       

  4. 2013년 8월 23일 at 4:43 오전

    문학동네대성당이절판되었나요?
    그런책은스테디셀러가되어야마땅한데~~~
    (저는카버형아팬-_-)
    절판이라뉘요..엉엉엉
    아닐꺼에요..아마새로운계약으로새롭게나오려고준비중인걸꺼에요.암요~
    ㅠㅠ   

  5. 공군

    2013년 8월 23일 at 6:41 오전

    내가레이먼드카버의대성당을구해서읽은이야기를쓰면
    여행기만큼길게쓸수있는데…
    승질나서군대이후로처음문학책을원서로읽어보았지요
    It’sreallysomething!!(대성당의종구)   

  6. 凸凸峯

    2013년 8월 24일 at 5:06 오전

    自然속풍경
    市井속풍경
    그림속풍경
    風景속사람
    돌아가는가
    돌아오는가   

  7. 푸나무

    2013년 8월 24일 at 11:53 오전

    소리울님.
    오늘도결혼식에다녀왔어요.
    신랑은….처음보는아인데이제스물여덟…아직아기같더군요.
    하긴퇴근해집에오면하루내내있었던이야기보고해야직성이풀리는
    내딸도동갑인걸요.
    그러니어린아이죠.
    그러나저는스물세살에나이가참많구나…라고
    아주똑똑하게생각했던것을아주똑똑하게기억나요.
    그런데그러고나서도얼마나더산거죠?
    그러니이제돌아가는건가요
    아니면돌아오는건가요.   

  8. 푸나무

    2013년 8월 24일 at 11:57 오전

    벤조님
    옛날선비님들께서는
    꼭동자를거느리고다니셧어요
    머심부름시킬의도가많긴했겠지만…
    오늘결혼식에도아이들…….많더군요.
    그무한대의가능성들……
    동녀는어떠세요?ㅎ   

  9. 푸나무

    2013년 8월 24일 at 12:00 오후

    밥님은…
    패밀리가번성하셔….
    베토벤형아부터….
    레이먼드카버형아까지…ㅎㅎ
    올만이다요.
    여전히발랄상큼유쾌하신밥님이시죠?
    글두좀쓰시죠?
    가서나도상큼한댓글달게…ㅎㅎ   

  10. 푸나무

    2013년 8월 24일 at 12:04 오후

    공군님.도서관순례기한번쓰시죠…
    무라카미하루끼처럼…
    ㅎㅎ


    사람기죽이는법두가지가지셔…
    하여간
    번역서..
    그것두오래된글읽은사람과
    원본읽으신분…과
    원본은일어아닌가요?

    하여간한번키대기한번해보십시다요
    누가더깊이읽었나..ㅎㅎ.
       

  11. 푸나무

    2013년 8월 24일 at 12:05 오후

    自然속풍경
    市井속풍경
    그림속풍경
    風景속사람
    돌아가는가
    돌아오는가

    뭐라붙이기가….어렵습니다.
    대신여러번읽습니다.
    멋진댓글주셧어요.
    철님.   

  12. 푸나무

    2013년 8월 24일 at 12:15 오후

    친애하는Jcash님
    최북을조선의고흐라고하더군요

    귀와눈
    광기는같았을까요?

    고갱은
    자신의글에서고흐의귀자르는대목을
    썼는데
    아주냉정하게썼더군요.
    자신이외출을할때
    면도칼을지닌고흐가다가왔고…
    자신은그저아주냉정한눈으로바라보았다구요.
    다시뒤돌아서서고흐는가고
    자신은그날밤을호텔에서잤다는것,
    그리고피의이야기..
    그가운데서도고흐가돈생각을했다는것,

    고흐고갱….은따스한사람이었을까?
    하긴따스함과인격과그림이무슨관계가있을라구요.

    최북의산은…
    산이아닌것같아요
    하늘을찌를듯한…..
    최북이보여요.ㅎ
       

  13. 2013년 8월 25일 at 5:24 오전

    붕새의큰뜻을작은연작은알도리가없는것같습니다.
    무슨얘기들을하고계시는지.

    하지만최북의그림은무엇인가무거운느낌을주는듯하긴합니다.
    좀더그림을볼수있는안목을가졌으면여러분들의얘기에
    꼽사리라도낄수있을것만같아서부럽습니다.
       

  14. 푸나무

    2013년 8월 25일 at 2:25 오후

    무님은
    장자의곤이야기를하면
    좋아하실것같아요.
    날개길이가산을덮고바다를가르는…
    확실하게맞나는모르겠지만…..

    제별명이푸도사거든요.하하

    꼽사리라뇨.
    주멤버이신걸요.ㅎ   

  15. 2013년 8월 26일 at 12:55 오전

    하여튼앞으로언젠가푸도사님의문하생이되어
    도사님의신들메라도맬수있는기회가생긴다면
    영광으로알고남은생을보내고싶습니다.

    장자의곤이야기보다는베틀어져쓸모없는나무가
    바로무영수였었으면하는바램이더강할때가많습니다.
    이런기회역시애꾸눈이거북이가넓은바다한가운데서
    한나무토막을만났다는맹구우목의이야기가더그럴듯하듯이……
       

  16. 김성희

    2013년 8월 26일 at 8:12 오전

    ㅎㅎ북쪽바다의물고기,,그이름을곤이라한다.
    그길이는수천리,,,
    물고기가새가되니그이름을붕이라한다,,
    그날개는수천리,,
    한번날아오르면산을덮고,바다를가르는,,,
    참,정말20대초에읽었던,,
    그당시엔세상에서중국사람이제일뻥쟁이야!!!ㅋㅋㅋ
    그누구도이뻥을능가할수는없어!!
    허나물고기가진화하여새가됐다는,,

    위의어떤분의네임을보니
    제가좋아했던가수분의노래가떠오르네요!!
    folsomprisonblues
    이미고인이된그는요즘대세인나쁜남자스타일,,,ㅎㅎ

    직장생활의스트레스가
    마구마구어깨를짓누르는월요일입니다,푸님,,,
    (에이,,,다때려치울까나!!!흑,,)
    좀있다퇴근해야죠,,,

    저녁이제법션하죠??푸님,,,   

  17. 푸나무

    2013년 8월 27일 at 12:37 오전

    무님..남은생이라니
    갑자기옷깃이여며지고..ㅎ
    더불어
    겸손하신말씀삽상합니다.ㅎㅎ,
    저두무님과좋은벗되기를기대합니다.
    너무멀어서얼굴은못보겟지요만하하..   

  18. 푸나무

    2013년 8월 27일 at 12:45 오전

    성희님
    제가친애하는쟈니캐시님…요ㅎ.
    아마
    성희님
    쟈니캐시좋아했던…이라고하셔서
    이미성희님좋아하시고계실거여요.

    앙코르를
    설흔번을마흔번을보셨대나….

    쟈니캐시를평생들어오신분이시니….
    쟈니케시노래를무릎꿇고들어야한다고한밥님
    의팬이시기도하니까….

    어젠지나갔고
    오늘은…괜찮으시죠.
    이제까지잘버티셨는데끝까지…ㅎ

    그리고이제
    가을이잖아요,
    서늘한바람끝…..
    삶의희열을느끼게하지않나요?

    아침커피드셨나요?
    나의친애하는성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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