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를 타지 않았다
BY 푸나무 ON 8. 27, 2013
혜시는백수인장자와는달리명민한친구였다.
출세도하고..돈도많은,
그런혜시가장자에게말한다.
자네말은도무지쓸모가없어…..
우리의장자가대답하신다.
저땅은턱없이크고넓지만길을걸을때소용되는곳이란발이닿는지면뿐이네
그렇다면발이닿는부분만빼고그둘레를황천까지파내려간다면
남은부분이쓸모가있겠나.
쓸모가없지.
그러니까쓸모없는것이실은쓸모있는것임이분명하잖은가.
명민한혜시는쓸모있는것만을추구해왔고
장자는쓸모없는…무나공이나자연정진자유만을추구해왔다.
그렇다고장자가혜시를얕보았다는것은아니다.
아마도장자는그가틀렸다는것이아니라그의좁음을이야기한것일게다.
비유치고는아주기막힌비유를들어서.
종일집에서살림하고책보다가오후여섯시쯤외출을했다.
버스를타고지하철을타고다시지하철을갈아타고명동을갔다.
아주편한슬리퍼를신었다.
점점신발에민감해진다.
신발이편하면온몸이편하고신발이편치않으면온몸이편치않다.
편한것은돈과도상관이없고볼품과도상관이없다,
발에맞는것,
몸만그럴까.
존재역시소유나다른사람의시선….보다자족할수있는삶의태도에
자유로움과즐거움이있지않을까,
혼자하는외출.
아좋다.
바람은신선하고….
어디에있다이렇게다가오는거니.가을.
명동은이제한국같지가않다.
뭔가…이상한느낌…뭔가은밀하게변해있다.
후각에스며드는느낌이다르다.
아니냄새가다르다는게아니라
바라보는것들…그런데그게후각으로느껴져온다.
여러가지것들이섞여있어아주탁한느낌…
먼나라로여행온자들의방기와
그들의지갑을열기위한호시탐탐의눈길들이이루어내는팽팽한긴장
중국말과일본어….
수많은호객행위..
그리고아직햇살이남아있는데도
어쩌면여분의햇살보다더눈부신…전깃불들
그모든것들이..보이지않게
그러나촘촘히,아주질긴거미줄처럼얽혀서
기묘한향을뿜어내는것같다.
명동예술극장앞도….소란스럽기그지없다.
명동치고는넓다고할수있는극장앞공터에의자들앉아있는사람들
갑자기그곳이무대가되고
저들은모두배우아닌가.
지금자기가맡은역할을아주충실하게해대는,
나역시내인생의주인공인데
굳이이렇게조작된타인의삶을들여다보고자하는것은무엔가.
…..
문하나를열고극장안으로들어서니….
오히려적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