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난다

답이좀늦었네.

늦은밤식혜를했어.

고슬하게밥을짓고

엿기름을삼베보자기에담아서주물러엿기름물을만들었지.,.

대개맑은식혜를하려면그물을가라앉혀윗물만쓰는데

난그앙금이아까워같이넣어서하곤해.그게진짜거든..

색깔이맑진않아.

약간진하고탁하고휘저으면동동주같기도하고.

그대신식헤맛은훨씬더진하지.

말갛게된식혜물에설탕넣은뒤건져놓은밥알넣으면동동뜨는데

예쁘긴하지만,

누가그런식혜가좋은거라고정한건가?.

음전하다구?

좋은것다버리고겉만말짱하면그게음전한건가….?

시선과그시선뒤의맛

그러니여전히나는식혜를만들면서도속을살피는거지.

이면을,

그늘을,

그림자를.

그러다가그대의글을읽었어.

스물여섯살

내딸래미보다어린나이.

내아들과딸은엄마글….재미없다며안읽는데,

그들이이야기한재미가….늙음과동일선에있는것같아

속으로는썩그리좋지는않았는데,

스물여섯그대가내글을즐겨찾기해놓고매일읽는다고하니

아주므훗^^했어.

처음엔중년아저씨인줄알았다가나중에보니아줌마라….

그대의미래모습이아닌가생각했다는대목에서도….

안부게시판에적은그대글에서나는향긋한비누냄새….

그에게서는언제나비누냄새가난다

라는문장으로시작하는젊은느티나무….생각이나더군.

내게마음을연그대..

그리고그대의고민..

푸아줌마의생각이궁금하다는,

장문의글.

그대의글을읽으며우리아이들생각이나더군.

과연내아이들은

아니나도그대만한나이였을때그럴수있었던가,

누군가에게이렇게마음을열고타인의생각을묻는,

자신을객관화시키는힘이있었을까….

그것은어떤지력보다더놀라운지성처럼여겨져내겐,

일단그대는그대에게다가오는모든문제를해결하는능력이있을것같아.

문제를정확히인식하는것,

시작이면서답을찾는지름길이거든.

같은학과선배로만나5년동안사귀고있는남자친구가있고

남자친구는좋은회사에들어가잘다니고있으며

남자친구의부모님은현역에서일하시는전문가에박사에….

그댄공무원시험준비중이지만합격할거라는자신이있다는것,

그래서어디서든떳떳하다는것,

맞아,

자신의위치가있으면서떳떳한것은당연한일이지.

그러나미래에대한희망과자신감으로

어디서나당당하다면그것은진짜멋진일이지.

그댄

스스로는그렇게당당한데

그대의어머니께서…..

남친의부모님

특히어머님쪽에대하여

상대적박탈감과함께그대에게도움이되지못하여미안해한다는..

그런어머니에게어떻게해야할지모르겠어서글을적는다고했어.

실제남친부모님들은일하느라바빠서

어릴때같이잘놀아주지도못하는것을아쉬워하지만

그댄정서적인부분에서모자람없이자랐고

올바른가치관을갖게해주신부모님들이자랑스럽다고.

그러나그런좋으신어머니께서

더군다나어릴때가난해서많이못배운걸항상아쉬워하는어머니신데

남친의어머님과비교하시며

마음아파하시는데…..

그대가어떻게행동을해야하는지모르겟다는것….

그댄아주진심으로어머니를걱정하고있는듯보였어.

근데어머님이어떻게해야한다는이야기를

내가할수는없지..

내답이그대어머니의답도아닐거고

설령어떤방향을제시한다하더라도

그게case-by-case니말이지.

근데그대글을자세히보면

그대가할수있는아주좋은방법은있네.

남친보다훨씬우월한환경….

정서적인안정사랑..

그보다더우월한환경이어디있겠어.

이좋은자산을

엄마도확신하고

남친도확신하고

그리고그대도더자랑스럽게생각하면서

자신있게살아가는거지.

그리고부모님이누구와비해서도

내겐가장훌륭하고좋다는

자랑스럽다는….

내게햇던고백을엄마에게도자주하면

그대의엄마

이전보다더당당해지시지않을까,.

하긴사람의감정이란것이말몇마디로

소생될수있는것은아니지만

그래도일단가장바람직한방향으로전진하는거지.

혹시그런부담스러운사돈

나라면맺지않겠다..

친한이모와또그런대화가이어진다면

멋진시부모님모시는것두복으로여긴다고

한마디해주기도하면서말이지.

그댄참착한딸이네.

엄마를섬세히관찰하고

엄마가행복하길원하는….

적절한답이되었는지모르겠어.

그대가바라는대로

내의견만이아니라

혹시이글을읽으시는어느지혜로운분께서더멋진답을

주시길기대해보자구.우리..

그나저나스물여섯살젊은친구와의필담

상큼하군.

반가웠어.

그대.

18 Comments

  1. 말그미

    2013년 9월 21일 at 1:17 오후

    감주를집에서만드셨군요?
    진국감주!
    전에는좀해보다가요즘은집에서만든듯한
    가장가까운걸로조금씩삽니다요.우리는…

    새파란젊은이팬이있으시군요?
    왕부럽습니다.
    우리딸들은엄마글절대잘안읽어요.ㅠㅠ

    누구나봐도감정전달이잘되는글이라그런가봐요,푸나무님글…
    비누냄새,상큼해요.

       

  2. 푸나무

    2013년 9월 21일 at 1:32 오후

    말그미님은
    제가
    안해본음식을많이하시던데요.뭐.
    전엄마모시고산다고
    큰오빠네가서아주당연하게개겨요.
    나물도얻어오고
    떡도…기타등등

    전그대신약식은해가요.
    약식은좀하거든요.하하.

    그나저나명절가서시원하시죠?저두요,ㅎ,   

  3. 松軒

    2013년 9월 22일 at 1:10 오전

    읔~~찔려서요..
    유일하게즐겨찾기에넣어놓고보는글방이바로여기하난데…
    도둑이제발저린다고,,,들킨듯,,,(두근두근)
    해서,로그인하고,,,고백합니다…

    이웃하자는청은제글이변변치못하니
    내방오십사고,이웃업데이트딸랑딸랑못하겠고.
    .

    글에거부감이없어서댓글쓰기가너무편하셔요,푸나무님은(칭찬)
    음악선택이라는거포스트하면서어려운부분인거인내하시고
    보시는분들에게성의표시한껏하시는듯해서좋고
    사진???은어쩜그리도잘찍어올리시는지
    거의퍼다나르지않으시는듯해서생생한그림볼수있어서좋고

    이상이이곳을즐겨찾기에넣고보는이유였거든요..

    글이라는것에동감을할때..
    나도그런적있는데??하면서
    이럴때이웃도아님서댓글쓰는무례도가끔은한답니다.
    죄송해요,,,,

    식혜.하얀찹쌀밥동동뜨게하기위해
    울친정엄마일일리쪼개진찹쌀고르게하잖아요…
    그거몇모급마시게하면서늘명절마다,집안의자랑인양..

    난찹쌀고르게하는것이영~~못마땅해서요
    별나다별나우리엄마한답니다…ㅋ

       

  4. 바위

    2013년 9월 22일 at 5:42 오전

    저는제목을보고달려왔습니다.
    강신재선생의’젊은느티나무’,제목만생각해도가슴이뛰네요.
    음악으로치면슈베르트나브람스를듣는것과같은….

    결혼을앞둔여자분께드리는인생상담인가요.
    너무’빵빵한’사돈이라면부담이크겠지요.
    그렇지만중요한건두사람의사랑이겠지요.결혼은두사람만의것이니까요.
    아무리’빵빵’해도그들역시피조물인한인간일따름입니다.

    조근조근소근거리듯풀어가는대화가듣기좋네요.
    마치시냇물이재잘거리며흘러가듯…
    잘읽고갑니다.   

  5. 푸나무

    2013년 9월 22일 at 5:47 오전

    유일한즐겨찾기
    ….
    아진짜요?레알?ㅎㅎ^^*

    이웃하자는청을안하신것을보니
    그리고그이유를보니은근송헌님….
    성찰꽈신듯,….
    댓글을무례로여기심역시
    지나치게예의바르신듯…..

    그리고그것이혹시가정교육…때문이아닐까

    저두찹쌀을골라서식혜를한다는이야기는처음입니다.
    그하얗게뜨는밥알이고르게착펼쳐질때
    반동강나거나못생긴쌀알이없이고르게….
    그러니집안의자랑도되겠는걸요,
    그정도로살림을하시면
    엄청음전하실거고
    (음전을약하게보는것은음전치못함의합리화니ㅎ)
    맑고고른쌀알이동동뜬식혜
    집안의품격을나태내주엇을것이니.
    그러니그런가풍에서
    송헌님…성격도나오는거지요.

    사진찍고글쓰기는
    가장즐겨하는일로소
    안하면심심해서
    사는재미가없을듯요…..

    별난엄마의따님인송헌님을
    이웃으로청하옵니다.ㅎ   

  6. 푸나무

    2013년 9월 22일 at 5:54 오전

    바위님은
    음악으로….
    사물관계상황을해석하시는
    능력이있으신듯…

    음악이라는
    맑은시냇물을
    거치는동안….

    기쁨은더욱생기차게
    우울한일은조금가볍게
    상처는….약간의우수로변하여…
    다가오겠습니다.

       

  7. 오드리

    2013년 9월 22일 at 1:39 오후

    두번째편지인가요?열번채울?ㅎㅎ
    매일와서볼께요.   

  8. 2013년 9월 22일 at 1:58 오후

    상대방의입장을식혜에다가은근히비유하신
    푸나무님,맑기만한식혜보다는약한탁한빛은띄지만
    그래도그게더맛이있다는….

    아마도그말의뜻을이해한다면젊은애독자씨가찾으려하는
    가장좋은어드바이스가되지않을까하는생각이떠올랐습니다.
    식혜또는다른음식과같이결혼상대자의부모님들이나
    나의부모님들이각기모양과색깔이같지는않더라도
    제각기만드는방식에따라,각기독특한맛을내기에
    반드시어느한방법을따라야만하는것은아니란얘기같습니다.

    결국,행복이란양가의부모님의사회적인위치나환경이아닌
    당사자두사람이만들어가는것이기게그것만을생각한다면
    (있지도않을)걱정을미리만들어서해야할이유는없다는
    생각이드는군요.
       

  9. 무무

    2013년 9월 22일 at 9:01 오후

    배울만큼아니남한테자랑할만큼의명문대출신의
    있는집딸이배운것도없고가진것도없는집안에
    남자하나보고결혼해서잘살았습니다
    배우지도못하고가진것도없는시어머니가며느리는
    가끔부끄러웠지만아들잘키운보람과긍지가남달랐던
    시어머닌전혀꿀려하지않았죠
    아흔이넘어지금까지도목에힘주시고어깨힘빼지않으심은
    자식들이효자라어머니말씀이라면다들어주고원없이해드리기
    때문일꺼예요
    그러니자식이어떻게해드리느냐에따라당당해지시는거죠
       

  10. 데레사

    2013년 9월 22일 at 10:26 오후

    저도식혜그렇게만들어요.
    색깔은좀거므스레해도맛이진국이거든요.
    서울식의깨끗한국물에흰밥이둥둥뜨는건보긴좋아도
    맛은그다지깊지않거든요.

    새로운한주간,좋은나날되시길^^   

  11. 푸나무

    2013년 9월 22일 at 10:39 오후

    오드리님
    그숙제는안하시고싶은가봐요.
    하시죠?
    그러면오공님도하실거고…

    오드리님하시면그담에제가이어서하죠.
    열흘동안….
    전낼어디좀가요.나흘….
       

  12. 푸나무

    2013년 9월 22일 at 10:41 오후

    무님
    댓글을읽으니
    제가홍상수….감독이라도된듯.하하,

    사실
    거기까지는
    누가보랴….
    싶었거든요.ㅎ
    고맙습니다.
    진지하고오롯하게읽어주셔서….   

  13. 푸나무

    2013년 9월 22일 at 10:46 오후

    무무님

    스물여섯살그친구에게가장적합한말씀을해주신것같아요.
    체험과경험에서숙성된말씀…

    아마도그친구열심히읽고있을텐데
    무무님댓글에
    눈을반짝일것같아요.

    이즈음
    철든아들딸래미착한며느리….
    그리고돈방석^^*위에앉으셔서
    바라보는저두아주즐거웠답니다.ㅎ
       

  14. 푸나무

    2013년 9월 22일 at 10:48 오후

    그쵸,데레사님…ㅎㅎ
    동지를만났네요.

    데레사님께서도
    좋은가을지내셔요.
    아이주간도내내행복하시구요.   

  15. 산성

    2013년 9월 23일 at 8:56 오전

    그냥지나갈수없는글
    청년들이딱그만한나이들인지라
    조심성있어보이는그아가씨는참마음도깊은것같고
    그런마음이면시댁에도친정에도
    고루마음나누어영민하게대처해나갈수있을것같고
    마음졸이시는친정어머님께
    따뜻하게다정하게힘도보태드릴것같고
    청년이반듯하면그부모님또한어긋나지않으실분들같으니
    아무걱정없어보이네요.

    여행잘다녀오시고요.
    깨소금흩뿌리는여행기도기대합니다^^

       

  16. 푸나무

    2013년 9월 23일 at 2:10 오후

    아깜빡잊고댓글안쓰고제주도갈뻔했네.

    그렇겠네요.
    맞아요.
    총명하고반듯한아기씨라…..
    잘할거예요.

    힘들었는지
    오늘입술이약간부르텄어요.
    전라도말로는쥐었다고하는데….ㅎㅎ   

  17. 騎士

    2013년 9월 25일 at 8:10 오전

    중학교때본여류작가가쓴소설
    엄마가재혼한새아빠의아들인오빠를좋아하는
    소녀의이야기
    소녀는오빠에게서기분좋은비누냄새가난다
    라고오빠에대한느낌을표현했습니다
    서로다른남녀지만법적으로남매의사랑얘기
    비누냄새…..
    젊은느티나무?
    하도오래돼서제목도까먹었지만
    비누냄새라니문득생각이나서요
    우리나라남자의못된버릇이
    밖의여자들에게잘해주고
    제마누라에게는막하는버릇
    친한사람에게허물없이대하는버릇
    낮선사람에게예의바르면서
    그러나마누라를더소중하게
    친한사람을더소중하게생각하는것도
    한국남자들의버릇
    세련되지못한한국남자들중몇안남은
    삼돌이들이
    그런버릇이남아있습니다
    여행재미있으십니까?   

  18. 푸나무

    2013년 9월 27일 at 3:18 오후

    설마기사님께는
    그런삼돌이버릇없으시겠지요?
    예의바르시고
    정중하시고
    기사님이시잖아요.
    젠틀맨보다더우위의…ㅎ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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