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에 매화를 보다

매화삼매경 저자 조희룡 출판사 태학사(2003년04월2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해저물어가는가을에어디에매화가피어서…..

무슨매환가….하시겠지만

보다는읽다와생각하다를품고있어요.

그러니

깊어가는가을에매화를보다

매화를읽다매화를생각하다

그리고실제로오늘내내매화그림을보며읽으며생각한거죠.

특히조희룡의매화를요.

사실수많은매화그림이진짜매화를그린것은아닐거예요.

아마오래전사람들매화를그릴때

실제매화를보고그린이들은거의없을지도몰라요.

꿈꾸는매화

생각하는매화

이상의매화를그렸을거예요.

매화를그리며인생을생각했을것이고

매화를그리며어디이런아름다운여인없을까….

아니면임금을그리워하거나

매화도추운날피어나니내이렇게추운삶속에서도꽃필날있으리….

하며그렸는지도모르죠.

매화속에

사람들이읽어줄무엇인가를심기에여념이없었을거예요.

그러니매화는실제매화가아니라작가의마음이죠..

그마음에가장부합된소재로매화가다가왔을것이고

실제이른봄매화참경이롭긴하죠.

그보다더이르게핀생강나무나시춘목인산수유도있긴하지만

그들과는다른격이있어요.

오래된고목에피어나는매화

그대비가더욱눈부시죠.

매화는태생적인문자향을지니고있는것같아요.

국림박물관에전기의매화초옥도가있어요.

아처음에는인터넷상에서보았구요…..

필이팍꽃히던걸요.

아주맘에들었어요.

더군다나그친구일찍도세상을떠나더애틋한거예요.

마음에들어서열심히읽고생각해서글두한꼭지썼어요.

아마제글저어기어디쯤에있을거에요.

그런그를아까워한이가조희룡이었지요..

삼십인고람전기가죽자칠십인조희룡은

흙이무정한물건이라말들하지만

이사람의열손가락을과연썩혀없앤단말인가….‘

그의재능을이보다더아깝게표현할수있을까요.

물론그무렵에도우봉그림을좀보긴했는데

무심하게봤어요.

매화를그린그림치고는조금정신사납구나….생각하며요.

그러니그땐추사나전기의간결하면서도온건한..

그러나마른난의획을지향하는

에더마음이가있었던거죠.

근데추사가아들에게쓴편지에우봉을아주폄훼하는글을읽었어요.

추사가달리보이고

우봉이궁금해졌어요.

더군다나전기에대해그리아름다운표현을한사람인데….

조희룡이쓴글들중에서

한영규가발췌하고해석해놓은매화삼매경을읽게된배경이예요.

책에서그의<유희>를알게되었어요.

우봉은소동파가신선의경지에든분으로

문자유희의붓을놀렸다고하더군요.

우봉의유희는아무렇게나하는것이아니라

재미삼아흥에따라마음이가는대로글을쓴다는자적의상태.

시문서화가어떤효용을기대하기보다는

쓰고그리는일자체에의미를부여하는심미성의추구.

그는그시절다른선비들이하지않는

자아를우선으로여기는예술가가된거예요.

보여지는것보다는

실존이어떠한가….

문자향을강조한추사보다

손이이루는재능을그는중시여기기도했어요.

조희룡의그림이일정부분아취를발현하면서도

자유분방해보이는,

감각적인터취가있죠.

그런부분이추사가보기에는생경했을거예요.

외길반듯한길..

정도를향하여끊임없이

정진하는사람이

분방하고탈속한

정진하지않으면서도한획으로제법그림을그려내는,

그것도자기와는전혀다른화풍으로새롭고기이한정감의포착을하는….

애증의그림자가보이더군요.

하지만언제나의식해야하는쪽은오히려스승인추사가아니었을까,

그는추사의그늘에서벗어나지못했지만

추사의그늘에서산다는생각을안하고살지않았을까.

추사답지않는그림을그리며

특히

화려한매화를그릴때

이렇게자유롭게이렇게시원하게….이렇게힘있게…..

그림그려야하지않겠소?

속으로추사에게말했을지도모르겠어요…….

그의벼루에새겨진글은

깊은협곡처럼오묘해요.

.

"한조각검은돌로천하에서가장흰매화그려낸다.“

매화를사랑했던그는매화차도즐겨마셨다고하더군요.

오늘종일

구글갤러리….

그의매화그림속에살았어요.

가을매화였죠..

12 Comments

  1. 松軒

    2013년 10월 4일 at 11:33 오전

    梅는엄동의상설을참고견디며모든꽃들에앞서피어
    청청한향을뿜어낸다는데…

    이제모든꽃들이코스모스에떠밀려저만치갈쯤웬?매화,,,
    제목만확인하고들어왔더니…

    책과더불어매화를즐기셨군요…

    힘차게,,직선적으로곧게뻗은날카로운가지끝에
    부드럽고온화한매화….가
    이리도흐드러지게많은매화구경은오랫만에봐요…

    조희령이미친듯그린매화가그림밖으로튕겨나와
    마구마구흩날릴것만같은착시현상이….

    늦은저녁에들어와서
    음악과함께매화에흠뻑젖어봤어요..
    감사합니다…

       

  2. J cash

    2013년 10월 4일 at 1:32 오후

    만발한매화그림을보며
    엉뚱하게
    영화’lastsamurai’에서
    마지막사무라이가총에맞아쓰러지며….
    휘날리는벗꽃을보면서’perfect’라고신음하듯이말하며죽는
    끝장면이떠오릅니다

    우봉의매화,푸..의글,배경음악ㅡ

    음……
    Perfect!!!!……하하   

  3. 푸나무

    2013년 10월 4일 at 2:50 오후

    어젠집에종일있었는데
    어느분께서이좋은날아깝다!라고하셔서
    오늘은오전부터외출을했어요.
    어제하루볕에
    은행나무가
    익었더군요.조금노오랗게….

    송헌님의착시….에
    박수를보냅니다.
    행복한착시
    멋진착시
    상상력이풍부한사람만이가질수있는경험.   

  4. 푸나무

    2013년 10월 4일 at 2:58 오후

    외출후집에들어와서
    블러그를여니
    마음에드는매화그림이제집에있네요
    화려하고풍성해서
    아정말부자……가된듯마음이흐뭇해오지뭡니까.

    거실의벽아니면어때요.
    침실벽아니면어때요.
    잡히지않는공간속의허상이라할지라도저리선명한데요.

    클릭한번에사라지고
    클릭한번에저렇게존재할수있다니….
    그림의생과사를보며
    사람의생과사도별로다르지않으리

    오늘여섯시반쯤된니벌써어둑해지던걸요.
    해가많이짧아졌어요.

    기분좋은댓글
    Perfect!!!!……세요.   

  5. 八月花

    2013년 10월 4일 at 3:06 오후

    가을정중간에서
    난분분흩어지는꽃잎을떠올리게만드시네요.
    아무도줍지않아으깨어진은행알의잔해가
    서글프게흩어진지저분한길을걸어들어왔습니다.
    매화가다시필때
    꼭소주에가있게되면좋겠습니다그랴…
    절강성의매화가극품이랍디다..   

  6. 푸나무

    2013년 10월 4일 at 3:12 오후

    아니팔월화님은양반아니시다요.

    바로밑벤남아니밴님댓글에서
    난데없이팔월화님이생각나서
    아니커피가생각나서적었는데
    바로이시간에계시다니…
    혹시팔월화쓸때딱오신것아녀요?우와…..

    절강성의매화….
    지명이매화와심하게어울리구료.ㅎ   

  7. 騎士

    2013년 10월 4일 at 5:45 오후

    매화편집증에걸린A형의화가이며글쟁이며하여간에잡다한지식과
    재능을지녔던임금을5이나모셨던인물….
    그러나아무리잘봐줄려해도
    추사의강한터치와여백의철학이더높이보이는데요?
    한편여백을중시하던한국화가화면을많이메꾸는서양화풍으로가는
    과정같기도하구요
    그가특히양반출신이아닌중인출신들화가들에대한
    평론집은높히살만합니다.
    김홍도,신윤복만해도여백보다는화면을많이메꾸는그림을그렸지요
    그리려하는대상을많이선택하는거지요
    아마도추사의청나라문화에기울었던서천기문자향에서탈피하여
    조선진경을그리려했던독창적인경지같기도합니다
    추사는단지대상을한개만강조했지요.
    추사의그림을정통으로이어받은사람이흥선대원군이라고합니다
    대원군의난초도는높이평가됩니다
    좋은자료를올리셔서한수배웁니다   

  8. 밴자민

    2013년 10월 4일 at 10:53 오후

    어~~~메

    전부이런야밤에주무시지도않고~~~
    이놈의불로그때문에사람들생체리듬을다깨놓는다니까요^^
    여기서12시찍히면은
    호주는실제1시에요조불기준으로찍히니까요
    잠좀주무세요~~~ㅎㅎ

    그건그렇고
    우리집에도추사작품하나잇시유
    한국서올때하나짤라서그림만들고왔지유
    그래언제한번시내에잇는한국포구점에갔더만은
    우~~아이런국보급을어디서갖고오셧냐고
    엄청아는척을하네요고향이강진이라나
    이거가짜니까신경끄세요그랫더니
    자기가다른그림은잘몰라도추사그림은도통해잇다나요^^
    그라면서뭐라뭐라추사에대해얼메나아는척을하는지
    속으로
    이인간포구잘못맡겨놓앗다가꼭바꿔갈것같아
    다음에하겟다고하고그냥들고왓지요ㅎㅎ

    나중에멋지게포구해서
    한번올리지요

    건데
    전저러거보면자꾸쏘주생각나서ㅋㅋ   

  9. 쥴리아스

    2013년 10월 6일 at 11:07 오전

    그림이멋지네요…색이참묘합니다…’깊어가는가을에매화를읽으시는’푸나무님눈에는차이가있는가봅니다..저한테는참멋지다입니다…^^   

  10. 푸나무

    2013년 10월 7일 at 12:49 오후

    포구..는표구를말씀하시는거죠.
    추사진짜그림이요?
    글이요?
    비자금만있으신가햇더니추사그림도잇으시고….
    잉끼도많으시고
    소주도많으신가봐요.
    자꾸생각나시는거보니….음ㅎㅎ   

  11. 푸나무

    2013년 10월 7일 at 1:06 오후

    쥴님
    그림이좋은이유는
    자연처럼
    어떻게이야기를해도
    사람같지않게씅질을내지않는다는점이죠.ㅎㅎ
    멋지다…
    최상의언어죠..   

  12. 푸나무

    2013년 10월 7일 at 1:08 오후

    기사님
    어찌하여조희룡을에이형이라고생각하셨을까요.
    소생이보기에는
    저힘찬필치…로봐서는오형이분명하고
    저분방하며거침없음으로봐서는
    틀림없이삐형인데요.
    거기다병퐁속오롯한매화는
    소문자비형같기두하구요.

    당연히지금도그때두추사를더높이쳐주었지요.
    조희룡은
    그러나추사가서릿발처럼매섭게평을해댈때언제나뒤에서다둑거리고
    더불어글까지써줬다고해요.
    따뜻한사람이었죠.

    추사가조희룡보다세살위긴했지만
    나이로봐서는스승레벨은아니지요.
    그래도깍듯하게스승대우를했다고합니다.
    글도추사체를많이따랐구요.

    그러나추사가제주귀양을갔을때
    둘사이에는어떤교분도없었다구요.
    그래서아들래미한테보낸편지에그렇게냉혹한언어를사용했나싶기도하구요.

    흥선도그렇고
    소치를그리보기도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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