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선희 ……심각하게 나의 존재를 묻는
BY 푸나무 ON 9. 22, 2013
선희
선희라는이름은적어도일반적인이십대…의이름은아니다.
이십대후반이면우리딸래미또래인데
우리세대는
이름이이미지라는것을….
그사람을나타내준다는것을명확히인식하고있는세대이다.
그래서이름에멋을부리기시작했고
순자금자영자…등자를벗어났고…
흔하게쓰이는글자를경원시했다.
그런데이십대후반의선희다.
아마각본을쓴홍상수감독은
선희라는지극히평범한이름으로
수많은이십대후반의여성들을대표하려고했거나
그녀가지닌개성이나똑똑함을평범한이름으로
중화시키려는의도가있었을까,
도드라진이름....
우리담휘….우리규서….라면
이름이주는강한느낌으로누구에게든다가서기어렵지않겠는가,
그러니
우리선희….
무람없고친근하며내이야기처럼..나처럼….느끼게한다.
우리는또어떤가,
나의선희..너의선희…그냥,
선희….보다(오수정!도있지만)
우리선희훨씬더…부드럽다.
영화과졸업생선희(정유미)는오랜만에학교에들린다.미국유학을위한추천서를최교수(김상중)에게부탁하기위해서.평소자신을예뻐한걸아는선희는최교수가추천서를잘써줄거라기대한다.그러면서선희는오랜만에밖에나온덕에그동안못봤던과거의남자두사람도만나게되는데,갓영화감독으로데뷔한문수(이선균)와나이든선배감독재학(정재영)이두사람.
차례로이어지는선희와세남자들과의만남속에서,서로는서로에게좋은의도로‘삶의충고’란걸해준다.선희에게관심이많은남자들은속내를모르겠는선희에대해억지로정리를하기도한다.그런데이말들은이상하게비슷해서마치사람들사이를옮겨다니는것처럼보인다.‘삶의충고’란말들은믿음을주지못하고미끄러지는거같고,선희에대한남자들의정리는점점선희와상관없어보인다.
추천서를받아낸선희는나흘간의나들이를마치고떠나지만,남겨진남자들은‘선희’란말을잡은채서성거린다(펌).
선희의그리고선희가만나는남자들과의나흘동안에벌어진이야기다.
스토리는단순하고
영화는스토리와별반다름없이
어디가…영화인가..
즉영화적인어떤구성도모티브도극적긴장도없이
마치멀겋게끓인흰죽처럼펼쳐진다.
일상도이런일상이없다.
그런데잘만하면…
아마도눈이밝다면돈엄청나게들어간설국열차보다
훨씬더많은질문이곳곳에숨어있다
(질문하는영화와질문하지않는영화의차이는
생각하며사는사람과생각하지않고사는사람의차이만하다는게내생각이다)
어쩌면홍감독은숨은그림그리기의귀재일지도모른다.
아이러니의대가라해도괜찮다.
단순한장면속에는상징이가득하고
반복되는심상한일상과평범한언어앞에서우리는멈추게된다.
영화속주인공들이처음등장하는장면들.
역시지극히일상적인것처럼보이지만
주인공들의성격에대한함의를숨기고있다.
길을걷는선희…
(적어도계속길을걸어가기는한다),.
길가에서만난상우
(중요하지않으므로…….만남도헤어짐도길가에서처리한다)
교수실이아니고난데없이벤취위에앉은최교수
(교수가교수실에있지않고교정의벤취위에앉아있다는것,여러가지추론이가능하다)
이층생맥주집에서선희가우연히눈에띈문수를부르고
(문수는아직도헤맨다.혹은헤엄을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