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사중주ㅡ 제2 바이올리니스트 로버트에게

로버트

난왜이리시시하고소소한것이눈에잘띄는지몰라.

영화가시작되고

빈무대에청중들은고요하게기다리고있었어.

나도살짝그무대아래로가청중들무리에섞였지.

언제나그렇지만

연주를시작하기전빈무대말이지.

연주보다더많은이야기를하고있을때가많아,

사람들의기대.기다림,설렘.

뿐아니라무대뒤의연주자들그들의걱정,정렬과오만,색다른컨디션등….

보이지않는것들이팽배해있는

그러나실제로는더할수없이고즈넉한공간.

콰르텟팀원이들어올때

로버트그대는커다란손수건을들고들어오시더군.

난그대의그손수건을보면서이상하게미소가지어졌어.

그손수건이너무많은이야기를하고있었거든.

개켜호주머니에담고와서연주하기전

살짝사용해도될텐데

마치패셔너블한액세서리라도되는양

상당히큰손수건을펼친채들어서는모습말이지.

그대의어떤산만함.완벽하게정진하지못한해찰.

사람들시선을의식하는유약한면,

슬쩍너스레치며판단하는탐욕….

아주단정한자세그것도부족해서아주경직된자리인데

무대시작자리말이지.

그대는그런것을싫어하는거지.

심리적기저가말이야.

자신에게있는속물성향을충분히인지하고있으면서도

속물적인사람을멸시하는….

그런이율배반적인의식의도발이라고나할까,

마지막사중주

오늘에서야봤어.

다들너무나좋은영화라고입을모았고리뷰도볼만큼봐서….

그런데오늘갑자기생각이나더라고.

뭔가마음이산란했나봐.

이런날은맑고투명한시어를읊조리면좋을텐데

고은의시속여인처럼

헤매는여자가되고싶었는지….

헤매봐야버스타고영화관이니~시시하기도하지만.

음악을주요소재로사용한영화치고

시시한영화는별로없어.

못해도본전은된다는거지.

음악의위대한힘때문이지.

스토리,연기,관계,.별볼일없어도적재적소에서

아름다운혹은격렬한혹은애잔한…..울려퍼지는음악이있으니

사람의감정은고양되고혹하게되어있다는거지.

음악은판단력을상실하게하는정신의마약같은거거든.

그리고또..

음악을소재로사용할정도의감독이라면

물론음악을좋아하며사랑할것이고

음악을그리하면

산수력도뛰어날것이고

음악을사용할정도라면

그는이미사람의심리기저를알만큼아는사람이라는거지.

그러므로영화는최소본전은된다는것,

아론질버맨

이름기억해둬야지앞으로이사람영화면무조건본다!

각본도썼다는데

아하,

나이렇게우아한대화가지속되는영화처음임.

음악에대한이야기들

파생된표현들

그표현들이삶을성찰하게하는메타포까지….

로버트그대가멋있게말하잖아.

마음으로연주하자….

부드러운피터는나도그렇게생각한다고답하지만두사람의중은그렇지.

너무상식적이야.

연이어그대가또그러지.

멋을부리며…마치패셔너블한손수건을스카프처럼휘날리듯….

청중을흥분시킬수있고

연주에리스크가있을수있는연주라고생각한다고.

다니엘은단칼에자르지.

아니이대목은생각의충돌이야

음악을해석하는데무한대의심연을보여주는대목아닌가.

난그렇게여겨져

아그런대화들이이어져가는데…..

그대들이좋아서..

나도저런대화하고싶어서ㅎㅎ.

알렉산드라의말을통하여푸가의팀원에대한해설.

그들의절묘한호흡조화확장

,음악못지않게정교하더군.

사실콰르텟주인공네사람의성격은

개인별로보면어디나있음직한캐릭터긴하지.

실력이나외모나나이로보아서

팀의리더임이너무도분명한첼리스트피터

꼬장꼬장하나그만큼학적이고섬세한논법을구사하는

1바이올리니스트다니엘

조화롭고지적이면서음악에대한이해가높은….

사랑했던사람은다니엘이나

로버트의행동력에결국아기를갖게되고그의아내가된

세상모든여인들의전형.,비올리스트쥴리엣,

아네사람의성격은악기로해석해봐두괜찮을것같아.

팀원을포용하는첼로

고요하고정적이나확실하게리드하는제1바이얼린.

받혀주는….그러나호시탐참비상을노리는제2바이올린

그리고그들과다르면서도묘하게아우르는비올라.

난실력있는사람은거의솔리스트가되고싶어하는줄알았는데

다니엘은그렇지않더군.

몇곡을연습해서세네번오케스트라와호흡을맞추는..솔리스트

그리고끊임없이새로운지휘자와새로운오키스트라와의만남..

그보다는끝없이같이연습할수있는

아마도음악의결정체를찾아가는도반….처럼

같이연습하고연주할수있는콰르텟이자기에게는맞다는….

정말로음악을사랑하는이아닌가.

그런데그도

알랙산드라와사랑을하게되니

너무도평범한사람이되더군.

그렇게날카롭게음악에대한표현을하던이가

사랑에빠지니흐물흐물….체면도없고판단력도없고….

사랑은예술에있어쥐약인가

예술은외로움과고통만을근간으로하는가.잠시생각했어.

가을같은서늘한생각이었지만,

글쎄피터의병도….그의의젓한대처모습도귀감이긴했지만

나는로버트그대에게마음이가더라.

마음이간다는것은동질성이있다는거지.

팔이안으로굽듯이….

바람피웠다아내에게비는대목….

그매우상식적이면서도절박한그러나꼭그만큼진실이결여되어있는

대다수남성들의태도가그대에게서여실히보여지더라는거지.

그댄그것두나에게확신시켜주었어.

이인자의자리가어울리는사람두있다는것,

일과이가서열이아니라동급이라는것,

조금다른색채라는것,

겨우둘만의서열다툼이긴하지만,

모든면에적용가능한대목으로다가오더라는것,

마지막사중주연주회에서피터가새로운첼리스트에게자리를넘겨주고

맨뒷자리로가서음악을들을때

그가홀가분해보였어.

늙음을두려워할게아니라니까..

가벼운생이펼쳐지는일이기도해….

그나저나

로버트

필립세이모어호프만마흔여덟살아저씨

2바이올린에서제1바이올린을하고싶어하는

너무나상식적인아저씨…..

그두두한몸….

난그대의팬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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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성25주년기념공연을앞둔세계적인현악4중주단‘푸가’.그들내에서음악적,정신적멘토역할을하던첼리스트피터가파킨슨병초기라는진단을받으면서네명의단원들은충격과혼란에빠진다.스승과제자,부부,옛연인,친구등개인적으로도가장가까운관계인네사람은이를계기로25년간숨기고억눌러온감정들을드러내기시작하고,삶과음악에있어서최대의기로에서게된다.한편,본인의병으로인해‘푸가’4중주단이위태로워질것을깊이염려하던피터는자신의마지막무대가될25주년기념공연에서난이도가높기로유명한베토벤현악4중주14번을연주할것을제안하는데…(펌)

현재의시간과과거의시간은
아마모두의시간에존재하고
미래의시간은과거의시간에포함된다.
–T.S.Eliot사중주중에서

12 Comments

  1. 김성희

    2013년 9월 6일 at 12:58 오전

    음.우선1등찜해놓고,,ㅎㅎ
    이영화볼려고계속검색해봐도광화문에서밖에,,
    시간이허락하질않아아직못보고있어요,,
    ‘디어헌터’의러시안롤렛이,,개성강한그배우,,

    어제의수원,,,
    헐,우리나라방송사와기자들이그렇게많은줄처음알았죠,,
    방문한곳이법원이었거든요,,,
    담당자는일정을잘못잡아죄송하다고되풀이,,,
    영장실질심사하는청사로들어가는모습도봤는데
    왜,공주사대부고도수원법원도,,,
    사건을쫓아다니는여자인가??
    하면서피곤에지쳐집으로바로귀가,,

    포스트를보니영화보러가야지!!!ㅎㅎ
    시간을내봐야겠다는,,,

    Friday,,,Freeday,,Flyday,,,
    아직도겨드랑이가가려운,,,
    날고싶은,,ㅎㅎ

    푸님,,즐건주말다음주에봐요!!!   

  2. Anne

    2013년 9월 6일 at 1:13 오전

    푸나무님의섬세한관람후기를보며
    영화속장면을다시반추하고….
    다시본것같은느낌입니다.
    영화자체가차분한흐름이었기때문에더욱몰입되는시간이었죠.   

  3. 인회

    2013년 9월 6일 at 1:26 오전

    굉장히재밌게잘봤던영화입니다.

    내용하나하나장면하나하나가그대로그려져있습니다.
    마치음악회를보러왔다는착각을한영화였어요.

       

  4. 士雄

    2013년 9월 6일 at 5:30 오전

    피아니스트로서정상에오른분을만나서이런이야기를했습니다.
    당신은영혼의샘같은사람이다.
    많은사람의영혼을맑게정화시켜준다고말입니다.^^
       

  5. trio

    2013년 9월 6일 at 11:41 오전

    제2바이올리니스트를눈여겨보셨군요.ㅎㅎ
    푸나무님다우신멋진리뷰네요.
    쿼텟에서,아니오케스트라에서도제2바이올린은항상
    튀어나지않아서제2바이올리니스트들은거의가같은갈등을하는것같아요.
    영화에서그것을잘나타내주고있더군요.

       

  6. 푸나무

    2013년 9월 6일 at 2:42 오후

    성희님꼭보세요
    놓치면이까운몇안되는영화일겁니다.

    Friday,,,Freeday,,Flyday,,,

    아직도겨드랑이가가려운,,,
    날고싶은,,ㅎㅎ

    오멋진3f군요ㅎㅎ.
    디어헌터…맞아요.그배우
    근데디어헌터정말오래되지않았어요?
    아정말까마득해….
       

  7. 푸나무

    2013년 9월 6일 at 2:44 오후

    앤님은어느부분이강렬하셧을까….
    아마사람마다다취하는부분이다를것같아요.
    아마도성향대로.??
    ..
    이야기해보면재미있을것같아요ㅎ   

  8. 푸나무

    2013년 9월 6일 at 2:44 오후

    좋은벗이있으시군요.사웅님.   

  9. 푸나무

    2013년 9월 6일 at 2:47 오후

    음악좋아하신트리오님께서도
    아주좋아할만한영화였을것같아요.
    글쎄콰르텟에서는설명이되던데
    오케스트라에서는
    정말더그런갈등있을것같아요.
    어찌보면간발의차이인데말이지요.   

  10. 푸나무

    2013년 9월 6일 at 2:49 오후

    인회님도보셨구나

    언제
    여행다니시고
    언제영화까지….
    하여간대단하신분…이시다요.ㅎ   

  11. 푸나무

    2013년 9월 8일 at 11:55 오전

    안젤라님.

    가끔좋은
    기분좋은,내공있어보이는그리고신선한댓글읽을때
    글쓰는즐거움이배가될때가있습니다.
    안젤라님댓글이그러하네요.

    이렇게살수는없다!
    일단강력한유모어로한팡던지시고
    제가유모어에약하다는이야기리사님이하던가요?ㅋㅋ

    그리고공감도요.

    아맞아요,
    가끔가다보이는멋진여성들….눈을뜨게하죠
    그리고그곁에그보다더멋져보이는남성이동반해있으면
    포옥
    한숨이나곤하죠.
    (아이런이야기는삼사십대에걸맞는이야긴데…
    이상하게오십대에두그러더라구요.ㅎㅎ)

    자주자주뵈옵길
    멋진가을손님
    안젤라님께
    두손모아
    청하옵니다.   

  12. promenade

    2013년 9월 9일 at 11:08 오전

    반가히맞아주시니고맙습니다
    가을손님이라는멋진이름도얻었어요
    자주뵈러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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