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참 한심한 이야기

오늘지인의센터에서할머니들모시고임진각평화광장으로소풍을간다며

엄마를모시고오라고하더군요.

가벼운일정에바람도쐬시고좋지않겠냐며.

고맙게도언제나엄마를잘챙겨주곤해요.

거의딸수준이시네.아니엄마보다좀더나으신것아녀요?

딸아이말이아니더라도

직종이그래선지철마다엄마드시라며과일사주고여름에는

시원하겠다며인견옷까지사주는

딸인나보다더내엄마에게살갑게해주니고맙기이를데없는벗이에요.

아이들만보면그냥못지나가는나와는달리

할머니하라부지가귀엽다고하니

성품에어울리는일을하는사람이죠

엄마를모시고가서소풍차에태워드리고돌아오는데

코너링을할때차에소리가약간나는거예요.

바퀴에무엇인지좀스치는것같았고,

사실오늘마음쓰이는일이있었거든요.

죽고사는일아니면대범해질나이도되었는데

여전히나이값을못할때가있죠.

어른이되었고어른인척하며잘살아가다가도

어쩌면내안에는가장나다운막내근성=어리고유치한감정선이

제법통통하게자리하고있다가벼락처럼불쑥솟구칠때가있는거죠..

문질빈빈까지는못하더라도

흉내는내고살아야하지않는가.

설령마음속은조화롭지못하더라도겉만이라도,…..

그러나오늘은마음속까지드러내보여외양까지도흐트러졌어요.

운전을하고오는데소리도이상하고감이좋질않았어요.

적당한데차를세우고보니오른쪽뒷바퀴가무너져내려있더군요.

보험회사에전화를하니스페어타이어가있냐고물어요..

없다고했더니그럼견인을하겠다고,그러라고했죠.

기다리면서자초지종을마이브라더에게보고했더니

스페어타이어가차아래있으니갈아끼워달래서가지고오라는거예요.

다행히차주차를…..아마도끊긴버스정류장이지싶은….알맞은데해서

은행나무벚나무그리고며느리에붙어있는보라색열매

어릴적저열매만보면목걸이반지를만들고싶었는데….

지금도예쁘네저까맣고윤기나는것좀봐.

어디서든식물과놀기는이골이났잖아요.

차고쳐줄사람기다리고….타이어바꿔끼고…..차를가지고집으로오다

브라더따로성가시게하느니.

하며바로카센터를갔어요.

뭐든한번자리잡으면별로움직이지않는사람이라

십여년다닌카센터죠.

근데집에서카센터찾아가는방향과

오늘아까찾아가는방향이다르니

카센터를찾을수가없는거예요.

결국그냥돌아왔어요.

브라더에게그랬죠.

아무래도당신마누라저능안가봐….

(근데마누라라는말세자저하….의저하와같은급이라는것아시죠?)

지난번키아프전시회에친구랑갔다고했잖아요.

삼성에서지하철을타고그냥왔으면되었을텐데

친구가서강대까지같이버스를타고가자는거예요.

조금만걸으면서강역이다고해서

그래괜찮겠네.

왜냐면그날둘다그림보느라수다부릴틈이조금도없었거든요.

친구가먼저먼저역에서내리고

두번후에내려서바로길을건너가면서강역이보일거라는거예요.

두번째역에서내리고길을건너려다가

지나가는학생에게물었죠.

지하철역이어디에요?

이상하게다른데를가르쳐주는거예요.

내친구말보다그젊은아이말을들은거죠.

한참을걸어오니지하철역이나오긴했는데

이호선신촌역인거예요.

그러니내질문이잘못된거죠.

서강역을물었어야하는데지하철역을물으니

그아이는자기에게익숙한이호선신촌역을가르쳐준거죠.

가족카톡에상황설명을하고

몇번타랴..햇더니

아들래미는엄마폰에있는지도검색하셔하고

딸래미는72번을타라는거예요.

72번은바로우리집앞에서니까

큰거리에1000번이지나가기에말했더니

거기서타면인천으로가버린대요우와….

나있는곳을가르쳐주면서물으니

어디로가서타라는데아무리가도없는거에요.

느즈막이마이브라더께서납셔서

거기무슨도로만든다고

교통우회한다며어제신문에기사가실렸다는거예요.

젊은아이들즐겁게지나가는데

그들누구에게물어봐요.

그리고그들도모든버스를다아는것도아닐테고

집에서이십여분버스타면오는신촌에서

저완전미아가되어있었어요.

한참을여기기웃저기기웃하는데

얼마나한심하던지

보이는커피솝에들어가서일단앉았어요,.

그리고커피한잔마시면서생각했죠.

다시시내쪽으로지하철을타고들어가서삼호선을타야할것인가…….

아니면다시버스를물어봐서찾아갈것인가

그냥택시를탈것인가….

서강역에서제대로지하철을탔으면이십분도안걸려서올길을

그날두시간을길에서헤맸어요.

사실갈데도문제가있긴했죠.

우리동네행신에서공덕가는지하철을타고가다

홍대에서내려이호선을타면되는데

아차하는순간에지난거예요.

그다음역에서내려반대편돌아서다시타고오니

괜히이십여분이란시간이흘러갔고

그전에는또어디서지하철을갈아타는데

이쪽저쪽방향이반대편에있는거예요,.

무심코내려갔다가무심코탔고한참가다보니아무래도이상해서보니

반대편을가고있는중….

제가속해있는

역사와문학연구회(성희님이름만거창해요)

하라부지목사님장로님할머니권사님들은얼마나지하철을잘아시던지

가령이호선과삼호선을갈아탈때

어느쪽에타야갈아타기쉬운가부터어느쪽으로내리면

엘리베이터가있는지….

뒤에따라다니면참편하거든요.

멀리갈것없이83살우리이모

지하철박사시고

글쎄절잘아는어느분이그래요.

언제나새길이라언제나새롭겠다구요.

아정말

한심한이야기죠.

18 Comments

  1. 참나무.

    2013년 10월 12일 at 9:35 오전

    어쩜좋아딱제얘깁니다…ㅎㅎ
    지금밖에나가보셔요
    자로두동강낸것같은정확한반달떴어요~~
    참신기하지요어제만해도통통하긴했지만꽤이쁜초승달이었는데
       

  2. 아카시아향

    2013년 10월 12일 at 9:42 오전

    옛날부터신촌이좀복잡했어요!;;
    젊은이들한텐좋겠지만
    나이든사람한텐…아이구길라잡이필요합니다~   

  3. 푸나무

    2013년 10월 12일 at 10:06 오전

    ㅋㅋ
    정말이세요?참나무님?
    전길치공간치정도가아니라
    저능아라니까요.
    그래도참나무님은길눈이아주밝으실것같아요.
    여기저기잘다니시니.
    그래도위로는됩니다.ㅋ

    반달이요,
    좀있다가봐야지

    일부러보지않으면건물에가려서달보기도힘들어요.
    도시의불행함이죠.

    산성님또사진찍으시겄네..ㅎ.
       

  4. 士雄

    2013년 10월 12일 at 10:09 오전

    그게방향감각상실증인데ㅎㅎ
    아마도좀나이먹은사람들이겪게되는
    상실감중의하나가아니까생각합니다.
    특히대중교통에익숙하지않으면그러리라생각합니다.^^   

  5. 푸나무

    2013년 10월 12일 at 10:09 오전

    음,향님은신촌출신이시구나그쵸.

    아정말신촌현대앞에서있는데
    약간도는것같았어요.
    광장이둥그렇게넓어가지고
    아이들은사방데서밀려왔다밀려가고….
    사통팔달…..

    그냥한줄기길…
    딜빛젖은길….
    다니며살고싶다요.
       

  6. 푸나무

    2013년 10월 12일 at 10:13 오전

    사웅님…
    근데저는나이들어서가아니라
    전에두그랬으니
    문제지요.
    앞으로는더그럴거구요.ㅎ   

  7. 산성

    2013년 10월 12일 at 2:18 오후

    저도언제나새길로만다녀요.
    지하철,버스노선에어둡습니다.
    꼭시간맞춰가야하는약속이면노선공부필수.
    대책없이나갔다가는누구에게물어볼용기도없어
    대책없이헤매다돌아옵니다.
    돌아올수있으니됐지요뭐.
    축구는보셨습니까?
    네이마르란이름만기억납니다

       

  8. 八月花

    2013년 10월 12일 at 2:21 오후

    저는딴생각만안하면..ㅎㅎ
       

  9. mutter

    2013년 10월 12일 at 4:25 오후

    뭐..그런사람도있고,저런사람도있고그런거죠.
    몇호차를타야갈아탈때좋다는둥..지하철정류장다외우는사람.
    어디서어디가는데몇시간걸리는거척~게산다하는사람.
    그렇게꾀뚫고다니는사람,다른곳은또맹하거든요.
    인간의점수가하나님보시기에는도토리키재기라니까
    푸나무님걱정말아요.푸나무님에게도남들이따라오지못하는
    무언가가있으니까.   

  10. 쉴짬

    2013년 10월 14일 at 12:19 오전

    低下저하①낮아짐②내려감③품질(品質)따위가떨어짐.

    底荷저하왕세자(王世子)를높여서일컫는말

    세자저하할때는이底荷릏사용하는걸로알고있어요.   

  11. 푸나무

    2013년 10월 14일 at 12:28 오전

    마누라는원래마노라…라해서마마와같은
    급으로쓰이는극존칭어였다구해요.
    지금이야
    아내를낯추어부르는비속어느낌이많지만요…   

  12. 푸나무

    2013년 10월 14일 at 12:31 오전

    맞아요산성님
    공부하고나가야할것같아요,
    저두젊음에약간주눅들었는지그날밤
    아이들에게물어볼염이안나더라구요.
    ㅋㅋ이래저래우리는친군가봐요.그쵸,ㅎ   

  13. 푸나무

    2013년 10월 14일 at 12:32 오전

    팔월화님은지금길눈밝으시다는이야기죠?
    ㅎㅎ
    부럽삼.
    요즈음도그림열심히그리시는지….   

  14. 푸나무

    2013년 10월 14일 at 12:33 오전

    도토리키재기라고해주시니…ㅎ
    그래도이즈음
    너무불편하니
    정말제가밉던걸요.   

  15. 벤조

    2013년 10월 14일 at 3:45 오전

    와하하,
    언제나새길이라서언제나새롭겠다구요?
    옳거니!
    그분소개해줘용~~
       

  16. 김성희

    2013년 10월 14일 at 3:59 오전

    아직도산에??
    저도어제밤신촌에서헤매다왔어요!!ㅎㅎ
    10대후반에서20대초반까지신촌에서살았었는데도불구하고
    낯선곳처럼느껴지는거리들,,

    접촉사고후,애아빠가아직은홀애비되기엔젊은나이라고
    겁이많으니운전하면안된다고,,,어찌나저를몰아세우는지,,ㅎㅎ
    요즘은까짓접촉사고누구나한번씩은,,
    그냥계속할껄,껄,,,

    대중교통을이용하는저도가끔씩은헤맨답니다..
    이나이에헤메는게인간적인거아닌가?
    합리화도시켜보면서,,말이죠,,ㅎㅎ

    ‘필름포름’에서’마지막사중주’를보고
    이대후문에서잠시헤메이다가,,귀가.
    좋았어요,,
    그런데한번다시보면더좋겠다는생각도,,
    조금은관계의작위적인부분도,,느켜지더군요,,개인적인생각!!,,,

    숲을걸어가는푸나무를그려보며,,,
    커피한잔에건배를,,,   

  17. 푸나무

    2013년 10월 15일 at 1:14 오전

    벤조님
    그분은나랑매우친한치매선터원장님이신데
    한국나오시면필히소개시켜드릴께요.ㅎㅎ

    근데사실얼마나한심하면
    그렇게에둘러서이야기를하셨겠습니까,
    약간질병상태거든요.하하
       

  18. 푸나무

    2013년 10월 15일 at 1:17 오전

    해저물녁이되거나밤이되면
    도시가좀변하죠,.
    낯설게도변하고
    점잖다가갑자기표변하는
    조증이심해지는상태
    하루
    시간에는
    아마조울증이있는지도몰라요.

    숲을걸어가는푸나무….
    오늘은비오는가을길걸어가는푸나무여요.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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