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ㅡ 돌아오기 싫지만 돌아오는것도 좋다

제주도를가기전파리의우울이오길기다렸다.

드가의그림이표지로된민음사책이었다.

압생트한잔….드가의그림속여인은우울하고지친표정이다.

보들레르….의글속에다분히자리잡고있을그블루한감정때문에

아마도북에디테는저그림을선택했을터.

독한술….한잔을앞에둔여인술이취한표정일거라고사람들은이야기하지만

이런삶을이렇게끝없이지속해두되는것일까답없는생각속에빠져있는,

압생트한잔으로생각을자신을,,,,,잊어버리는여인.

마스터에서호아킨피닉스가….

아무도모르는자신만의비법으로술을만드는데

그때압생트생각이났다.

보들레르가아무리상징과은유를많이사용한다하더라도

집을떠나낯선곳에서책을읽으면….

대개의경우머리가맑아지는경향이있으니

조금딱딱한책괜찮을거라고생각했는데

파리의우울과함께

조희룡이쓴매화삼매경도구매했는데

두권가져가서틈나는대로읽으면더욱좋으리..했는데

책은오지않았다.

대신한병철의시간의향기를가방속에넣었다.

한번읽고또한번설렁거리며읽었는데도

일목요연해지지않는책

읽었다는기억을남기고싶은데글이써지지않는책이다.

무엇보다아주얇아서가볍다.

나흘동안묵은콘도방앞에는

삼층이었는데

커다란야자나무두그루가서있었다.

야자나무잎들이부딪히는소리는날마다들어도

야자나무소리야..중얼거려도

빗소리같았다.

그것도아주세찬작달비가내는,

드문드문시간의향기를읽었는데

책내용탓인지

불탓인지

차분하지못한내탓인지

빗소리아니야자나무잎들부딪히게하는바람소리가

그무엇보다세찼다..

바람많은땅제주도에서

바람의소리를어느때보다아주세밀하게들었다.

특히숲가운데혼자있을때..

어느길가혼자서서걸을때

나무들이지어내는바람의소리.

풀들이노래하는바람의소리

우도를여기저기어슬렁거리고걸을때는

바람의소리를바다가대신해주고있었는데……

그날바람은크고우람하면서도

니케의여신..그녀의날개….

무늬같은움직임같은

아주강해보이면서도여린그선들….우아한옷자락을온바다에가득펼치는게아닌가.

햇살을산란시켜바닷물위에은빛으로부서지게하는것도

바람의일이었다.

거의위로는자라나지않고땅으로만기던

갯쑥부쟁이는겨우꽃대만조금위로치솟았다.

이것들국화죠.

같이간지인이물었다.

원래들국화라는꽃은없어요.

아마갯자들어간쑥부쟁이일거에요.그리고구절초…..를들국화라고하죠.

그작은꽃

겨우손가락마디하나쯤솟아나피어나는연보랏빛쑥부쟁이꽃송이도

한결같이흔들렸다.

눈으로듣는바람소리

당연히바람은내게도불어오고있었다.

거침없이주저함없이

나는손을내밀어바람을잡았다.

나는바람을찍고싶었다.

바람을만지고붙잡고안고싶었다.

바람은무소부재하되기실존재하지않았다.

바람은존재의양상에대한생각을하게했다.

선명히존재하면서도존재하지않는,

쇠소깍에서의일이다.

작년에는세상에여기다배를&**&~~하며친구들과흉을봤는데

사실고요한쇠소깍의정경을배가깨트리고있는것은사실이었다.

그런데이번에는

우리테우타볼까요…..?해서녜!했다.

육천원을주고테우를탔는데혹시보이지않는동굴이라도있나했더니

눈에보이는데가다다.

그러니겨우배위에앉아물속에발을넣고물장구나쳤다.

그러다가그바위를보았다.

물빛이달라져서왜그러지?하며물속을유심히들여다보는데

아주커다란바위가나를바라보고있었다.

바위와눈이마주쳤다.

갑자기소름이온몸에돋았다.얼른물에서발을뺐다.

싸늘한한기…..두려움무서움….

혼자였으면아마난아주커다란비명을질렀을지도모른다.

지인에게저바위좀봐요…….

,그녀도조금놀랜듯했다.

무섭지않아요?

,좀무서운데요..

그쵸….정말무서워요…..

바위는물속에서고요히아주고요히그런나를지긋이바라보았다.

지구역사상스스로의수명을끊임없이놀라울정도로늘려온유일한존재인인간이직

면한가장큰고민은삶이후의삶이다.

페루중남부안데스산맥고원에자리잡은고대잉카제국의후예들은인생은사람으로

그리고사랑으로쓰는것이라고믿는다.그래서살만치살았다고생각하면스스로좋은

날을택해가족과친지,은인,더불어살고있는마을사람그리고척지고등돌렸던사

람들까지모두를불러성대한잔치를연다.그렇게한바탕놀고나면세상일에손을놓고

더이상관여하지않는다.그것이그들의오랜관습이다.사람들도그날이후엔그에게

아무것도묻지않고그가무엇을하든개의치않고보아도보았다하지않는다.

남은삶은그렇게살아있으나죽어있고혹은그렇게존재하거나사라진다

//삶이후의삶//곽효환

떠나고싶은것은

결국돌아올자리를확인하고싶어서인지도모른다.

집을떠나있으면여전히낯선곳이좋으면서도

집이주는아늑함이슬며시생각나기도한다..

돌아오니내책상위에책두권이놓여있다.

조희룡이그린홍매도……

압생트한잔을앞에둔여인.

나를기다리는책.

나를기다리는집….

돌아오기싫지만

돌아오는것도좋다

윗지방에는없는예덕나무그열매

24 Comments

  1. 凸凸峯

    2013년 9월 27일 at 3:54 오후

    歸去來辭가
    그럴싸합니다.
       

  2. 좋은날

    2013년 9월 28일 at 1:19 오전

    사진과글을보니
    갑자기제주가그리워집니다.

    제친구가잘나가는회사
    전무를퇴직하고는
    제주도에내려가여행사마이크로버스를한대사서
    여행사지인으로들어가
    가이드겸여행사직원을하는데
    가끔씩전화를해옵니다.

    아직홀로내려가원룸에서숙식을해결하려니
    버겁고외로운모양입니다.

    곧제수씨랑딸아이가내려와함류를할예정이라니
    곧자리를잡았으면좋겠습니다.

    이가을
    멀리여행을다녀와야쓰것습니다.

       

  3. 순이

    2013년 9월 28일 at 1:21 오전

    즐거운시간이되셨군요.
    제주도이야기아직많이쓰실거지요?

    집을비우는거나블로그를비우는거나같은비중이지요?
    며칠비웠다가독자들을기다리게한댓가로
    밀린글을올려야하는부담도
    독자의기대도!

    .
       

  4. trio

    2013년 9월 28일 at 2:56 오전

    나흘이나혼자서?모든주부들의로망일것같아요.
    혼자서리조트에서책이나보면서딩굴딩굴…
    "파리의우울"드가의압상트를마시는여인그림이표지?
    흥미있을것같네요.서점이나가보아야겠네요.
    사진도글만큼이나멋져요.언제나처럼….푸나무님!   

  5. 松軒

    2013년 9월 28일 at 5:07 오전

    혼자~~~가셨어요?
    어쩜….저도용기를가지렵니다…혼자갈것을!

    글읽기집중이잘되는갤럭시에
    푸나무님방을즐겨찾기해ㅡ놓고읽고있는데
    다른기기에서는"가을엔편지를하겠어요"라는노래흘러나오니
    마음은나도푸나무님처럼가을어디쯤에홀로서고싶다는생각이~~~

    앞으로제주이야기쫙~~~펼쳐질듯.
    기대만땅입니다….

    제주에서의3박4일이다좋으셨군요….

    여행이라는것이집을향해걸음은앞으로내딛게돼도
    고개는항상뒤로돌아가게만들더군요…ㅋ그치요….ㅋ

       

  6. 士雄

    2013년 9월 28일 at 5:12 오전

    홀로서기!
    자수성가!
    이런단어들이생각납니다.

    혼자여행을많이다니던때가있었습니다.   

  7.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5:18 오전

    철님.
    귀거래사라하시니
    무릎꿇기생각이나는데요
    전무릎꿇기를무척좋아해서
    ㅎㅎ
    제주도에서도사방데서무릎꿇고싶던걸요.
    자연앞에건물앞에그림앞에…….   

  8.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5:23 오전

    좋은날님.
    좋은친구께서제주에자리잡으시면
    좋은여행자주하실수있겟네요.
    제주는갈수록좋은것같아요.   

  9.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5:27 오전

    제주도….쓰려면한참써야할것같은데요.ㅎ
    블로그비우는일도만만찮긴해요
    근데
    잘비우는연습도해야할것같기두하구요.
    집두
    블도..ㅎㅎ

       

  10.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5:30 오전

    트리오님
    아니에요.
    아줌마들셋이갔어요.
    리조트도아니고콘도빌렸구요.
    돈아끼노라밥두해먹었구요.
    도시락두쌌구요.

    근데그런생각이들긴하더군요.
    혼자면정말엄청더좋겟다…..
    다음에는게스트하우스에서잠자는혼자만의제주.
    해보려고마음다짐꼭했어요..ㅎ
    근데사진정말괜찮아요?핸드폰과디카인데요..   

  11.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5:36 오전

    송헌님좋았어요.
    완전내가가고싶은곳만갔거든요.
    작년여름식구들과페키지를갔을때
    혼자하루빠져나와서한라산등반을햇는데
    그때나보담훨씬더젊은여인이
    혼자게스트하우스에서묵으며
    제주여행을하더군요,올레길도걷고….
    게스트하우스에가면혼자가그리많다네요.
    즐겨찾기를해놓으신송헌님을생각하며
    좌악써볼까요?
    맞아요고개,
    우리도돌아오면서우리삼박사일한거맞아?
    어제온것같은데….했어요.ㅎ

       

  12.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5:38 오전

    사웅님.
    아,어떡하죠?
    홀로서기도
    자수성가도…
    아부족한
    저하고상관없는주젠대요.ㅋㅋ
    홀로놀기
    지혼자잘놀기라면몰라두요.ㅎ   

  13. 소리울

    2013년 9월 28일 at 5:52 오전

    비우고채우는걸자유롭게할수있는사람푸나무님,남은이야기전도기다립니다.
    바람,
    그걸잡아야할텐데작년에온두바람이손해를좀끼치더군요.안그러면태풍이야하듯이…   

  14. 2013년 9월 28일 at 6:13 오전

    당연히바람은불어오고있었다
    거리낌없이….주저함없이…
    나는손을내밀어바람을잡았다
    나는바람을찍고싶었다
    바람을만지고붙잡고안고싶었다

    바람은무소부재하되기실존재하지않았다
    바람은존재의양상에대한생각을하게했다
    선명히존재하면서도존재하지않는

    바람

    바람은눈에보이지않지만
    내곁을지나가는것을알수있고

    바람은못가는데가없지만
    움직이지못하는고통도알고있다

    바람은덥기도차기도하지만
    스스로의감정은어디에도없다

    살을도려내는듯한매서운겨울바람이불면
    곧봄의화신이나타날것을알아차리고

    조용히가라앉은내마음을내려본다
       

  15. 아카시아향

    2013년 9월 28일 at 7:13 오전

    들국화라는꽃은없다는말씀에
    화들짝놀랍니다.
    구절초,쑥부쟁이,아는듯모르는듯한것…모두들국화로뭉뚱그려
    구별치않고있었는데말이지요…

    여자와바람과말이었던가요?
    삼다도제주가?
    바람얘기하셨으니
    다음엔여자와말얘기를더해주시려나요?
       

  16. 쥴리아스

    2013년 9월 28일 at 12:14 오후

    같은출판사의책들을저도기다리고있는데결국한달이넘어서야책을받아볼거같습니다..내가걍사면되는데하필…그서운한마음저도압니다…선선한바람에알맞은기온에좋은여행이었겠습니다…계절이너무좋아요…푸낭구님…   

  17. 산성

    2013년 9월 28일 at 12:30 오후

    보들레르파리의우울은**년10월에제게왔어요.
    그때는무슨심사였는지
    책을산날짜같은것을메모해둬서…
    역시나민음사.
    보들레르무덤에꽃대신단풍잎을바치고왔다던
    어느분도생각납니다.
    제주도는무사히잘있습디까.

    갑자기언젠가를지우고싶어져서.ㅉ

       

  18.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1:34 오후

    아이고소리울님
    비우고채우고를맘대로한다니요.
    …..
    제가글에혹엄살을아니면뻥을잘치는가….싶습니다.
    그리원하고는있되
    어찌감히….
    그나저나바람…돌려치시는양이시원스럽습니다.
    태풍의눈처럼말이지요…..
    천선생님거침없는문장에주눅들어읽고만왔습니다.ㅎ
       

  19.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1:39 오후

    무님.
    제절친한지인께서제문장을외우고계시다가
    머노트까지만들엇다고하시는데설마…거기까지야합니다만,
    하여간그래서
    기억력없는전
    쓰고는잃어버린게많아,
    등에땀나게하시는데

    무님께서도제글콕찝어내시는선수신것같습니다.
    가벼운제글에
    무거운자작시까지덧대시니….
    허리가휘청~합니다.

    근데왜이런내공을지니시고
    포스팅은안하시는지요?궁금해~~~
       

  20.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1:44 오후

    화들짝놀라셧따는아향님말씀에
    슬며시미소지었습니다.
    하하,
    코스모스를우라나라말로살사리…라고하는데
    저야괜히아니그러면우주가살사리잖아….
    말도안되는생각도해가미…ㅎㅎ
    여자와바람과돌…
    근데말도보이긴하더군요.
    말타는사람두있구요,
    몽골말공연두있는것같던데…

    말과여자이야기는아니더라도
    주욱할까요?
    사실하고자픈이야기가넘많긴해요.
    ㅎㅎ

       

  21.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1:49 오후

    쥴님
    그렇다면민음사에서?
    가을이깊어깊은책이나오겠군요.ㅎ

    계절이이즈음시간이
    너무나좋다는말씀에공감백배천배만배합니다.

    푸르른하늘
    시원한바람
    그리고바스락거리는푸낭구들…..
    그들의향기….

    아세상살만하죠.
    살아있다는것….
    참으로좋은일…..이죠,

    오늘밤에도별이바람에스치우겠지요.
    계절이지나가는하늘에서….ㅎㅎ
       

  22. 푸나무

    2013년 9월 28일 at 1:59 오후

    산성님제가침소봉대를좀하잖아요.

    산성님
    **년시월에서산성님을생각해봅니다.ㅎ

    98년87년혹은67년?
    하면될텐데..왜시월은적으시면서
    **년이라하실까,

    소심에이형이시라?
    아니면소문자비형이시라?
    ㅋㅋ
    그보다는이제서야읽니?
    나는무려이십여년전에
    혹은삼십여젼전에읽은책을,허허,
    하시는듯하여?

    아이참괜찮은데…
    제가의외로대범한구석도많은데..ㅎㅎ

    제주도는아주자알있더군요.
    너무잘있어서….
    자꾸가보고싶더군요.
    한번이라도못~자알…(곳자왈???ㅎㅎ)
    있는것보고싶어서요.

    밤은깊고
    비는조금씩내려서
    누군가에게

    비가와요,
    거기두비와요?

    묻고싶은가을밤입니다.
       

  23. Lisa♡

    2013년 10월 1일 at 1:26 오전

    지금시간이없어서
    사진만(이포스팅은)
    보고나가요.
    글이길어서…천천히봐야할듯.
    뒷담화하러가야해서.
    며칠간있었쑤?   

  24. 푸나무

    2013년 10월 1일 at 1:37 오후

    나오시마뒷담화???
    재미꺼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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